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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도시의 병풍이다. 서울의 삼각산이 그렇고 부산의 금정산이 그렇다. 대구의 팔공산이 그런가 하면 광주의 무등산도 그러하다. 인구 1백만을 넘긴 경기도의 수부(首府) 수원에도 이러한 산이 있다. 바로 광교산이다. 산악국가로도 불리는 우리나라는 그 표현만큼 참으로 많은 산들이 우리 주변에 솟아 있다. 도처에 유청산(有靑山)이요 도처에 유명산(有名山)이다. 그리고 이름 높은 산들에는 국립공원, 도립공원, 군립공원 등의 타이틀이 붙어 있고, 이 타이틀도 모자라 ‘000대 명산’ 등의 등급까지 붙어 있다.
수원의 진산 광교산, 인구 1백만의 경기도 수원시와 70만의 용인시 경계를 이루며 수원시가지 북쪽을 두르고 있는 광교산은 해발 582m로 높은 산 반열에 들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어떤 타이틀이나 등급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주위에 높고 큰 산이 없고 넓고 얕은 지대에 솟아 있어 북쪽으로 이어지는 백운산(564m)과 더불어 그 규모가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수원을 비롯한 용인, 화성, 의왕, 군포, 안양, 성남 등의 시민들이 쉽게 접근해서 삼림욕이나 당일산행을 즐길 수 있어 도시 주변의 산으로 나무랄 데 없다. 명실상부한 명산으로서 경기도 남부 사람들은 자신들의 명산 반열에 올려놓아도 좋을 것이다.
‘광교산 정상에 오르면 / 사랑을 품고 사시는 / 고향의 어머니가 보인다 / 앞집 순이네 / 아랫집 철수네 / 모두 잘 되어야 할텐데 / 바다만큼 깊은 사랑 품고 사시는 어머니 / 늘 푸른 광교산은 어머니를 너무 닮았다 // 맑고 푸른 하늘을 가슴에 품은 광교산은 / 고향 어머니를 닮았다 / 힘들다 먹구름 낀 아버지 마음도 / 공부하기 싫다 / 투정하는 내 마음도 / 참아라 참아라 감싸주시는 어머니 / 늘 맑고 푸른 광교산은 / 선잠 깬 수원시민을 가슴에 안고 / 지혜롭고 당당한 삶을 가르치고 있다’
광교산 주능선 한 지점에 걸려 있는 장세영(수원북중 3년)이 쓴 네 소절의 시 ‘광교산’의 뒷부분 두 소절이다. 자라나는 2세의 눈에 비친 광교산의 참 모습인 바, 광교산은 수원의 진산이요 수원 시민들의 진정한 모산(母山)임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새로 떠오르는 명업소... 옛골토성 광교산점
우리 땅에서 기르는 닭고기에 다른 나라 브랜드를 붙이고 그 브랜드 값을 치른다는 것은 한심한 외화낭비다. 비단 식품의 경우만이 아니다. 늘 입는 옷과 늘 신고 있는 구두, 그밖에 많은 일상용품에서도 이러한 외화낭비가 허다하다. 이제 우리도 우리 식품에 우리 고유 브랜드를 붙이고 외국에 수출, 외화를 벌어 들여야 하겠다. 20여 년 전 포장마차로 시작된 ‘토성’은 1994년부터 청계산을 오르내리는 나들목인 원지동 원터골에서 수많은 산꾼들과 10년간의 끈끈한 인연을 맺었다. 2004년 8월에는 서울과 성남시 경계 신원동(옛골)에다 멋진 한옥으로 이전, 대형 외식업소 문을 열고 산사람들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
이 업소의 입지전적인 인물 권태균 회장은 전국의 명산 자락 곳곳에 옛골토성 브랜드가 붙은 외식업소 문을 열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다.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오대륙 곳곳에다 자신의 깃발을 꽂겠다며 그 첫단계로 중국땅 북경과 상해에 이미 진출한 상태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산자락에 있는 모든 옛골토성은 산꾼들이 믿고 찾는 업소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권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이라도 된 듯, 광교산 나들목 경기대 입구에 위치한 옛골토성 광교산점(031-245-3400)은 문을 연 지 이제 1년 남짓인데 하산길 산꾼들의 단골업소로 입지를 굳혔다. 산꾼들만이 아니라 이웃 경기대 교직원, 그리고 수많은 수원시내 기관과 단체들의 단골 회식업소로도 명성을 날리고 있다.
5,000원으로 먹을 수 있는 해장국부터 생돼지고기 바비큐를 참나무 장작 회전식 바비큐 기계로 구워낸다. 이 기계는 최고 온도가 1,000℃를 넘고, 고기는 화로 안에서 속살까지 꼬챙이에 꿰인 채 회전, 고르게 구워진다. 쫄깃하게 제대로 구워진 담백한 고기 맛을 본 손님들의 입소문은 널리 퍼져나갔다는데, 빼어난 미모의 안주인 정정혜 여사의 손님들에 대한 정성은 금상첨화가 되고 있다. 300명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규모에 주차공간도 넉넉하고, 이층 식탁 창밖으로는 광교저수지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청계산 본점 02-578-0808. 북한산 구기점 02-395-6177. 도봉산점 02-955-5667.
용인쪽 형제봉 산꾼들 단골... 담소원
오랜 공직생활을 마치고 노년을 즐기고 있다는 J씨의 경우다. 그가 사는 곳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H아파트인데 그가 매주 두 차례씩 오르는 산이 뜻밖에도 용인의 형제봉(448m)이란다. 아파트 가까운 곳에서 떠나는 6800번 압구정동-경기대 후문 간 좌석버스를 타면 서울 도심까지 가는 시간으로 형제봉 자락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경남부동산 앞에 닿는다. 성복동 하차지점은 버들치고개에서 500m쯤 되는 곳. 이 지점에서 형제봉을 오르는 몇 갈래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해 오르면 1시간 남짓만에 정상을 밟을 수 있다.
형제봉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수원 시가지와 동서남북 조망이 기막히게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땀 흘린 보람을 크게 느끼고 일상의 삶에 큰 활력소가 된다는 것이다. J씨는 서울의 가장 화려한 도심(?) 회색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몇 년째 형제봉 산행을 하면서는 대자연 속에서 늘 변하는 계절의 색깔을 며칠 단위로 만끽하는 행복을 누린다며 자랑이 대단하다.
성복동 경남부동산 앞마당은 미금역(7번 출구)~성복동 구간 1번 마을버스종점이기도 하다. 이 경남부동산(031-263-8800)에서 김기영-조희자씨 내외로부터 산행 안내를 받을 수 있고, 부동산 옆은 일용품을 파는 슈퍼마켓이다. 이곳에서 갈라지는 몇 갈래 산행 나들목에는 그런대로 이용할 만한 맛집 몇 곳이 있는데, 하산길에 단골로 가장 많이 들린다는 ‘담소원(031-265-8020)’을 찾아갔다.
소문대로 식당 안팎 여기저기에는 등산복 차림의 손님들이 삼삼오오 식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들 중 용인 신성산악회 회원들과 합석, “곤드레! 만드레!” 건배로 하산주 한 잔을 멋지게 마셨다. 담소원을 단골로 정해 놓고 있다는 신성산악회는 정례적으로 형제봉을 오른다는데, 회원 홍승인씨는 담소원의 홍보대사역도 맡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80명 동시 이용 가능. 냉모밀칼국수 6,000원. 산채비빔밥 7,000원, 야채삼겹살(180g)·보쌈정식(2인 이상)·생선구이정식·동태찌개(계절음식) 각 8,000원. 숙주차돌박이 15,000원. 보쌈 25,000원.
산 너머 마을 고기동... 산사랑
‘백운호수 맑은 물속에 담긴 백운산의 고운 능선’-낭만적인 느낌을 준다. 경기도 의왕시 곳곳에서는 백운호수의 아름다운 사진을 많이 볼 수 있다. 버스정류장을 위시해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당연한 듯 벽면에 백운호수 사진이 걸려 있다. 그만큼 백운산과 백운호수는 의왕시를 상징하고 있는 경치다. 이러한 곳에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다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인데, 백운호수 토속음식마을 입구에는 특이하게도 ‘산우물(031-455-5292)’이라는 옥호의 미꾸라지매운탕 전문점이 성업 중이다.
의왕시 보건소 사거리에서 백운호수 방향 중간지점에 있는 이 업소는 낮인데도 예약 없이 갔다가는 바로 식탁을 차지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골라 찾아갔다. 바쁜 점심시간을 피해 한가하다는 점저(점심과 저녁 사이)시간에 찾았는데도 친절하기로도 소문이 나 있다는 안주인 윤인숙(55) 여사와 차분하게 이야기 나눌 시간을 얻지 못했다.
차려나온 미꾸라지 간매운탕 한 그릇과 복분자 술 한 컵을 비우면서 “아! 미꾸라지로 이렇게 맛난 음식을 만들 수도 있구나”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죽어도 짜장(중국산) 미꾸라지는 쓸 수 없다”는 스스로의 맹세로 남편 고향 서산에서 양식한 미꾸라지로 추어탕이 아닌 매운탕을 끓여내는데, 탕 따로, 밥 따로다. 밥은 손님마다 따로 한 솥씩 내오는 것이 매우 이채로웠다.
매운탕은 통매운탕과 간(가루)매운탕 두 가지로 ‘음식이 달다’는 것이 이런 음식을 두고 하는 표현인 것 같았다. 충남땅에서 재배한 콩 10가마로 해마다 간장 된장 고추장을 담는 집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었다. 미꾸라지 통매운탕·간매운탕 각 7,000원. 1,2층 좌석 150석, 승용차 50대 주차 가능, 영업 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
/ 글·사진 박재곤 대구광역시산악연맹 고문 www.sanchonmira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