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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 후 감염(Infection after Liver Transplantation)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 김 양 리
감염은 장기이식 후 발생하는 중요한 합병증 중 하나이다 . 예측되는 감염을 예방하고 발생한 감염을 치료하는 것은 성공적인 이식과 직결되며,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예방적 항생제를 적절히 사용해야 하고, 이식 후 면역억제제 사용으로 인해 침습적 감염이 있어도 증상이나 증후가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감염을 조기에 진단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염의 위험요인과 이식 후 시기별 감염양상을 살펴보는 것은 예방적 항생제 사용의 기본이 되며, 치료에 있어서는 최근 항생제 내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감염의 위험요인
병원균에 노출되는 정도와, 병원균에 대한 환자의 감수성, 즉 면역저하 정도가 감염의 위험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1. 병원균에의 노출
지역사회에서 단기간 노출되는 원인균으로는 호흡기 바이러스와 salmonella, Listeria monocytogenes, Campylobacter jejuni와 같이 음식을 매개로 하는 병원균이 있다. 그 외 풍토지역에 국한되어 발생하는 Blastomyces dermatitidis, Coccidioides immitis, Histoplasma capsulatum과 같이 전신감염을 일으키는 진균과 Mycobacterium tuberculosis, Strongyloides stercoralis도 지역사회에서 감염되는 병원균이다.
환자가 입원해 있는 병원의 공기나 식수, 의료기구의 오염이나 의료진의 손을 통한 전파로 감염을 일으키는 균에는 aspergillus, legionella, Pseudomonas aeruginosa와 같은 그람음성간균, vancomycinresistant Enterococcus faecium, 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MRSA), Clostridium difficile 등이 있으며, 이러한 감염은 시간적으로 또는 공간적으로 집중되어 발생한다.
그러나 이보다 빈도가 훨씬 더 흔하고 진단이 어려운 것은, 수여자의 면역저하 상태로 인한 기회감염의 발생이다.
2. 면역저하 상태
환자의 면역저하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은 표 1과 같다.
이식 후 시기별 감염원인
고형장기 이식에서의 면역억제제 사용이 유사하기 때문에 장기이식 후 시기별로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균들의 양상도 비슷하다. 대개 이식 후 1개월, 6개월, 그 이후로 나누어 호발하는 감염을 대별할 수 있으며, 이를 근거로 비용효과적인 예방책을 수립할 수 있다.
1. 이식 후 첫 1개월 이내
이식 후 첫 한 달 간 발생하는 감염의 90% 이상은 면역저하 상태가 아닌, 다른 일반 수술 환자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창상, 폐, 요로, 혈관 내 기구와 관련된 세균이나 칸디다에 의한-병원감염이다. 그러므로 이 시기의 감염유무는 수술 자체, 기술, 수술 후 간호에 의해 결정되며, 이 시기에 사용하는 예방적 항생제와 함께 기술적 문제나 해부학적 문제가 교정되지 않는 한 감염을 막을 수 없다.
2. 이식 후 1~6개월 사이
이 시기에는 면역조절 바이러스(특히 CMV, EBV, 다른 human herpesvirus, HBV, HCV, HIV)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면역저하 상태에 이들 바이러스가 더해지면, Pneumocystis jiroveci, aspergillus, L.monocytogenes 등에 의한 감염이 발생한다.
3. 이식 후 6개월 이후
크게 세 가지 양상으로 나뉜다. 80% 이상은 최소한의 면역억제제로도 이식상태가 잘 유지되며, 감염이 발생하더라도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감염과 유사하고, 주로 호흡기 감염이 문제가 된다. 10%는 HBV, HCV, CMV, EBV, papillomavirus 등에 만성적으로 감염된 상태로, 감염된 장기의 손상이 일어난다. 5~10%는 이식 거부반응이 재발 또는 지속되어 다량의 면역억제제가 필요하고, 이로 인해 만성 바이러스 감염, P. jirovecii, L. monocytogenes, Nocardia asteroides, Cryptococcus neoformans, aspergillus와 같은 기회감염이 문제가 되며, 평생 trimethoprim-sulfamethoxazole (TMP-SMZ) 같은 예방약을 복용하거나, 생활환경에서 병원균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거나, 또는 항진균 예방약 투여를 고려해야 한다.
이식 전 수여자와 공여자에 대한 검사
HBV, HCV, HIV 검사 외에도 수여자와 공여자 모두 CMV, EBV, Toxoplasma gondii, syphilis에 대한 혈청 검사를 통해 잠복감염이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는 지역적 특성에 따라 histoplasma, coccidioides, strongyloides, trypanosoma 등의 혈청 검사가 포함된다. Varicella zoster virus (VZV)에 대한 항체가 없는 수여자는 이식 후 감염되는 경우 치명적이므로, 이식 전에 varicella에 대한 능동면역을 시행해야 하며, 항체가 생기지 않는다면 이식 후 VZV에 노출되었을 때 varicella immunoglobulin과 예방적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한다. 이식 전에 tuberculin skin test (TST) 양성인 수여자는 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투여받게 되면 활동성 결핵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다. 전 세계적으로 결핵 발병률은 0.8%이지만, 개발도상국이거나, 백인이 아닌 인종, 활동성 결핵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흉부 X선 검사상 뚜렷한 이상이 있을 때, 결핵환자와 접촉한 적이 있을 때, TST가 양전된 경우, 영양결핍 등의 면역저하 상태일 때에는 결핵이 발병할 위험률이 더 높다. 이식 후 TST 양성인 경우에 대해서는 1년에 2회 흉부 X선 추적 검사가 가능하다면, 추가의 위험요인이 없는 TST 양성인 환자에서는 치료를 하지 않고 관찰하는 것이 권장된다. 결핵토착지역에 살거나, 이식거부반응으로 고용량의 면역억제제 사용이 불가피한 경우를 포함하여, 앞의 위험요인에 한 가지 이상 해당되는 경우는 9~12개월의 isoniazid 사용이 권장된다. 면역억제제 사용이 안정화된 이후에 isoniazid 예방요법을 시작하도록 한다. 결핵 유병률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TST 결과에 근거하여 예방요법을 시행할 지에 대해서 이견이 많다.
수여자에서의 항생제 요법
항생제 사용은, 임상적으로 감염이 있을 때 치료목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와, 감염예방을 위한 목적의 항생제 요법, 검사실 소견이나 임상적 또는 역학적 특성상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일부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선제요법, 세 가지로 나뉜다. 예방적 요법의 예로, 이식 후 첫 4~12개월간 저용량의 TMP-SMZ (80~400 mg)을 사용하여 pneumocystis 폐렴을 줄일 수 있으며, L. monocytogenes, N.asteroides, T. gondii를 예방할 수 있다. 간이식 수여자에서 침습적 칸디다증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은 이식 전에 자발적 세균성 복막염 예방을 위해 항생제를 사용한 경우, 재이식, 이식 후 투석을 시행한 경우로, 이러한 고위험군에서 침습적 칸디다증을 예방하기 위한 예방적 항진균요법이 추천된다. 선제요법으로, CMV 항체 양성이고 antilymphocyte antibody (ALA) 치료를 받는 환자에 대해 저용량 ganciclovir를 투여하여 CMV 위험률을 65%에서 25% 미만으로 낮출 수 있으며, CMV 혈증이 진단된 경우에도 적절한 선제요법을 시행해야 한다.
이식 후 발생하는 몇 가지 중요한 감염증
1. CMV
CMV는 일단 감염되면 평생 잠복감염으로 지속되다가 ALA, 세포독성약제, 전신감염이나 염증에 의해 활성화된다. ALA와 세포독성약제는 잠복 감염으로부터 CMV를 활성화시키고, cyclosporin, tacrolimus, corticosteroid는 CMV에 대한 면역반응을 억제하여 CMV 감염이 전신으로 진행하도록 촉진한다. CMV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혈증이나 조직침범을 증명해야 하는데, 혈액을 이용한 antigenemia assay나 quantitative-PCR, 감염된 조직 생검에서 바이러스를 증명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CMV 질환의 치료는 대개 ganciclovir 2~4주간 정맥주사로 이루어지며, 치료를 종료하기 전에 바이러스혈증이 소실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일차감염의 경우 50~75%에서, 항체양성인 환자에서 10~20%가 재발하기 때문이다. 일부 기관에서는 CMV 질환이 위중하거나 재발인 경우에는 anti-CMV hyperimmune globulin을 ganciclovir에 더하여 치료하거나, ganciclovir 주사 투여 후 2~4개월간 경구 ganciclovir를 사용하기도 한다. 경구 ganciclovir 사용으로 낮은 혈중농도가 지속되면 ganciclovir 내성 CMV가 생기기 쉽다. CMV 감염 예방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첫째, 면역억제제가 강력해질수록 CMV 재활성화의 위험도 높아지고 따라서 예방법의 강도도 커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ganciclovir를 사용하는 동안 를 정맥 투여하는 ALA ganciclovir 경우가 그 예이다. 둘째, 예방적 약제는 CMV가 재활성화되기 전에 투여해야 하며 셋째, 예방적 약제를 조기에 종료하면 재발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예방적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는 동안 최소 3개월간은 감시검사상 음성인 것을 확인한 후에 약제 투여를 종료해야 한다.
2. EBV와 이식 후 림프증식성 질환
면역억제제 유지요법을 받는 수여자의 20~30%, ALA 치료를 받는 경우는 80% 이상에서 EBV가 증식한다. 면역억제제 강도가 감소하면서 저절로 호전되는 양성 polyclonal process로부터 악성 monoclonal lymphoma까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이식 후 림프증식성 질환은 뇌, 골수, 이식장기, 위장관, 간 등과 같은 extranodal site에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ALA와 함께 cyclosporin이나 tacrolimus를 사용하는 경우, 일차 EBV 감염, 구강인두에 EBV 증식이 많은 경우, CMV 질환이 선행한 경우에 EBV에 의한 림프증식성 질환의 위험률이 높아진다.
3. 발열과 폐렴
이식 후 발생하는 가장 흔한 감염이다. 미생물학적 완치가 치료의 원칙이고, 이를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므로 적극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면역저하상태로 인해 염증반응이 약화되어 X선 검사 상 폐 병변(표 2)의 출현이 미약하거나 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조기 진단을 위해 CT 촬영을 주저하지 말아야 하며, 이는 원인균 검출을 위한 적절한 검사를 결정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비전형적인 CT 소견을 보이는 경우는 두 가지 원인균이 중복 감염되어 있거나 이차적으로 감염된 경우일 수도 있으며, 이식환자에서 흔한 일이다. 치료는 감염병변이 모두 소실될 때까지 지속해야 한다.
4. 중추 신경계 감염
중추 신경계 감염은 크게 급성 수막염, 아급성 또는 만성 수막염, 국소 감염, 진행성 치매로 나타날 수 있다. 급성 수막염은 흔히L. monocytogenes가 원인이 되며, 아급성 또는 만성 수막염은C. neoformans가 흔한 원인이지만, M. tuberculosis, L. monocytogenes, H. capsulatum, N. asteoides, S. stercoralis. C.immitis에 의한 전신감염이나, EBV와 관련된 ‘이식 후 림프증식성 질환’에서도 수일 또는 수주에 걸쳐 발열이나 두통이 나타나고 의식혼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경련이나 국소 신경학적 이상을 보이는 국소 감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aspergillus 감염의 전이이며, 그 외에도 L. monocytogenes, T. gondii, N. asteroides, 드물게는 EBV와 관련된 ‘이식 후 림프증식성 질환’이 원인이 된다. 치매가 진행되는 경우에 JC virus로 알려진 papovavirus에 인한 progressive multifocal leukoencephalopathy, herpes simplex virus, CMV, EBV를 고려해 볼 수 있다.
Cyclosporin이나 tacrolimus에 의한 demyelination이나 독성에 의해서도 치매가 진행된다. 전체적으로 볼 때 L. monocytogenes, C. neoformans, Aspergillus fumigatus가 이식 후 중추 신경계 감염의 가장 많은 원인이 된다. 중추 신경계 감염이 있어도 면역억제제로 인한 항염작용으로 인해 정상인에서와 같은 수막자극 증상이 모호하게 나타나므로, 이유를 알 수
없는 발열과 두통이 있다면 CT나 척수액 검사를 지체하지 말고 시행해야 한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항생제 내성
1. vancomycin-resistant enterococci (VRE)
Enterococcus는 정상 장내 상주균이지만, 만성 질환자나 장기 입원 중인 환자에서는 각종 기회감염증을 유발하는 중요한 병원균으로 작용하며, 특히 균혈증을 일으켰을 경우에는 치사율이 37% 정도로 매우 높다. VRE는 요로감염, 창상감염, 복강 내 감염, 혈관 카테터 관련 감염, 균혈증 및 심내막염을 일으킨다. VRE 획득 위험인자로는 만성신부전, 악성종양환자, 수술 환자, 병원에 장기간 입원한 경우, 3세대 cephalosporin과 같은 광범위 항생제가 사용된 경우, 동맥도관이나 중심정맥도관 등의 침습적 조작을 한 경우 인공호흡기를 장착한 경우 혈청 알부민치가, 감소된 경우 등이 포함되나, 무엇보다도 vancomycin 사용의 기왕력이 있는 경우 VRE 집락화 내지 감염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VRE 치료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약제로 quinupristin-dalfopristin (E. faecium에만 효과)과 linezolid가 있다.
2. Azole 내성 candida
최근 10년 동안 fluconazole 사용과 연관되어 azole 항진균제에 대해 내성을 획득하거나 내재성 내성을 보이는 칸디다 감염이 증가하고 있으며,8,9 C. glabrata나 C. krusei같은 azole 내성 균종이 현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일부병원에서도 C. glabrata 등의 azole 내성 칸디다 균종이 혈류감염의 주요 원인균이 되고 있다.10 또한 fluconazole과 itraconazole에 내성을 보이는 C. glabrata와 C. krusei는 voriconazole을 비롯한 새로운 triazole 항진균제에 대해서도 교차내성을 보이는 반면, 아직까지 다행인 것은 C. glabrata와 C. krusei를 제외한 다른 주요 칸디다균종, 즉 C. albicans, C. parapsilosis, C. tropicalis는 fluconazole과 새로운 triazole에 대해 안정된 감수성을 보인다는 점이다.
국내 간이식 후 감염성 합병증 발생 성적
국내 한 기관에서 1997년에서 1999년 사이 생체부분간이식을 시행한 103명을 대상으로 8~43개월간 추적한 연구에 의하면,12 간이식 수여자 65명(63.1%)에서 114건의 감염이 발생하였고 시기별로는 이식 후 1개월 이내 발생한 경우가 46명으로 71건, 2~6개월 사이가 16명 24건, 6개월 이후가 16명 19건이었다. 복강내 감염, 간․담도계 감염, 원발성 패혈증, 폐렴 순이었고 주로 수술 1개월 내 세균 감염에 기인하였으며, 원인균으로는 P. aeruginosa와 MRSA가 가장 많았다. 진균감염은 16건이었는데, 이 중 13건이 이식 후 1개월 이내 발생하였고, candida에 의한 복강내 감염이 가장 흔하였다. 수술 후 발생하는 초기 진균감염의 위험인자는 응급수술이었고, 10예 모두 세균감염과의 중복감염이었다. 바이러스 감염은 10건으로 hepatitis virus 감염 3건을 제외하면 수술 후 4~10개월 사이에 EBV 2건, CMV 2건, herpetic dermatitis 2건, herpes zoster가 1건이었다. Isoniazid를 예방적으로 투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결핵은 88건 세균 감염 중 3건(2.9%)이었고, 수술 전 결핵이 있었던 1건을 제외한 나머지 2건은 수술 후 2개월에 폐결핵으로(20년 전 폐결핵 치료경력 있음), 수술 후 7개월에 결핵성 뇌막염으로(결핵병력 없음) 각각 발생하였다.
다른 기관에서 1996년 5월부터 2003년 8월까지 간이식을 받은 총 284예에 대해 2~77개월간 추적한 결과, 간이식 후 감염증은 67%에서 발생하였으며, 이식 후 1개월 이내가 53.5%로 가장 많았고, 앞에 언급한 기관의 성적과 큰 차이는 없었으나 그람양성균 중 enterococcus가S. aureus 검출빈도와 거의 유사할 정도로 많고, 특히 검출된 enterococcus 중 VRE가 18.8%를 차지하는 점에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진균감염 26예 중 aspergillus가 10예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전 기관과의 차이점이나, 조사 대상의 33.8%가 사체전간이식이고, aspergillus 감염증이 사체전간이식에서 유의하게 많이 발생한 것이 요인이 되는 것 같다.
맺음말
국내에서는 간 이식 후 감염성 합병증 성적에 근거한 국내 사정에 맞는 예방적 항생제 요법, 조기에 감염을 진단하기 위한 방법의 개선, 항생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필요하다.
대한간학회지 / 12권 1s호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