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의 보물, 섬강 둘레길
이학주 글
“길을 걸으면 보물을 얻을 수 있어요.”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하나 씩 보물을 가지고 있지요. 그 보물은 워낙 종류가 많아서 뭐라 콕 집어 얘기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여기 섬강 둘레길을 걸으면 그런 보물들을 만날 수 있답니다. 섬강둘레길은 구리고개마을에서 시작해서 섬강을 한 바퀴 돌아오는 삼십 리길입니다. 꽤나 길지만 걸어보면 매력이 넘칩니다. 그런 매력이 섬강둘레길의 묘미라 할까요. 그럼섬강둘레길의 보물을 찾아 떠나볼까요.
“우정과 기부, 그리고 희망이라는 멋진 횡성의 보물이 있어요.”
마을을 스스로 가꾸는 사람들이 사는 구리고개마을은 아직도 스스로 변화를 하고 있어요, 마을의 변화가 아니라 마을사람들의 변화이지요. 저는 변화는 아름다운 덕행이라 말합니다. <사계절, 우리가 만드는 ‘우리 구리마을’>이 바로 그 중심에 있지요. <꽃담 아래 옹기종기>는 스스로 역량강화를 하고 있는 문구입니다. 꼭 이 마을에 가면 마을을 이곳저곳 둘러보기 바랍니다. 보물 ‘변화’를 찾을 수 있으니까요.
발걸음을 옮겨 횡성의 관문 횡성교를 건너게 됩니다. 이곳을 지나면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섬강길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있지요.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답니다. 매일보아도 다르게 느껴지거든요. 그렇게 기대를 가지고 다리를 건너면 정말 대단한 정자를 만날 수 있답니다. 벌써 아셨겠지요,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17호 운암정입니다. 운암정은 자체의 운치도 좋지만 운암정이 지어진 과정이 참 대단합니다. ‘우정과 기부, 그리고 노력’이 가져다 준 보물 희망(希望)입니다. 우리도 노력하면 운암정의 주인공 운수와 청암처럼 멋진 업적을 남길 수 있겠지요.
“내 나라 내 동포, 그 위함은 시공이 따로 없지요.”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은 틀리지 않아요. 그러나 평화시대에도 얼마든지 영웅이 납니다. 북촌리에 사는 어느 분이 승지봉의 지역상징을 만들었어요. 승지봉 위의 돌탑이지요. 2018동계올림픽의 성공기원을 위해 숫자만큼 돌을 섬강에서 올렸고, 국내 100대 명산 돌 100개를 더해 2118개 돌을 쌓아 탑을 만들었어요. 바로 세계인의 화합과 번영이라는 보물을 만든 것입니다. 승지봉을 오르면서 우리는 세계인이 화합하여 평화롭게 번영을 누릴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눈이 보배라 하잖아요. 그래요.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보배가 되고 안 되고 한답니다.”
승지봉에 올라 횡성읍을 보면서 삶의 느낌을 가져왔다면 참 좋겠지요. 그 느낌이 나를 철학자로 만들어 주잖아요. 어쩌면 섬강의 용바위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마음에 따라 용바위가 되기도 하고, 놀이바위가 되기도 하겠지요. 어느 스님이 동해안의 바위를 해수관음보살바위라 하자 수천만의 사람들이 그곳에 몰려 왔지요. 참 재미있는 것은 용바위를 찾는 사람은 없지만 해수관음보살바위를 찾는 사람은 많다는 사실입니다. 그러고 보니 섬강의 용바위는 섬강지장보살처럼 보이네요.
“우보천리(牛步千里), 느린 소걸음도 천리를 간다. 이 말 참 좋습니다.”
횡성에 잘 어울리는 말입니다. 섬강둘레길은 횡성한우축제가 열리는 장소입니다. 횡성에서는 참 중요한 길이지요. 횡성을 알리는 제일 중요한 길입니다. 그래서 횡성에서는 맞은 편 길을 산소길이라는 명칭을 내었습니다. 이 길을 걸으면 왜 산소길인지 알 수 있습니다. 산소보다 더한 보물이 있을까요. 걸어보세요. 스스로 느낄 겁니다.
어느 덧 횡성 섬강길의 반환점이 다가왔습니다. 그 길은 마옥징검다리이다, 옥처럼 흰 모래가 있다니 그 얼마나 아름다울까. 갈 마자 옥 옥자를 써서 마옥(磨玉)이라 한다나? 그러고 보니 마옥리의 보물을 알 것 같군요. 걸으면 보이는 보물, 아마도 최고의 보물은 걸음인 것 같아요. 강을 건너 온 길을 생각하며 그리고 그곳을 되돌아보며 걸어보면 또 다른 느낌을 줄 겁니다. 그 느낌 잘 기억하세요. 당신이 느낀 인생철학이니까요.
>>이 자료는 횡성에서 길을 소개하는 책에 썼던 자료이다. 김시동 강원아카이브협동조합 이사장과 같이 걷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채록했고, 김시동 이사장의 프로 사진을 함께 실어서 멋진 책을 만들었다.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