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인물]
이미선텍스타일아트 대표 "이미선 작가"
- (사)강공회(강하게 공부하는 중소기업 대표모임) 회장과 "백년소공인" 길을 당당하게 걸어가
- 대한민국공예품대전과 아산시 관광상품 공모전, 충남 도지사 표창, 아산예술인상 수상.
-새로운 도전, "부여태비"의 아름다움을 스카프에 담다, ‘봄날의 숲과 가을의 단풍과 같은 사람’
강직해 보이는 얼굴은 오똑한 콧날 때문일까? 검은 눈동자 때문일까? 이미선 작가에게서는 예술가보다 사업가의 풍모가 더 느껴진다. 그러나 그녀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은 안다. 그녀가 얼마나 섬세하고 마음이 여린 사람인지를, 또 얼마나 눈물이 많은 사람인지를 단박에 알아챈다.
그녀가 젊은 시절 매진했던 판화작품들을 찬찬히 보아왔던 사람들은 그녀의 예술적 재능을 감지했었다. 그래서 이미선 작가의 판화작품을 소장한 사람들은 그 기쁨이 작지 않다. 하지만 이미선 작가는 판화작업을 중단했다. 그러나 언젠가는 다시 판화작업에 몰두할 것이다. 그녀는 여전히 판화를 좋아한다.
판화를 하던 그녀의 가슴속으로 불어오던 고운 색깔의 바람, 문득 대학시절에 잠깐 해 보았던 염색이 생각났다. 그녀는 곧장 염색을 배우기 위해 대학시절 은사를 찾았고, 지도교수는 그녀를 열렬하게 환영했다. 그녀는 매주 토요일마다 지도교수와 함께 하루 종일 공부했다. 다시 배우게 된 염색은 대학 다닐 때 배웠던 것과는 전혀 다른 무게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 시간은 5년이나 계속되었고, 그녀의 손은 어느덧 마법으로 덮이게 되었다. 똑같은 재료도 그녀의 손을 거치면 색이 달라졌다. 똑같은 천도 그녀가 한번 더 주물럭거리면 생명이 꿈틀댔다. 판화와는 전혀 다른 성취와 기쁨이 있었다. 그녀는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렸다. 그녀를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에게서도 색을 찾아내는 눈을 가진 그녀가 섬유업계의 명인인 <백년소공인>에 선정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백년소공인>은 15년 이상의 숙련된 기술을 소유한 사람만 신청할 수 있다. 더구나 한 분야에서 30년 이상 한 길을 걸어와야만 한다. 다시 말하자면 아산에 색깔의 마법사가 있는 것이다. 아산에서 태어나고, 아산에서 자라고, 아산에서 삶의 둥지를 틀고 60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온 사람, 예술로 한 길을 묵묵히 걸어온 그녀에게 <백년소공인>의 영예는 당연하다.
그녀가 만들어낸 넥타이, 스카프, 가방, 손수건, 앞치마 등 그녀의 모든 작품에는 전통과 현대가 이물감 없이 편안하게 스며들어 있다. 작품마다 그녀가 간절하게 보냈던 시간의 바람이 펄럭인다. 사실 오방색은 그다지 재미있는 색이 아니다. 그러나 오방색은 이미선 작가의 손에서 생명이 입혀졌다.
이미선 작가는 아산의 상징인 은행잎과 수리부엉이를 넥타이에, 스카프에 얹었다. 그녀는 그렇게 살아있는 역사가 되어 아산의 홍보대사를 자처한다.
그녀의 열정과 노력은 이제 백 년 역사가 되어 아산을 넘어서고, 대한민국을 다시 또 훌쩍 넘어서서 세계를 향해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세계 각지의 사람들은 그녀가 만든 스카프를 보고 탄성을 지른다. 잠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젊은이들을 키우는 것,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해오고 있는 기업을 지원해서 더 성장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누구도 세월의 무게를 넘을 수 없고. 세월을 따라갈 수는 없으니까요.”
그녀의 말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대구에 가면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막창집이 있고, 대전에 가도 60년 넘게 이어져오는 칼국수 집이 있다. 그런 곳은 이제 관광명소가 되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온다.
아, 이미선 작가가 만든 트윌리 스카프를 사러 아산을 찾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는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녀의 이야기를 다시 들어보자.
“명품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만을 위한, 나만이 소장할 수 있는 그런 단 하나의 제품을 찾는 사람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개성이 중요하죠. 그러니까 명품에 기가 죽을 필요는 없어요. 그리고 스카프는 포장했을 때는 알 수가 없죠. 스카프는 매서 보아야만 그 아름다움을 알 수 있고, 디피했을 때 독특함도 알 수가 있어요. 지난 4월 덕산에서 <세계 대표자 대회 수출 상담회>가 있었어요. 그때 제가 만든 제품들이 금세 완판이 되어 추가로 가져가는 소동이 있었는데 그것마저도 곧장 다 판매가 되었지요. 아산 사람들은 알아주지 않아도 외국인들이 더 잘 알아주더군요. 어느 협회 단체장은 스카프를 50개 따로 주문을 해서 가져갔는데요. 나중에 들으니 어디서 그렇게 멋진 스카프를 구했느냐고, 아주 큰 감사 인사를 받았다고 말하더군요.”
중소기업 대표들이 모여서 정말 열심히, 강하게 실력을 키워보자고 만든 모임 (사)강공회, 중소기업 대표들은 함께 사업기획을 하고, 함께 사업계획서를 작성한다. 혼자서 하지 말고 함께 대박 나고, 함께 잘 살아보자고 서로서로 어깨를 두드리며 힘써 공부하고 있다.
강공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미선 작가, 그녀는 회장을 맡은 뒤로 더 공부에 매진한다. 그동안 개인전을 여러 차례 열었고, 백제우수디자인에도 선정되었다. 또한 대한민국공예품대전과 아산시 관광상품 공모전에서 수상했고, 충남 도지사 표창과 아산예술인상 등 여러 방면에서 수상했다. 그뿐이 아니다. 이미 작품이 된 그녀의 제품들은 인천공항 면세점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사)강공회 회장답게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이미선 작가는 요즘 또 하나의 브랜드를 제작하고 있다. 바로 ‘부여태비’ 시리즈다.
"부여태비"는 백제 의자왕의 증손녀이다. 1300년 전에 살았던 사람인 부여태비에게 온통 마음을 빼앗긴 이미선 작가, 그녀도 부여태비처럼 살기를 꿈꾸었을까?
부여태비는 아름다웠고, 어진 사람이었고, 베풀 때에도 아침햇살처럼 조용히 움직여 드러나지 않았고, 조국을 떠나 중국에 살면서도 덕이 있어 외롭지 않았고, 속마음과 겉모습이 똑같이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조국 백제를 그리워했고, 백제의 재건을 꿈꾸던 왕족이었다. 부여태비의 묘비명에 적힌 ‘봄날의 숲과 같고 가을의 단풍과 같은 사람’ 이라는 말에 흠뻑 빠져든 이미선 작가는 자신이 만든 스카프에 ‘부여태비’라는 이름을 붙였다.
봄날의 숲을 상상하면서 영감을 얻고, 가을의 단풍을 기억하면서 찾아낸 색으로 부여태비처럼 아름다운 스카프를 만들었다. 스카프를 두르면서 부여태비의 고운 손길을 느꼈을까? 이미선 작가의 부여태비 스카프는 국내보다 외국 사람들이 더 열광한다.
이미선 작가는 아산의 인물이다.
그녀의 작품이 아산 여기저기에 진열되고, 아산을 찾은 관광객들이 그녀의 작품에 반하여 하나씩 사들고 가는 풍경을 상상해 보는 것, 결코 글쓴이의 상상으로 그치지는 않을 것 같다.
▲글 박은자 동화작가
출처 : 아산포커스
https://www.asanfoc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