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빌딩숲이었던 도심이 가을을 맞아 형형색색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팔레트에 물감을 풀고 색칠한 듯 구석구석이 예쁜 단풍 빛으로 물든 것. 단풍명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가을정취는 물론, 가볍게 떠날 수 있어 더욱 좋은 ‘도심 속 단풍명소’ 를 소개한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경복궁’
서울의 궁궐들 가운데 단풍이 가장 먼저 오는 곳으로 11월 초순경이 예상된다. 경복궁의 향원정 주변은 북쪽의 백악산과 서쪽의 인왕산의 가을풍경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완연한 계절의 변화를 실감케 해준다. 또한 향원지 남쪽과 동쪽을 따라 심어 놓은 붉은 단풍잎들이 불붙는 듯 타오르며 절정을 이룬다. 바로 이곳이 향원정 가을풍경의 포인트다.
올해 창덕궁의 단풍시기는 대략 11월 초 · 중순경이 절정일 것으로 보인다. 창덕궁의 가을 풍경 중 단연 으뜸은 부용지와 애련지, 그리고 후원 깊숙이 존덕정에서 옥류천으로 이어지는 풍경들이다. 특히 애련정의 낙양창으로 보는 애련지 일대와 주합루와 부용지 사이의 붉은 단풍나무는 달력사진에 나올듯한 자태를 연출하며 붉게 타오르고 있다.
덕수궁의 단풍 절정 예정 시기는 11월 중, 하순 경. 덕수궁 주변 돌담길은 서울 도심 가운데 가장 가을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정동교회 앞 분수대에서 덕수초등학교로 이어지는 코스가 그 유명한 덕수궁 돌담길의 원조코스다. 플라타너스 낙엽이 쌓인 이곳 돌담길을 걸으며 추억을 되내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단풍나무가 고운 자태를 뽐내는 ‘워커힐길’ 도 가을을 감상하기에 좋다. 1㎞라는 짧은 거리에 산벚나무 등 4종류의 가로수 1000여 그루가 도열해 있어 제법 울창한 맛까지 풍긴다. 아차산의 단풍을 배경으로 깊어가는 가을정취를 만끽하기에 더 없이 좋은 워커힐호텔 카페도 추천할 만하다.
파란 하늘 아래 길게 늘어선 옛스러운 성곽과 단풍이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진 서울근교 단풍명소다. 사방이 다 내려다보이는 수어장대에 앉아 온통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남한산성의 전경과 멀리 도시의 모습을 바라보면 가을의 한가운데 서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성곽을 천천히 걸으며 단풍을 구경하는 재미는 어디에서도 느끼기 쉽지 않다.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물과 나무와 인간이 어우러지는 오산의 경기도립 물향기 수목원은 하루 코스로 가족, 연인, 친구끼리 나들이하기에 적당하다. 수생식물원과 단풍나무원을 따라 가는 길에 조성된 다양한 형태와 빛깔의 단풍나무숲은 가을이면 고운 자태를 뽐낸다. 또 구절초, 국화, 벌개미취, 쑥부쟁이 등을 보며 가을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첫댓글 창덕궁 다녀왔는데 아직 단풍이 물들지 않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