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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철거민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현관 앞에서 희생자들의 영정을 들고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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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거 3시간반만에 도로통제…용역만은 예외…
물대포 쏘고 폐타이어 태우고 활개…
소방대원이 용역에 호스 주며 조심하라 말하기도
용산 철거민들에 대한 경찰의 진압작전에 철거 용역업체 직원이 동원된 사실에 이어 소방당국도 함께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실상 경찰과 용역, 소방당국의 3자 합동작전이었을 가능성이 커 이 부분에 대한 검찰수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참사 하루 전인 19일 오전부터 현장을 지켜봤다는 주민 이아무개(46)씨는 5일 “19일 오전 10시께 소방차가 와서 ‘오솔길’이라는 식당 앞에 멈추더니 소방대원이 그 앞의 소화전을 호스로 소방차와 연결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소방대원들이) 소방차에서 나온 호스를 3~4명의 용역에게 넘겨 용역들이 호스를 들고 옥상으로 향했다. ‘수압이 세 뒤로 넘어질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식당을 하는 한 주민도 “용산소방서 아저씨가 오전 10시께 와서 오후 3시께 교대하면서 서너 명 정도가 (식당에 들러) 밥을 먹을 수 없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이 주민은 “보리차도 한 그릇 마시고 갔다. 용산소방서가 안오긴 왜 안왔냐”고 되묻기까지 했다. 지난 3일 <문화방송> ‘피디수첩’이 공개한 자료 화면에는 19일 농성 건물 맞은 편에서 현장상황을 지켜보던 경찰 지휘부 곁에 소방관들이 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에 대해 용산소방서는 “애초 이번 작전에 경찰 요청으로 화재 등을 대비해 출동했다”고 밝히면서도 용역과 합동 작전을 벌이지 않았다고 적극 부인했다. 용산소방서 관계자는 “(용역직원에게 호스를 넘겼다는 주장은)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며, 경찰 외에 용역 직원에게 (호스를) 넘긴 일도 없다”고 말했다. 용산소방서의 19~20일 출동일지를 보면, 소방관들은 19일 저녁 8시19분, 20일 새벽 1시22분, 2시13분, 3시6분 등 계속적으로 출동한 것으로 적혀 있다. 소방당국이 개입했다는 주민의 구체적인 증언이 나온 만큼 진압작전에 ‘용역이 동원됐다’는 의혹과 함께 소방당국의 개입의 여부와 그 적절성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날 경찰로부터 입수한 채증사진을 공개하면서 “경찰의 진압 작전에 용역업체 직원이 동원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주장해 온 검찰의 주장이 거짓말이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 사진에는 소방호스를 잡고 물대포를 쏘는 용역업체 직원의 모습이 정확히 담겨 있다. 이 의원은 “검찰은 이미 경찰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통해 이 사진을 확보하고 있었다”며 “검찰 수사가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 면죄부를 주고 철거민들에게만 죄를 덮어씌우기 한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주거권실현 국민연합’에서 정리한 당시 사고일지에서도 용역업체 직원들이 20일 새벽 타이어를 태운 사실이 드러난다. 이 일지를 보면 용역업체 직원들이 19일 오후 4시께 처음 타이어를 태우기 시작해 20일 새벽 1시부터는 1시간 간격으로 세 차례에 걸쳐 불을 태웠다고 적어놓고 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특공대까지 투입, 책임 청장이 무전청취 안한 것 의문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용산 사망사고'와 관련해 "진압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무전기를 꺼 놓았다"고 밝힌 것에 대해 특히 전 · 의경 제대자들을 중심으로 '거짓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김 내정자는 4일 '용산 진압작전' 당시 무전기를 이용해 현장 상황을 들었는지를 묻는 검찰의 서면 질의에 대해 "당시 집무실에 무전기는 있었지만 켜놓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 · 의경 출신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점거농성 25시간만에 전격적인 경찰력 투입과 함께 대테러작전 등 특수상황에만 출동하는 경찰특공대까지 투입하는 긴급한 상황에서 무전상황을 청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주요 진압작전에 투입되는 경찰 시위전담 전 · 의경이나, 경찰청사 내부에서 경찰직무를 보조하는 전 · 의경 출신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서울 남대문경찰서 치안상황실에서 근무했던 전경출신 이모(33)씨는 "경찰청장이 집무실에서 무전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꺼놨다라는 말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설사 꺼놨더라도 관내 모든 무전상황을 실시간 청취하는 상황실에서 매분 상황보고를 하기때문에 만약 청장에게 상황보고가 안됐다면 경찰 보고체계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말이 된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무전기를 꺼놨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의 무전망 체계는 크게 서울청 무전망과 각 경찰서망, 각급 경찰·전의경 부대망, 기타 특수 무전망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용산 참사와 같이 중요 시위상황의 경우, 관내 경찰서 서장과 경비교통과장, 정보과장 등 집회시위 관련 담당이 현장상황을 지휘하고 각기 서울청 경비부, 정보관리부 등에 실시간 상황을 무전으로 지휘 · 보고하게 된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서울청 치안상황실과 서울청장 집무실 무전기로도 전달된다. 따라서 청장은 상황이 급박할 경우 직접 무전지휘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위 경찰간부 운전요원으로 근무했던 의경출신 김모(30)씨는 이같은 김 청장 내정자의 답변에 대해 "한편의 코미디"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김씨는 "총경급 이상 경찰서장이나 경비교통 및 방범(현 생활안전) 관련 부서장들은 항상 무전기를 휴대하다시피 한다. 특히 관내 주요 상황 발생에 대해서는 총력적이고 일사분란한 지휘·보고가 생명이기 때문에 경찰 집무실과 관용차량은 물론 화장실에 가면서도 휴대 무전기를 소지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경찰특공대가 투입된 새벽 시간대에 김석기 서울청장이 무전기도 꺼놓은채 집무실에 있을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경찰이 진압현장을 곳곳을 TV로 생중계하지 않는 이상 무전기를 켜놓지 않고는 현장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미 공개된 경찰의 농성장 진입계획 내부문건 처럼 모든 상황이 서울경찰청 주관으로 이루어졌고, 또 경찰특공대까지 투입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작전의 총 책임자가 무전기를 꺼놓았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또한 일선 시위전담부대 무전병을 지낸 한모(27)씨도 "경찰 무전망이 기관 단위별로 다르기때문에 보통 현장에는 3~4개의 무전기를 소지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위에서든 아래서든 서울청 무전망과 관할 경찰서 무전망, 진압부대 무전망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지 않으면 실시간 진행되는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다"고 거들었다.
한편 이같은 논란에 대해 경찰청 모 관계자는 "용산 사망사고는 엄연히 용산경찰서 관내 상황이었기 때문에 현장 보고를 청장이 일일이 청취할 필요는 없었다"며 "용산에서 올라오는 현장 보고는 서울청 차장이 취합했기 때문에 청장 집무실의 무전기가 켜져 있어야한다는 주장은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첫댓글 무전기 꺼놨다는 건 켜놨다는 말,,,, 모든 걸 지시 지휘했다는 걸 은폐하기 위한 말이지만,,,,, 그 나름대로 명언,,,,, 자기 책임을 유기한 자, 그댄 청장 자격 없는 것을 본인 스스로 고백한 꼴이 되었으니,,,,,,,, 글구 검찰은 거짓말 아닌 거지말장이,,,,,,,,, 경찰 수사권 독립 관련하여 검찰은 할말 없는 입장,,,,, 실상은 수사권 자체가 경검 모두 폐지되어야 맞다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