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교회공동체 안에서도 갈등이 일어난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본질적인 문제로 인해 갈등이 생기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비본질적인 문제로 인해 피 터지게 싸운다. 비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하여 싸우다 보니 정작 관심을 가져야 할 본질적인 부분이 오히려 소홀히 여겨지는 아이러니(irony)가 일어난다. 정작 싸워야 할 적(敵)을 놓치고, 우리끼리 아웅다웅 다투면서 에너지만 소비할 때가 많다.
아마 바울 사도가 살았던 그 시절의 교회 안에서도 그런 일들이 심심찮게 일어났던 모양이다. 그래서 로마서 14장에서도, 고린도전서 8장에서도 본질적이지 않은 문제들로 인해 서로 다투거나 갈등을 일으키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성경에 나오는 단어는 아니지만, 헬라어로 “아디아포라”(ἀδιάφορα)라고 하는 단어가 있다. “아디아포라”는 “상관없는” 혹은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라는 의미를 지니는데, 스토아학파(Stoicism)의 철학자들이 많이 사용했던 개념으로, “비본질에 해당하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정말 중요한 것이 아닌, 비본질적인 부분이 참 많은데도 그것 때문에 서로 관계가 소원(疏遠)해지는 경우가 많다.
요즘 SNS에서 목회자의 이중직(二重織)에 논란으로 뜨겁다. 이미 은퇴하신 한 유명한 목사님이 한 목회자 세미나에서, 목회를 하면서 다른 직업을 가지는 것에 대해 비판적 발언을 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추신수라는 야구 선수의 예를 들면서, 추신수 선수가 어려웠던 시절에도 햄버거만 먹으면서 야구 선수로서 치열하게 살았던 것처럼 목회자가 경제적으로 좀 어렵더라도 다른 직업을 갖지 않아야 프로다운 목회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경제적으로 어렵더라도 그 경제적인 여건에 자신을 맞추어 살아가면서 목회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씀했다. 그런데 목회자 중에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면서 목회를 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그런 분들은 이 목사님의 발언으로 인해 꽤 많은 상처를 받은 것 같다. “누군 별도의 직업을 갖고 싶어서 갖는 줄 아느냐? 목회를 더 잘하기 위해 할 수 없이 경제적인 것을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폄하(貶下)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반발적인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다.
제가 볼 땐 이 문제 역시 아디아포라의 문제라고 여겨진다. 성경에서도 자기의 직업을 가진 채 사역했던 분들이 적지 않다. 목회자가 별도의 직업을 갖느냐, 갖지 않느냐의 문제보다 목회자로서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게 목양의 사역을 하고 있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목회자가 진리의 말씀을, 복음을 제대로 전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 더 본질적인 부분이다. 목회자가 하나님의 마음으로 성도들을 부지런히 살피고 돌보느냐 하는 것이 더 본질적인 부분이다.
교회 안에서도 이런 비본질적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그때마다 기억할 것은 비본질적인 문제들에 너무 에너지를 쏟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목숨 걸어야 할 부분은 본질이다. 복음의 진리이다. 우리가 어디에 에너지를 쏟아야 할지 잘 분별하여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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