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부산 근교 억새 평원] 장산
가벼운 산행, 도심 나들이
해운대구의 장산(634m)도 도심의 억새 나들이 코스.
승학산과 다른 명산들처럼 넓은 평원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가벼운
산행과 함께 억새를 즐길 수 있다.
들머리는 좌동(신시가지)과 우동,중동,반여동,반송동 등 다양하며 원점회귀가 가능하다.
폭포사에서 체육공원을 거쳐 정상에 오른 뒤 목장마을 갈림길에서 계속 능선을 타면 억새 군락지를 만나고,여기서 다시 폭포사 입구까지
되돌아오는데 어린 자녀를 동반해도 3~4시간이면 충분하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시내 조망도 시원하다. 해운대구청 문화관광과
051-749-4071.
②[부산 근교 억새 평원] 재약산 사자평
단일지대론 가장 큰 규모
경남 밀양의 재약산(1,108m) 사자평은 단일 지대로는 전국 최대의 억새평원.
표충사의 오른쪽 계곡을 따라 오른 뒤 층층폭포→재약산→사자봉→얼음골 등의 순서를 밟으면 된다. 산행시간은 5~6시간. 교통편은 일단 밀양역이나 밀양시외버스터미널까지 왔다면 밀성여객을 타고 표충사로 들어갈 수 있다.
오전 7시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하루 17편 운행한다. 40분 소요. 밀성여객 055-354-6107.
부산~밀양역 또는 밀양시외버스터미널은 각각 30분과 40분 간격으로 출발. 부산역 051-440-2174.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
051-322-8301.
③[부산 근교 억새 평원] 화왕산
큰 억새 바다 사람 키 훌쩍
억새를 떠올리면 곧바로 이름이 들먹여지는 곳이 경남 창녕의 화왕산(756m).
억새밭은 환장고개로 불리는 오르막길부터. 대략 6만여평으로 추정되며 이곳의 억새는 사람 키를 훌쩍 넘길 정도로 크다. 산행은 창녕여중~도성암~화왕산~창녕여중 등의 순으로 하면 되고 원점회귀가 가능하다. 창녕여중에서 환장고개까지는 대략 40분.
화왕산은 군립공원으로 입장료(어른 1천원)와 주차료(승용차 2천원)를 내야 한다.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40분 간격으로 배차되며 창녕읍까지 1시간10분이면 된다. 창녕군청 문화관광과 055-530-2231. 백현충기자 choong@busanilbo.com
④[부산 근교 억새 평원] 승학산
키 크고 수려 전국적 명성
중부 이북이 활활 타오를 듯한 단풍으로 제철을 맞았다면 부산 근교의 남부지역은 눈밭처럼 새하얀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다만 올해는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좋은 편은 아니다. 부산과 근교의 억새평원으로 가을 산행을 떠나보자.
부산 사하구의 승학산(496.3m)은 전국적인 명성을 가졌을만큼 억새가 잘 알려져 있다.
억새군락은 승학산 동쪽의 제석골 안부 5만여평에 주로 분포한다.
그러나 올해는 태풍으로 꽃이 일찍 떨어져 대만 무성한 실정. 따라서
예년의 장관을 보기는 어렵다.
기점으로는 동아대 하단캠퍼스와 건국중학교,안창마을,현대아파트
건너편 등.
동아대와 건국중학교에서 출발하면 승학산~엄광산~수정산~가야봉
등의 순서를 거쳐 종주가 가능하다. 종주시간은 대략 6시간. 구덕삼거리에서 꽃동네(구덕고개)로 곧바로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 사하구청
문화공보과 051-220-4062.
⑤[부산 근교 억새 평원] 울산 신불평원
사람이 그리운걸까 … 저 애절한 몸짓
억새와 단풍은 가을을 상징하는 계절 언어이다. 하지만 느낌은 사뭇
다르다. 단풍이 화려함의 표상이라면 억새는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하는 마력을 가졌다. 바쁘고 고달픈 일상을 털고 한번쯤 억새밭의 느긋함을 느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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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이 흔들어 놓은 소리가 요란하다. 귀를 기울이면 다양한 음계를 짚을 수 있을 듯하다. 분명 한 가지 음은 아니다. 그러다 중천에
걸린 태양이 시나브로 서산 너머로 기웃거릴 땐 석양빛에 곱게 물든
억새가 다시 금빛으로 태어난다.
사실 억새는 그렇게 보기좋은 식물이 아니다. 그냥 길쭉하고 밋밋한
줄기 위에 보풀거리는 흰머리를 올렸을 뿐이다. 정말 볼품이 없다고해도 할말이 없다. 그러나 그 못생기고 천한 것들이 서로 어깨를 걸어
나설땐 벌판 가득 화려함이 피어난다.
억새 여행은 들머리를 어디로 잡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대부분의
경우 간월재와 그 반대편의 취서산을 기점으로 삼는다. 이 중 간월재는 경남 양산 배내고개에서 966봉과 간월산을 넘어 오거나 울산 울주군 간월산장에서 소방도로와 산길을 반복하면서 닿는 방법이 최적이다.
취서산으로 통할 때는 경남 양산 통도환타지아 입구를 지나 북쪽 산자락으로 붙은 뒤 지산마을에서 곧장 취서산으로 오르는 코스가 권장된다. 울주군의 가천리에서 아리랑리지를 돌아 바위절경을 구경하면서 신불평원에 오르는 길도 최근 인기를 모은다.
또 어린 자녀나 어른신 등과 동행하는 가족여행자라면 소방도로를 따라 자동차로 간월재까지 오른 뒤 여기서 능선을 타고 신불평원까지
이어지는 산상 트래킹을 하는 것도 괜찮다. 단,소방도로는 이달말까지만 허용되며 비포장을 감안하는 것이 좋다.
간월재로 통하는 소방도로는 경남 밀양의 사슴목장 부근에서 자연휴양림 간판을 찾으면 된다. 여기서 배냇골 방향으로 더 들어가도 또다른 소방도로를 만날 수 있지만 지금은 입구에 도로 확장공사가 한창인데다 비포장길이 워낙 험해 4륜구동도 쉽지 않다.
간월재에서 동쪽의 가천리 방향으로 내려다 볼 때 왼쪽이 간월산,오른쪽이 신불산 방향이다. 간월산은 정상까지 40분이면 왕복이 가능하고 억새가 가을바람에 춤을 추는 신불평원까지는 2시간만에 다녀올
수 있다. 능선인데다 길이 널찍해 걷기가 수월하다.
억새는 간월산부터 취서산 입구의 신불평원까지 끝도없이 이어져 있지만 간월재 부근의 억새는 원래 키가 크지 않은데다 태풍 '매미'의 영향까지 받아 의외로 볼품없고 잔디밭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신불산 정상을 넘어 신불평원에 이르면 상황은 달라진다.
나무 한 그루도 제대로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드넓은 평원 위로 낮게는 허리춤,높게는 머리까지 오는 억새가 하얗게 뒤덮혀 가을하늘을
더욱 짙푸르게 한다. 이때 얕은 바람이라도 한 줄기 불어오면 평원 전체가 춤을 추는 듯한 착각을 일어키기 일쑤.
이때문에 조망은 덤이다. 갑옷처럼 단단한 골판을 등줄기에 일렬로
박아넣은 스테고사우러스 공룡이 멧부리에서부터 큰 걸음으로 내려서는 듯한 느낌이 들만큼 큼직한 바윗돌 수십개가 능선을 만들고 있다. 산꾼들은 그래서 이를 공룡능선으로 부른다.
영남알프스의 주봉들을 감상하는 것도 흥미롭다. 고헌산과 문복산 가지산 운문산 능동산 재약산 등이 청명한 가을하늘을 배경으로 사방에서 무리를 지어 다가오고,또 운이 좋으면 쑥부쟁이를 비롯한 각종 야생화를 도처에서 만날 수 있다.
하산은 체력에 따라 임의로 선택하면 된다. 물론 자동차로 간월재까지 왔다면 해가 지기 전에 다시 주차 위치로 되돌아가는 것이 옳다. 그러나 억새여행과 함께 호흡 긴 가을산행을 원한다면 취서산과 함박등을 지나 백운암 방면으로 내려가거나 도중에 길을 끊어 취서산 앞에서 군부대 쪽으로 하산하는 방안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은 울주 가천리까지 8분 간격으로 운행(하루 136차례)하는
농어촌 버스를 동래구 명륜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이용할 수 있다. 세원여객 052-264-2097,푸른교통 052-263-1154.
억새란... 산등성이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
억새는 겉으로 볼 때 갈대와 너무 닮았다. 특히 이들은 모두 벼목 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인데다 생육시기도 비슷하다. 다만,억새는 뿌리가 굵고 옆으로 퍼져나가는 반면 갈대는 뿌리 옆에 수염같은 잔뿌리가 많다. 또 술과 키도 억새보다 갈대가 크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는 억새는 건조한 산등성이에 주로 자라고 갈대는 하구 등에서 서식한다는 점이라고 경성대 문성기(식물분류학)교수는 설명한다. 물론 물억새의 경우 물이 있는 습지에서 서식하기도 한다. 때때로 색깔로 구별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색깔이 열매가 익어가는 정도에 따라 달라져 이를 두고 억새인지,갈대인지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