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차 후기, 2편 시작합니다~]
든든한 식사를 마치고 다시 용소막 성당으로 돌아옵니다~
작은 명동성당으로도 불리는 <용소막성당>은 강원도에서 세 번째로 건립된 유서깊은 성당입니다.
본래 초가집이었던 이 성당은 1915년, 아치형 창문과 첨탑이 특징인 <벽돌 고딕 양식>으로 재건되며 그 명성을 이어갑니다.
(1986년 유형문화재로 등재되며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많은 이들의 웨딩촬영지가 될만큼 아름다운 건축물 옆으로는 150년의 세월을 훌쩍 넘긴 거대한 느티나무가 서있습니다.
고즈넉한 성지를 한 바퀴 둘러보며 이곳의 정취를 만끽합니다~
성당 옆쪽에 계시는 성모 마리아께도 얼굴을 비춰봅니다.
마음 속에 경건함을 가득 채운 뒤 다시 둘레길을 따라가봅니다.
용소막성당을 벗어나 마을길을 따라갑니다.
구학산 아래 위치한 마을 입구, 눈물 흘리는 부처님이 계시는 구인암 비석이 보입니다.
+ 구인암자 뒤 1m 높이의 약사여래좌불상은 나라에 길흉이 있을 때마다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석가탄신일 거리 곳곳에 걸려있던 연등을 닮은 "금낭화"의 모습이 보입니다.
꽃잎이 아래를 바라보는 모습이 겸손과 존중을 나타내며, 그로인해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고 합니다.
본격적인 산길로 들어서기 전, 터줏대감 문지기를 만납니다.
사람들이 지나가도 얌전히 있다가, 조금 가까워지려하니 바로 짖더군요.. 넘으면 안 되는 자기만의 선이 있나봅니다!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구학산으로 향합니다.
풀깔린 길을 지납니다.
중간에 넘겨받은 찔레순! 이파리만 살짝 떼서 잘근잘근 씹으며 길을 걷습니다.
은은하게 퍼지는 향을 음미하는 재미가 있더군요.
잦나무 아래로 호젓하게 이어진 길을 지납니다.
이름모를 풀들이 얽히고 설킨 흙길을 걸어갑니다.
이 곳을 지날 때는 비 젖은 흙냄새가 코 끝에 계속 머물더군요!
산 위로 무거운 구름이 가득합니다.
왼쪽 멀리 원주 감악산과 정면으로 용두산이 보입니다.
구학산 속으로 들어가기 전 세워진 철 팻말이 관심을 끌더군요.
"생사거래 불이문 - 선경청산 안식처 - 처처입주 만생락"
삶과 죽음은 하나로 통함을 알고, 생전의 업을 청산하여 참된 평안을 얻고, 깨달은 자는 어디에서든 만물에 기쁨을 준다..
라고 제 친구 챗GPT가 알려주더군요!(한자 고수분들 맞는 해석일까요..? 틀렸다면 알려주세요~)
길 옆으로 나있는 우산나물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구멍 난 우산이라, 이름값을 잘 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타난 박쥐나무~ 이파리가 박쥐 모양을 닮았습니다!
꽃도 거꾸로 매달린 박쥐처럼 아래로 난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애인이 생기면 박쥐나무 꽃 같은 귀걸이를 선물하라는 서부인님의 조언도 명심하고 있습니다!)
미나리냉이꽃이 모여있던 곳도 지납니다~!
식물박사님들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걷는 길이 더욱 재밌어집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드디어 만납니다. 구학산의 명물 <거북바위>!!
장수를 상징하는 거북바위를 한 번씩 쓰다듬으며 조금 더 긴 인생을 기원해봅니다.(대신 아픈 곳 하나 없어야 함~)
배고파질 즈음 하사받은 달달한 곶감입니다.
씹을수록 달달하게 퍼지는 맛이 일품이더군요.
구불구불 산세에 따라 자연스럽게 조성된 길들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하루종일 내리는 가랑비에 더욱 촉촉해진 땅을 밟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혼자 걸었다면 조금은 으스스했을 길도 나타납니다.
저 끝에는 귀곡산장이 있을 지도...?
잘 깔린 구학산 자락을 둘러 천천히 내려갑니다. 어느정도 내려오니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도 보입니다.
평소면 쫄쫄 흘러내렸을 물들이 비와 만나 꽤나 세차게 움직이더군요.
흔들리는 돌, 이끼 낀 돌에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조심 건너갑니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 끝에 코스 팻말이 달린 작은 입구가 나타납니다.
저희에게는 출구가 되겠지요!
산을 벗어나 마을로 들어서니 길가에는 명이나물이 잔뜩 자라있습니다.
저는 명이나물만 보면 무조건 반사처럼 잘 구운 삼겹살이 생각난답니다..!
옆으로는 산자락 곳곳에 자리잡은 펜션들이 눈에 띕니다.
구학산방을 필두로 아래까지 이어진 펜션촌을 따라 쭉 걸어내려갑니다.
속세가 가까워졌음을 나타내는 아스팔트 길을 따라 걸으며, 오늘의 트레킹을 마무리합니다.
산행 내내 촉촉히 내려준 봄비 덕분에 시원한 5월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순간을 즐길 줄 아는 이들과 함께 그려낸 비오는 날의 수채화~ 이 날의 추억은 꽤나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네요~!
>> 다음 주에는 은백색의 자작나무 숲 사이를 걷습니다. [국내여행]에서 댓글로 신청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섬세하게 써내려가는 후기가 마음속으로 살며시 스며드네요 . 누구라도 이글을 보면서 숲속과 빗속을 함께걷는듯한 느낌을 줄듯 합니다 . 조심스레 내려준 약한비 맞으며 너무도 소중한 추억을 담아낸 길이였습니다 . 팀장님 오늘도 화이팅 입니다 !!
오랜만에 걸어본 비 오는 숲길이었기에 더욱 감성적으로 써내려간 것 같네요.. ㅎㅎ 좋은 분들과 함께 걸어 좋았습니다~~
후기 쓰는 일이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데 꾸준히 세세하게 잘 올려주시네요~
덕분에 치악산 둘레길 잘 구경하고 있습니다. ^^
기억이 휘발되기 전에 후기를 쓰면, 그 날이 완전히 각인되는 느낌이더라고요..!
앞으로 있을 후기들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