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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Humans acts)
*2025년 1월 12일, 늦은 오후, 양양 한남교회에서
►노벨 문학상 발표
*일시: 2024년 10월 10일
*스웨덴 한림원, 한강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하면서
선정 이유로 “역사의 트라우마에 맞서는 동시에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시적인 산문” 을 꼽았다.
*계엄령 선포: 2024년 12월 3일 pm 10시 30분. (평균: 99% 성공)
►함께 나누기
먼저 한 사람씩 각 장의 주인공이 되어서 내용을 읽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강, 작가에 대한 느낌은 어떠한가?
►에필로그
동호를 꼭 만나야 겠다는 작가의 결연한 의지!
과연 한강 작가는 동호를 만났을까?
한강 작가가 동호를 만났다면, 동호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
동호가 한강 작가에게 부탁한 말이 있었다면, 부슨 부탁이었을까?
►소년이 온다(Humans acts) 란 제목에서 받은 이미지는?
►함께 읽고 싶은 구절은?
1장 어린 새 (동호)
2장 검은 숨 (장대)
3장 일곱 개의 뺨 (김은숙)
4장 쇠와 피 (김진수)
5장 밤의 눈동자 (임선주)
6장 꽃 핀 쪽으로 (어머니)
7장 에필로그 (눈 덮인 램프: 한강)
소년이 온다 (Humans acts)
*作家: 한강 (1970년 11월 27일[음력]: 54세)
1장 어린 새 (동호)
너 (동호: 중학교 3학년)
“너는 소리 내어 중얼 거린다”
상무관
작은 형 (21살, 삼수생)
큰형 (서울, 9급 공무원)
진수 형 (서울에서 대학생, 휴교령)
은숙 누나 (덧니, 수피아여고 3학년)
혼자 남은 너는.
교복을 입은 누나, 너에게 “왜 왔어?”
너(동호): 친구를 찾으려고요 (친구: 정대)
연두색소매셔츠 누나(선주: 양장점 미싱사): 없어?
“너 시간 있으면 오늘만 우리 도와줄래?‘
그날부터 너는 그녀들과 한조가 되었다.
너의 일: 인적정리, 장부, 상무관으로 옮김.
“왜 애국가를? 왜 태극기를?”
은숙누나 “그 사람들을 어떻게 나라라고 부를 수 있겠어”
*p173
왜 태극기로 시신을 감싸느냐고
애국가는 왜 부르는 거냐고 동호는 물었다.
은숙이 어떻게 대답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지금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까?
“태극기로, 고작 그걸로 감싸보려던 거야.
우린 도륙된 고깃덩어리들이 아니어야 하니까.
필사적으로 묵념을 하고 애국가를 부른거야.
이제 시내에는 관(棺)이 동났다고
지난겨울, 외할머니의 임종, 새 같은 무언가가 문득 빠져 나갔다
그 다른 세상의 시간이 더 이상 실감되지 않았다.
은숙 누나(수피아여고 3학년)
“계엄군이 오늘밤에 들어온대 집에 가면 이제 여기 오지마”
선주누나(양장점 미싱사)
“아무도 없어? 여태 혼자 있었어?
어쩌냐 너 혼자 여기 벌 세워서”
너(동호)가 엄마에게
“군인들이 무섭지 죽은 사람들이 뭐가 무섭다고요
걱정마요! 정대 찾아서 들어갈께요”
정대와 너는 손을 맞잡고
“정대 옆구리에 총을 맞았어! 정대를 뒤로하고 너는 달렸다”
아저씨
“지금 나가면 개죽음이여!
네 곁에 있던 아저씨들은 숨이 끊어진 일행을 업고 서둘러서 골목사이로 사라졌다”
정대, 정미누나(20살),
키가 안자란 아이, 칠판지우개, 우리 누나 줄 라고!
열쇠(정대 방) 정미 누나를 찾으러 다님.
그러고도 네가 친구냐!
정대, 정미누나(20살, 꿈은 의사), 방직공장
정미누나 “혹시 너 1학년 교교서 다 버렸어? 중학교 검정고시 합격할 때까지 모른 척 해줘”
진수형: “문 닫는다, 6시에 그때 집에 가라!”
엄마: “집에 가자”
동호: “문 닫으면 나도 들어 갈라고요”
노인: 막둥이(벙어리)
쇤녀(전대, 자취생)
너(동호)
손녀, 따님인가요.
묻지 않고 참을성 있게 그의 말을 기다린다.
용서하지 않을 거다.
이승에서 가장 끔찍한 것을 본 사람처럼 꿈적거리는 노인의 두 눈을 너는 마주본다.
아무것도 용서하지 않을 거다 나 자신까지도.
2장 검은 숨 (정대)
이곳에 너(동호)는 없었어.
더 무서워지는 건 다음이었어.
누나(정미)만을 생각했어.
누나는 죽었어.
나(정대)보다 먼저 죽었어.
어디선가 누나의 혼도 아른거리고 있을 텐데.
왜 나를 죽였지?
왜 누나를 죽였지?
어떻게 죽였지?
누나가 두 번 쓰다듬어준 내 얼굴,
누나가 사랑한 내 눈 감은 얼굴.
엄마를 모신 절에 누나와 함께 강진에..
국화빵 봉지를 스웨터 속 왼쪽 가슴에 품고 누나가 기다리는 집으로 달렸지.
심장만 활활 타는 것 같았지
그걸 쏘아 보낸 총구를 생각해
차디찬 방아쇠를 생각해
그걸 당긴 따뜻한 손가락을 생각해
나를 조준한 눈을 생각해
쏘라고 명령한 사람의 눈을 생각해
그들의 얼굴을 보고 싶다.
그들이 악몽속에서 피흐르는 내 눈을 볼때까지 내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왜 나를 쐈지?
왜 나를 죽였지?
하지만 그 밤이 왔어
이제 끝이구나 생각했어.
기름을 붓기 시작했어.
불을 붙여 힘껏 던졌어!
어디로 갈까 나는 자신에게 물었어
누나한테 가자
하지만 누나가 어디 있을까?
너에게 가자
너와 내가 살던 집으로
소리가 들린 건 그때 였어
한 번에 수 천개의 불꽃을 쏘아 올리는 것 같은 폭약 소리.
먼 비명 소리. 한꺼번에 숨들이 끊어지는 소리.
놀란 혼들이 한꺼번에 몸들에서 뛰쳐나오는 기척..
그때 너(동호)는 죽었어.
3장 일곱 개의 빰 (김은숙)
그녀는(김은숙: 24살) 일곱 대의 빰을 맞았다
개 같은 년
쥐새끼 같은 년
그 새끼 어딨어.
분수대가 떠올랐는지 모른다.
“얼마나 됐다고 어떻게 벌써 그럴 수 있습니까?”
어떻게 첫 빰을 잊을까?
박양(인쇄소: 19살, 교정) “얼굴이 왜 그래요?
윤대리 (인쇄소)
사장=편집장=번역자의 동창(고교)
당신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집과 거리가 저녁이 되었습니다.
더 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우리들은 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잠을 잡니다.
그녀는 화장을 하지 않는다.
서선생: 잘 있어요? 김은숙씨?
정말 죄송합니다. 선생님!
그녀 자신은 빨리 늙기를 원했다.
빌어먹을 생명이 길게 이어지지 않기를 원했다.
묵묵히 쌀알을 씹으며 그녀는 생각했다.
치욕스러운데가 있다. 먹는다는 것엔.
익숙한 치욕 속에서 그녀는 죽은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배가 고프지 않을 것이다. 삶이 없으니까.
그러나 그녀에게는 삶이 있었고, 배가 고팠다.
지난 오년동안 그녀를 괴롭혀온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허기를 느끼며 음식 앞에서 입맛이 도는 것.
2학년 까지 마친 뒤 결국 졸업을 포기 했고,
교수의 추천으로 이 작은 출판사에 입사했다.
그녀는 어머니 몰래 대문을 빠져 나왔다.
상무관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도청으로 갔다.
그녀(김영, 은숙언니)는 놀라며 불렀다.
동호야 왜 집에 안 갔어?
여러분, 지금 나와 주십시오. 계엄군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다만 너를(동호) 기억했다.
신간은 군중을 주제로 하는 인문서였다.
그녀는 인간을 믿지 않았다.
내일이 되어 일곱 번째 따귀를 잊을 필요는 없었다.
일곱 번째 뺨을 잊을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동호야..
그녀는 아랫입술 안쪽을 악문다.
4장 쇠와 피 (김진수)
평범한 볼펜이었습니다.
모나미 검정 볼펜
그곳의 한 끼 식사는 식판에 담긴 밥 한줌과
국 반 그릇, 김치가 전부였습니다.
그것을 우리들은 2인 1조로 나눠먹었습니다.
김진수(23살)와 한조인 나
왜 그는(김진수) 죽었고 나는 살아 있는지
김진수는 그 해에 대학 신입생이었으니
저 친구는 자정이 되기 전에 빠져 나갈 거라고
적당한 때에 너는 항복해라
23살, 교대 복학생, 초등학교 교사가 되는 게 제 인생의 목표였던 나!
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양심이라는 눈부시게 깨끗한 보석이 내 이마에 들어와 박힌 것 같은 순간의 광휘를...
우린 쏠 수 없는 총을 나눠 가진 아이들이었습니다.
그..그러지 마오.
우리, 우리는 주, 죽을 가. 각오를 했었잖아요!
그 남자애의 이름은 영재였습니다, (19살, 3년째 외삼촌 목공소에서 목공기술을 배우는)
몸이 사라져 주기를
지금 제발 지금, 내 몸이 지워지기를
나는 9년 형을, 김진수는 7년 형을 언도 받았습니다.
우리들의 몸속에 그 여름의 조사실이 있었습니다.
검정색 모나미 볼펜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형 영혼이란 건 아무것도 아닌건가?
아니 그건 무슨 유리 같은 건가
유리는 투명하고 깨지기 쉽지
그게 유리의 본성이지
그러니까 유리로 만든 물건은 조심해서 다뤄야 하는 거지.
금이 가거나 부서지면 못쓰게 되니까. 버려야 하니까.
예전에 우리는 깨지지 않는 유리를 갖고 있었지.
그게 유린지 뭔지 확인도 안해본, 단단하고 투명한 진짜였지.
그러니깐 우린, 부서지면서 우리가 영혼을 갖고 있었다는 걸 보여준 거지.
진짜 유리로 만들어진 인간이었단 걸 증명한거야....
더러운 빨갱이 새끼들!
어떤 기억은 아물지 않습니다.
시간이 흘러 기억이 흐릿해 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기억만 남기고
다른 모든 것이 서서히 마모 됩니다.
나는 싸우고 있습니다.
날마다 혼자서 싸웁니다.
살아남았다는,
아직도 살아 있다는 치욕과 싸웁니다.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과 싸웁니다.
오직 죽음만이 그 사실로부터 앞당겨 벗어날 유일한 길이란 생각과 싸웁니다.
선생은 나와 같은 인간인 선생은
어떤 대답을 나에게 해 줄 수 있습니까?
5장 밤의 눈동자 (임선주)
성희누나 (20살, 여공) 옥탑방
당신은 열일곱 살이었다. (임선주)
윤이 처음으로 당신에게 연락해 온 것은 십년 전, 봄
부탁드립니다.
임선주 (양장점 미싱사)씨가 이 책의 여덟 번째 증언자가 되어 주세요!
당신은 녹음기에 테이프를 끼워 넣는다
서서히 죽이는 것들
올해도 당신은 사십 삼세가 되었고
박영홉니다. (박팀장)
임 선생님에 대해서 다들 궁금해 합니다.
노동운동하시는 김성희 선생하고 친하시다고 들었는데요
성희 언니는 나와 달라
언니는 신도 믿고, 인간도 믿으니까
난 한번도 언니에게 설득되지 않았어
오직 사랑으로 우릴 지켜본다는 존재를 믿을 수 없었어
주기도문조차 끝까지 소리 내 읽을 수 없었어.
내가 그들의 죄를 사한 것 같이 아버지가 내 죄를 사할 거라니
난 아무것도 사하지 않고, 사함 받지 않아
견디는 것은 당신이 가장 잘하는 일이다
결국 당신은 방직공 경력을 포기하고 친척의 주선으로 광주 충장로의
양장점에 미싱사 시다로 취직했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니 라고 묻던
성희 언니의 침착한 목소리를 당신은 기억한다
성희언니의 차분한 얼굴을 당신은 지난 십년동안 용서하지 않았다.
나라면 너처럼 숨지 않았을 거야
나 자신을 지키는 일로 남의 인생을 흘러 보내진 않을 거란 말이야!
열여섯 살 난 그 애는 (정미, 정대 누나)
무엇이 자신을 울게 하는지도 모르면서 그 신들을 가슴에 안고
이층 노조 사무실로, 아무도 남아 있지 않는 빈방으로 걸어 올라 갔을 것이다.
삼십 센티 나무 자가 자궁 끝까지 수십 번 후벼들어 왔다고 증언 할수 있을까?
소총 개머리판이 자궁 입구를 찢고 짓이겼다고 증언할 수 있을까?
하혈이 멈추지 않아 쇼크를 일으킨 당신을 그들이
통합병원에 데려가 수혈을 받게 했다고 증언 할수 있는가?
이년동안 그 하혈이 계속 되었다고,
혈전이 나팔관을 막아 영구히 아이를 가질수 없게 되었다고 증언할수 있는가?
타인과 특히 남자와 접촉하는 일을 견딜 수 없게 됐다고 증언할 수 있는가?.......
더러운 빨갱이 년
죽기 위해 그 도시에 갔어
그러다 너를(동호) 본 건 금남로에서 였어
그 순간에 네가(동호) 나를 살렸어.
삽시간에 내 피를 끓게 해 펄펄 되살게 했어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고통의 힘, 분노의 힘으로...
그 여름으로부터 이십여 년이 흘렀다.
그 여름 이전으로 돌아갈 길은 끊어졌다.
어쩌면 한 사람씩 오는게 아닌지도 몰라
수많은 사람들이 희미하게 번지고, 서로 스며들어서
가볍디 가벼운 한 몸이 돼서 오는 건지도 몰라
그래서 나에게 오곤 하는 거야?
왜 아직 내가 살아있는지 물으려고...
6장 꽃핀 쪽으로 (어머니)
형이 뭘 안다고. 서울에 있었음으로 형이 뭘 안다고..
그 남매는 어디로 사라졌으까이 (동호의 어머니)
내가 그 불쌍한 남매(정대와 정미) 원망하면 큰 죄를 받제.
봄이 오면 늘 그랬드커
나는 다시 미치도 여름이면 지쳐서 시름 시름 앓다가 가울에 겨루 숨을 쉬었다이..
그러다 겨울에는 삭신이 얼었다니.
웃음을 물고 일곱 걸음 걸어 나 헌테 안겼는디
아무도 엿들을 사람이 없지마는 가만 가만 부른다이..동호야...
엄마 저쪽으로 가아 (동호: 6-7살 때)
이왕이면 햇빛있는데로, 못 이기는 척 나는 한 없이 네 손에 끌려 걸어갔제.
엄마아, 자기 밝은 데는 꽃도 많이 폈네.
왜 캄캄한데로 가아
저쪽으로 가. 꼬 핀 쪽으로...
*에필로그 (한강)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열 살 이었다.
1980년 1월, 서울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추운 도시였다.
그 겨울 내내 나는 중흥동 집을 생각했다
그들이 수유리 집에 온 것은 초여름 새벽이었다.
손 선배가 있을 거라고 확신을 했던 모양이야
제 친구 영준이도 도망 다닙니다.
재작년 희영 아가씨하고 선 봤던 사람 말이여
왜 ㄱ 중학교 수학 선생 있었잖은가?
애기 엄마는 총을 맞고 이미 죽어 버렸는디
뱃속에서 애기는 살아 있고, 몇 분을...
총검으로 깊게 내리 그어 으깨어진 여자애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을 기억한다.
거기 있는지도 미처 모르고 있었던 내 안의 연한 부분이 소리 없이 깨어졌다
너무 늦게 시작했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왔다. 어쩔 수 없다.
점퍼의 지퍼를 끝까지 올리고
해가 질 때까지 여기 있을 것이다.
소년의 얼굴(동호)이 또렷해 질 때까지
그의 목소리가 들릴 때 까지
안 보이는 마룻장 위를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이 어른어른 비칠 때까지
학생 가족부용으로 찍은 그의 사진을 거기서 처음 보았다.
구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읽는다는 것이 처음의 원칙이었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나 일월이 끝나 갈 즈음 더 계속 할 수 없다고 느꼈다.
꿈 때문이었다.
누군가에게 조그만 라디오를 선물 받았다.
처음 혼자서 망월동을 찾았던 스물 살의 겨울을 기억합니다.
묘지 언덕의 무덤들 사이를 걸으며 나는 그를(동호) 찾고 있었다
그때 까지 성은 몰랐다
만 열 다섯 살의 동호.
그리고 그 소녀의 얼굴이 있다
그때 나는 수유리 집에서 버스를 타고 학교에 다녔다.
그 집이 동호 가르치던 선생님 댁이었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허락이요?
물론 허락합니다. 대신 잘 써 주셔야 합니다.
제대로 써야 합니다.
아무도 내 동생을 더 이상 모욕 할 수 없도록 써 주세요,
짓부수며 학살이 온다
고문이 온다.
강제 진압이 온다
밀어 붙인다.
짓이긴다.
쓰러 버린다.
하지만 지금, 눈을 뜨고 있는 한 응시하고 있는 한 끝끝내 우리는...
이제 당신이(한강) 나를(동호) 이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목이 길고 옷이 얇은 소년이
무덤 사이의 눈 덮인 길을 걷고 있다.
소년이 앞서 나아가는 대로
나는 따라 걷는다.
그는 차가워하며 문득 고개를 돌린다.
나를 향해 눈으로 웃는다
나는 가방을 열었다. 가지고 온 초들을 소년들의 무덤 앞에 차레로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