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 의화단의 난 관련 노래를 소개합니다. 원래는 1963년 <55 Days at Peking> 이라는 영화 주제가에 가사를 붙인 것입니다.
청 나라 말 중국 거대 제국은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과학 기술은 정체되었고, 사람들은 희망을 잃었으며, 정부는 무지하고 무능하고 무력하였습니다. 권력의 지존이었던 서태후(자희태후)는 편협과 아집으로 청을 침몰로 몰아갔습니다.
청의 허상은 청일전쟁의 일패도지에서 여실히 폭로되었습니다. 친정(親政)을 시작한 20대의 광서제는 황제의 책무를 알고 있었습니다. 광서제는 강유위 양계초 담사동 등 당대의 선각자, 지사들과 함께 중화의 일신을 감행하였습니다. 1898년 무술변법((戊戌變法), 입헌군주제 근대화 혁명을 시도하였습니다. 그들의 구상은 일본 명치유신보다 더 나아간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무술변법은 종국에는 서태후와 만주족 대신들의 기득권을 박탈할 것이었습니다. 권력의 생리에 민감하고 승부의 결단이 빨랐던 서태후는 지체없이 행동에 나섰습니다. 광서제는 원세개의 군대에 최후의 희망을 걸어보았지만 원세개 역시 서태후와 같은 종류의 위인이었습니다. 원세개는 광서제를 배신하고 서태후 측에 가담합니다(원세개는 그 공으로 산동 순무에 봉해집니다).
이렇게 무술변법은 103일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개혁파 신진 관료들은 처형(담사동)되거나 망명(강유위, 양계초)하였습니다. 광서제는 서태후에 의해 연금되었습니다. 태후가 황제를 유폐시키고 황제의 권능을 정지시킨 것입니다. 이는 서태후 초기 집권에 이은 또 한 번의 쿠데타였다고 하겠습니다(‘무술정변 戊戌政變’). 이렇게 중국 자체 개혁의 시도, 중국 정신의 갱생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무술변법을 제압한 청 정권은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변하기 위해 내부 개혁이 아니라 대외 강경책을 구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마침 서양인들, 특히 기독교에 대한 반감 그리고 고아들을 거두어들이는 수녀원 등에 대한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거리의 분위기가 험악해집니다. 원래 주먹을 휘두르고 칼을 차고 다니던 집단이었던 의화권(義和拳)이 중심이 되어 서양인들에 대한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은 서양 선교사들을 살해하고, 열강이 관리하는 철로를 끊고, 영사관을 불태우고 부청멸양(扶淸滅洋)을 외쳤습니다(의화단의 난, Boxer Rebellion, 1900년).
쓰러져 가던 청 조정으로서는 ‘기특한’ 우군을 만난 것입니다. 더욱이 의화단의 무술은 ‘신통’하였습니다. 이들은 옥황상제, 관우, 제갈량, 항우의 신을 받들며, 부적과 주문으로 초자연적 힘을 자신하였습니다. 100일 훈련하면 총에 맞지 않으며, 400일 훈련하면 하늘을 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만주족 권신들은 서태후를 구슬렸고, 서태후는 의화단 일당을 궁궐로 불러 그들의 ‘신통력’을 시험해 보았습니다. 그 속임수에 넘어간 서태후는 대단히 만족하였고, 궁궐에서는 의화권 연마의 열풍이 불었습니다. 뜻있는 신하가 한 둘 있어 그들의 법술(法術)이라는 것이 한낱 사기에 불과하다고 진언하였지만, 서태후는 듣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그들과 군대를 합세케 하여 열강에 선전포고를 하였던 것입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20세기 초엽에 중국 권부에서 벌어졌습니다. 영국, 프랑스, 일본 연합군(일본이 가장 많은 병력을 파병하였음)은 의화단을 간단히 제압하고 단숨에 베이징을 공략하였습니다. 화들짝 놀란 서태후는 평민 복장으로 변장을 하고 허둥지둥 시안(西安: 서안)으로 도망쳤습니다. 서태후에게 중국 제국의 위신이란 곧 그 자신의 안위일 따름이었습니다. 그로부터 7년 후 서태후도 죽고(1908), 다시 3년 후 신해혁명(1911)으로 청 제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이 의화단 난은 여러 문학과 영화의 소재가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여기서는 <북경에서의 55일 55 Days at Peking>이라는 미국의 영화음악을 소개하겠습니다. 북경 외국인 거주지의 수비대가 증원군이 오기까지 소수의 병력으로 55일 동안 버텨낸 일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서양인들은 멋있게 그려지고 중국인들은 야만적으로 그려진 이른바 ‘오리엔탈리즘’의 요소도 있지만, 그 주제 음악은 매우 훌륭하고 또 당시 역사적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노래의 가사는 후에 붙여졌는데, 참전 연합군 국가별로 다 다릅니다. 여기서는 Brothers Four가 부른 영어 가사, 그리고 당시 청 정부와 의화단의 입장에서 부를 수 있는 가사를 소개합니다. 그리고 영어, 독일어, 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중국어 노래들 모음 영상도 링크합니다.
https://youtu.be/4Ja7UoyMY9g
https://youtu.be/eDO3JdIDABU
https://youtu.be/Eq8Hy7527fc
55 Days At Peking (1963)-The Brothers Four 노래
작곡: 디미트리 티옴킨(Dimitri Tiomkin), 작사: 폴 웹스터(Paul Francis Webster), 번역: 정태욱
The year was Nineteen-Hundred T'is worth remembering The men who lived through Fifty-five days at Peking
T'was called the Boxer Insurrection A bloody, Oriental war Against all nations Of the Diplomatic Corps
The flags of France and Britain How they fluttered in the breeze The Italian and the Russian And the flag of the Japanese
Then came the sound of bugles The rolling drums of doom And the streets of Peking Were as empty as a tomb
Bom-bom-bom-bom-bom-bom
The Empress of all China Gave the signal to begin Let the foreign devils Be driven from Peking
They stormed the French Legation They attacked with shot and shell And they came in blood red blouses Screaming "Sha Shou" as they fell
The drums have long been muffled The bugles cease to ring But through the ages You can hear them echoing
Bom-bom-bom-bom-bom-bom
Fifty-five days at Peking Fifty-five days at Peking
| 그 해는 1900년이었지 중국 북경에서 55일 동안 버텨 낸 사람들은 기억할 가치가 있다.
의화단의 난이라고 불린 사건이었다. 북경 다국적 서양 외교관들에 대한 청나라의 잔인한 전쟁이었다.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 일본의 국기들 산들바람에 펄럭이는데,
나팔 소리, 두두둥 운명의 북소리 들려왔고 북경의 거리들은 공동묘지처럼 한산해졌다.
붐붐붐붐
중국의 여황제가 전쟁 개시의 신호를 내렸다. 서양의 악마들을 북경으로부터 쫓아내라.
의화단들은 프랑스 외교사절들을 급습했다. 총을 쏘고 대포도 쏘았다. 그들은 피로 물은 붉은 옷을 입고 몰려들었다. 쓰러지면서도 죽여라, 죽여라고 외쳤다.
북소리는 잦아든지 오래이고, 나팔소리 그쳤지만, 수십년 세월 그 여운이 울린다.
붐붐붐붐
북경에서의 55일, 북경에서의 5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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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Days At Peking (1963) - The Victorian Chinese 노래
작곡: 디미트리 티옴킨(Dimitri Tiomkin), 작사: The Victorian Chinese and Some Dude , 번역: 정태욱
在光緒二十六年, 神助拳義和團, 扶清滅洋,五十五天在北京。
天無雨,地焦旱, 鬼子眼珠皆發藍 神仙發愁,一同下山把道傳。
非是邪、非白蓮,口念咒語法真言。 升黃表、敬香煙,請來各洞諸神仙。
弟子同心苦用功,遍地草木化成兵;憑仙人之藝,定滅洋人一掃平。
慈禧太后發令,義和團向前進, 要把洋鬼子全都趕出北京!
兵法藝、都學全,平定鬼子不費難。 大法國、心膽寒,英美德俄盡消然。
拆鐵道、拔線杆,快毀壞火輪船。 洋鬼子、盡除完,大清一統江山。
最可恨那毒蛇猛兽,吃尽我们血肉。 热血已沸腾, 五十五天在北京。 扶清滅洋,五十五天在北京。 | 광서(光緒) 26년, 신은 의화단을 보우하사 청을 돕고 서양을 멸하기로 하였다.
북경에서 55일 동안. 하늘에서는 비가 없었고, 대지에는 가뭄이 퍼졌다. 서양 괴물들 눈동자는 파란색이었다. 신선들은 근심하여 함께 산에서 내려와 도(道)를 전하였다.
이들은 사악함이 없었다. 백련교도들도 아니었다. 주문을 외었고, 진리의 말을 구사하였다. 부적을 올리고, 향을 피워, 마을마다 신선들을 모집하였다. 형제들 일심으로 공력을 다하고, 땅의 초목들도 병사들이 되었다. 신선의 기술에 힘입어 기필코 서양인들을 멸하고 일소 평정할 것이다.
서태후(자희태후)는 의화단에게 전진을 명하였다. 양귀자(서양괴물)를 모두 북경에서 쫓아내라.
병법과 기예 모두 배우고 익혔으니 서양 괴물들 진압에 어려움이 없으리다.
대프랑스 제국 간담이 서늘해지고, 영국 미국 독일 러시아도 사라질지어다.
철도 뜯어내고, 전봇대 뽑아내고, 증기선도 어서 파괴하자 서양 괴물들, 모두 없애고, 대청 제국 강산 통일할지어다.
가장 가증스러운 독사와 맹수 우리 혈육을 먹어치운 괴물들이다.
우리의 뜨거운 피는 끓어 올랐다.
북경에서의 55일 청을 도와 서양을 멸하자 북경에서의 5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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