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세계 씨어터컴퍼니의 주크박스 음악극 이동준 대본 연출의 꽃순이를 아시나요
공연명 꽃순이를 아시나요
공연단체 은세계 씨어터컴퍼니
예술감독 김현희
대본 연출 이동준
공연기간 2014년 12월 11일~2015년 1월 11일
공연장소 대학로 스타시티 예술공간 SM
관람일시 1월 1일 오후 3시
대학로 스타시티 예술공간 SM에서 은세계 씨어터컴퍼니의 주크박스 음악극 이동준 대본 연출의 <꽃순이를 아시나요?>를 관람했다.
1960년도 전후, 시골에서 오빠 동생하며 친숙하게 지내고, 서로 상대를 첫사랑이라고 여기던 젊은 남녀가 각기 상경을 하게 되고, 다시 만나기로 굳게 약속을 한다. 1960년대 후반, 남자는 월남전에 참전을 하고, 여자는 공장직공으로 일을 하게 된다. 1970년대 초, 월남전이 끝날 때쯤에는 상대의 소식이 단절이 되고, 각자 나름대로의 생활전선에서 힘들게 살다가 고향동창들이 모인 술자리에서 우연히 마주친다. 그러나 마음속에 그리던 상대와는 동떨어진 모습에 대화도 제대로 못 나누고 실망감에 쌓여 헤어지게 된다. 1970년대 중반, 당시에는 젊은이들이 중동지역의 노무자로 일하러 나가던 시절이고, 부녀자들은 공장에서 근로기준법 같은 것은 생각도 못 하고 일을 하던 시절이라, 혹사를 당해도 호소할 데가 마땅치가 않았고, 젊은이들의 사랑도 이루어지기가 여간 힘이 드는 게 아니었기에, 두 사람은 수소문 끝에 상대가 일하는 곳을 찾아가 겨우 손만을 만지고 반가움을 표할 뿐이다. 1980년대에 이르러 남자는 사업에 실패해 교도소 생활을 해야 했고, 결국 출소한 남자는 사랑 없이 부자 집 딸과 결혼을 하지만, 또다시 사업에 실패해 부인은 자식과 함께 미국으로 떠나, 가족과 생이별을 하게 된다. 여자도 짝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남아를 출생한다. 그런데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자, 자식교육을 위해 거리의 포장마차를 하며 생활을 꾸려간다. 1990년대에 남자는 백발이 되어 기업에서 수위노릇을 하며 근근이 지낸다. 그런데 여자의 아들이 바로 그 기업에서 일하며 근로자들을 위한 시위에 앞장서서 가담하고, 아들의 취직을 믿고 백발의 나이에 만학의 꿈을 이루려는 여자가 아들을 우연히 만나러 와서 시위모습에 놀라, 아들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부른다. 그 광경을 지켜본 수위인 남자가 시위대에 앞장선 청년이 첫사랑 여인의 아들임을 알고 놀란다. 결국 아들 때문에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된다. 2000년대, 여자는 만학의 꿈도 접고, 병원진료로 치매초기증세임을 진단받는다.
2010년대, 과거를 하나하나 잊어가는 여자 앞에 백발의 남자가 나타나, 첫사랑 시절에 부르던 꽃순이라는 이름으로 기억속의 옛일을 떠오르게 만들고, 꽃순이를 아시나요? 라는 소리에 여자가 기억을 되찾아 남자에게 오빠라고 부르며 다가가 끌어안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무대는 철제 파이프로 높이 2m, 폭1.5m, 길이 1.8m의 직사면체의 조형물을 만들어, 밑바닥인 나무에 바퀴를 달아 이동할 수 있게 해놓고, 그 조형물 세 개를 배경 가까이에 나란히 배치해, 출연자들이 장면변화에 따라 이동시켜 배치한다. 무대 좌우에도 천정까지 연결된 철제 파이프로 오르내릴 수 있도록 만들고, 무대 오른쪽 철제 파이프에 현악기를 세워두었다. 무대좌우에 대를 만들어 텔레비전 모니터를 양쪽에 비치해 시대변화를 영상을 투사해 알린다. 출연자들이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신디사이저로 반주를 하기도 한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꽃순이를 아시나요>,<내 이름은 소녀>,<서울 구경>,<늦기 전에>,<빗속의 여인>,<맹호들은 간다>,<님과 함께>,<님은 먼 곳에>,<님아>,<미인>,<왜 불러>,<오 필승 코리아>,<어제 오늘 그리>,<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어떤 이의 꿈>,<인연> 등 대중들 귀에 익은 노래가 출연자들의 연주와 열창으로 극에서의 시대적 배경을 관객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살려낸다. 물론 세월의 흐름을 출연자들의 머리칼의 색깔변화로 나타내고, 걸음걸이와 구부정한 동작 하나하나 세밀한 부분까지 연출해낸 연출가의 기량이 감지되기도 한다.
꽃순이로 마승지, 상대 남으로 김 필이 출연해 일생일대의 열연과 열창으로 갈채를 받는다. 양혜선, 양흥렬, 김대홍의 연기 앙상블도 탁월하고, 노래 역시 수준급이다. 이정현, 홍하영, 민아람, 박정은 등 이 네 출연자의 호연과 열창은 관객을 두시간 동안 공연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주크박스 뮤지컬의 분위기 상승을 주도한다.
예술감독 김현희, 드라마투르크 임선빈, 음악감독 이종현, 무대디자인 김진홍, 조명디자인 류백희, 음향디자인 유대혁, 분장디자인 양희선, 분장팀 박지연, 의상디자인 최수영,의상팀 조세리, 조연출 민경희, 프로듀서 장성은, 기획 박현제 황영순 이경란 임정윤, 영상 장승우, 캘리그라피 성연화, 공연사진 조철희, 프로필사진 김대흥, 디자인 황영순, 홍보마케팅 소이영 권명선 박예진 김잔화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은세계 씨어터컴퍼니의 이동준 대본 연출의 <꽃순이를 아시나요>를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걸작 주크박스 뮤지컬로 만들어 냈다.
2015년 1월 1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