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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순자 선생님과 짝이 되고 해설 부분을 송순자 선생님께서 석촌동 고분을 맡으시고 내가 삼전도비와 풍납토성을 맡게 되었을 때, 풍납토성은 내 거주지라 길이며 해설 내용이 어찌 해야 할지 그려졌는데 삼전도비는 백지상태였다.
영광고 학생들이 10시 30분부터 12시까지 그쪽에서 지정한 석촌동고분, 삼전도비, 풍납토성 해설을 들을 예정이라 해서 차량 승하차 시간, 탑승 시간을 제외하면 해설 시간은 석촌동고분 25분, 삼전도비 10분, 풍납토성 20분 쯤으로 준비하면 될 것 같았다. 120여명이 버스 3대에 나눠 타고 오는데 세 대가 함께 다니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하에 석촌동 고분으로 버스들이 오면 해설사 2명씩 한 대의 버스를 맡아 코스를 달리하고 마지막 목적지에서 집결하기로 했다.
송파문화유산해설사 명단의 이름 순서대로 권혜운샘, 김태경샘이 1호차, 도영림샘, 박선미샘이 2호차, 서자영, 송순자샘이 3호차를 맡았다. 22일 송파문화유산해설사 월례회 및 연말모임 점심식사를 위례사무실 근처 식당에서 한 후 바로 나, 박선미샘, 송순자샘, 유인호샘, 정인영샘은 노선 점검을 위해 석촌동고분, 삼전도비, 풍납토성을 돌아보았다. 특히, 풍납토성 해설 장소로 동성 벽 목제우물터 부근과 미래마을 발굴현장을 코스로 하기로 했다.
24일, 목요일 10시부터 그날 수업이 있었던 권혜운 샘은 함께 하지 못하고 김태경샘, 유인호샘, 송순자샘, 박선미샘, 도영림샘, 그리고 나는 해설 리허설을 가졌다. 다들 원고도 준비해 연습하신 것을 발휘하셨고 박선미샘은 워낙 노련해서 석촌동고분과 풍납토성에서 리허설의 선두로 모범을 보이셨다. 송순자샘도 말씀만 걱정을 많이 하셨던 것이지 석촌동고분 해설 준비도 실전도 잘 하셨다. 도영림샘도 실전과 같은 깔끔하게 잘 정리된 삼전도비 해설을 하셨고 김태경 선생님도 삼전도비에 대한 평소 해박하신 지식을 잘 전달하셨으면서도 더 공부하셔야겠다 하셨다. 나는 삼전도비에 대해 걱정했던 대로 임박해서 이런 저런 자료 읽고 급히 정리한 것이 마음과 머리에 아직 입력이 안 되어 이것이 리허설이라 다행이다 싶을 정도였다. 풍납토성은 박선미샘이 먼저 해설을 하고 나니 같은 내용하기도 쑥스럽기도 했지만 그럭저럭 전달은 했다.
리허설에서 만족스럽지 않다보니 실전을 앞두고 무척 긴장되었다. 삼전도비에 대해 좀더 조사해 보고 원고를 작성해 연습했다. 작성한 원고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 10여분 정도로 함축은 했지만 삼전도비 사적 지정에 대한 유래, 위치 변경 유래, 역사적 배경, 삼전도비의 교훈 등을 내 말로 만들어 보니, 윤영선 선생님 말씀하셨던가... 내 것이 되어야 내 해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공감할 수 있었다.
실전 당일 12월 28일 월요일, 전날부터 내려 소복이 쌓인 눈에 오는 여행자들을 걱정했는데 역시나 늦었다. 더구나 '백제고분군'의 또 다른 장소, 방이동 고분으로 가 있다 해서 유인호 선생님께서 권혜운샘과 김태경샘을 데리고 자가용을 타시고 그곳으로 가셔서 권혜운샘과 김태경샘은 그곳에서 바로 계획대로 풍납토성으로 안내해 가고, 두 대의 버스를 4명의 해설사가 기다리고 있는 석촌동고분으로 방향을 돌렸다. 먼저 도착한 버스를 박선미샘과 도영림샘이 안내해 삼전도비로 가고, 마지막 버스를 석촌동 고분 앞에 주차시키고 그 학생들을 안내해 송순자샘이 석촌동 고분 해설을 하셨다. 11시에 도착되어 예정했던 12시를 12시 40분까지로 하고 바로 방이동 사거리에 예약된 식당으로 가면 된다고 해서 계획대로 3곳 다 해설하되 시간에 염두에 두며 해설하기로 했다. 송순자샘은 멀리서 온 학생들이니 많이 보여줘야 한다는 사전의 생각대로 고분군들을 서둘러, 그러나 볼 때는 찬찬히 보게 하며 간략한 해설을 사진 자료 섞어가며 하셨다.
이어 삼전도비로 도보로 이동하여 준비한 원고대로 해설하되 아이들에게 질문하면서 눈을 맞추며 하니 내가 전달하려 했던 삼전도비의 중요성과 교훈이 전달된 듯 했다. 뒤에서 시간을 보며 그만하라는 송순자샘의 사인을 보고 끝나가는 해설을 마치고 인솔하신 선생님께서 원하셔서 다 같이 사진을 두 번 찍고 버스로 이동해 다름 코스인 풍납토성으로 향했다.
버스 안에서 다시 송순자샘이 송파구에 대해 짧게 해설하시고, 다시 내게 마이크를 건네 주셨다. 버스 안에서 몽촌토성과 풍납토성의 개요를 잠깐 설명하고 풍납토성 동성벽 목제우물터 부근으로 가서 풍납토성을 바라보며 한성백제, 발굴의 역사, 왕성의 증거 유구, 유물, 현재의 풍납토성 등을 설명하고 목제우물 조형물을 보고 해설을 마무리했다.
모든 해설을 마치고 방이동 사거리 식당을 그 사이 알아두신 유인호샘이 에스코트하여 시간 맞춰 식당에 데려다 주었고, 윤영선샘, 윤기옥샘과 유인호 부회장님, 우리 6명의 해설사들은 영광고 선생님들과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대접받고 역사탐방 10년이라는 내용의 기념문구가 새겨진 수건도 하나씩 받았다. 역사에 관심이 많고 학구적인 학생들과 선생님들이라 그날의 해설에 고마워하셨고 위례역사문화연구회와의 자매결연 얘기까지 하시며 영주에 오면 연락하라는 교감선생님(우리 차 탑승하셨음) 말씀도 있으실 만큼 정을 나눈 한나절이었던 것 같다.
마치고.. 잘 해냈다는 안도감과 뿌듯한 보람을 느낀 것은 물론이지만, 자신감보다는 오히려 그 준비과정 상의 어려움을 느꼈다. 경험의 부족, 공부 양의 부족이 그 준비 과정의 어려움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높은 산에 오르기 위해 이제 막 매표소를 지난 것 같다. 그러나, 조바심은 없다. 애초, 이 길에 동행하게 됐을 때 즐기면서 여유있게 가려 했기 때문이다. 매우 역사 공부에 매우 의욕적이며 많은 시간을 투자하시는 몇몇 선생님들을 보면 조금 늦게 쫓아갈 듯도 하지만 멀리 보고 따라가고 싶다.
이렇게 송파문화유산해설사 활동이 시작된 듯 하니 더 많은 선생님들의 즐거운 활동을 기대해본다. 그리고 그 활동들 속에서 해설사 선생님들의 화합으로 결속도 다져졌으면 좋겠다.
첫댓글 모두의 마음과 상황을 잘 정리하셔서 고맙습니다.
첫 해설임에도 불구하고 회장으로서 친절하게 준비시켜드리지 않았는데도 모두들 잘 해내셨습니다. 그 성실함이 무엇보다도 돋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