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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식의
'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
< 문스트럭 - Moonstruck >
여기... 서로 운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이탈리아계 남녀가,
달빛에 홀려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로맨스
서사 < 문스트럭 > 이 있습니다.
영화는 딘 마틴의 감미로운 칸초네 풍 노래
'That's Amor' 에 맞춰,
뉴욕 밤하늘에 휘영청 뜬 보름달이 사람들을
무방비적으로 부추기는 장면으로 그 막을
열어가지요.
"달이 당신의 눈에 마치 커다란 피자처럼
가득 찰 때 그게 바로 사랑입니다.
달빛이 그대의 이마를 때릴 때, 그것은
황홀한 사랑의 징조이지요."
금방이라도 터질 듯 둥글고 커다란 만월((滿月
: full moon)을 바라보는 사람의 가슴에는
그만큼 큰 사랑이 자리잡는다는 노래로...
달이 의미하는 '마력'(魔力)과 이탈리아인의
'열정' 이 겹쳐 떠오르는 오프닝인 셈입니다.
로레타(셰어 분)는 뉴욕에서도 이탈리아인들이
몰려사는 '리틀 이탈리아'(Little Italy) 에서
친정 부모와 할아버지의 대가족과 함께
지내죠.
장의대행사의 회계원으로 일하는 그녀 역시
그런 만월 때의 사랑을 꿈꾸어 왔습니다만...
인생사를 꼬이게 만드는(아니 만든다고
생각하는) 죽음의 악운(?) 때문에 제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고 여깁니다.
첫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었는데, 가톨릭
집안의 전통을 따르지 않고 시청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바람에 그런 액운이 왔다고
굳게 믿는 식이죠.
앞으로 더 이상 사랑은 없다고 체념한 채
항상 검은 색깔의 옷을 감고 다녔던 로레타.
한데... 그런 그녀에게 이웃 노총각 자니
카마레리(대니 에일로 분)가 청혼을 합니다.
단 조건이 하나 있는데, 고향 시칠리아에 있는
어머니가 위급한 상황이니 임종을 지켜본 뒤
결혼하자는 거였죠.
그래야 악연을 피할 수 있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말입니다.
로레타의 아버지 코스모(빈센트 가르네니아
분)는 37살 된 딸이 사별 후 7년 만에
결혼하겠다는 자니가 사뭇 못마땅합니다.
덩치만 큰 아이로, 웃을 땐 이빨도 보이지
않는다고 비난하죠.
로레타가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도
감으로 눈치 챕니다.
엄마 로즈(올림피아 듀카키스 분)도 마찬가지로,
사랑하느냐고 묻자 딸은 좋아는 하지만
사랑은 아니라고 대답하죠.
엄마는 사랑은 미친 짓이라며 맞장구칩니다.
그런데... 암초가 생기죠.
약혼자 자니에게 5년 간이나 소식을 끊고
지낸 남동생 로니(니콜라스 케이지 분)가
있다는 겁니다.
형제 간의 오해를 풀고 싶어 하던 자니는
로레타에게 로니를 만나 결혼식에
초대하도록 부탁하죠.
두 사람은 그렇게... 운명적으로 만나게
됩니다.
'빵굽는 남자' 로니는 노동으로 단련된
어깨 근육이 대단하지요.
움직일 때마다 등의 문신이 살아 꿈틀거리고
가슴팍의 수북한 털이 요동치는 거친
'싸나이' 입니다.
상남자 로니는 대뜸 돌직구의 질문까지
날리지요.
"도대체 인생은 뭡니까?"
유감스럽게도 로니는 여전히 형 자니를
증오합니다.
형으로 인해 화덕에 손이 들어가 손을 하나
잃었던데다 그 사고로 '약혼녀' 와도 헤어졌기
때문이죠.
그런데 '형의 약혼녀' 라는 여자가 찾아와서
결혼식에 오라고 하니 로니는 부아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는 격분하며 큰 칼을 가져와서 자신의
목을 자르겠다고 난리를 치죠.
성질 급하고 과격하기론 로니 못지 않은
로레타 역시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고 같이
소리를 지르며...
그런 악연이 꼭 형 때문만은 아니라고
받아칩니다.
" 빵 굽는게 인생이라며 굽고 굽고 또
구웠건만...
내 손 돌려줘요! 내 신부도 돌려줘요!"
로니는 로레타 앞에서 울부짖죠.
"이제 와서 다 잊고 형과 화해하라고요?
당신이라면 행복해지는 꿈마저 포기할 수
있겠어요?"
얘기를 마무리 짓지 못한 로레타는 급기야
로니의 집에까지 가게 됩니다.
그런데 다혈질 터프 가이인 줄만 알았던
로니가< 라 보엠 > 공연 포스터 앞에 놓인
턴테이블에 낡은 LP 판을 올리며,
마치 운명적 사랑을 예감한다는 듯... 미미의
아리아 '사랑의 부름을 따라' 가 흐르게 하는
게 아니겠어요?
그럼에도 로레타는 스테이크 웰던을 부탁하는
로니에게 싸늘하게 답합니다.
"당신같은 야만인은 날로 먹어도 돼요!"
로레타가 "당신은 사랑의 덫을 빠져나오기
위해 자신의 발을 물어뜯은 늑대" 라고
말하자...
로니는 "어리석게도 형과 결혼하면 당신의
머리가 잘릴 거에요" 라며 응수합니다.
한데, 왠 운명의 장난인지...
말그대로 '문스트럭'! 달빛에 홀린 걸까요?
한마디로 '발없는 늑대' 같은 로니는
'원수' 같은 형에 대한 저주를 퍼붓더니만,
'예비 신부' 로레타에게 돌발적인 첫키스를
한 뒤 곧바로 침대로 옮기는... 금지된 사랑의
마지노 선을 넘어버린 겁니다.
로레타는 혼자말처럼 되뇌죠.
"미운 형을 대신해서 나한테 복수하는 셈
쳐요.! 그래야 앙금을 깨끗이 씼어버릴 수 있죠.
내 맘도 편해지고요..."
- 'Loretta fall In love with Ronny'
https://youtu.be/uES1wEhjb7M
폭풍 같은 밤이 지나가고... 로레타는
절규합니다.
"무슨 짓을 한 거죠? 내 인생을 망쳐버렸어요.
어제밤 일은 없었던 걸로 해요!".
이 비밀을 무덤의 관 속까지 가져가야 한다고
매몰차게 말하는 로레타에게 로니는 답합니다.
"안돼요, 난 당신을 사랑해요!"
제발 정신 차리라며 뺨을 후려치는 로레타...
그럼에도 로니는 오늘밤 자신의 청을 들어주면
형 결혼식에 참석하겠다며 거부할 수 없는
역제안(?)을 하지요.
"난 이 세상에서 오직 두 가지만 사랑할래요!
당신과 오페라,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갖는
기쁨을 맛보게 해준다면 모든 걸 포기하겠어요.
오페라 보러 갈래요?"
- 'Snap out of it'
https://youtu.be/iLgMFwStTHc
결국 로레타는 곧 죽을 사람 소원 들어주는(?)
격으로,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오페라 < 라 보엠 > 을
로니와 함께 관람하기로 약속을 하죠.
로레타는 먼저 성당에 들러 두 가지 죄에 대한
고해성사를 합니다.
하나는 약혼자 남동생과 잠자리를 했다는
것... 다음으론 실수로 부도수표를 썼다는
거였죠.
주임 신부는 첫 번째가 큰 죄라며 참회하라
이릅니다.
"묵주 기도를 두 번 하세요. 부디
몸조심하시고! 인생이 걸린 문제에요."
근데... 뜻밖에도 로레타는 성당에서 탄식하며
기도하는 엄마를 만나게 됩니다.
엄마는 아빠가 바람피우는 걸 직감으로
눈치챘다며 괴로워하죠.
그러면서도 어제 밤 무슨 일이 있었길래
집에 안들어왔냐고 로레타를 나무랍니다.
여자, 그것도 겉잡을 수 없이 사랑에 빠진
여자의 변신은 무죄인가요?
첫 오페라 관람을 위해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변모한 채 택시에서
내리는 로레타의 눈부신 아우라를,
<라 보엠> 3막 앙페르 세관문 앞 첫 시퀀스의
멜로디가 감싸안습니다만...
그녀의 고혹적인 자태는 검은 턱시도를
빼 입고 오페라 하우스가 있는 링컨 센터 앞
광장에서 애타게 기다리던 로니를 황홀경에
빠지게 하죠.
"아름다워요, 너무 감사합니다!"
< 라 보엠 >1막 다락방 신의 피날레와 2막
카페 모뮈스 앞 도입부 주제 선율이 교차되는
가운데,
이토록 사랑스런 연인(?)은 드디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홀에 입장하지요.
- 'Loretta and Ronny at the Opera'
https://youtu.be/LySTnNxMRzY
지금까지 오페라를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로레타였건만...
그녀는 < 라보엠 > 3막에서 미미가
로돌포에게 이별을 고하며 부르는 아리아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죠.
오페라 속 비련의 주인공 미미는, "꽃을
만드는 나의 외로운 생활로 돌아갈 거에요.
서랍에 있는 팔찌와 기도책은 보내주고
분홍빛 모자는 사랑의 추억으로 간직해줘요"
라며 흐느낍니다.
로레타가 슬픔에 복받쳐 우는 모습을 본
로니는 내심 승리의 찬가를 외치며 그녀의
손을 슬며시 잡아주죠.
그렇게... 오페라가 끝나고 로레타는 놀랍게도
엄마가 아닌 새로운 여자와 서있는 아버지와
마주치게 됩니다.
"네가 여기 왠일이니? 머리는 왜 그 모양이야?"
"머리는 새로 했어요. 그런 아버지는요?"
"넌 약혼했어!"
"아버지는 결혼했어요!"
"내 딸이 이러는 것은 못 본다."
"저도 아버지가..."
"알았다. 서로 못 본 걸로 하자!"
"잘 모르겠어요."
아버지는 황급히 빠져나갑니다.
- 'Pop and Mona'
https://youtu.be/AXgHBzoymaQ
아뭏든 오페라는 오페라고 현실은 현실...
한가롭게 아버지 걱정이나 비난을 할 입장이
아닌 로레타는 어떻게든 로니의 불같은 사랑을
거부하려 애쓰죠.
저돌적인 로니는 자신의 집에 들어가자며
격정어린 사랑의 고백을 토로합니다.
"내 안의 늑대를 당신이 깨웠어요. 그러나
당신은 내 형과 결혼해요.
왜 인생을 낭비하죠? 그건 당신같은 여자에게
치명적이에요. 처음엔 사랑을 기다렸으면서
왜 지금은 기다리지 못하는 거죠?"
로레타는 물불 안가리는 로니를 향해 너무
늦었다며 야속하게도 '약속' 건을 꺼내듭니다.
"약속했잖아요! 오페라 공연을 함께 보면
영원히 포기하겠다고. 같이 가 줬으니까 형과
결혼하게 놓아주세요. 이제 포기하는 거예요.
아셨죠?
뭐가 잘못됐는지 안다면 고칠 수가 있어요.
그럼 운도 바뀌죠. 본능이 원한다고 해서
꼭 따를 필요는 없어요.
난 분별있는 여자에요. 날 망칠만한 일에는
분명히 싫다고 하죠. 난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로니는 막무가내입니다.
"전 아무것도 상관 안 해요. 당신과 함께 있고
싶을 뿐... 지옥에 떨어져도 상관없어요
당신이 뭐라 얘기하든, 또 과거도 미래도
모두 상관없단 말이에요. 그런 건 전부
소용없는 거에요. 중요한 건 바로 우리에요!"
그럼에도 망설이는 그녀에게 로니는 마치
오페라의 드라마틱 아리아를 열창하듯
포효하지요.
"사랑은 아름답지만, 모든 걸 파괴하고
주변을 온통 뒤죽박죽으로 만들죠.
눈송이는 완벽합니다. 별들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우리(사랑)는 아니에요.
동화책의 얘기는 다 헛소리에요!
우리는 우리를 망치려고 여기에 있어요.
우리의 심장을 부수기 위해, 또 잘못된 사랑을
위해, 그리고... 죽으려고 여기에 있는 겁니다!"
로니가 이토록 절절한 사랑의 열변을 토할 때
때마침 < 라 보엠 > 1막 로돌포의 아리아
'그대의 찬손'(Che gelida manina)이 흐르죠.
"나는 시를 쓰지요. 가난하지만 마음은
부자처럼 지낸답니다. 시와 노래의
이상(理想) 낙원에서...
그러나 그대의 눈길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소"
극 중 로돌프가 미미의 손을 끄는 것처럼,
로레타는 그렇게... 로니가 내민 손을
잡아주지요.
- 'Get in my bed'
https://youtu.be/k7WkN_gPNaM
한편, 딸에게 외도의 현장을 들키는 봉변을
당하고 집에 돌아온 남편에게 로즈는 그의
양심을 찌르는 경구를 건네죠.
"당신이 무슨 짓을 해도 죽는 건 똑같아요..."
예전과 다름없이 식탁에서 마주한 가족들
앞에서 할아버지는 아무도 신경 안쓴다며
코스모에게 작심하고 이릅니다.
"자존심 때문에 집안 망치지 말고 딸아이
결혼 비용을 자네가 대게나!"
그러자 로즈가 거들죠.
"내가 좋은 여자였나요? 그럼 그 여자
만나지 마세요. 고해도 하고요!"
"내 삶이 얼마나 허망한가를 깨닫는 날이
내 인생 최악의 날이요" 라며 식탁을 내려치는
남편 코스모에게,
"당신 인생은 허망하지 않아요" 라며
화답해주는 로즈...
그렇게, 로레타의 엄마와 아버지는 화해합니다
- 'Have I been a good wife?'
https://youtu.be/nuVzF_r0kHQ
다음날 아침, 아직도 간밤의 격렬한 키스
자국이 목에 선명히 남아있는... 로레타의
집에 로니가 당당하게 찾아오죠.
한데 예정보다 일찍 돌아온 형 자니는
어머니가 기적처럼 회복되어서 로레타와
결혼을 하지 못하겠다는 폭탄 발언을
합니다.
"결혼한다고 말씀 드렸더니 바로 일어나셨어."
아직도 중세기(?) 같은, 팔레르모 출신의
어머니다운 기적이라는 로레타에게 자니는
울상을 지으며 말하죠.
"결혼하면 어머니는 돌아가셔!"
42살에 어머니 눈치나 본다는 동생 로니에게도
자니는 벌컥 화를 냅니다.
"이런 불효막심한 놈 같으니라고!"
언젠간 이해할 거라며 제발 기다려달라는
자니에게 로레타는 반지를 던지듯 돌려주며
저주어린 악담을 퍼붓죠.
"장례식엔 빨간 드레스를 입고 갈 거에요!"
로니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에게 깜짝
구혼을 합니다.
로니를 죽도록 사랑한다며 승락하는 딸에게
로즈는 한숨을 내쉬죠.
"큰일이구나..."
로니는 형에게 반지를 빌려달라고 해
로레타에게 끼워줍니다.
할아버지는 헷갈려서 그런다며 눈물을
훔치느라 바쁘죠.
온 가족의 축복 속에 이제 두사람은 부부로
맺어집니다.
백년해로(百年偕老)한 증조 할아버지와
증조할머니의 오래된 사진 액자를 배경으로,
드라마 < 문스트럭 > 은 칸초네 풍으로
편곡된 '무제타 왈츠' 의 경쾌한 선율과 함께
그 흥겨운 막을 내리죠.
- 'Wedding off, Wedding on'
https://youtu.be/lVmwqKY9BX0
미래의 형수와 시동생이 빠져든 금기의
사랑이 어떻게 행복의 결실을 맺는지를 그리는
< 문스트럭 >...
영화엔 짝짓기의 어려운 매듭을 푸는 열쇠로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 이 절묘하게 쓰이고
있죠.
이탈리아 출신답게 로니가 가장 사랑하는
장르가 다름아닌 '오페라' 입니다.
특히 그의 방에는 이탈리아의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 베르디의 초상화는 물론,
푸치니의 < 라 보엠 > 공연 포스터가 걸려
있을 정도로 오페라에 중독된 인물로
그려지고 있죠.
영화 음악을 맡은 딕 하이먼은 <라 보엠> 속
주요 아리아들을 특유의 매혹적인 재즈
감각으로 리메이크해서,
화면 곳곳에 촉촉한 감미로움으로 가득
채워놓고 있습니다.
하여...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표정 위로
< 라 보엠 > 의 서정적인 선율과 함께 달빛
향기 가득한 미소가 그윽하게 드리워지게
하지요.
1. < 문스트럭 > 트레일러
https://youtu.be/xCim-kVjBzM
노만 주이슨 감독이 직조해낸, 기묘하고도
매혹적인 달빛의 앙상블 코미디
< 문스터럭 >.
영화는 정말 중요한 것마저 잃어버릴 정도로
'미신'(迷信)을 신봉하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기질을 소재로 삼아,
웃기면서도 씁쓸한... '종족 코미디'
(ethnic comedy)로 발전시킨 수작이죠.
드라마 속 보름달(望月)은... 사랑의
연료입니다.
로레타가 약혼자의 남동생 로니에게 느끼는
감정을 중심에 놓고 이런저런 사랑을 훔쳐보는
< 문스트럭 > 에서,
(행복한) '사고' 를 예고하는 것은 어김없이
보름달이기 때문이죠.
장르를 거칠게 분류하거나 시대적, 사회적
맥락을 읽는 것은 영화를 보는 데 별반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가끔은... 반짝이는 예술성을 보여준다” 는
수사로 그의 영화적 능력을 폄하한다 해도,
노먼 주이슨이 이뤄낸 상업적 성공과
일정 수준의 작품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내는 솜씨는,
빅터 플레밍이 MGM에서 이루어낸 업적과
비견할 만할 것이죠.
정작 노먼 주이슨은 겸손하게 자신을
표현합니다.
"나는 다만 이야기꾼일 뿐" 이라고 스스로를
낮추면서...
자신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시작과
전개와 끝이 있기 때문이라는 소박한
영화관을 표명하죠.
노먼 주이슨은 감상적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신을 이야기꾼이라고
표현했듯...
그가 연출한 영화의 내러티브는 선명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것들이 대부분으로
전세계 관객에게 어필해왔습니다.
'행복' 은 그에게 중요한 주제이죠.
오케스트라의 솔로처럼 그의 주인공들은
사랑의 완성을 위해 그들 생애의 정점과
영광의 순간을 위해 달려갑니다.
주이슨은 달빛어린'(lunatic) 사랑의 소동극
< 문스트럭 > 을 통해,
감성적인 이탈리안 계 미국인들의 삶을 시종
섬세하게 조명하며 미국적 가족 드라마에
사뿐히 안착합니다.
- It's cosmo's moon(feat. 무제타의 왈츠)
https://youtu.be/kD3NPINA4DY
젊지 않은 나이에 로맨스에 빠져드는 여러
커플들의 사연과 어우러지면서 말이죠.
로레타의 아버지는 배관공인데 말솜씨가
대단합니다.
고객인 젊은 부부를 비싼 배관으로 교체토록
하는 장면은 왜 그가 대저택에서 사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하죠.
- 'Best money advice' : " It costs money,
because it saves money! "
https://youtu.be/BEmKe6KxhcM
하지만 솜씨 좋은 사람은 그 값을 한다고...
그는 아내 로즈를 따돌리고 바람 피우는
재미로 황혼을 붉게 물들입니다.
오페라를 집중 조명하던 카메라는 슬며시
시선을 로레타의 엄마 로즈에게로 향하죠.
남편의 주책없는 외도에 심란해하며
레스토랑에 홀로 들른 그녀는,
젊은 여대생에게 생뚱맞은 물벼락 세례를
당한 대학교수 페리(존 마호니분)를 만나게
됩니다.
철없이(?) 여자들을 쫓는 남자들의 '소유욕'과
'바람기' 에 대해 얘기를 나누던 두사람은
어느새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되죠.
집에 바래다 준다는 페리와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걸어가던 로즈는 급기야 산책하던
아버지와 맞닥뜨립니다.
그럼에도... 몸도 마음도 너무 춥다고 자기
아파트로 가자며 은밀하게 유혹하는
페리에게 로즈는 쓸쓸히 작별 인사를
건네죠.
"난 (젊은 여대생이 아닌)나이 많은 유부녀일
뿐이에요. 나 자신을 잘 알죠. 그럼 안녕!"
- 'Why do men chase women?'
https://youtu.be/Mz6UbMruN7k
'바람난 가족' 인가요?
드라마 속 가족들은 나름 '외도' 를 향해
기웃거립니다만...
중의적인 의미의 바람(?)은 이들에게 삶의
활력소에 다름 아닙니다.
영화는 큰 소리 대신 엷은 미소를 띠고 봐야
제 맛이 나지요.
9.11테러 전의 뉴욕 무역센터 건물 위로
집채만 하게 뜬 달이 심장을 뛰게 합니다만...
< 문스트럭 > 이 미려한 낭만적 앙상블로
울려오는 건,
바로 '달' 이라는 자연물이 연인들과
교감하는 덕분이죠.
- 'Death, Life, and Love'
https://youtu.be/1SL2acpDEOs
2. 푸치니 오페라 < 라 보엠 - La Bohme >
주요 아리아
2-1. '그대의 찬손'(Che gelida manina) 과
'내 이름은 미미'(Si mi chiamano, 'Mimi')
- 루치아노 파바로티 , 피암마 이초 다미코
https://youtu.be/OkHGUaB1Bs8
2-2. '오, 사랑스런 아가씨'(O Soave
fanciulla)
- 루치아노 파바로티 , 피암마 이초 다미코
http://naver.me/51Sgbf85
이틀 연속 격정의 밤을 불사른 로레타는
뭐 그리 주체를 못하는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연신 깡통을 걷어찹니다.
남겨진 열기로 아직도 후끈한 방에서 로니 또한
그녀를 생각하며 턴테이블에 LP를 거는데,
그 곡은 다름아닌... < 라 보엠 > 1막의
피날레, 시인 로돌포가 달빛에 물든 미미와
서로 사랑을 고백하는 2중창 '오! 사랑스런
아가씨여'(O Soare Fanciulla) 이지요.
"새벽 달빛에 비친 달콤하고 온화한 당신의
얼굴.
당신이라면 항상 꿈꿔왔던 내 꿈을 실현시킬 수
있겠소.
당신의 한없는 온화함에 내 영혼은 마비되오.
사랑의 키스를..."
2-3. 2막 '무제타의 왈츠(Mussetta's Waltz)
- '내가 홀로 거리를 나서면'(Quando me'n vo,
solleta pet la via) : 아인호아 아르테타
https://youtu.be/-ntdCN17ync
무제타는 자신의 미모를 한껏 과시하며
'무제타의 왈츠' 를 요염하게 부릅니다.
"내가 홀로 거리를 걸으면 남자들은 모두
서서 나를 바라보고... 그들의 눈빛은 내 옷을
뚫고 들어온다네.
열망의 향취가 내 주변을 온통 에워싸
날 행복하게 하네."
2-4. 3막 '사랑의 부름을 따라'(Donde lieta
usci) - '행복했던 시절이여 안녕'(Dunque e
proprio finita) : 롤란도 빌라존 ,
안나 네트렙코
http://naver.me/xFvQfCRi
미미는 로돌포에게 마지막 안녕을 고하며,
'미미의 이별 노래' 라 불리는 '사랑의 부름을
따라'(Donde lieta usci) 를 애절하게
부르죠.
로돌포는 흐느끼는 미미를 향해 "정녕
이별이란 말인가!"(Donque e propio finita!)
라고 부르짖습니다.
둘은 비록 헤어지지만 진심으로 서로를
위로하며 석별의 2중창을 부르죠.
"달콤하게 깨어났던 아침이여 안녕...
꿈꾸는 듯 했던 삶도 안녕
비난과 질투도, 차분한 당신의 미소도
입맞춤도 그리고 쓰디씀도... 모두 안녕
- - - - - -
겨울에 헤어지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봄이 오면 햇살이 벗이 되어 훨씬 나아질
것이오. 우린 꽃이 피고 새들도 지저귀는
봄에 헤어져요."
- Donde lieta usci
: 루치아노 파바로티 , 미렐라 프레니
https://youtu.be/DCnjJ0niA6o
- Dunque e propio finita
: 로베르토 알라냐 , 안젤라 게오르규
https://youtu.be/P2vL-LeLfOk
4. < 문스트럭 > - 딕 하이먼의 사운드트랙
4-1. '뮤제타의 왈츠'.
https://youtu.be/kD3NPINA4DY
영화의 실질적인 사랑의 테마 곡으로 쓰인
이 낭만적인 아리아는,
미국 디트로이트 출신의 흑인 여자 재즈 가수
델라 리즈의 ‘Don't you know?’ 로도 변주돼
화면을 적셔줍니다.
로레타의 외삼촌 레이몬드(루이스 거스 분)가
이름 지어준...
에너지 충일한 '코스모 보름달' 은 푸치니의
매혹적인 '무제타 왈츠' 선율과 더불어,
휘영청 밤하늘을 빛내며 4인 4색의 정감을
불러 일으키지요.
먼저, 바람피다 골아 떨어진 남편 코스모를
향해 잠을 푹 자면 오래 살 거라고 원망하는
로즈에겐 애수와 외로움을,
외숙모 리타(줄리 보바소분)에겐 달빛에 물든
남편 레이몬드가 25살의 젊은 청년으로 보이게
하는 마법의 성적 활력을,
또 '문스트럭 소동' 의 주인공 로니에겐
달빛어린 천사 로레타를 자석처럼 이끌어준
'거대한 눈덩이' 의 감성으로...
그리고, 할아버지(피도르 찰리아핀 Jr.
분)에겐 함께 산책하는 5마리 반려견들이
하늘을 향해 망설이지 않고 짖게 하는
분출구의 카타르시스 처럼 말입니다.
4-2. 델라 리즈의 'Don't you know?'
https://youtu.be/N86nxxZW6UY
아울러, 질베르 베코의 샹송으로 '비키 카' 가
리메이크해 유명해진 'It must be him' 은,
로니를 향한 로레타의 복잡미묘한 심정을
오롯이 대변해줍니다.
4-3. https://youtu.be/J-qgHOQ1ofg
4-4. 'That's amore'
- 딘 마틴 과 프랭크 시내트라
https://youtu.be/suWWlFQah2M
엔딩 크래딧 역시 단 마틴의 'Thats amor' 가
함께 하죠.
4-5. 'Canzone Per Loretta' 피날레
- 'Gioventu Mia, Tu Non Sei Morta'
https://youtu.be/XymRpATHAY4
4-6. 'Mr. Moon'
https://youtu.be/CavhSwUf4sE
4-7. 'Old man mazurka'
https://youtu.be/RORC_864OHA
4-8. 'Musetta's Entrance'
https://youtu.be/lGiRw2GAbUE
4-9. 'Beautiful Signorina'
https://youtu.be/mqVYjDqUiWE
- 李 忠 植 -
첫댓글 < 문스트럭 > 트레일러
https://youtu.be/M01_2CKL6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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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d blood and curses'
https://youtu.be/O66m3X5mYpU
50년 전 자신의 남자를 (재미삼아 그랬다는)
여동생에게 빼았긴 어느 노부인의 저주를...
그 만한 시간이 지난 후 로레타는 되풀이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로니와의 사랑은 재미가 아닌 진정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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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치니 '무제타의 왈츠'(Musetta's Waltz)
- 딕 하이먼 편곡
https://youtu.be/kD3NPINA4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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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삼촌 부부 또한, 깜박 돈을 은행에 입금하지
않은 로레타 덕분에 부도날까봐 놀란 나머지
아침 일찍 달려와...
사뭇 뭔가 어색한 폭풍 전야 같은 자리에
동참하게 됩니다.
아무 정황도 눈치채지 못한 채 "나랑 화해하러
왔느냐" 는 형 자니에게
로니는 "그렇다" 며 "한데, 형이 싫어할 거
같다" 라고 응답하죠.
딕 하이먼의 'Canzone Per Loretta' 피날레
: 'Gioventu Mia, Tu Non Sei Morta'
https://youtu.be/XymRpATHAY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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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델라 리즈 'Don't you know?'
(무제타의 왈츠)
https://youtu.be/N86nxxZW6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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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키 카 'It must him'
https://youtu.be/J-qgHOQ1of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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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t's amor'
- 딘 마틴 과 프랭크 시내트라
https://youtu.be/suWWlFQah2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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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치니 오페라 < 라 보엠 > 3막
'행복한 시절이여 안녕'(Dunque e
propio finita)
- 로베르토 알라냐 , 안젤라 게오르규
https://youtu.be/P2vL-LeLf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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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타와 로니' - '메트로폴리탄 극장
오페라 < 라 보엠 >'
https://youtu.be/LySTnNxMR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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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치니 오페라 < 라 보엠 > 3막
'행복했던 시절이여 안녕'
(Dunque e propio finita)
- 루치아노 파바로티 , 피암마 아초 다미코
https://youtu.be/0ZGDmpduI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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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hnny proposes'
https://youtu.be/T8X4r5X9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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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ve I been a good wife?'
https://youtu.be/nuVzF_r0kHQ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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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ing me the big knife!'
https://youtu.be/wUPc7frUlD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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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nny lost his hand and bride'
https://youtu.be/ji9C_R6HLv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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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p and Mona'
https://youtu.be/AXgHBzoym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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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t in my bed'
https://youtu.be/k7WkN_gP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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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wolf without a foot'
https://youtu.be/-n3qpOM31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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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ap out of it'
https://youtu.be/iLgMFwStT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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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타와 로니는 첫 눈에 서로 강렬하게 끌리는
마음을 읽지요.
용광로의 불처럼... 두 사람, 한 이불 속에서
격정적으로 타오릅니다.
다음날 정신을 차린 로레타는 예비 시동생 로니를
향해 절규하죠.
"당신 눈빛만 봐도 알아요. 어제는 왜 몰랐는지
모르겠네. 왜 난 늘 재수가 없는 거죠? 그때
자살했어야 했는데...
어제 일은 없었던 걸로 해요. 무덤까지 가지고
가는 거예요!"
"안돼요. 난 당신을 사랑해요!
(I'm in love with you!)"
"정신 차려요!(Snap out of it!)"
'무제타의 왈츠(Mussetta's Waltz)
- 아인호아 아르테타
https://youtu.be/-ntdCN17y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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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사랑스런 아가씨여'(O soave fanciulla)
- 루치아노 파바로티 , 피암마 이초 다미코
https://youtu.be/pzPW8mXX3b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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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부름을 따라'(Donde lieta usci) -
'행복했던 시절이여 안녕(Dunque propio
finita) : 롤란도 비야손 , 안나 네트렙코
https://youtu.be/2Ghuf1YOT_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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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치니 오페라 < 라 보엠 - La Boheme >
1막 '그대의 찬손'(Che gelida manina) -
'내 이름은 미미'(Si, mi chiamano Mimi)
- 루치아노 파바로티 , 피암마 이초 다미코
https://youtu.be/OkHGUaB1Bs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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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Moon'
https://youtu.be/CavhSwUf4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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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man mazurka'
https://youtu.be/RORC_864O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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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ment for Johnny's mama'
https://youtu.be/xcq_HQihk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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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Lorretta's Bedroom : 'Gettin' Ready'
https://youtu.be/47Z3l7vHFx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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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etta's Entrance'
https://youtu.be/lGiRw2GAb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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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Signorina'
https://youtu.be/mqVYjDqUi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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