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e Dining을 하는 최고수준 레스토랑에서 비즈니스 다이닝을 하다보면
아주 드문경우이지만 싱글다이닝을 즐기고 있는 장면이 보일때가 있다.
Daniel에서던 Fat Duck에서건 햇살 가득 French Laundry에서건 그 모습은 꽤나 흥미롭다.
때론 출장자의 지친 일상에 대한 작은 호사일수도 있고
때론 손님을 가장한 관련업자의 업무선상의 일일 수도 있고
때론 테이블 건너편 그 누군가와의 아름다웠던 디너를 기억해보는 슬픈 자리일 수도 있다..
뉴욕이던 피렌체이던 뉴델리이던
서울에서는 선뜻 즐겨볼 수 없는 싱글 다이닝의 매력은
'몰입'이 주는 집중의 채움
그리고
'외로움'이 주는 비워짐이 주는 여유
.
.
인디아에 대한 얘기를 늘어놓자면 페이지를 수집장 넘겨도 부족하고
활자와 표현의 부족함의 아쉬음에 더 목이 마를 듯 하다.
혼동과 정제가 혼통 휘감겨 있는 그들의 땅에도
'A Luxury Collection Hotel' 의 럭서리라인 호텔들이 각 도시마다 각 유적지마다 꽤 찾아볼 수 있다.
St. Regis와 W Hotel 그리고 쉐라톤 등을 가지고 있는 거대 호텔그룹인 Starwood 와 Four Seasons 외 몇몇 세계적은 호텔그룹들이
착착 마케팅 공유를 통해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있는 럭서리컬렉션 호텔 라인
ITC Maurya는 뉴델리 혼동의 공간속에 천년의 요새처럼 철동같은 경비속에 그 화려함을 뽐낸다.
긴 일정이 지쳤다.
재밌는 네이밍.. 지친 여행자의 싱글 다이닝이란 휴식을 위해
몇주씩 머무르는 나같은 장기체류자들에게
호텔 스탭들은 유독 더 신경을 써준다.
항상 반갑게 인사하고 이것저것 일상도 물어보고
ITC 답게
세련되게 그리고 편안하게 교육받은 그들의 미소
뉴델리 전체 야경이 멋지다.
소호의 로프트 테라스같은 느낌으로
부다바의 스테팡 폼푸냑(Stephane Pompougnac)이 틀어주는 라운지 뮤직으로
모던한 야외 테라스 연못 그리고 크리스탈샴페인 한병은 열어줘야 할 듯 한 그런 분위기
반짝반짝
잘 닦아놓은 유리창너머 그들의 디너 그들의 테이블
그리고
내 잠시의 여유..
뉴욕이 아닌 뉴델리 테라스에
싱글다이닝의 여유를 위해
조용히 야외 테라스 테이블로
한낮의 더위가 식어가고 코끝을 스치는 상쾌함이 발전의 분진과 함께 지나간다.
빠리를 울리는 비트있는 스테판의 뮤직은 뉴델리의 밤을 함께 울리고..
내 디너테이블을 채울 메뉴들
비대한 프아그라는 잘 달여진 수박을 함께 녹였다.
뉴질랜드 어느 바다에선가 먼 거리르 비행해서온 방금 건져낸 느낌의 아삭함까지 함께 가지고 있던
커다란 관자까지도..
소테론 한잔의 달콤함이 그리워지고
테이블 건너편 빈자리의 더 달콤한 대화가 벌써 아쉬워진다
인디아 남쪽 바다
스리랑카와 몰디브 사이의 바다에서는 최상급의 클로우 크랩이 나온다.
그것은 마이애미의 그것들과 견주어 손색이 없다.
더불어
플로리다에서는 그 호사로운 맛을 반년밖에 즐길 수 없지만(* 미정부 수자원보호정책으로 일년의 반만 조업가능)
이곳에서는 일년을 하루도 그것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치킨숲 베이스에 이노키버섯
그리고 그 위 정갈히 놓아진 클로우 크랩
해산물이 그리웠다.
차가운 바다의 뉴잉글랜드 랍스터의 잇몸사이까지 채워주는 랍스터만의 사각함은 강하지 않지만
따뜻한 바다의 랍스터는 대신 풍미가 올라와주는 맛이 있다.
연한 미소(Miso)와 치즈를 함께 녹여 끼얹어냈다.
창의로운 조합 그리고 뉴질랜드치즈와 인디아 베지터블의 조화로움까지
통마늘을 얹고 연한 스팀에서 쪄내어 온 대구살
아시안소스의 걸쭉한 비쥬얼이 눈에 거슬렸지만
이내 그 부드러움에 마음이 풀린다.
갤릭향이 대구 깊은 곳까지 스며있다.
그 갤릭향은
그 후
히말라야의 고산지대 마늘 숲에서 번쩍 다시 느껴볼 수 있었다.
메인코스로 꽤나 훌륭한 조합을 구성해주는
'천천히' 쪄낸 마늘 대구
전복이 얹혀져야 하는데 재료가 관자로 바뀌었다.
싱가폴 누들과 닭육소스도 물론 관자의 선도나 익힘도 훌륭했지만
손님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지 않는 ITC에서 있을 수 없는 큰 '실수'를 했다.
까다로움과 기본기적은 원칙을 틀리다.
같은 실수를 번복하게 함의 방관 또한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의 모럴리티 결핍의 문제도 된다.
F&B 매니저를 불렀고
조용히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식사 후 그와 잠시 꼬냑한잔을 나누며 이런저런 음식과 와인 이야기를 했다.
파인다이닝의 마지막 숙제는
파인다이닝의 최고의 호사는
디저트이다.
인디아가
영국의 식민지가 아니고
프랑스의 식민지 였었으면..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 긴 일정, 가장 많은 싱글 다이닝을 해야 했던 인디아에서의 어느 늦은 저녁 -
From KEVIN'S NOTE
첫댓글 주문전에 제목.. 주재료.. 레시피를 매칭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메뉴 보는 제미가 솔솔 합니다...waiting for you throuth the ages는 어떤 음식이였을까 호기심이 생기네요..암튼..매우 험블한 레스토랑인 것 같습니다..ㅎㅎ
아..디저트..!!
대상을 알아가고 이해하면 할 수록 그것이 가지고 있는 재미나 매력을 더 느낄 수 있는 것은 음식에도 문화에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듭니다. 메뉴를 보는 즐거움~
언제나 새로움을 주시는 케빈님에 글들...많은 꿈을 꾸게해서 좋아요^^ 이제 막 사귀기 시작한 여자친구를 만나러가는 설레임과 같은 그런 후기...
저런 테이스팅 코스는 여자친구 오다리정도 걸치는 느낌이겠져? 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여러 인생선배님들의 깊이 있는 지혜나 경험에는 감히 범접할 수 없게 부족합니다. 만세!님과의 즐거운 인연 기대합니다.
배고파요~~~케빈황님~~~ㅋㅋㅋ
ㅎㅎ 저두여 지금
아~ 분위기가 절정인데 갑자기 도가니탕 생각이 나는군요^^ 좀 어려워 체할지도 모르니 저는 그냥 글로만 즐기고 입은 도가니탕으로^^
대성집에서 이번주에 벙개 함 쳐야겠군여
지금 이른 저녁을 먹으러 낮잠자고 일어났는데....뭘먹어야할지....무척 고민입니다.ㅜ.ㅜ 괜히봤어~안볼걸 그랬어~어떻게~어떻게~ㅎㅎㅎㅎ 저도 혼자서 저녁을 매식할때가 많은데 그때마다 "가족"이 생각나더군요.^^오늘 저녁은 저도 근사한걸로 골라야겠습니다.
가끔 혼자 먹는 근사한 저녁 괜찮은것 같습니다~
케빈황님.. 외로우시군요^^ 전 이천쌀밥에 콩나물 그리고 양념간장 좀 넣어서 쓱쓱 비빈 콩나물밥을 두그릇 먹었더니...ㅎㅎ
그것도 먹구 싶어진다는 ㅋ
출출한데 이런...ㅠ.ㅠ
사진속 음식을보니 군침이 고이내요.
케빈황님 덕에 오늘은 눈으로 좋은 음식을 먹었내요.
전 제가 올리구도 매번 그래요 ㅎ
아~~ 넘 어렵다~~~~~~~
ㅎㅎ 뭐가여? 네이버검색이 있잖아여
아 ~~~다 맛나보여요 케빈황님의 푸드사진은
분위기는 더 좋았는데 ㅋ
양초에의한 텅스텐 색감이 음식과 잘어울리네요 방금 늦은 아침을먹었는데 ...
또 먹고싶어집니다 ^^
새벽날씨가 너무 좋네요. 바닷바람속 테라스 아침식사가 그립습니다.
뉴델리에 계시는군여^^ 항상 글 잘보고 있습니다.
왔다갔다 하고 있어여. 압구정 들러야 하는데
케빈황님 글은...어려워요.. 근데 왠지 멋있어요.ㅋㅋ
ㅎㅎ 해찬님글은 재밌고 멋있죠
인연이 되면 그쪽 여행을 해보고싶은데 아직은 안되나봐요
분위기가 느껴지는 사진과 글 즐감했습니다.
사진과 달리 실제 그들이 사는 모습은 여행자에겐 녹녹치 않습니다. 노고단님 글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뭔가 또 즐길거리를 하나 배워갑니다. 감사합니다.
와인에는 손대지 마세여 ㅋㅋ
메뉴에 한자가 왜 반갑죠?? 오늘은 와인은 안 드셨네요...
그나마 대구살이 좀 친숙 하네요
지금 단식3일째인데 이궁~~~얼른 보질 말아야지 휘리릭~~~~~~~~~
싱글다이닝이라 샤르도네만 한잔 마셨어여. 시원한 모히토도 한잔 마시구~
단식하심 건강에 않좋으십니다. 혹시 다이어트 목적이면 '편식'하세요. 야채랑 탄수화물 않먹으면 살이 쪄지질 않아여~
전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게 밥이예요 특히 현미밥 밥 안먹구 못 살아요 ㅎㅎ 단식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길어져셔...바쁘게 사셔셔 살 찔 틈도 없으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