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스톤버리 페스티벌을 다녀온지 한달도 훌쩍 지났습니다.
글라스토 이후로 다른 페스티벌들에 대한 감흥이 줄어서 안가게 되는거 아니야? 하는 우려는 잠시,
다른 페스티벌/공연들도 여전히 잘 다니고 있고 글라스토도 물론 다시 가고싶네요. 언젠가 체력을 챙겨서요.
한달 넘게 후기 써야지 생각만 하고 결국 못쓰고 있는데, 한참 늦었지만 사진이라도 올려보는게 좋을 것 같다고 결론 내렸어요.
그래서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사진들을 모아서 올립니다.
도중에 핸드폰 배터리가 부족하여 사진으로 남길 수 없던 순간들은 아쉽지만 제 머릿속에만 두기로 합니다- 사실, 사진이 없는 기억들은 벌써 가물가물합니다. 아이폰을 쓰는지라 외장 보조배터리를 2개나 가져갔는데도 턱없이 부족하였습니다. 핸드폰을 무료로 충전하는 충전소가 있지만 사용시간이 정해져있고 또 기다리는 시간 포함하여 약 한시간 정도를 소모해야하기에, 저는 마지막날 5파운드를 내고 유료로 충전해주는 곳에서 외장배터리를 충전하였어요. 하루에 먹는걸로도 5파운드를 쓰지 않았는데 핸드폰 충전에 5파운드라니요. 하지만 핸드폰 수명 연장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어요. 그렇다고 사진을 무더기로 찍은건 아니고, 아래 있는 사진들이 제가 글라스토에서 남긴 사진의 거의 전부네요.(대체 배터리는 어디에 쓴걸까요?) 이것이나마 있어서 기억을 더 오래 간직할 수 있고, 또 이렇게 공유할 수도 있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저의 첫 글라스토 원정길에 동행해주신 산울림짱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GLASTONBURY FESTIVAL 2013 - WORTHY FARM, PILTON, 6/27 -6/30>>
1) 제가 머물던 텐트에서 보이던 피라미드 스테이지 모습입니다.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다양해서, 이렇게 피라미드 무대 가까이에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자주 가게 되는 메인 스테이지가 피라미드와 아더스테이지였는데, 적당히 두 곳을 편하게 갈 수 있는 위치에 자리잡고 있어서 편리했어요.
사진은 아마도 뱀파이어위켄드 공연 때 찍었던 것 같아요. 쨍쨍한 해를 피하려고 잠시 들어와서 쉬는데, 텐트에서도 음악이 충분히 잘 들리는지라 뱀윜의 경우 반 이상을 텐트에 누워서 앉아서 들었어요. 텐트 안에서 혹은 옆에 의자를 두고 앉아서 공연을 즐기는 무리들이 상당히 많아요.
<< 글라스토에서의 득템 >>
2) 중앙의 꽃종이는 롤링스톤즈 공연 때 뿌려졌던 것을 공중에서 낚아챘던 것이고, 가디언지는 매일 페스티벌 장내에서 살 수 있는데 리암이 나온 부분을 찍어봤어요. 비디아이가 첫날 스페셜 게스트였죠. 글라스토에서 리암을 보다니요.
맷스미스 얼굴이 나온 닥터후 매거진은 왜 함께 두었는가 하면, 글라스토 둘째날에 제가 맷닥터를 실제로 보았기 때문이죠. 글라스토에서 닥터를 보다니요.
3) 공짜로 나눠주는 프로그램 북과 목걸이형 페스티벌 가이드. 프로그램북은 처음에 글라스토 장내로 입장할 때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도착한 날 비가 내리고 춥고 너무 힘든나머지 프로그램북을 쉽게 구할 수 있을 줄 알고 저는 그만 놓치듯 버렸었는데.... 알고보니 다시 구하려면 15파운드를 내고 사야하더군요. 그래서 못사고 있었죠. 그런데 우연히도, 글라스토를 떠나는 마지막날! 출구로 가는 길에 아주 깨끗한 프로그램북이 떨어져 있더군요! 얼른 가방에 넣었습니다.
4) 글라스톤버리 티켓, 팔찌. 팔찌가 나름 헐렁하게 채워져서 온전히 빼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티켓을 배송 받지 않고, 페스티벌 장소 도착하여 해당 부스에서 받았습니다. 이름 말하니까 별다른 확인절차도 없이 주더군요. ^^;
5) 장내에서 파는 생수. 1파운드였나? 가격이 잘 기억이 안나네요.
오른쪽은 "Team Peaks" 커피라고, 샬라탄즈Charlatans 보컬인 Tim Burgess 가 유통하는 커피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커피가 담겨나오던 종이컵. 글라스토 라인업에 팀 솔로가 있어서 좋아했었는데, 그와 더불어 장내에서 팀픽 커피를 파는 점포도 입점해있길래 매일같이 가서 마셨습니다.
6) 오피셜 티셔츠 앞면. 앞면 디자인은 총 두 종류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둘 다 이쁘다는 생각은 못했습니다만 그래도 기념으로 하나 골라서 샀습니다. 색상은 주로 칙칙한 종류로 다양했습니다.
7) 오피셜 티셔츠 뒷면. 물론 이 뒷면을 위해 티셔츠를 샀습니다.
8) 롤링스톤즈의 글라스토 맞춤 티셔츠. 대부분의 티셔츠가 15파운드 할 때 20파운드 하는 티셔츠라 눈물을 머금고 샀습니다.
둘째날 롤링스톤즈 공연 전에 샀는데, 공연 후에 급속히 완판되더군요.
<<글라스토 첫째날>>
9) 제 첫 글라스토의 첫 공연이 비디아이라니. 이보다 좋은 시작이 제게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일주일의 휴가만으로 글라스토를 계획했답니다. 휴가를 많이 낼 수 없는 분들도 딱 일주일이면 다녀올 수 있어요.
수요일 출국 - 영국 수요일 저녁 런던 도착 - 런던에서 1박 - 목요일 글라스토로 출발/입성
---->> 월요일 런던 도착 및 귀국편 비행기 탑승 - 한국 화요일 인천공항 도착
런던에 도착해서 입국심사 줄에서 트위터를 켰는데(;) 글쎄 비디아이가 글라스토에 뜬다지 뭡니까?! 출국 비행기 타기 전까지만 해도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입에 귀가 걸리는지 귀에 입이 걸리는지도 모를지경으로 좋더군요.
10) 이런 저런 악재들 마무리되고 어서 내한 소식이 들려오길 바랍니다.
기존 비디아이 팬분들이 이번 2집 투어를 꼭 직접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브라스와 함께하는 브링더라잇을 꼭 다시 듣고 싶어요.
11) 글라스톤버리에서는 일반 업체들 광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신 그린피스, 워터에이드 등에서 주관하는 캠패인 배너들이 걸려있고, 스크린 영상으로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12) 첫날 헤드라이너의 위엄
13) 비디아이를 보고 나서는, 본헤드를 보러 이동했습니다. 본헤드의 밴드 Parlour Flames 의 공연. 공연장을 찾기 어려워서 헤매다보니 조금 늦게 도착해서 중간부터 보았습니다. 안타깝게도 본헤드보다 보컬에게 시선을 빼앗겨서 보컬에 집중하다보니 금방 공연이 끝나더군요. Parlour Flames 의 보컬에게서 자비스 코커가 연상됩니다. 그래도, 제가 글라스토에서 본헤드를 보다니요.
14) 본헤드를 보고 점심을 사먹고 피라미드 스테이지에 도착하니 사람떼가 와글와글. Broken 때 소름이 돋았습니다.
이 날의 Broken 영상 http://youtu.be/GJRSpbgYrtU
15) 무려 제이크버그가 라이트닝볼트를 부르는 것을 등지고 피라미드 스테이지를 떠나서 장내 구석에 위치한 고지대인 파크 스테이지로 급하게 올라간 까닭은 킹크룰King Krule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공연 중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펜스 끄트머리를 차지할 수 있다니, 파크 스테이지 공연은 대개 그런가 봅니다. Baby Blue 에서 소름이 또 돋았습니다. 제잌벅과 킹크룰 모두 94년생! 94년에 1집 앨범을 낸 오아시스 계열을 오전부터 보다가 이어서 94년에 태어난 아이들을 보다니요.
16) 킹크룰 한번 들어보세요. 아직 정규 앨범도 나오지 않은 신인. 이 날의 Baby Blue 영상 http://youtu.be/gLN7zTYxcRY
17) 파크 지역에서 하산하다가 멋있음에 멈춰서게 만들었던 광경.
18) 고대하던 루미니어스The Lumineers를 보고나서(이 때 폰 배터리 방전) 텐트에서 잠시 쉬다가 나와서는
알트제이 Alt-J를 보았습니다. 인기 많더군요. 맨발의 기타리스트에 정신을 빼앗겼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습니다.
19) 악틱몽키즈를 보기전에 또(!) 잠시 쉬려고 텐트에 들어갔다가 결국 깜빡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잠이 깼을 때,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잠시 악틱을 놓쳐버리고 정신없이 잠을 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망연자실하다가 시계를 보니, 시작 5분전!
허겁지겁 텐트에서 나왔더니 이미 피라미드 스테이지는 점령당한 상태였죠.
20) 악틱몽키즈는 어디에?
가뜩이나 스크린도 멀리있는데 그마저도 사분할 흑백으로 쏴주는 등 하는지라 알렉스 얼굴을 힐끗도 잘 못보았어요.
21) 악틱몽키즈는 어디에?
보이건 말건, 악틱몽키즈는 떼창이 가능한 밴드였습니다. 스크린도 손톱같이 보이는 무대와 머나먼 장소에서도 그 빠르고 정신없는 악틱몽키즈의 노래를 모두가 함께 부르는 곳. 보이지는 않아도 코너스톤을 들을 수 있어서, 글라스토에 모인 사람들과 함께 코너스톤을 나눌 수 있다는게 행복했습니다. 집에 와서 이 날의 악틱몽키즈 HD영상을 받아서 확인해보니 무대도 멋졌더군요!
2번째 게시글로 이어서 조만간 둘째날과 셋째날 사진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아 글 성스럽습니다 ㅜㅜㅜㅜㅜ 저도 커서 가보고싶어요 ㅜㅜㅜ 그나저나 비디떠서 무지 좋으셨겠어요
네 입국 심사대에서 소리지를뻔 했어요 하하;;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뇨 그닥. 제가 그냥 요리조리 걸어가서 충분히 펜스를 턱하고 잡을 수 있을 정도였어요. 한 100명 정도 있었던거 같아요;;
성지순례 하셨군요ㅠㅠ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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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오ㅓㅏㅏ 잘봤습니다! 재밌네요 ㅎㅎㅎㅎ저도언젠간 글라스토를 꼭.... 죽기전에가고싶은페스티벌1위ㅜㅜ 주간중간에 택미님말투ㅋㅋㅋㅋ 제가 글라스토에서 누구누구를 보다니요! 재밌었어요
일단 침부터 닦고-ㅠ-..후기 감사해요!!저 무대도 그렇고 하늘도 사람들도 너무 좋아보여요ㅜㅜ부럽습니다!! 글라스토가 돈 써서 2014 헤드로 오아시스 세운다는 루머를 믿고 적금을..ㅋㅋ
우와.. 그럼 저기 앞에서 펜스잡는 사람들은 그날 하루종일 아무곳도 안가고 서있는 사람들인가요?
피라미드나 아더스테이지 등의 메인 스테이지 펜스를 안잡아봐서 모르겠어요. ㅠㅠ 다음번에 가면 피라미드 펜스도 한번 잡아보기로....!
우와...멋있네요.. 저도 텤미님 처럼 성공한 덕후가 되겠어요 ㅋㅋㅋ
으아 성공이라뇨. 성공은 아니고 그냥 덕후입니다. 20대에 꼭 글라스토는 한번 가봐야지! 하고는 여러 여건상 미루기만하다가 겨우 막차탄거예요 ㅋㅋ 성공한 덕후 저도 되고싶은데요....!
이미 성공하신것 같은데요..ㅜㅠ 저도 이제 4달뒤면 나이에 2를 다니깐 꾸준히 준비해서 이십대중반쯤에는 글라스톤이나 영국에 다녀올 수 있도록 해보고 싶네요:) 멋있습니다!!!
대박 ㅠㅠ 대박이란 말밖엔.. 이미 롤링스톤즈에서 말이 필요없지만 거기다 맷닥에 비디아이라뇨 ㅜㅜㅜ
후기 재밌게 읽었어요!
비디아이가 첫날부터;;; 정말 행복하셨을듯하네요ㅋㅋ
와우!
부럽다.....아 나도 꼭 죽기전에 가보고싶네요....ㅠ.ㅠ
King Krule 처음들어보는데 감동이네요 너무 좋습니다 ㅜㅜ 후기 잘 보았어요 정말 즐거우셨을 것 같아요>_<
음악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모습은 완전 귀요미 킹크룰 이랄까요. 첫 앨범이 나오기를 고대하고 있답니다!
죽기전에 저도 레딩과 글라스토는 한번 꼭 가보고 싶어 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