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버트 그레이프
-피터 헤지스
특별한 가족을 둔 시골 청년의 성장기
특별한 가족을 가진 부루퉁하고 익살스러운 시골 청년의 성장기,
그리고 아메리칸 드림의 흐름에서 밀려난 아웃사이더들의 애잔한 노래.
라세 할스트롬 감독, 조니 뎁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의 원작소설.
‘음악 없이 춤을 추는 것 같은’ 따분한 마을 엔도라의 식품점 점원 길버트 그레이프. 그는 늘 꿈을 꾼다. 이곳을 떠나 자유로워지는 꿈을, 아니면 자기만 그대로 남아 있고 가족들은 전부 다른 사람들로 바뀐 그런 꿈을.
덫에 걸린 듯 답답하고 무기력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길버트의 눈앞에 홀연 엔도라 모든 남자들의 눈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소녀가 나타나고, 그 아이의 자극과 도움으로 길버트는 서서히 가족들과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한다.
『길버트 그레이프』는 지금은 영화 '어바웃 어 보이'의 각본가와 '댄 인 러브'의 감독으로 더 유명한 피터 헤지스의 첫 장편소설이다. “가장 탁월한 데뷔작” “냉소가 번뜩이는 지성이 가득하다”라는 찬사를 들은 이 소설은 존 업다이크, 셔우드 앤더슨, 리처드 브라우티건 등의 작품에 비견되며 미국 현대소설의 고전의 반열에 올랐고, 15개국에 번역 · 출간되었다. 『책도둑』의 작가 마커스 주삭은 『길버트 그레이프』를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아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애너 퀸들런도 『독서가 어떻게 나의 인생을 바꾸었나?』라는 글에서 ‘10대들에게 보다 인간다운 느낌을 갖도록 도와주는 책 10선’에 『길버트 그레이프』를 꼽았다.
평범한 이웃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시선과 진심 어린 응원
라세 할스트롬 감독, 조니 뎁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
잊지 못할 그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의 놀라운 원작소설!
주민 1901명의 작은 시골마을 엔도라. 스물네 살 청년 길버트 그레이프는 답답하기만 한 그곳의 생활에서 벗어날 꿈만을 꾸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식품점 직원이다. 한때는 온 마을 남자들의 연인이었던 엄마는 남편의 자살 이후 폭식을 거듭한 끝에 몸무게를 짐작할 수 없는 거구가 되었고, 하루 종일 앉아서 TV를 보는 의자 밑의 마루는 금방이라도 꺼질 듯이 위태롭다. 지적장애아 남동생 어니에게서는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고, 화장과 남자와 예수 그리스도 순서로 정신이 팔린 사춘기 여동생은 길버트의 속을 끊임없이 긁어댄다. 모든 걸 참고 가족들을 보살펴온 큰누나 에이미는 아직도 엘비스 프레슬리의 죽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레이프네 가족들을 기다리는 가장 큰 사건은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게 기적이라는 어니의 열여덟 번째 생일. 엔도라에 남은 가족들과 그곳을 떠났던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일 무렵 모두의 눈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소녀 베키가 자전거를 타고 마을에 나타나 길버트의 주위를 맴도는데…….
길버트 그레이프의 삶을 갉아먹는 것은 무엇인가?
헤지스가 창조해낸 아이오와 시골마을의 퉁명스럽고 냉소적이면서도 다정한 청년 ‘길버트 그레이프’는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친숙해진 이름이다. 원작소설에는 영화에서 미처 표현하지 못한 사건들과 인물들이 더욱 알차고 짜임새 있게 들어 있으며, 까칠하고 냉소적이면서도 지혜로운 눈으로 인생을 바라보는 길버트의 독백은 더없이 통렬하고 위트가 넘친다. 지긋지긋한 가족, 황량하고 답답한 시골, 대형마트 푸드랜드와 패스트푸드점 버거반으로 상징되는 자본주의의 침범과 교회에 대한 반감, 들끓는 청춘의 욕정…… 영화 속의 과묵하고 착한 청년이 속으로는 이렇게 부글거리고 있었던 것. 하지만 시종일관 가족이나 추억을 비꼬면서도, 길버트는 저도 모르게 단란했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가족에 대한 애정을 흘리고 만다.
길버트 그레이프의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길!
답답하고 별 볼일 없지만 결코 평화롭지는 않은 이 시골 청년의 일상을 그린 이 책에는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눈물을 짓게 하는 에피소드들이 적당한 간격으로 배치되어 처음부터 끝까지 생동감과 긴장감이 넘친다. 개성 넘치고 정겨운 등장인물들뿐 아니라 작고 쓸쓸한 시골마을이라는 배경까지도 가슴속 깊은 여운을 남긴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가족들과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하는 길버트, 또 서로를 보듬으면서 상처를 치유해가는 그레이프 남매들의 앞날에 행운을 빌어주게 될 것이다.
<책 속으로>
오늘 같은 이런 아침에 내가 밝은 면을 찾기란 쉽지 않다. 내 나이 스물넷에 아이오와 주 밖으로 나가본 건 무려 단 한 번뿐이며, 지금까지 살면서 해온 일이라곤 모자란 동생 뒤치다꺼리에 엄마 담배 사다 드리기, 그리고 엔도라의 훌륭한 어르신들을 위해 물건을 봉투에 담아드린 일뿐이라는 사실을 외면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 본문 12쪽 중에서
“형이 점점 작아지는 거야.”
“그래?”
“맞아. 형이 점점 작아지는 거야. 오그라들어.”
가끔은 멍청한 사람들이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소리를 하기도 한다. 어니마저도 내가 쳇바퀴에 갇혔다는 걸 알고 있다. - 본문 14쪽 중에서
이런 밤에는 집에서 나가야 한다. 차를 몰고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로 떠나는 꿈을 꿨다. 어렸을 때 TV에서 본 가족들을 상상했다. 잘생긴 사람들과 빠른 차, 나만 그대로 남아 있고 우리 가족들은 전부 다른 사람들로 바뀐 그런 장면을 꿈꿨다. 나만은 이 모습 그대로인 꿈. - 본문 50쪽 중에서
길버트 그레이프는 이 마을 사람들을 위해 무수한 통조림과 먹을거리를 쌓으면서 사색가, 아니면 몽상가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오랜 세월에 걸쳐 내 실력은 완전자동에 너무나 자연스러워져서 뭘 하는지 생각조차 할 필요가 없었다. 아니, 생각이 아예 제멋대로 어슬렁거렸다. 몸과는 달리 나도 마음만큼은 한자리에 붙박여 있지 않았다. 디모인에 있는 대형쇼핑몰 멀헤이에 가거나, 차를 몰고 사막을 가로지르거나, 오마하의 어느 지붕에 올라가 토네이도가 하늘을 가르며 몰려오기를 기다리기도 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생각 속에서만큼은 내가 이 가게나 마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 본문 120쪽 중에서
어니는 병원에 일주일쯤 있었다. 아주 긴 시간이었다. 나는 늘 어니가 멍청해서 아무 짝에도 쓸데가 없다고 생각했을 뿐, 녀석이 우리에게 주어진 거의 최고의 축복이라는 사실은 깨닫지 못했었다. 어니가 한쪽 눈을 잃기 전까지는. - 본문 162쪽 중에서
<책 속 밑줄 긋기>
가끔은 멍청한 사람들이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소리를 하기도 한다
가끔은 멍청한 사람들이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소리를 하기도 한다. 어니마저도 내가 쳇바퀴에 갇혔다는 걸 알고 있다. (15쪽)
어렸을 때 TV에서 본 가족들을 상상했다. 잘생긴 사람들과 빠른 차, 나만 그대로 남아 있고 우리 가족들은 전부 다른 사람들로 바뀐 그런 장면을 꿈꿨다. 나만은 이 모습 그대로인 꿈. (50쪽)
"번쩍번쩍 요란스러운 네온사인 같은 건 스쳐가는 유행일 뿐이에요. 우아하고 단정한 것들이 다시 인정받게 될 거예요." (124쪽)
중요한 건 속에 있는 거야. (164쪽)
"언젠가는 너도 자식을 세상에 내놓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날이 올 거야. 누군가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내가 그 눈의 원인이라는 걸 알 때의 느낌." (265쪽)
*네이버-오늘의 책
첫댓글 잔잔한 책일것 같아요.. 뭔가 이런책 한권 끼고 캠퍼스를 걸어다니고 싶었는데 ㅋㅋㅋ 기회가 되면 꼭읽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