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기 중국 양무제가 육식 금지령 내리자 사람들이 '콩고기' 만들어 먹었대요
대체육(代替肉)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널드가 2년여 전부터 미국에서 식물성 버거를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이 버거에는 소고기 대신 콩·쌀·감자 등으로 만든 패티가 들어가요.
이렇게 식물성 재료로 모양과 식감이 고기와 비슷하게 만든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요. 육류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오염 물질을 줄이고 동물 보호 등을 위해 채식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에서도 만두·너깃에 육포까지 다양한 대체육 음식들이 나왔어요. 최근엔 동물 세포를 배양해 만든 대체육도 나오고 있어요. 이런 대체 고기가 아주 옛날부터 있었다는 사실, 알고 있었나요?
대체 고기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콩고기'는 6세기 중국에서 개발됐대요. 당시 중국 남조 양나라 황제 양무제는 근본주의적 불교 종파의 열렬한 신봉자였어요. 그래서 살생을 금하는 불교 계율을 지키기 위해 승려뿐 아니라 모든 백성에게 음주와 육식을 금하는 '단주육문(斷酒肉文)'을 반포했죠.
하지만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고기를 끊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고기와 식감도 비슷하고 영양가도 있는 먹을거리를 찾아 나서 결국 승려들이 콩고기를 개발했어요. 이후 고기와 더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 연근·버섯·유부 등을 첨가하기도 했어요.
중세 유럽에서도 사순절 때 식물성 고기를 먹었대요. 사순절은 기독교에서 부활절 이전 40일간 예수의 고난을 기억하는 의미에서 육식을 안 하는 등 금욕하는 기간을 말해요. 이때 동아시아에서 전래된 '식물성 고기'를 먹었다고 합니다.
훗날 시리얼 회사 켈로그를 창업한 존 하비 켈로그(1852~1943) 박사는 의사로 일하던 1896년 땅콩을 이용한 식물성 고기 제품을 개발했어요. 이 땅콩 고기는 양고기와 맛이 비슷하고 양념을 잘 배합하면 바비큐 비슷한 맛과 식감이 나기도 했대요. 켈로그 박사는 금욕을 중시하는 안식교 신자였는데, 자극적인 육식이 금욕을 방해한다고 생각해 대체육에 관심을 갖고 개발했다고 합니다.
이후 대체육은 1차 세계대전 때 다시 주목받게 됐어요. 전쟁에 모든 물자가 동원되자 고기를 먹기 힘들어진 사람들이 땅콩 등 식물성 고기를 찾게 된 거예요.
북한에선 1990년대 '고난의 행군'으로 불린 극심한 경제난 때 콩깻묵(콩기름을 짜고 남은 콩 찌꺼기)을 롤러로 얇게 밀어서 만든 인조 고기가 장마당을 중심으로 퍼져 나갔어요. 이 콩깻묵 인조고기는 지금도 북한 식당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