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 리듬활동을 짧게하고, 드디어 도토리를 주우러 나갔습니다. 산길은 어제 내린 비때문에 미끄러울 것 같아서, 산성으로 올라가는 데크길을 따라 서문까지 걸었습니다. 어제까지 사진으로만 보았던 여섯 종류의 참나무 잎과 도토리를 오늘은 눈으로 직접 확인하러 갑니다. 제법 먼길인데도, 아이들은 길에서 도토리를 줍느라 힘든줄도 모릅니다. 길에 떨어진 도토리를 보면 마치 보물이라도 발견한듯 좋아하면서 냉큼 냉큼 주어담는데, 그러다보니 속도가 느려서 거의 두시간이 걸려 서문에 도착했습니다. 도토리만 주운것은 아니고, 길에서 만나는 곤충들과도 한참을 놀았습니다.
서문 뒷편은 참나무밭이라고 불러도 될만큼 각종 참나무가 많이 있었고, 바닥에 도토리도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이제, 아이들은 잎만 보고도 어떤 참나무인지 제법 잘 알아맞히네요. 도토리 모양이 이처럼 다양하다는 것을 저도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진샘 말씀처럼 아이들이 곧 '참나무 박사'가 될 것 같습니다.^^ 도토리를 줍느라 힘든줄 몰랐던 아이들이 서문에 도착하니 그제사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프다고 합니다. 진샘이 선심을 한번 크게 쓰셔서 다함께 버스를 타고 내려왔습니다. 교실에 돌아와 각자 비닐봉지에 담아온 도토리와 참나무잎을 꺼내놓고 살펴보니, 모든 아이들이 여섯 종류의 다른모양 도토리를 채집하는데 성공했네요.
저도 도토리도 줍고 주변 풍경도 사진에 담으며 즐겁게 아이들 뒤를 따라 걸었습니다. 정말 많은 종류의 식물들이 지구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 수없이 다양하고 아름다운 모양과 색들은 어디서 비롯하는 것일까요? 참으로 신비롭기만 합니다. 덕분에 초가을 풍경에 푹 젖을 수 있었던 멋진 하루를 보냈습니다. 오후에는 초중고 모두 함께 북구 경찰서에 갔다고 합니다. 사진을 보니 거기서도 재미있게 보낸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