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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심사한 소극장뮤지컬오디션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005-07-04/짝재기양말
연극 많이 보는 것으로 소문이 잘난..
그게 아주 오래된 현역관객 입장되어 오디션을 심사했다.
뮤지컬오디션을 보는 '삼일로창고극장'에서..
내 소개는 한편 거창에서 하는 것도 아닌데 거창했다.
한국연극 평단대표 관객대표 어쩌구로..
작품명찰은 이강백 作 '결혼'이란 희곡.
이 훌륭한 한국의 극작가가 30년 전 초창기 때 쓴 단막희곡을 모태로
짧은 대본 끈 늘려 중막 뮤지컬로 현대화한다는 것.
다소 심각하고 딱딱한 소재로 다룬 원작을 음악에 노래를 넣고 재간 부려 재미나게
쉽고 낯설지 않게 시대정서에 적응 말랑말랑하게 보여준단 거다.
각색이 상당히 들어가나 거의 개작이라 봐도 될 정도..
심사는 극장대장이자 연극음악작곡가로
각색참견에 음악작곡에 연출제작총대까지 담당할 정대경과
성균관대 무용전공선상이랑 이미 소개된 나다.
주고받는 얘기로는 인터넷에 소문 낸 이후 조회는 1800명 정도라는데..
늘 그렇듯 등록자는 20여명이고 나온 건 그 절반이다.
이렇게 엄청난 수치로 걸러지는 확률이 조성된 원인은
어줍잖게 양키式 산업화를 도모해댄 뮤지컬시장 장사꾼들 상업적인 책임이 크다.
슬럼화를 부추겨대는 거기에 편승해 놀아난 저급인력도 문제다.
연극극장이나 단체면 '극단'하면 될걸 '프로덕션'이란 말을
꼬박꼬박 쓰는 덜떨어진 허접들이 오늘도 뮤지컬오디션이란 시장을 어슬렁거린다.
대개 코러스나 단역을 채우는 이들은 상업적 경제성에 우선한다.
이들도 사회적 대외적으론 마빡에 연극인이고 예술가라 떠 벌일 터.
열댓 명을 맞이하면서 놀란 '면접의 발견'은
자유지정곡으로 설정한 '양희은'의 '아침이슬'을 잘 모른다는 거다.
생활 속 노래방문화에 자연스런 이 노래를 모르다니..
유승주니나 박짜노에 익숙한 재수 없는 양키式 식민문화를 다시 보는 스트레스..
통기타의 낭만을 모르고 자라서 사는 이들은 꼭 마네킹 같다.
남녀합동 열댓 명 오디션에 재주를 보고 checking을 했다.
심사명부에 등록된 인물들 신상에 이력을 살펴본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순차적으로 7~8명씩 끊어서 명단을 만들어 놨다.
이름, 나이, 군복무유무, 학력, 출연경력 기타 등등.. 여기에
자유연기, 지정연기, 자유선곡, 始唱(시창/첨 보는 악보에 반주 맞춰 노래부르기)
-初見(초견)시창이라고 함), 무용선택 및 지정 등 나눠져 있다.
나이는 20대 중 후반, 30대 초반, 39살짜리도 하나 있다.
학력은 대부분 어디어디 연극영화과 다니거나 출신으로 간혹 고졸도 있고..
이런 오디션에도 변명을 담아 지각하는 족속이 꼭 있다.
연극은 약속예술인데.. 이런 것들은 심사할 가치도 없이 checking을 생략한다.
시창이 전혀 안 되는 중생, 목소리가 영 아닌 중생, 춤 하나 못 추는 중생들..
아니, 뮤지컬 오디션인데 뭐 하려고 나왔는지.. 참, 나1~
이들이 '아침이슬' 모름은 당근 공통점이다.
창고극장이 어떤 연극으로 뭐해먹은 언젯적 극장인지도 모른다.
나름대로 예술 하려는 청춘인데 외계인 같은 느낌..
심사하다말고 무대 나가 한 수 시범 보이고 싶은 맘이 꿀떡같았다.
반면, 노래 연기 춤에 있어 자신이 출연했거나 연습한걸
CD로 떠와 다져진 기량을 선뵈는 친구도 있고 악보를 갖고 와 생음악 라이브로
연주를 부탁하고 노래 부르고 춤추는 좀더 여문 프로들도 있다.
첨 보는 악보를 접하면서 피아노건반으로 즉흥반주를 구사하는 음악대장.
이건 오디션 보다가 거꾸로 오디션 당한다는 느낌이다.
이런 참~한 중생에겐 이것저것 자꾸 시켜보고 물어보는 건 당근~
초반에 헐렁이들이 지나가고 나중으로 갈수록 실력들이 좋다.
이런 오디션 바닥에도 선수는 후반에 뛰나~
세시간 가까운 오디션 끝에 난 남자둘 여자 셋 5명을 선발했다.
작품에 딱 맞아떨어지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인재발굴 등용이란 긍정적 가능성을 보고..
작품에 합당한 캐릭터는 심사대장이 결정할 일이다.
배역을 정하고 배역을 늘리고 자시고 할건 연출총대 맘대로 하는 거니..
오디션을 보니 연극에서 극중 오디션을 보는 '유리가면-기적의 사람'이 생각난다.
오유경役의 '이윤신'이란 야물 딱지 연기재주의 진국 배우..
오디션뿐 아니라 세상만사 모든 것이 일맥상통하지만
자신이 모르는 세계에 자신을 나타내고 알리는데 '대충'이란 말은 없는 것이다.
최소한 극장, 작품, 배역을 파악 공부한 다음 준비해 가야한다.
존재가치로서 정체성의 시험대로.. 승부수의 도장으로..
자신이 젤 잘할 수 있는 것으로 골라서.. 이왕이면 타이어처럼 스페어까지..
외모 미모 한껏 빛내줄 유혹의 매력으로 패션에 미용까지..
재주가 없으면 발굴시키면서 남보다 떨어지면 피 튀기는 승부근성으로..
관심을 지나치게 몰입시키는 관찰력으로.. 집중력으로..
세상이 날 알아주길 바라기전에 내가 세상에 포인트가 되어 알려나가는 거다.
짝재기양말 신고 바람개비 모자 쓰고 돌아다니는 나처럼..
참 오랜만에 연기 노래 춤을 '토막-감상'하는 별난 시간이 되었다.
http://www.otr.co.kr/column_board/index.htm?lsid=13
첫댓글 재미있으셨겠네요~ 심사장면이 더 오디션 장면이었을것 같네요..
프로와 아마와 허접들 몽땅 나와 노는데.. 왜, 그리.. 분별이 명확한지.. 제 눈에 안경에 주접도 많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