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정기산행
언제 : 2009년 8월23
누구와 : KT산악회 회원
어디로 : 구나무산(858.8 m)
세월의 흐름이 유수 같다고 옛말이 있듯이 많이도 흘러 갔다.
30년 전 이마에 송충이(?)하나 달고 막 창설된 이름 모를 부대에 전입(우리가 신병으로 처음) 정문에서 한 시간 이상 뺑뺑이를 돌고 땀이 범벅이 되어 위병소에 들어가니 너 성원이 아니냐 한다. 우쒸~~
자세히 보니 고등학교 일년선배가 위병조장으로 버티고 있질 않는가
캬~ 이제 너는 군생활 편하겠다면서 인솔자인 이인배 상병이 애기를 한다. 춘천에서 동기 2명과 가평 모 부대로 전입되어 이상병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 가평 시내 중국집에서 탕수육에 한잔하고(겁도 없이) 낮에 들어가면 힘드니깐 점호 끝나고 들어가자고 하여 막차 타고 밤늦게 도착, 거나하게 입소식 했던 기억과 부대 앞에 흐르는 하천에서 호박돌을 나르던 기억 등 젊은 시절 삼십육 개월의 연을 만든 곳이 가평이다. 젊은 날을 보낸 그곳은 서울에서 불과 50Km 떨어진 곳이지만 그때만해도 무지 먼 곳이었던 곳이며 산이 많고 추위가 일찍 오는 그런 곳으로 인식이 되었고 시내만 벗어나면 도로 포장이 안되어 차 한대만 지나가도 몬지가 흰 띠를 길게 만들어 놓아 입을 막고는 했지만 전국에서 이름난 잣의 생산지이며 산이 많아 이름난 계곡도 수십 개에 달하며 북한강 자락에 형성되어 산수가 잘 조화된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청정구역이다.
산악회에서 7월과 8월은 무더위와 휴가철이기에 근교산행을 하기로 했던 것을 수정하여 8월(7월에는 도봉산 산행 실시)에는 가평에 있는 구나무산으로 바뀌었다. 산악회에서 가평 인근에 있는 이름난 산은 어느 정도 다녀왔지만 구나무산은 산 입구에 있는 대원사에 몇 번 오른 적은 있지만 정상적으로 산행을 해본 것은 아니기에 마음을 설레게 한다.
구나무산은 가평군 북면 백둔리에 소재한 산으로서 경기 제2봉인 명지산(1.267m)에서 남쪽으로 뻗은 능선 중 아재비고개에서 맥을 낮춘 후 다시 솟아 연인산(1.068m)을 세운 후 남동쪽으로 또 하나의 능선을 갈라 놓으며 송악산(705m)에 이어 구나무산(노적봉)을 일으킨 후 가평천으로 스며들며 맥을 다한다. 나무 껍질이 두꺼워 껍질이 병마개 재료로도 활용한다는 참나무와 비슷한 구나무가 많이 서식한다고 해서 구나무산으로 불리었지만 1999년 가평군 지명위원회에서 군을 찾는 등산인이나 관광객에게 좀 더 정확한 관광안내도 제공과 관내 명산을 알리는 취지에서 노적봉으로 이명을 했다고 한다. 아기자기한 면은 없으나 전형적인 육산으로 산행시간도 비교적 짧아 간편한 산행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산이다.
토요일 오전에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나서니 완연한 가을 날씨이다 들판의 곡식낱알을 익히기 위한 강열한 햇살에 한강분지에 피어 있는 코스모스들은 더 아름답고 청초하게 바람에 흔들린다. 오늘은 윤태형님과 팔당까지 라이딩하기로 약속하고 뚝섬인근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수정하여 잠실에 들여 회장님에게 맛있는 점심을 뺏어 먹고 귀가했다.ㅋㅋㅋ
일요일 아침 단출하니 25명을 태운 버스는 정시보다 약간 늦게 출발, 자욱하게 깔려있는 안개 속을 50여분 달려 에덴농산물센타 휴게소에 정차 커피한잔과 휴식을 취한 후 산행 들머리인 백둔리에 8시35분에 도착 산행준비를 한다. 오는 길에 좌측으로 올려다보니 어프로치가 장난이 아니다 싶어 반바지로 갈아 입고 하차하니 항상 늦는넘 오늘도 제일 끝으로 하차한다.ㅋㅋㅋ
좌측으로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포장된 도로를 10여분 올라 280년이 되었다는 대원사에 도착한다. 군 복무시절 석가탄신일 이면 이곳에 올라 불공도 드리고 점심도 얻어 먹은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전에는 대웅전 정면으로 깎아지른 길로 계단이 되어 있었던 기억이 있지만 현재는 우리가 지나온 길처럼 차량도 왕래 할 수 있도록 포장까지 되어 있다. 대웅전에서 보이는 정면의 산세는 곡선도 없이 아름답게 봉우리를 연출한다. 사찰 왼쪽으로 등산 안내도가 세워져 있으며 그 옆에는 좋은 글이 큰 돌에 새겨져 있다.
욕망이 채워지지 않을 때의
갈등과 괴로움이 번뇌의 원인이니
건강이 가장 큰 이익이요.
만족이 가장 큰 재산이며
신뢰가 인생의 가장 큰 친구이며
마음의 평안이 이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이다.
노적봉 3.5Km라는 이정표를 뒤로 하고 통나무 계단을 좀 오르니 급경사가 우릴 기다리고 있다. 떡갈나무 종류의 무성한 잎들은 8월이 제공하는 태양빛을 받기 위하여 저마다 잎사귀를 넓게 펴 하늘을 막고 있어 우리가 지나가는 길목은 어둠이 깔려있다. 약간의 바위지대가 나오며 나무에 밧줄이 설치되어 있어 그것을 잡고 오르는 회원도 보인다. 하기사 이정도 급경사로 오르면 지칠 만도 하지, 다른 사람 생각하지 말고 핵핵거리는 본인이나 챙기라고 머릿속에서는 충동질 한다.ㅋㅋㅋ. 출발한지 한 시간 이정표가 나오며 선두가 휴식을 한다. 많은 땀을 흘리니 당분이 많이 들어 있는 과일류들이 배낭에서 나와 서로가 나누어 먹는다. 잠시 휴식 후 10여분 진행하니 등산로 우측으로 산불감시 탑이 보이며 탑 꼭대기에는 카메라가 설치되어 회전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이런 곳이 전망이 좋은 곳이라 생각하지만 무성한 나무로 인하여 조망이 별루다. 그나마 명지산의 봉우리들이 나뭇가지 사이로 살짝 보여준다. 감시 탑을 뒤로 하고 몇 발자국 움직이니 바로 아래 급경사로 밧줄을 잡고 내려가야 하는 곳이 나타나며 후미에 계신 이갑철 형님을 기다려 같이 내려간다.
육산 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곳곳에서 나타나는 너덜지대는 산행에 지루함을 덜해주며 활엽수 주변에는 애기단풍나무와 철쭉나무가 여기저기 서식하고 있어 계절별로 산행에 미를 제공해주겠다. 710고지를 우회하여 급경사로 다시 내려간 후 오르니 중간 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산은 연인산 및 명지산의 유명세도 있지만 대중의 등산객들은 용추계곡쪽을 들머리로 산행을 많이 하는 편이다. 우리가 오늘 산행하는 코스는 급경사가 심한 편이라 이 코스로는 오늘 우리 팀 외 아직 한 팀도 지나간 것을 못 보았다. 그만큼 자연 그대로 있기에 낙엽의 양탄자 길을 걷고 있다 길가에 사마귀가 한 마리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났는지 아님 이제 번데기 속에서 부화했는지 어슬렁거리고 있다. 곤충의 무법자로 불려지는 무시무시한 턱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은 전혀 힘도 없어 보인다. 우람한 떡갈나무들이 많기에 크낙새종류가 많이 서식하고 있어 중간중간 아름들이 나무를 보면 구멍이 나있는 모습이 보이며 등산로 주변에는 멧돼지들이 먹이를 찾기 위하여 여기저기 땅을 헤쳐 놓은 모습들이 보인다. 출발 2시간 만에 노적봉 오백 메타의 이정표를 지나 급경사를 헉헉거리며 오르는데 선두에서 위치 확인 차 무전연락이 온다. 총무는 힘도 들지 않는지 고른 숨소리로 답변을 해준다. 낙엽이 깔려있는 급경사를 올라 삼거리가 나온다. 노적봉 백 메타, 백둔리 입구 3.3Km, 초우쉽터 5.4Km의 이정표가 서있고 잠시 휴식을 하니 후미가 나타나고 전방에서는 말소리가 들여온다. 정상 바로 앞에서 회원들이 가지고 온 진수성찬(?)과 윤태형님이 가지고 온 조그마한 병의 연태고량주 향을 느끼며 편안한 식사 후 냉커피 맛도 느껴본다. 정상에는 노적봉이라는 표시석과 나뭇가지에 구나무산이라고 표시 되어 있는 목판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표시석을 설치 할 때에 산 이름을 바꾸었으면 옆에 옛이름도 곁들여 표시를 해 놓았으면 좋았지 안나 싶지만 이미 설치되어 있는 표시석을 바꿀 수야 없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에 한숨이 나온다. 정상에서 단체 사진 촬영 후 대원사에서 만난 아주머니가 산에 뱀이 많으니 조심하라고 했던 말이 거짓말이라고 이야기하니 바로 앞에서 뱀이 있다고 한다. ㅋㅋㅋ. 다름아닌 도마뱀이 햇볕을 받기 위하여 나무등거리에 붙어 있는 것을 보고 뱀이란다. 예전에는 시골 어디를 가도 많이 보이던 것인데 지금은 이렇게 희귀동물처럼 관찰을 하고 있으니 사진을 찍고 일행을 따라 리본이 있는 등산로로 한참을 내려가니 정종백 자문위원님이 후미에서 구나무골로 갈려면 정상에서 백하여 아까 삼거리 이정표 있는 곳으로 가야 된다고 한다. 한참을 내려왔기에 다시 백하기는 그렇고 용추계곡쪽으로 하산하자고 의견을 모은 뒤 전진하는데 선두가 백하여 돌아 온다. 결국은 20여분 알바. 하산길은 올라온 길과 비례한다고 했듯이 삼거리 지나자 마자 급경사의 내리막길이다. 지나온 길 보다 주변에는 철쭉과 진달래가 많이 서식하고 있어 앞서 가는 회원 한 분이 봄에 오면 좋겠다고 한마디 하신다. 연인산에 가려져 이곳의 아름다움은 일부 산객들만 아는 곳이 되었나 보다. 오백메타 간격으로 설치해 놓은 이정표는 산행 길잡이에 좋겠지만 굳이 외길의 중간중간에 자연과 어울리지 않는 것을 설치 해 놓았는지 모르겠다. 내림이 끝나고 희미하게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보이는(이런 곳에 이정표가 필요함) 안부를 지나 삼거리에서 하산 20여분 만에 왼쪽으로 물안골 하산 이정표를 지나 거북이(윤태형님의 말이지만 내 생각은 해태상으로 보임)처럼 생긴 바위가 바로 앞에 있는 봉우리에게 가기 위하여 오름 짓을 한다. 몇 천 년을 올랐을까 만은 가까워 질 수 없는 무명봉과 거북바위를 바라보며 악연인지 필연인지 서로 어우러지지 못하는 그저 바라만 보는 인연도 있구나 생각하게 만든다. 정상에서 1.5Km를 내려오니 구나무골로 하산하는 삼거리가 나오고 잠시 휴식 나머지 과일로 갈증을 해결하며 일행 중 내려오면서 좀 힘들어 하는 회원에게 윤태형님 왈『등산을 잘 하려면 108배를 매일같이 하면 된다』고 강연을 한다. 하기사 지난주 금요일 날 고대산, 금학산 종주 후 다리근육이 풀리지 않아 토요일에 와이프 따라 절에 들여 나도 한번 해보자 하며 108배를 해보니 땀이 비 오듯 등줄기를 적시며 다리 근육의 통증이 없어진 경험을 했기에 나도 동의를 한다. 108배 하면 불교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일반인들도 장소에 관계없이 체력보강을 할 수 있는 체조로 생각하고 추천을 해주고 싶다. 급경사를 10여분 내려오면서 아름들이 낙엽송으로 이루어진 산행 길에는 여기저기 도토리들이 떨어져 있다. 이곳 도토리는 알이 튼실하니 산짐승들이 겨울나기에 많은 도움이 되겠다. 어느덧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고 등산 안내도에 표시된 폭포가 우측에서 약간의 수량으로 폭포수를 만들어 실낱 같이 타래를 풀고 있고 일행들이 급경사 길을 하산하며 수고한 한 발에게 족욕을 시킨다. 여름 산행이란 이런 맛도 있어야 되겠고 오늘 조금은 힘들었지만 산속에서의 시원한 바람 맛은 느껴보지 않은 이들은 모르리라. 족욕후 돌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등산로를 지나 무성이 나있는 들풀 속을 지나 공터에 당도하니 덩그러니 간이 화장실 하나가 설치되어 있고 햇볕이 장열하는 임도를 따라 진행하니 우측에는 지금도 집을 짓기 위한 망치소리가 들여온다. 도로 주변에는 팬션이 여기저기 지어져 있고 계절의 마지막을 즐기기 위하여 팬션에는 손님들 모습이 보인다. 동네를 벗어나 백둔계곡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니 나무그늘에서 먼저 도착한 회원들이 반긴다. 다리 아래 시원스럽게 흐르는 물을 바라보다 참을 수 없는 유혹으로 윤태형과 나는 냇가로 내려가 등목을 하고 나니 이보다 좋은 더위사냥은 없을 듯하다.
※산행 길잡이
가평하면 산이 많아 등산객들이 많이 찾지만 정작 대중교통을 알아보면 그렇게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산은 얼마 안 된다.(가평시내부근)
ㅇ 동서울터미널에서 15분 간격 가평행 있음(첫차:06:00, 막차:21:20분)
가평터미널(031-582-2308)에서 백둔리 및 적목리 방향 1일 9회
승안리 방향 1일8회
ㅇ 청량리역-가평역 1일 21회(첫차:06:00, 막차:22:00분,1시간20분 소요)
ㅇ 오름길
백둔리 대원사 코스, 승안리에서 옥녀봉코스, 북면 마장리 코스등 다양함.
종주코스로는 구나무산-송악산-연인산-전패봉-매봉-칼봉산으로 U자형 종주 도상거리 약25km
ㅇ 우리산악회에서 다녀온 코스(산행시간 5시간:중식시간 포함)
강변역(07:06분)-에덴농산물센타 휴게소(07:58분)-백둔리 산행들머리(08:32분)-대원사(08:57분)-산불감시탑(09:58분)-식사(11:15분)-구나무산(노적봉) 정상(11:50분)-물안골삼거리(12:45분)-구나무골 삼거리(12:57분)-산행 종료(14:02분)-북한강휴게소(13:05분)-강변역(17:00분)
ㅇ 주변에 명지계곡, 조물락계곡, 백둔계곡, 용추계곡등 물이 맑아 여름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며 경기 제1,2의 거봉들이 있으며 하나하나 열거할 수 없는 수 많은 이름난 산들이 있어 산객들이 많이 찾는 행정구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