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부산사람 이태석기념 청소년 아카데미를 다녀와서
(2013.07.20 ~ 2013.07.21)
부산과학고등학교 홍수인
방학이 시작되는 토요일, 나는 제2회 부산사람 이태석기념 청소년 아카데미에 참석하였다. 위치는 기장 부산은행 연수원이었는데 기장을 자주 가본적이 없어서인지 낯설고 두렵기도 했지만 여러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에서 설레었다.설렘 반 두려움 반인 부푼 가슴을 품고부산은행 연수원에 도착했다. 많은 캠프를 다녀봤지만 그 중에서도 매우 좋은 시설을 갖춘 편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 외에도 운영위원으로 많은 저명한 분들께서 참석해주셨는데 특히 미래의 꿈인 의과대학 교수님이 계셨고 그 교수님께서 부모님과 같은 인제 의대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욱 반갑고 친숙하게 다가왔다. 이런 여러 가지 캠프의 기본적 배경은 정말 마음에 들어서 기쁜 마음으로 캠프에 임할 수 있었다. 드디어, 새로운 만남의 시간! 비교적 빨리 도착해서 앉아있는 동안 한 명씩 차근차근 참가자들이 도착했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들 수 있어서 매우 설레었다.
첫 프로그램은 ‘울지마, 톤즈’시청이었다. 중학교 때 학교에서 한 번 본적이 있었지만 다시 보는 동안 새로운 감동을 느낄 수 있었고 나도 꼭 봉사를 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신부님이 그렇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만약 이태석 신부님이 의사가 아닌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이었다면 그렇게 감동적이면서 큰 도움이 될 수 있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디까지나 이태석 신부님이 그렇게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모든 걸 갖추고 계셨기에 사람들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되고 또 감동을 주는 건 아닐까? 진심에서 나오는 모든 봉사는 아름답고 가치를 매기기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이태석 신부님의 봉사는 자신의 몸을 돌볼 새도 없이 관심을 쏟아 부으셨으며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통한 재능기부를 통해 다른 봉사자들보다 더욱 실효적인 봉사를 할 수 있었기에감동과 영화가 만들어질 만큼의 의미가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도 나의 능력을 향상시켜서 더욱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봉사를 하고 싶다는 꿈이 생기게 되었다.
두 번째는‘who are you’로 각자 오프라인 SNS프로필 만들기와 3keywords를 이용한 자기 소개를 했다. 내 3keywords는 눈웃음, 시골사람, 바이올린으로 했었는데 눈웃음은 내 버릇, 시골사람은 이 웃는 표정으로 전해지는 순박함(?)으로 생긴 별명, 바이올린은 다룰 줄 아는 유일한 악기라서 적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keyword는 ‘여자가 좋아요’다...... 모든 남성들이 공감할 순 있지만 이런 것을 처음 보는친구들에게 공개할 수 있는 용기는 높이 살만하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 오프라인 SNS프로필 만들기를 시작했다. 이 프로필은 전지에 붙여 댓글이 달리도록 했는데 `댓글이 하나도 안 달리면 어떡하지’ 하고 고민하면서 친구들에게 먼저 달아주다 보니 내 것에도 댓글이 달렸다. 역시, 먼저 행동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였다.
다음 순서는 도칠훈 박사님의 특별강연이 있었다. 도칠훈 박사님의 강연은 2차전지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 제공과 이태석 신부님이 톤즈에서 태양 전지를 설치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졌다. 박사님의 강연을 들으며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것도 좋았지만 봉사의 다른 방법들에 대해서도 알아간다는 점이 더욱 의미 있었다.
그 후, 대망의 ‘손바닥 필름제’를 찍게 되었는데 손바닥 필름제란, 평소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찍은 영화를 얘기한다. 주제는 ‘이태석 신부님께서 남기신 것들’에 대해서였고 우리 조는 재능기부에 초점을 맞추었다. 재능기부를 표현하기 위해 빈민촌에 있는 꿈 없는 아이들에게 악기를 주며 가르치는 내용을 찍었다. 기획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는데 그런 의견들을 수용하고 정리하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나서서 그런 역할을 맡아하였다. 감독은 아니었지만 내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서 조원들과 점점 말문도 트였고 그 때부터 얘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었다.
그 다음에는 유서를 쓰는 시간을 가졌다. 조원들과 몇몇의 아이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으며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참가자들 중에서소수의 친구들은 이혼을 한 가정의 아이들도 있었고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경우도 있었다. 그런 친구들의 얘기를 들으며, 어려서부터 물질적인 부족함 없이 화목한 가정에서 하고 싶은 공부와 다니고 싶은 여행들을 다니며 살 수 있어서 감사했다. 밤에는 소심했던 대부분의 우리 조원들이 모여서 진솔한 얘기를 나누고 게임을 하면서 더욱 친밀해 질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튿날에는 O.S.T라는 프로그램을 했는데 O.S.T는 open space technology의 약자로 이는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토론 방식이다. 우리는 ‘봉사와 리더십의 황금비율’을 대주제로 학생들이 낸 소수의견을 소주제로 토론을 시작했는데 세 번의 토론 중에서 첫 번째 토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주제는 ‘학생들에게 봉사란’이란 주제였는데 이 주제를 제시했던 참가자에게서 딱히 토론을 시작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또다시 낯설던 학생들 사이에서 어색해하는 분위기가 맴돌아 멘토 선생님께서도 힘들어하셨다. 그래서, 나는 O.S.T인 만큼 특별히 사회자라고 지정되진 않았었지만 최대한 학생들의 얘기가 끊어지지 않도록 계속 얘기를 이어나가기 위해노력했다. 특히, 주제가 너무 포괄적이었던 만큼 조금씩 세분화시켜 구체적으로 얘기해나가는 방식으로 도왔다. 현대 봉사의 문제점, 장점, 해결방안, 종류등 세부 주제들을 조금씩 제공하며 질문의 형태로 얘기를 하다 보니 우리 조원들도 차츰차츰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하여 마침내는 열띤 토론의 장이 만들어졌다. 첫 토론을 마친 후, 댓글을 달기 위해 SNS프로필을 읽던 중, 그 토론의 멘토를 맡았던 ‘송유정’멘토 선생님께서 말을 잘한다며 SNS프로필에 댓글을 달아주셔서 뿌듯했다.
나머지 활동으로는 Social Innovation Challenge와 손바닥 필름제가 있었는데 Social Innovation Challenge는 고등학생인 우리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봉사에 대해 써보는 시간이었다. 우리 조의 한 학생이 운동을 좋아하는 까닭에 축구 얘기가 나오게 되었고 나는 그 생각을 발전시켜 우리가 축구팀이 되어 후원금을 모아 돕는다는 안을 제시했는데 조원들이 다 받아들여 줘서 고마웠고 기분도 좋았다. 우리조의 학생들 중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가 마크를 맡았고 글을 잘 쓰는 여학생이 글을 쓰는 등 역할 분담 또한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손바닥 필름제를 상영하기 전 몇몇의 학생들이 축하공연으로 장기자랑을 했다. 여러친구들의 끼와 장기를 보면서 재미있고 유쾌한 시간을 보냈고 손바닥 필름제를 보면서 친구들의 뛰어난 창의성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되었다.
이런 모든 활동들이 끝나고 우리는 수료증을 받고 폐회식을 가진 후, 모두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이 캠프를 통해, 나는 평소 부회장임에도 불구하고 빠듯한 학교생활로 좀처럼발휘할 수 없었던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기분이 좋았다. 처음에는 모두가 어색해 해서 멘토 선생님들께서 분위기를 개선시키려 노력하셨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색함이 존재하던 분위기는 ‘Who are you’와 손바닥 필름 기획을 통해 풀리기 시작하였다.내가 먼저 주도적으로 얘기를 하자,모든 조원들이기다렸다는 듯 너도 나도 이야기를 하여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위에서 말한 첫번째 토론이 나를 돋보이게 만들어주었던 것 같기도 하다.그 어색한 분위기를 참을 수 없어서 먼저 용기를 내어 내 이야기를 시작했던 것이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멘토선생님들께도 좋은 점수를 딸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 또, 내 용기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용기를 불러일으켜 모든 조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우리 1조의 멘토선생님께서 현대의 리더십을 설명하는 단어로 팔로워십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다. 팔로워십이란, 모두를 앞에서 이끌어간다기보다 뒤에서 작지만 꾸준히 도와주는 것을 통해서 신뢰를 쌓고 편한 분위기 속에서 얘기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설명을 듣고 나니, 팔로워십을 늘 마음 속에 새겨 다른 사람에게 지시하는 리더가 아닌 모두를 돕고 아우르는 리더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결심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 이번 캠프를 통해 내가 알게 된 것은 차가운 카리스마를 가진 마차를 타고 가는 리더가 아닌 따뜻한 눈길로 솔선수범하여 마차를 끌어주며 도와주는 리더가 되어야겠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서로의 눈치만 보던 조원들이 포스트잇, 펜 등을 직접 하나, 하나 전해주는 사소한 행동만으로도 어색함이 풀리고 친밀해졌던 것처럼……
이번 캠프는능력 향상을 통해 더욱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봉사를 해야겠다’는 꿈을 심어줌과 동시에 나의 숨겨졌던 리더십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있고 보람찬 캠프였다.‘앞에서 군림하는 리더가 아닌 친절함과 따뜻함으로 사람들이 저절로 따르는 리더가 되는 것이 가치있다’는 깨달음 또한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조의 멘토였던‘조경제’선생님께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더욱 현실적인 꿈을 가지게 되었고, 더불어서 내 꿈인 훌륭한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에 있는 인제대 의대생 분들이멘토로 와 계셔서 같이 일박 이일을 보내며, 내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첫댓글 캠프를 다녀와서 느낀 점이 많았다니 흐뭇하고 기쁘네.. 언제나 다른 사람도 같이 생각하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