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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 단편소설 <너의 도큐먼트>, 중구청~조계지~차이나타운 거리
김금희 소설가의 <너의 도큐먼트>는 사업 실패로 신용불량자가 되어 몇 달 만에 한 번씩 집에 들르는 아버지를 ‘나’가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아버지에게 걸려온 전화의 발신번호를 본 주인공은 “아버지가 동인천 근처에 있다고 확신”하고 중구청과 조계지, 차이나타운 일대를 뒤진다. 주인공이 아버지를 쫓은 거리는 인천 여행의 필수 코스다. 중구청 앞 조계지에는 1883년 제물포항 개항 후, 일본인이 거주하던 일본식 목조주택이 늘어서 있다. 짙은 목재 골조에 검은 기와를 얹은 130여 년 전 건물은 오늘날 카페와 사진관, 공방으로 쓰인다. 청‧일조계지 경계계단을 마주한 채 왼쪽의 언덕을 오르면 차이나타운이다. 개항 후 청국영사관이 들어서고 중국인 2,000여 명이 모여 살던 곳으로 붉은색 간판과 “홍등의 무리”가 이국적이다. 한중문화관에서 한‧중 문화교류 관련 유물을, 짜장면박물관에서 짜장면의 역사를 살펴보거나 전통 있는 중국 음식점에서 배를 채울 수 있다. 중국식 공갈빵과 과일에 설탕을 입힌 탕후루 등 길거리 음식도 발길을 붙든다.
이선우 단편소설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한화기념관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의 주인공은 황혼에 만난 노인 커플과 두 사람을 지켜보는 손녀, ‘나’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별을 목전에 두었다. 알코올중독자 아들을 돌보겠다는 할머니의 선택 때문이다. 이들은 우체국에서 할머니 짐을 부치고 짜장면을 먹고 공원을 산책하며 담담한 이별을 맞는다. 2006년까지 한국화약 인천공장이 있던 자리에 들어선 공원은 “할아버지의 삶에 특별한 의미”다. 폭약과 뇌관, 도화선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일한 할아버지는 당시 화약이 터져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당했다. “그 얘기는 올 때마다 들어서 다 외웠”다는 할머니 말처럼, 할아버지에게 이 장소는 잊을 수 없는 상흔을 남겼다. 공원 옆 한화기념관은 한화그룹의 모태이자 국내 화약산업 발상지인 한국화약 인천공장 부지에 조성되었다. 화약 전시관 역할을 하는 공간은 국내외 화약사부터 공장 환경을 소개하는 본관, 화약 제조공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화약 제조공실, 직원의 안전을 기원하며 미사를 드리던 성 디도 채플로 나뉜다.
이목연 단편소설 <보리숭어>, 강화 건평항
이목연 소설가의 <보리숭어>는 강화 건평리 어장과 근처 포구를 무대로 한다. 강화에서 10여 년 산 작가의 내공일까. 글은 서해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포구에서 횟감을 팔아 먹고사는 이들의 삶을 생생히 묘사한다. “고기가 많이 든 날이면 남편의 검은 얼굴조차 환해 보인다”는 ‘나’, 남편을 잃은 뒤 시동생 도움으로 장사를 하는 기옥, 막내아들이 집을 나간 광명호 형님은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 허물없이 지내면서도 옆집만 장사가 잘되면 “심사가 꼬이”고, 때로는 서로의 가장 아픈 곳을 들추어 싸우기도 하며 살아간다. 소설의 배경인 건평항은 강화도 서쪽 건평리에 있는 항구다. 강화나들길 4코스 ‘해가 지는 마을길’ 중 한 스폿이고,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일몰이 아름다워 드라이브 코스로도 인기다. 포구에 모여 있는 횟집에서는 서해에서 갓 잡은 숭어와 광어, 새우, 도다리 등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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