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세 딸이 함께 하는 이색 전시회가 23일부터 속초 풀묶음갤러리(대표 원행 한도웅)에서 열린다.
전시회 제목은 ‘딸 셋이 엄마와 함께 만든 삶 스토리’로 어머니(이종명)는 그림, 첫째(조희숙)와 셋째(조은숙) 딸은 사진, 둘째(조혜성) 딸은 인두화를 전시한다.
이번 전시회는 어머니와 셋 딸이 함께 연다는 것 외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코로나19 시대에 취미 및 여가활동의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라는 점에서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전시회를 열게 된 사연에서 딸들의 어머니에 대한 속 깊은 사랑이 느껴진다. 딸 셋은 여러 해 동안 어머니와 함께 해외여행, 제주도 한 달 살기, 전시회 나들이 등을 하며 꾸준히 추억을 쌓아 왔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을 갈 수 없게 되고 어머니가 고령(91)이어서 바깥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속초에서 인두화 작가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둘째 딸 조혜성 씨는 간혹 수원의 어머니 집에 가서 머물며 인두화 작업을 하곤 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어머니는 인두화를 따라 하다 그림에 흥미를 갖게 됐고, 어머니의 무료함을 달래주고 치매예방과 소근육 운동에 도움이 되도록 동물, 꽃 등을 쉽게 따라 그릴 수 있는 그림책과 크레파스를 선물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식사도 거를 만큼 그림에 재미를 붙였고, 두 권의 그림책을 그대로 옮겨 그렸다. 그리고 그 그림으로 전시회까지 열게 된 것이다.
한도웅 대표는 “어머니가 딸들과 나란히 여는 전시회를 통해 또 하나의 추억을 쌓고 나이를 떠나 아직 늦지 않았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작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많은 이들이 가족의 소중함과 지금 이시간의 소중함을 느끼는 뜻 깊은 전시회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국공예미술협회가 주관·주최하고 속초시와 속초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회는 오는 9월 25일까지 진행된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속초 풀묶음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는 어머니(이종명)와 셋 딸이 여행지에서 함께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첫째 조희숙, 둘째 조혜성, 어머니, 셋째 조은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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