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사)우리 역사학당
카페 가입하기
 
 
 
카페 게시글
민족 무예 여행 스크랩 고수를 찾아서 <13> 절권도 김종학 관장
天風道人 추천 1 조회 738 13.08.31 11:3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고수를 찾아서 <13> 절권도 김종학 관장
"진정한 무술은 정해진 틀이 없다", 간결하고 재빠른 공격 압권, 어떤 상황에서든 대처 가능



"싸움요? 그건 한가한 사람이나 하는 거 아닌가요? 싸움은 꼭 일어나야 할 곳에서 일어납니다. 싸움을 피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싸움이 일어날 만한 곳을 안 가면 되는 겁니다. 그렇게만 해도 싸움의 50%는 줄일 수 있죠. 또 시비가 붙더라도 한순간만 참으면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주먹다짐이라는 것은 가장 나중에 선택할 일이죠. 그래서 호신술로서의 무술의 목적은 갑자기 닥쳐오는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도 상대가 적의를 버리지 않는다면?

자그마한 체구에 나이를 가늠하기 힘든 동안의 사내가 한 제자를 앞으로 불렀다. 제자의 오른손 주먹이 얼굴로 날아오는 순간, 사내가 번개처럼 상대의 오른쪽 삼두박근쪽을 가격한다. 그걸로 승부는 끝. 상대는 팔에 입은 충격으로 공격능력을 상실해 버리고 만다. 얼굴이나 몸통 등 다른 부위를 공격할 필요조차 없는 깔끔한 타격. 전설의 영화배우 브루스 리가 창시했다는 절권도(截拳道)다.

절권도의 '절(截)'은 끊는다는 뜻. 더 이상 공격할 의사를 갖지 못하도록 일차로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하는 것. 그런데도 공격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때는 발차기나 무릎차기 박치기 등 사람의 몸으로 할 수 있는 모든 타격이 가해진다.


 
# 형(形)이 없는 무술, 절권도

김종학(39) 이소룡 절권도 한국총본관 관장.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절권도를 가르치는 무술인이다.

부산 해운대의 한 대형 쇼핑몰 인근. 자그마한 건물의 3층에서 한 떼의 젊은이들이 김 관장의 지도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아무도 도복을 입고 있지 않다. 그냥 셔츠에 운동복 바지 정도. 어떤 이는 넥타이를 맨 채로 수련을 한다. 김 관장은 아예 평상복을 입은 상태다. 도장에는 간판조차 걸려있지 않았다.

"절권도는 정해진 형(形)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배우는 사람들은 어렵겠다 생각하지만 오히려 쉽습니다. 무술은 어떤 틀이 있어야 한다는 예전관념은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그러나 절권도가 무형이라고 해서 아무렇게 해도 되는 게 아닙니다. 나름대로의 도가 트이게 되면 자유로워지죠. 즉 형이 있음으로써 형이 없는 것입니다."

절권도의 또 다른 특징은 간결하고 빠르다는 것. 준비동작조차 없다. 가장 신속하게 타격을 하기 위해서다. 절권도에서는 상대와 마주쳤을때 주먹을 쥔다거나 최소한의 자세조차 취하지 않는다. 그 상태에서 바로 손바닥이면 손바닥, 주먹이면 주먹 등의 방법으로 가격이 행해진다. 뭔가 자세를 잡는다는 것은 무수히 많은 공격의 방법을 스스로 제한할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도복을 입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비는 도장안에서가 아니라 거리 등에서 일어나기 마련인데 그때마다 격식을 갖추고 대응을 할 수는 없다는 것.

"요컨대 도복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길 가다가도, 비키니를 입고도 시비가 붙을 수 있지 않습니까. 잠깐 넥타이 풀고 도복 갈아입고 온다며 상대에게 기다려 달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김 관장이 도장에 간판을 달지 않는 것 역시 같은 이유다. 간판만을 본 채 호기심에서 도장을 찾는 수련생은 반갑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정말로 절권도를 배우고 싶으면 물어 물어서라도 오라는 것이다.

절권도의 동작은 모두 한 번에 이뤄진다. 상대의 공격을 막고 반격하는 것이 한순간이다. 자칫 눈을 떼면 어떻게 공격이 이뤄졌는지 알기조차 힘들 정도. 단 한 번의 주먹놀림으로 제자 세 명의 얼굴을 가격한다. 김 관장의 현란한 동작에 눈이 휘둥그레해질 지경이다. 상대의 공격을 상단막기로 차단한 뒤 정권찌르기를 한다는 식의 구분은 절권도에서는 의미가 없다. 막기 전에 먼저 상대방의 팔이나 주먹 발 등을 공격해버리기 때문이다

절권도에서 강조되는 것은 '촌경(寸勁)'이다. 이른바 순간 타격력. 온몸의 체중을 실어 재빨리 상대를 공격하는 기술이다. 아무리 거구라도 한 방에 쓰러뜨릴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게 있기는 한 것일까.

"체중에 속도를 싣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체중이 가벼우면 힘이 없는 대신 속도가 빠르고, 체중이 무거우면 속도가 느리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아닙니다. 수련을 계속하면 체중이 가벼워도 속도와 힘을 동시에 얻을 수 있습니다. 어떤 무술에든 '경'은 존재합니다. 누구나 배울 수 있고요. 그러나 '경'을 강하게 하는 것은 아주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것을 제대로 가르치는 도장도 찾기가 힘들고요."

'경'을 키우기 위해서는 특별한 훈련이 필요하다. 김 관장은 작은 봉에 실을 감고 그 끝에는 벽돌을 매단 뒤 그 것을 감았다 풀었다 하는 동작을 되풀이 하도록 제자들에게 시킨다. 타격에 필요한 팔의 일곱 개 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제자들은 일 분도 못 돼 팔이 아프다며 탄식을 토해낸다. 나중에는 제대로 실을 감지 못한다. 고도의 기술을 배우는 길은 역시 멀다.


    김종학 절권도 한국총본관 관장이 상대의 공격을 한 박자 빠르게 저지하고 있다. 왼쪽 작은 사진은 무릎가격으로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모습.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브루스 리는 영원한 사부

김 관장은 이야기 도중 브루스 리에 대해 여려차례 '사부'라는 명칭을 깍듯이 붙였다. 그도 그럴 것이 절권도는 브루스 리에 의해 만들어지고 세계적 명성을 얻었기 때문.

중학교 때부터 태권도 우슈 등을 배운 김 관장이 절권도를 접한 것은 14년 전. 타이완에서 브루스 리의 직계 제자인 진륭으로부터 절권도를 배웠다. 우리나라 사람으로서는 처음이었다.

"브루스 리를 좋아해 절권도를 한 것은 아닙니다. 20대 중반 타이완에 건너갔다 절권도 고수에게 크게 한 번 당한 뒤 본격적으로 수련을 시작했습니다. 절권도의 매력은 무술적으로 표현하자면 빠르고 강하다는 데 있습니다. 오래된 무술과 달리 사부가 현세에 존재했던 사람이라는 점도 절권도의 장점입니다."

절권도를 하는 사람들의 처지에서 볼 때 브루스 리는 신화적인 인물. 하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용쟁호투' '정무문' 등의 영화와 함께 무술배우로 인식되는 정도다. 미국 배우 제임스 딘의 경우처럼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더 큰 신비감을 남긴 존재로 기억될 수도 있다.

이에 김 관장의 생각은 단호하다. 브루스 리는 배우이기 전에 출중한 무술가였다는 것.

"브루스 리가 아직 살아 있었다면 아마 전 세계 무술의 판도가 바뀌었을 것이라 봅니다. 어떤 이들은 그가 빨리 죽었기 때문에 절권도도 다 완성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무술은 끝이 없는 것이고 세상에 완성된 무술은 없습니다. 브루스 리가 배우로 이름을 날린 것은 영화 이전에 절권도가 더 유명했기 때문이죠."

김 관장은 브루스 리의 사인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다만 그가 단기간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썼기에 요절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밝혔다. 그렇지만 브루스 리는 세상에 없어도 절권도는 남았기 때문에 그의 에너지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절권도 도장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과 부산 해운대에 딱 두 곳이 있다. 부산 도장은 지난 1일 문을 열었다. 부산에 사는 수련생들이 주말에 서울도장으로 찾아오는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해서다. 김 관장은 두 주일에 세 번 정도 부산에 내려와 직접 지도를 한다. 아직 사범은 없다.

도장이 서울과 부산의 대표적인 번화가에 자리를 잡는 이유가 재미있다. 모이기가 쉽다는 점도 있지만 무술도장도 고급화 돼야 한다는 신념에서다. 해운대는 외지인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곳. 그냥 가볍게 놀러왔다가도 한 번 도장에 들러 배우라는 것이다.

"저는 무술가들이 왜 어렵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의문이 듭니다. 무엇 때문에 무술인들이 학부모에게 고개를 숙여야 합니까. 경제가 어려우면 부모들은 자식들을 무술도장부터 못 다니게 하지 않습니까. 자기 자식들을 강하게 키우는 곳이 일반 학습학원보다 대우를 못 받아서야 안되죠. 그래서 서울 강남과 해운대에 도장을 열었습니다. 결코 돈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이게 무술인의 자존심입니다."

도장을 남발하지 않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어떤 무술의 경우 국내에 들어온 지 십여 년 만에 수십 개의 도장이 생겼다. 김 관장은 그게 오히려 이상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진짜 고수란 현 생활에 적응을 잘하는 사람이라 봅니다. 무술가는 뭔가 특별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산에 들어간다거나 하는 것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저는 앞으로 어느 지역 어느 도장의 일개 관장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무술인으로 남고 싶습니다."


# 브루스 리가 만든 실용추구 무술

- 절권도란

브루스 리가 창시한 무술. 브루스 리는 다른 무술의 기술들을 모아 인체공학적 원리에 가장 적합한 절권도를 만들어 냈다. 그 바탕은 중국무술 이다.

절권도는 무엇보다 실용성을 추구한다. 브루스 리는 생전에 그동안의 무술이 너무 엄격한 규칙과 의식, 경직된 자세 등으로 인해 스스로 구속되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따라서 절권도에는 그의 말마따나 충실하게 익히고, 익힌 것을 충실하게 표현하자는 정신이 담겨 있다.

형식을 추구하지 않는 무술인만큼 절권도에는 단 개념이 없고 수준에 따라 12단계로 나뉜다. 승급은 가르치는 지도자가 실력 여부를 평가해 올려준다.

현재 국내의 절권도 수련자는 다른 무술과 달리 20, 30대가 많다.
 
다음검색

출처: 三流人生 원문보기 글쓴이: 醉月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