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블로그기자단-상주팸투어)
상주여행중 한가지 새로운 면을 제공받았다면 바로 한분야에서 한평생을 통해, 또는 대를 이어 가업을 전승하고 있는 분들을 만났다는 겁니다. 어느 지역에나 그지역 토박이로서 한평생 하나의 일만 고집해 오시는 장인들이 몇몇 있을 텐데요... 상주에서 만난 분들 또한 어릴때부터 생활의 전선에 뛰어들어 한평생동안 세상엔 그 일만 있는 듯,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며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내는데 자부심을 갖고 계신분들이 많았습니다. 귀한 분들을 만날 수 있었던 건 그 지역민들의 소개가 아니면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인데요. 다음에서 블로그 활동하시는 맛깔님의 소개로 이런 소중한 시간을 가졌답니다. 여행지도 아니고 볼거리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런 분들이 우리나라 곳곳에 계셔서 우리의 전통적인 맥을 이어가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 현장을 잠시 둘러보았답니다. 일하시는데 방해는 되지 않았는지 내심 걱정을 하면서도 그분들에게 본받을 점을 찾고자 했습니다. 한가지 일을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변함없이 해오셨다는 것만으로도 존경스러울 뿐이죠. 요즘 TV프로그램에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가 있는데요. 그 분들도 대부분 몇십년을 종사하신 분들이 대부분이더군요. 50여년을 한가지 일을 하셨다면 달인이 아니라 장인이신거죠..^^ 상주의 장인을 만나러 가는길... 그중 한 곳인 [북문농기구제작소]입니다.
부친이 돌아가신 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숙부의 대장간에서 일을 시작한 이곳 대장장이 홍영두 님은 어린나이에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대장간에서 힘겹게 일을 배우셨다고 합니다. 그러다 숙부의 예기치못한 사고로 풍양의 사촌형 대장간에서 일을 하다 야망을 품고 다시 대구로 떠돌면서 일을 하셨다고 해요. 그리고 25살 되던 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숙부의 대장간을 인수해서 처음 경영을 시작하게 된 거죠. 그때는 직원도 꽤 있고, 기계도 도입해서 수입이 괜찮았다고 하는데요. 점점 농사에도 전통적인 방법보다는 기계화가 되어가면서 대장간 농기구의 쓰임이 줄어들었겠죠. 호미조차도 약을 한번 치면 호미들고 할일이 별로 없어졌으니요. 그렇게 요즘은 대장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로 농기구의 생산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죠.
지금의 대장간 안은 어떤 모습일지.... 한번 둘러보겠습니다.
영신농기구였던 대장간은 소음으로 인해 주민들의 항의로 아리랑고개 산주변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해요. 그러면서 북문농기구제작소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고요. 다시 너무 멀다고 해서 지금의 자리 속칭 아리랑 고개라고 하는 곳 못미쳐 철도바로 아래쪽으로 옮겼다고 합니다.
한쪽에 가정집이 함께 있는 대장간은 겉에서 보기에는 상상했던 대장간과는 많이 달라보입니다.
몇사람 못 들어갈 정도로 좁은 내부라 뒤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이렇게 낫자루에 상주대장간이라고 낙인을 턱~하니 박았다는 것은....
이 낫에 대한 장인의 자부심이고, 책임감을 뜻하는 것이겠지요. 투박해보이지만 무척 튼튼해 보이는 낫입니다. 조그만 낫을 발견했는데..정말 귀엽더라구요. 그걸로 소꼴베러 가고 싶어지네요..ㅎㅎ
이제 내부에 들어가 봅니다.
의외로 한산할 줄 알았던 대장간은 불청객일 수 있는 우리들에게 신경 쓸 겨를없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답니다. 기계화된 농가에서 더이상 주문이 많지 않을 거란 생각을 했는데, 그래도 이곳 물건을 써보신 분들은 꾸준하게 찾고 계신가봅니다. 소재값은 오르고 그렇다고 제품값까지 올리면 더욱 찾는이가 뜸해지겠지요. 그래서 인건비를 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안주인께서도 일을 돕고 계시다고 합니다. 솜씨로 보아 한해두해 하신거 같진 않아요.
여느 대장간 같았다면 일할 사람이 없어 문을 닫는 상황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다행히도 상주대장간은 두 아드님이 가업을 잇고 계시다고 합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드러나는 일도 아닌 힘든일일지도 모르는 대장간 일을 아버지님의 뜻을 이어 가겠다고 다짐하기까지 쉽지 않았을텐데요. 그 맘이 화덕의 천도이상되는 열보다 더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아드님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시는 홍영두 님의 눈길이 따뜻하죠.
50여년동안 해오신 그 일을 아드님께 가르쳐 주시는 모습은 그 어떤 가르침보다 곁에 있기에, 함께하기에 더욱 큰 교육이 될 거 같습니다.
이곳저곳 다니시며 열심히 일을 하시는 틈을 비집고 대장간 풍경을 좇아갔습니다.
기름때 묻은 기계들과 활활 타오느는 화덕에는 연신 불이 타오르고 있어요.
천장으로 내려오는 햇살이 어둑한 대장간 내부에 따뜻한 감싸주고 있습니다.
오랜시간동안 쌓인 먼지들도 대장간 풍경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이곳 대장간을 다녀오고는 지역민들의 관심도 중요하다 싶은 것이요.
상주에서 곶감, 자전거를 보면 그것으로 다일 것 같았는데, 드러나지 않는 한우물인생의 삶을 보고는 더 소중한 면이 상주에 숨어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신이 거주하는 곳에서 둘러보면 이렇게 뚝심있게 한일을 해오신 분들이 종종 있을텐데요. 그들에게 아낌없는 격려과 힘을 불어넣는 것 또한 우리 이웃들의 몫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웃이 관심을 가지고 드러내주지 않으면 그 전통의 맥은 어느순간 찾아 볼래야 찾을 수 없게 되는 때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에 좀 외로워보이는 듯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쇠다루는 소리가 크다보니 외진 곳으로 오게 되었나봅니다. 그래도 상주에서는 찾아오시는 분들은 다 찾아오시겠죠. 생활과 밀접한 기구들을 만들어 내고 계시니 더욱 생활속으로 파고드는 상주의 북문농기구제작소가 되었음 합니다. 50여년을 한우물만 파오신 대장장이 홍영두 님과 든든한 두 아드님, 그리고 곁에서 늘 함께하시는 안주인님이 계시니 이곳 상주대장간의 전통적인 맥은 계속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쇠를 닮아 한없이 단단하고 올곧을 이들의 삶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상주대장간 북문농기구제작소/054-535-4855
네이버블로그원문 http://blog.naver.com/anndam/100096513189
첫댓글 보기 드물게 가업을 이으시네요... 대단한 것 같아요. 한 우물을 판다는 것...
그렇죠..아버지가 하시는일 이어받겠다 생각하신 두아드님도 대견하신거 같습니다.
쉬운 일이 아닐텐데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