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열린책들, 2020.9)

<지난 생을 돌아보고 다음 생을 결정짓는 심판.
천생연분을 몰라본 죄, 재능을 낭비한 죄....
피고인은 자신의 죄를 인정합니까?>
< 목 차 >
제1막 천국 도착제2막 지난 생의 대차 대조표제3막 다음 생을 위한 준비< 내 용 >
- 등장인물
아나톨 피송 : 피고인
카롤린 : 피고인 측 변호사
베르트랑 : 검사
가브리엘 : 재판장
- 아나톨 : 금연주의자들이 나한테 죄의식을 불어넣는 바람에 암이 생겼어요. 그 나쁜 놈들한테 속아 넘어갈 뻔했던 걸 생각하면!
- 카롤린 : 40년긴 매일 하루 세 갑씩 피운 게 당신 상태와 무관하지 않을거예요.
- 아나톨 : 그럴리가! 이중 필터로 된 멘톨 담배만 피웠단 말이예요.
- 카롤린 : 그게 더 해로워요. 피숑 씨, 더 해롭다고요. 같은 양의 니코틴을 얻기 위해 두 배 더 빨았을 테니까. - pp 31~32
- 베르트랑 : 병원에서야 그럴 수 있지. 여기선 안 돼. 기적이 절대 통화지 않는 유일한 곳이 여기야. 다른 멍청이들한테 그랬듯 그에겐 무-관용 원칙에 따라 형이 선고될거야. 태어나는 형벌을 받겠지. 무-조건 - pp 38
- 베르트랑 : 진실을 들려주면 못 견디는 거. 이게 바로 멍청이들의 근본 특성이지. 자기 자신에 관한 것이면 오죽하겠어. 진실을 알려 주면 알려 준 사람을 원망하면서, 마음에 담아 두고 절대 잊지을 않아. 그래서 명청이들과 얘기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뿐이야.... ~
칭찬. 멍청이들은 칭찬이라면 죽고 못 살아. 이게 그들의 두 번째 특성이지. 칭찬을 듣는 순간 상대를 좋아하게 돼. - pp 40
- 가브리엘 : 어쨌든 규정은 분명해요. 피고인이 인지한 상태에서 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 아나톨 :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죠?
- 베르트랑 : 있잖아요, 피숑 씨, 충만한 삶의 끝자락에는 반드시 운명의 순간이 와요. 그때 무대에서 퇴장할 줄 알아야 해요. - pp 71
- 카롤린 : 당신한테는 더이상 아무 쓸모가 없어요. <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건>같은 건 없어요. - pp 94
- 베르트랑 : 피숑 씨에게 지난 삶의 소회를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죠. 인용하겠습니다.<좋은 학생, 좋은 시민, 좋은 남편, 아내에게 충실했고, 좋은 가장, 좋은 가톨릭 신자, 좋은 직업인> 자, 지금부터 항목별로 짚어 보겠습니다. - pp 109
- 베르트랑 : 피숑 씨가 알아야 하는 게 있습니다. 우선 천생배필인 사람을 배우자로 고르려는 노력을 했어야죠. 이런 말도 있거든요. <커플로 산다는 것은 혼자 살면 겪지 않았을 문제들을 함께 해결한다는 의미다.> ~ ~ 피숑 씨는 자신과 어울리지도 않는 상대에게 충실했어요. 더군다나 그 둘은 서로에게 권태를 느끼면서도 행복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어요. 그가 부정을 저지르는 게 차라리 나았을 겁니다!
- 카롤린 : 이의 있습니다. 검사는 혼외 정사를 옹호하고 있어요!
- 가브리엘 : 기각합니다. 주지하다시피 여기서 우리는 지상의 도억을 초월하니까요. 논고를 계속하세요.
- 베르트랑 : 그라다 보니 전통적인 가치와 관습이라는 미명하에 피숑 내외는 지극히 기본적인 쾌락을 스스로 차단했습니다. 바람을 피워 부부 관계에 다시 활력을 불어 넣는 일을 하지 않았죠. ~~
- 베르트랑 : 이것은 도덕의 차원이 아니라, 상식의 차원입니다. 우리한테 달린 성기는 쓰라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마음이 과연 생길까요, 저러면...... - pp 113~114
- 베르트랑 : 사실 결혼은 남자가 자신의 핏줄을 인정하게 만들어 사생아와 고아의 수를 줄이려고 만들어진 제도예요.
- 가브리엘 : 사회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경험주의적 문제 해결 방식이죠.
-베르트랑 : 신의의 의무가 만들어진 것은 오랫동안 여성의 경제활동이 금지돼 왔던 사실을 고려해, 혼자 생계를 책임지기 힘든 여성들이 버려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어요. 어울리지 않는 상대에게 충실한 것은 그의 삶을 망치는 동시에 자신의 삶을 망치는 일이기도 하죠. -pp 115
- 베르트랑 : 피숑 씨, 당신은 배우자를 잘못 택했고, 직업을 잘못 택했고, 삶을 잘못 택했어요! 존재의 완벽한 시나이오를 포기했어요..... 순응주의에 빠져서! 그저 남들과 똑같이 살려고만 했죠, 당신에게 특별한 운명이 주어졌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 아나톨 : 우리에게는 자유 의지가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것 아닌가요?
- 베르트랑 : 25퍼센트의 카르마가 있잖아요! - pp 128
- 베르트랑 :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 그걸 여기거는 아주 좋지 않게 보죠! ~~ 어떤 일이 어려워서 하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니라 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거예요!~~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지나치게 평온하고 지나치게 틀에 박힌 삶을 선택하고, 자신의 차고난 재능을 등한지하고, 운명적 사랑에 실패함으로써 피숑 씨는 배신을 저질렀습니다. 그는 에리자베트 루냐크의 꿈을 배신했어요. 결국 자기 자신을 배신한 셈이죠. ~~
성경에 나오는 달란트의 비유대로 이렇게 물어보겠습니다. <최후의 심판에서 너는 간 하나의 질문을 받게 될 것이다. 너는 너의 재능을 어껗게 썼느냐?> 당신은 당신의 재능을 어떻게 쎴죠? 전혀 쓰지 않았어요. 그래서 사형;;;;아니;, 다시 말해 삶의 형을 구형합니다. - pp 133~134
- 베르트랑 : 할 일 없는 부자들이 좀...... 무르죠. 이게 침대와 같은 이치예요. 척추를 단련하려면 닥딱한 메트리스가 낫죠. - pp 178
- 베르트랑 : 사랑은 육체적 관계에서 출발하는 거예요. 그게 아니면 애초에 사랑이고 뭐가 불가능해요. - pp 194
- 가브리엘 : 나한테는 육화(肉化)에 대한 그리움이 있어요. 고동치는 심장, 송송히 맺히는 땀, 입 안에 고이는 침, 자라나는 머리카락..... 맛있는 것을 먹고 사랑을 나눌 때의 기쁨, 뛸 때 두다리에 팽팽히 힘이 들어가는 느낌, 선들선들하는 바람, 얼굴에 떨어지는 빗방울, 태양, 젊음, 심지어 노화마저도, 느껴 보고 싶은 것도 많아요. 자동차 핸들의 감촉, 주식 거래의 긴장감, 말 등에 올라 달리는 기분...... - pp 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