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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백현] 혼나야돼 이리와 딱서
변백현 * 000
w. 윤윤
예쁘다. 예쁘다. 우리애기
오랜만에 둘이 맞는 아침이였다.
뭐든 딱 깔끔하게 정렬이 되있는것을 좋아하는 백현은 일어나자마자 성격대로 어지럽혀진 거실을 치웠다. 창문을 활짝 연뒤 한숨에 느껴지는 새벽공기는 상쾌하기 그지 없었다. 새하얀 벽지를 밑으로 하얀 쇼파 위에 회색 쿠션은 열을 맞춰 4개, 그 앞에 카펫과 거리는 일정해야 하며 작은 테이블 가장자리에 올려져있던 꽃병을 가운데로 옮겼다. 한껏 숨을 들이키자 좋은 라벤더 향이 났다. 평소와 별다를바 없는 아침이였지만 기분이 좋았다.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빗자루로 쓸어담고 걸레를 가져와 식탁위와 테이블위, 책꽃이와 진열대를 꼼꼼하게 닦았다.
" 자기야아.. 음... "
" 더자. "
창문을 열어놨더니 들리는 차가 지나가는 소리를 비롯한 바람소리에 꽤나 시끄러웠는지 잘 자다가 미간을 찌푸리며 꾸물꾸물 일어나려고 하자 곧바로 창문을 닫고 00의 이불을 더 꼼꼼이 덮어주고서는 가슴부근을 토닥여주니 찌푸렸던 미간이 펴지며 갓난아기처럼 옹알이를 하다가 다시 잠들었다. 하여튼. 빛이 들어오지 않게 커튼을 치고서는 문을 닫고선 다시 거실로 나왔다.
집에 먹을게 뭐가 있나. 무심결에 열어본 냉장고는 가관이였다. 둘다 바쁘게 일하느냐 집에서 음식을 차려먹을 여유조차 없이 빠듯하게 살았다. 매일 같이 밥을 먹긴 했지만 밖에서 외식을 하거나 아니면 포장을 해와 집에서 먹는 경우가 파다할뿐. 슈퍼에 나가자니 십오분 넘게 걸어가야 하는 거리가 살짝은 부담스러웠다. 물론 귀찮은것도 없지 않아있었고. 위에 부담이 되지 않는 부드러운 음식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냉장고에 있는 당근 한조각과 버섯 몇개, 그 옆 선반에 있는 참치한캔을 가져와 죽을썼다.
" 우엑.. 우읍.. 흐.. "
" 하.. 토해 빨리. 등두드려 줄께. "
어제 회식이 있다며 일반적인 통보를 하고서는 기어들어왔는지 새벽 4시가 조금 넘은 시각, 동료들에게 업혀서 진상짓을 부리며 술에 떡이되어 집으로 들어온 00이 괴씸하기도 했다. 잘 자다가 갑자기 속이 매스꺼웠는지 방문을 열고나와 화장실로 직행하는 00이였다.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 안봐도 비디오야 비디오.
괜찮아? 더 두드려줄까?
연신 한숨을 내쉬며 입을 헹구고 괜찮다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00이를 데려와 거실 쇼파에 앉혔다. 그래도 한번 속을 개워내어 한결 편안해졌는지 아까보단 표정이 좋아졌다. 부엌 한켠으로 가서 따뜻한 물에 꿀을 조금 타서 주자 홀짝홀짝 잘도 마셨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에게 허락도 없이 몸생각도 안하고 그렇게 술을 왕창 마신건 괴씸하단 말이지. 하지만 괴씸한것보다 일단 속을 편안히 만드는게 우선이였다. 이왕 꿀물도 먹은김에 끓이던 죽을 한숟갈 떠서 그릇에 담고선 호호 불며 쇼파 옆에 앉았다.
" 아해. "
" 줘어. 내가 먹을께에. "
" 씁, 아해 빨리. 너 이거 다먹어야되 "
어때. 맛있어?
나를 바라보며 한번 눈웃음을 짓고선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00이였다. 씁, 고갯짓 하지 말라고 그랬지. 아프지않게 콩 이마에 딱밤을 놓았더니 아픈척을 하며 이마를 비비다가도 시선을 풀어주지 않자 또 헤헤 웃으며 죽을 받아멋었다. 그 이후로는 둘다 별 말이 없었다. 나는 한 그릇이 다 비워질때까지 떠먹여 줬고, 그 템포에 맞춰 00이는 열심히 입을 벌리고 꼭꼭 씹으며 내가 먹여준 죽을 삼킬뿐, 정적이 흘러 시계바늘 지나가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그릇의 바닥이 보일때쯤 그릇을 가져다 놓고 다시 따뜻한 물을 먹이자 그제서야 속이 좀 편안해지는듯 깊게 숨을 쉬었다.
" 잘못했지? "
" .. 응 "
" 뭐잘못했는데 "
" .. 그.. 술마신거.. "
" 또 "
" 늦게들어온거.. "
" 쭉말해 "
자연스레 내 앞에 쭈뼛쭈뼛 서 있는 00이의 두손을 꼭 잡고서는 말을했다. 뚫어져라 바라보는 시선이 따가웠던건지 눈을 아래로 피하자 '눈맞춰' 한마디에 다시금 푹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 .. 남자랑 술마신거? "
" 어쭈. 남자랑마셨어? 또. "
" 그.. 회사사람인데.. "
" 씁, 또 없어? "
" ... 또 있..어? "
" 나한테 일방적으로 통보한거, 집에 업혀들어온거, 전화 안받은거, 나 걱정시킨거. 아주 한두개가 아니야 000. "
미간에 인상을 팍 쓰고서는 잡은 두손을 더 꽉 잡자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서는 감히 내 눈을 피하지는 못하고 그렇다고 바라보지는 못하고 데굴데굴 눈알을 굴리고 있는 중이였다. 잡은 두손에 다시한번 힘을 꾹 주니 굴리던 눈알을 나에게 딱 맞췄다. 오늘 새벽 떡실신이 되어 집에 업혀들어온 00을 보고서는 다시는 못그러게 엄청 혼을 내줘야겠다, 독하게 마음먹었지만 정작 앞에 눈물을 뚝뚝 흘리며 겁에 질린 표정으로 나를 보는 00을 보고 있자니 다 무용지물이였다. 화가 많이 났지만 항상 그랬던것처럼 소리를 지르거나 얘기를 들어보지않고 무작정 혼만 내지 않았다. 얘기를 들어보려 노력했고 진정으로 잘못한것을 알려주고싶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되.
언제 00이가 나에게 말한적이 있다. 나는 혼낼때가 가장 무섭다고. 그 말에 대수롭지 않게 당연히 혼낼때 가장 무서운것 아니냐며 하하 웃으며 넘겼지만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화가나면 소름끼치도록 차분해지는게 너무 무섭다며 혼을 내기전 잘못한것을 말해야할때가 가장 두렵다고 말한적이 있었다.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오늘 보니까 화를낸것도, 때린것도 아닌데 두 눈은 시뻘게 져서 끅끅, 숨을 들이키는 소리에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것을 보고 있자 지레 겁먹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 끅.. 흐.. 혼나야돼 "
" 어. 혼나야돼. 너 엄청 잘못했어. 그래서 많이 혼낼꺼야. "
" 흐으.. 많이.. ? "
" 그래. 많이. 엄청 무섭게 혼낼꺼야. 눈물콧물 쏙빠지게. "
마주잡고 있던 손을 왼쪽으로 돌려 쇼파에 앉아있는 내 앞에 옆으로 서게 만들었다. 한쪽손으로는 여전히 두 손을 잡고 있었고 한쪽손으로는 쇼파 위 미리 준비해놓았던 얇지도, 굵지도 않은 적당한 굵기의 나무 매를 쥐었다. 종아리는 사회생활 하는 여자니까 치마도 입어야 하고 여러가지 에러사항이 많다고 판단이 되어 차가운 매끝으로 엉덩이 밑 허벅지를 살살 쓸었다. 매가 닿자마자 부르르 떨면서 허벅지에 힘을 주는게 눈에 보였다.
힘빼. 괜히 힘을 준 상태로 혼나다가 시퍼렇게 멍이드는 경우가 태반이였다. 결국 들었던 매를 놓고서는 잔뜩 긴장한 00이의 허벅지를 주물러주었다. 여린살에 뜨거운 손이 닿자 놀랜건지 숨을 헙, 하고 들이켰다.
" 오해하지마. 너 멍들까봐 이러는거니까. 허벅지 힘빼. "
" 흐읍.. 잘못했는데.. "
" 그래. 너 잘못했어. 잘못한만큼 혼낼꺼야. 아프면 입술 깨물지 말고 말해. "
짜악, 짜아악, 짜악.
듣기싫은 매소리가 퍼졌다. 꽉잡은 두손에 힘이 들어가는게 느껴졌다. 지탱할것이라고는 꽉잡은 백현의 한쪽 손일뿐, 애매한 자세에 오로지 두 발목으로만 세차게 떨어지는 매를 감당하기에는 버거웠다. 당장이라도 불타오를듯이 뜨겁게 아픈 허벅지를 달래줄 겨를도 없이 다음매가 떨어졌다.
짜악, 짜악.
짜아악, 짜악,
" 흐으.. 백현.. 흡.. 백현아아.. "
한대한대 내리칠때마다 보기안좋게 빨간줄이 그어지는 허벅지가 안쓰러웠다. 넓직한 허벅지 부분에 전체다 매를 대면 혹여나 치마를 입을때 맷자국이 보일수 있으니 백현은 엉덩이 밑 허벅지부분만 고집하여 때렸다. 여린살에 매가 다니 움찔거리다가도 결국 열대가 채 되기전에 눈물이 먼저 터졌다. 두손은 꼭 붙잡혀 만질수도 없고 발만 동동 발꿈치를 들었다 놨다 하는데 아파도 너무 아팠다.
짜악, 허공을 가르는 바람소리가 몇번 더 나자 금방이라도 톡 건들이면 터질듯이 탱탱하게 부어올랐다. 눈물은 그칠 기미가 보이질 않았고 백현또한 봐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안쓰럽게 온몸을 지탱하고 있는 두 발이 뒤에서 날아오는 센 매에 휘청 거리자 꼭 잡고 있던 두손을 펼쳐 보기만해도 따끔할 정도로 짜악, 소리를 내며 세번이나 왔다갔다. 얼얼하게 맞은 손바닥이 따가워 또 미친듯이 비비자 금방 제지하고서는 다시 두 손을 꾹 잡는 백현이였다.
짜아아악, 짜아악, 짜아아악.
" 흐윽.. 끅.. 흐.. "
" 입술 깨물지마. 소리내. "
" 흐읍.. "
짜아악, 짜아아아악.
아까보다 분명 강도가 더 세졌다. 이제 흰부분이라고는 보이지 않을정도로 맷자국으로 빼곡히 덮혔다. 이쯤하면 될법하기도 한데, 이쯤이면 벌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을 없애기라도 한듯 방심하고 있다가 맞은 매는 더 아팠다. 백현은 흐느끼며 우는 00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는 매를 잠시 내려놓고서는 큰 손으로 허벅지 윗부분을 살살 어루만져주었다. 제가 만지는것보다는 덜하지만 잠시라도 뜨거운 열기를 식힐수 있는 백현의 손이 좋으면서도 무서웠다. 아직 벌이 끝나지 않았다는 두려움이였다.
" 옳지. 잘참았어. "
" 흐윽.. 흐으.. 아파.. 끅.. "
" 이제 바지랑 속옷 벗고 다시 앞에 딱서. "
" 끅.. 속옷.. 흐으.. 속옷도? "
" 어쭈. 토달지. 이따가 세대 더 혼나자. "
검정색 트레이닝복과 분홍색 팬티를 벗어 거실 한복판에 잘 개어둔뒤 아랫도리가 훵한채로 백현에게 두손을 내어주고 마주보는 자세가 부끄러웠다. 백현은 쇼파위에 앉아 00이의 두손을 잡고서는 두 눈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뒷 허벅지가 얼얼해 만져주고 싶은 마음이 강했지만 그럴수 없었다.
" 그래서. 반성했어? "
" 으응.. 끅.. 반성했어. "
" 지금까지 혼난건 너 반성하라고 혼난거고 이제는 다시 안그러겠다고 다짐하면서 혼나는거야. 알겠어? "
" 흐읍.. 끅.. 다시안그럴껀데.. 흐으. 허벅지 너무 아파.. 끅.. "
" 계속 토달지. 다섯대. "
너무 아픈 허벅지에 감히 그만 혼나고 싶다는 말투로 얘기하자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금 엄한 표정을 짓는 백현이였다. 결국 알았다는 식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한숨을 한번 쉬고 모은것을 해탈했다는 표정으로 백현이 제 무릎을 툭툭 치자 배를 무릎에 대고 엉덩이 부분이 백현의 시선에 정면으로 꽃히게 자세를 잡았다. 여간 부끄러운 자세였다. 00이 제일 싫어하는 자세이기도 했고. 반성보다는 수치심이 느껴지는 자세였다.
새빨갛게 부풀어 오른 맷자국이 빼곡한 허벅지를 살살 쓸어주다 엉덩이를 혼내주기전 큰손으로 살살 쓰다듬어주었다. 허리가 얇은데에 비해 골반은 조금 있는 편이라 잘록한게 예뻤다. 살살 쓸어주다 아프지 않게 긴장을 풀으라는 의미로 손바닥으로 찰싹찰싹 때려주기도 했다. 이미 실질적인 반성은 허벅지를 맞으며 끝냈을터, 확실하게 잡기위해 또한번 매를 대는만큼 모든면에 있어서 확실했야했다. 아까부터 시선을 빼았았던 엉덩이 사이 뜨개질이라도 짜놓은 듯이 촘촘하게 연결된 부분을 두손을 사용해 꽉 벌리자 숨을 들이키며 벌어진 틈에 손을 대어 그부분을 열심히 가렸다.
" 어쭈. 손치워. "
" 흐으.. 백현아.. 부끄러워.. 응? "
" 손치우라고 분명히 말했어. 000. 너 지금 혼나는거야. 정신차려. "
" 흐읍.. 흐.. 끅. "
" 한번만 더 손올라와. 진짜 혼나. "
결국 사이를 꽉 벌리자 다시금 힘을 꾹 주는 엉덩이에 손가락으로 그곳을 꾹 눌러 긴장을 풀으라는듯 텀을주며 가르켰다. 오분남짓하게 엉덩이를 괴롭히던 장난을 멈추고는 옆에 있던 나무매를 다시 들었다.
짜아악, 짜아악, 짜악, 짜아악.
짜아아아악, 짜아아악,
" 후읍.. 흐으.. 빨라.. 끅.. 너무 빨라요오.. "
" 씁. 쉿. "
빨리 끝내고 싶은 백현의 마음을 그대로 증명하듯 나무매는 찍히듯이 빨리 떨어졌다. 정직하게 떨어지는 매에 시뻘건 자국또한 정직하게 났다. 순식간에 일곱대를 때리자 조금은 잦아들었던 눈물이 다시 폭포수 터지듯 터졌다. 손은 붙잡혀서 쓸수도 없고 엉덩이는 따갑고, 들썩들썩 거리긴 하지만 자세도 자세인 만큼 반항하기도 불편해서 결국 그냥 눈물만 죽죽 쏟고 있는 지경이였다. 매를 옆에다가 두고는 손을 사용해 찰싹찰싹 때리는데 강도는 약해졌지만 따가움이 배가 되어 더 아팠다.
짜악. 짜아아아악. 짜악.
" 흐으.. 잘못.. 끅.. 잘못했어요.. "
짜아아악, 짜아악, 짜악. 짜아아악.
" 훕.. 백현. 끄흐.. 백현아아.. 잘못했어.. 흐읍.. 잘못했어요.. 흐으.. "
얼마나 절박했으면 존댓말이 갑자기 튀어나온 00이 귀여워 미칠지경이였다. 사실 화는 풀린지 오래였다. 시뻘개진 엉덩이를 보니 이번에도 좀 심했구나 싶어 엉덩이를 살살 쓰다듬어주자 이제서야 따가움이 조금 가시는지 눈물이 잦아드는 00이였다. 아팠지. 입김을 호호불며 엉덩이를 두어번 더 쓰다듬어주고서는 어깨를 잡아 몸을 일으키고는 다시 내 앞에 세웠다. 빨개진 눈에 빨개진코, 피가쏠려 빨개진 볼, 귀여움의 끝판이였다. 순간 실없는 웃음이 새어나왔지만 눈물 삼키기에 급급한 00이가 알아채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다시금 엄한 표정을 짓고선 00을 쳐다보자 아직 내 화가 다 풀리지 않았다고 착각했나본지 다시 고개를 아래로 떨어트린다.
짜악
" 또그럴꺼야? "
" 흐으.. 아니요오.. "
짜악
" 한번만 더 그래라. 아주 혼나. "
" 흐읍.. 흐으.. "
다시 두손을 꼭 마주잡고서는 쳐다보니 눈물을 서서히 그쳐가는 00이였다. 다리를 넓직하게 벌려 위에 쿠션을 깐뒤 마주보게끔 무릎에 앉히고서는 동그란 머리통을 살살 쓸어주다 얼굴에 떨어진 눈물을 닦아주다가 그래도 계속 어깨를 들썩거리자 팔을 벌려 안아주었다. 그만. 뚝. 그만 울어. 다혼났어. 뚝해.
그러자 참아왔던 눈물이 다 쏟아지는지 다시금 펑펑 눈물을 쏟는다. 내가 많이 미웠던건지 폭 안겨있다가도 안아준 팔을 밀어내고서는 눈물을 훔치며 백현의 어깨를 퐁퐁 치며 연신 미워, 미워 만 외치는 00이다. 그렇게 어깨를 치다가도 다시 서러워 지는건지 우는 00에 KO패 당했다. 아니 새디스트도 아니고 왜 우는모습이 이렇게 예쁜건지.
" 뚝하래도. 응? 서러웠어? "
" 치이. 미워. 변백현 너가 젤미워. 끅.. "
" 내가 미안해. 응? 나 혼날까? "
시덥지 않은 농담을 하며 애써 분위기를 풀어보려 하하 웃다가 이제서야 제 아랫도리가 아직도 부끄러운 상태인걸 알고서는 훅 일어나 한쪽에 개어놓았던 제 팬티와 바지를 들고서는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 입고선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왜? 뭐? 라고 귀엽게 물어보는 00이가 너무 예뻐 미칠 지경이였다. 괜히 놀래키고싶은 마음에 엄한 표정을 짓고선 말했다.
이리와000. 딱서.
갑자기 바뀐 분위기에 낮게깔린 목소리, 무언가 잘못됬다는 직감이 드는지 거실로 오는 발걸음이 갑자기 멈춰졌다. 빨리와. 짧게 말하자 얼음땡, 하듯이 이제서야 정신을 차리곤 총총총 뛰어와 내 앞에 서는 00이다.
" 너누가 옷입으래. 다 혼났어? "
" ... "
" 아까 내가 뭐라고했어. 다섯대 있는거 기억안나? "
" ... 나... "
" 근데. 또 혼나기 싫어서 꾀부리지. 어? 더혼나야겠네. 이리와 "
너가 아까 다 혼났다고 했잖아.. 라고 억울함을 한껏 담은 표정은 더 혼나야겠네. 한마디에 두려움 가득한 표정으로 바뀌였다. 눈감아. 라고 낮게 말하자 이내 두눈을 꾹 감고서는 앞으로 이뤄질 처벌에 한껏 긴장하고 있었다. 눈을 꼭 감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내는 색색거리는 숨소리 하며 조그마한 머리통, 흰피부, 깊게파인 쇄골, 얇은 허리하며 골반까지, 안예쁜 구석이 없는 00이였다. 이내 일어서서 이마에 한번, 양쪽볼에 한번, 콧망울에 한번, 그리고 마지막으로 입술에 진하게 뽀뽀를 하자 당황해 눈동자가 두배로 커지다가도 이내 리드하는 키스에 맞추어 잘 따르는 00이였다. 아쉬울때 멈추는게 가장 좋다고 키스를 해볼까? 하는 시점에서 뚝 멈추자 실망한 표정으로 나를 보는데
" 예쁘다. 예쁘다. 우리애기 "
" 치이.. 예쁘면 어떻게 해야되 "
" 침대로가야지. "
" 빨리 뽀뽀해줘 "
" 어쭈. 응큼한 상상하지마. 너 다리에 약발라주러 침대로 가는거니까. "
" 그러니까. 빨리와 백현아 "
: [변백현] 맴매맞자 (feat. 변백현선생님)
변백현 * 000
보컬트레이너 * 데뷔반 연습생
" 다시. 박자 빨라지잖아. "
오늘도 역시. 오늘의 타겟은 바로 너다! 라는 표정으로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변백현. 아니 변백현 선생님.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SM 엔터테인먼트 여자 데뷔반 담임인 보컬트레이너 변백현 선생님. 의 따가운 시선을 이기기에는 역시나 나는 아직 너무 어렸다. 그러다가 저 뚫리겠어요 선생님. 정말 한번쯤은 나에게 다정다감한 선생님이 될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기다리고 버티기를 벌써 이년하고도 육개월. 다른 연습생들에게는 그렇게 살가운 사람이 없기도 하면서 나만 보면 자꾸 이런식으로 하나라도 틀리기만 해봐 가만두지않겠다 눈빛으로 나오니. 내가 뭐 무서워서 노래를 부르겠냐고.
" 내가 분명 플랫이라고 말했는데. 음정안마추지. 어? 다시해. "
물론. 그가. 이런식으로 나만 골탕먹이기에 이유가 아주 없지는 않은 일이였다. 무서운 호랑이 보컬트레이너 변백현은 무지막지하고 정말 악마가 따로없는, 바늘로 쿡 찌르면 하얀피가 나올것만같은 냉혈인간에 한번이라도 틀리면 온몸에 가시가 돋을정도로 엄하게 혼내는 호랑이 선생님이 따로없지만 회사가 아닌 밖에서 만나는 내남자친구 변백현은 그 누구보다 나에게 다정다감하고 사랑스럽고 정말 나만 바라봐주는. 좋은말로 하면 해바라기같고 나쁜말로 하면 바보같은 변백현이였다.
그렇게 멍청할정도로 착한 변백현을 두고 잠깐 다른남자들과 술한잔 한게 잘못이라면. 잘못이겠지. 뭐.
" 다시. 정신안차리지. 박자 분명히 반박 밀고 타라고 했어. "
가진것은 권력뿐이라고 저렇게 권력을 남용해도 되는건지. 평소 변백현은 공과 사를 아주 철두철미하게 구별해나가는. 정말 싫을 정도로 뚜렷하게 구별하는 사람이건만, 오늘은 나도 모르게 자꾸만 변백현의 '화' 를 '권력남용' 이라는데에 어거지로 라도 끼워맞추고 싶었다. 자꾸만 뭐라 지적하는 변백현의 말은 하나도 들리지 않았고 괜시리 심술이나 녹음실로 들어가면서도 입술을 툭 내밀고는 힘껏 눈에 힘을주고 부러 쿵쾅거리며 들어갔다. 하지만 거기에 흔들릴 변백현이 아니였다. 꾸준한 잔소리와 더불어 엄한 얼굴, 그리고 역시나 돌아오는 말은 '다시해'. 저새끼 입을 그냥 콱 틀어 막을수도 없고.
계속되는 빡센 연습에 변백현이 저렇게까지 빡친 이유는 다 나때문이라는 사실을 아는 같은팀 언니들은 눈짓으로 나에게 똑바로 하라며 눈치를 주었고 나는 그 눈치를 받긴 했지만 크게 개이치는 않았다. 언니들이 힘든것도 사실이지만, 나는 진정으로 변백현이 저렇게 분풀이 하는게 마음에 안들었기 때문에. 또한번 멍을 때리며 딴생각을 할때즈음, 리더언니가 나에게 이를 꽉깨물고 말했다. 똑바로 해라 000. 물론. 소심하게.
귓속말로.
그 다음은 정말 짜증의 연속이였다. 다른 멤버가 틀리면 그냥 여기가 문제야. 이렇게 하지말고 이렇게 하는거야. 하고 넘어가던 변백현 선생님은 내가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우리 모든 멤버들 앞에서 쪽이라는 쪽팔림은 다 주면서 덤으로 처음부터 다시라는 어마어마한 패널티까지 주었다. 4시간의 연습임에도 불구하고 내 앞에서는 표정한번 안풀었으며 흔하디 흔하게 볼수 있었던 미소는 바라지도 않았다. 아무리 공과 사를 철두철미하게 지키는 변백현이라 해도.. 내가 정말 사귀는, 내가 좋아하는, 바보같은 내 남자친구 변백현이 내 앞에 서있는 악마랑 동일인물인가? 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야. 너 저딴애랑 사귀지 말아라. 진절머리 안나냐?' 오죽했음 태연언니가 저런말까지 했을까.
그렇게 정말 미친듯이 땀흘리고 미친듯이 변백현을 마음속으로만. 욕하며 연습했던 보컬연습시간 4시간이 결코 헛되지는 않았다. 다들 15일뒤 데뷔를 앞둔 연습생으로써는 정말 가치있고 숨떨렸던 연습인것은 마찬가지였으니까. 연습할때는 누구보다 예민하고 엄한 선생님일지라도 변백현의 실력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어느 보컬트레이너 앞에 내세워도 결코 뒤지지 않은 실력이였으니까.
" 슬기는 목에 힘빼는걸 연습하고 진리는 박자만 잘맞추면되. 내가 아까 말했지. 따다단 이 아니라 따다다단 이라고. 이파트만 연습하면 될꺼같고 태연이는 워낙 잘하니까 멤버들 잘 이끌고 곡완성하는데에 신경쓰고 주현이는 한박자 빨리 들어오는거 연습하고. '
변백현은 항상 수업을 끝낼때 오늘 하루 수업을 하고 고쳐야할 점을 구두로 한명한명 쳐다보며 말을 해주는 스타일이였다. 주현언니 다음은 내 차례인데. 나는. 나는. 하며 애가타는 눈빛으로 변백현을 쳐다보니 표정이 싹 굳은채 나를 힐끗 쳐다보고선 본체만체하며 다시 언니들 사이로 눈을 흘꼈다. '오늘도 수고했고 이만 해산' 이라는 변백현의 목소리와 함께 우렁찬 목소리로 수고하셨습니다를 외치며 셀프 박수를 짝짝 치며 나가는 언니들을 뒤로한채 다시금 변백현의 목소리가 한번 더 들렸다.
넷은 바로 연습일지 작성해서 내고 가고. 나는 우리 000이랑 할말이 좀 많아서. 내일보자.
하는데. 정말 열이 거꾸로 솟을뻔했다. 뭐가 어쩌고 어째? 할말이 있어? 니가 날 이렇게 괴롭혀놓고도 할말이있어? 괴씸하단말이지 변백현. 진짜 짜증나.
" 눈 풀어라. "
" 왜 오늘 나만 괴롭히는건데. 언니들도 다 틀리고 했는데 왜 맨날 나한테만 그래 오빠는. 씨이. "
" 씨이? 너가 제일 연습 안한건 사실이잖아. 나는 그거 인식시켜주려는거 뿐이야. "
" 나도 연습 했다고. 태연언니도 보컬연습안하고 슬기언니도 안했는데 왜 나한테만 그래. "
내가 오늘따라 유독 더 000에게 심하게 대한것은 사실이다. 전같았으면 웃으면서 박자 맞추자! 라고 했을 나였건만 오늘은 엇박 하나라도 틀리면 못잡아먹어 안달난 사람처럼 행동했으니까. 언니들 앞에서 그랬다는것이 꽤나 자존심 상하고 쪽팔렸던건지 쪼끄만게 눈에 힘을 불끈 주고서는 나에게 대드는데 그 모습이 여섯살남짓한 어린애기들이 엄마한테 사탕달라고 찡찡 대드는 것마냥 귀여웠다. 키는 쪼끄만해가지고 씩씩 대드는데 으이구 진짜. 예뻐 죽겠었다. 지금은 상황이 상황인지라 내가 아무소리 않고 못본척 그냥 넘어가는데 한번만 더 그러면 혼내고 뭐고 다 필요없고 확 잡아먹어버릴라.
" 000. 나 더 화나게 만들지마. "
" 됐어. 오빠는 항상 그런식이야. 맨날 그러니까 내ㄱ "
" 그만하라 했다. "
" 그만은 무슨 그만이야. 진짜 오빠 오늘 너무 짜증났다고. "
" 뭐가그렇게 짜증나는데? 나만할까? 데뷔를 15일 앞둔애가 연습은 안하고 다른 남자랑 술이나 퍼마시고 다니고. 나도 어제 짜증나 죽을뻔했어. "
" 씨이. 다른남자랑 술퍼마신거까진 아니야. 그깟 몇잔 했다고. "
빠른년생 주제에 술마시는걸 그렇게 좋아해서 탈이였다. 순하리를 먹더니 신세계라며 이런 술은 매일매일 마셔도 좋겠다 하면서 냠냠 입맛을 다실때까지는 애가 그렇게 술을 좋아하는지 몰랐었다. 처음에는 소주를 한잔, 두잔, 마시더니 이제는 한병이 넘어갔다. 크게 혼내려고 했었지만 엄연한 성인이고 사회생활하는 여자아이인데 소주 몇잔은 마셔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냥 내버려두었건만 , 한번 두번 술자리를 갖는게 일주일에 네다섯번이 넘었고 그중에 반이상, 아니 정말 어쩌다가 한번 빼고서는 다 남정네들이랑 그렇게 떡이될때까지 퍼마시는줄도 몰랐다. 집에 거의 실신상태로 올때도 있었고 탈수 직전까지 가서 위험했던 상황도 있었고. 그때마다 다 넘어가줬건만. 이제 와서 하는말이 그깟몇잔? 니가 진짜 혼나봐야 정신차리지.
" 그깟몇잔? 맨날 남의 남자 등에 엎혀서 들어오고 새벽 네시 다섯시 , 어쩔때는 아침 여덟시. 언제까지 그딴식으로 술이나 퍼마시고 다닐껀데. 너 가수 되서도 이럴꺼야? "
2년넘게 사귄 내 남자친구 변백현은 순둥이 그 자체였다. 내가 뭘 하던 나만 바라봐주고, 나만 생각해주고. 항상 저보다 내가 우선인 사람이였다. 처음에는 그 큰 사실이 너무 감사하고 고마워 어쩔줄 몰라하던 내가 2년이 넘으니 익숙해져있었다. 이해해줘서 고마워 가 아니라 변백현은 내가 무슨 행동을 하면 무조건 이해해 줘야되. 이런 마인드로.
" 여자애가 세상 무서운줄 모르고 술자리라고 하면 좋다고 히히대면서 나가고. 내가 언제까지 널 이해해주고 참아줘야되는데. 선생님이 아닌 남자친구로써도 내가 이런 몇마디 못하는거야? 고작 니 기분맞춰주겠다고? 니가 뭐가 대단해서 내가 니 기분까지 하나하나 다 맞춰줘야되는데. "
나에게 화를 내는 백현이는 거의 일년만이였다. 일년전. 나는 어렸었다. 언제 할지 모르는 데뷔, 불안한 연습생의 미래에 스트레스는 받을대로 받고 공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반인도 아닌 애매한 '연습생' 이라는 신분에 혼란스러울 시기, 항상 내편이였던 변백현밖에 없었다. 내가 화를 내고 짜증을 풀곳은. 그래서 거하게 짜증을 냈던적이 있다. 물론 변백현은 그때도 나만 아는 바보였어서 참아주고 또 참아주었다. 하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고 그 같은 행동이 일주일째 지속되는날 , 변백현은 나를 녹음실로 따로불러 크게 혼을 냈었다. 엉엉 울며 다시는 안그러겠다는 다짐을 받아낸뒤 그후 나는 변백현에게 어울리는 여자가 되고자, 변백현은 나에게 최선을 다해주는 남자가 되고자, 서로 노력했었다. 그게 내가 기억하는 변백현이 화난 마지막 기억이다.
" 연습은 안해서 내가 혼내는거잖아. 연습은 안하니까 니가 다른 애들이랑 비교했을때 더 많이 틀리는거고. 귀엽다 예쁘다 오냐오냐 해주는것도 하루이틀이지. 어떻게 너는 내가 아무말 안하면 매일 그런식이야. 어? "
그렇다고 내가 백현이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그런 못된 아이는 아니였다. 나역시도 변백현을 그 누구보다 끔찍하게 사랑했으며 끈적하게 사랑을 했고 그 사랑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으니까.
" 잘못했다. 다시는 안그러겠다. 하면 봐줄려고 했었어. 니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면 그냥 오늘 연습할때도 내가 너 많이 혼냈으니까 몇마디 하고 그걸로 끝낼까 싶었어. 근데 이건 인성이 완전 바닥이잖아. 뭐하자는거야. 다른 선생님한테도 이러고 다니니? 아님 나여서 이런식이야? "
한가지 확실한건. 내가 많이 잘못했고. 변백현은 지금 최고조 흥분상태로 화가 났다는거..
짜아아악, 짜아아악.
짜아아악.
" 흐으.. "
" 우는소리 내지마. 듣기싫어 "
그렇게 나는 000에게 있는 대로 화를 다냈다. 이렇게까지 화를 내본것은 사귀면서 거의 처음이였다. 그만큼 화가 났다. 세상이 얼마나 흉흉한데 뭣모르고 닥치는데로 있는대로 술을 부어 마시고 시간개념없이 집에 들어오는 문제의 뿌리를 뽑아야 겠다고 생각을 했다. 중간중간 앓는 소리로, 애처로운 얼굴로, 내이름을 부르는 000에게 실질적인 '반성' 에 대해 그만둘까, 라는 생각을 했다가도 다시금 선명해지는 기억에 더 손을 크게 휘둘렀다.
짜악, 짜아악,
엉덩이로 오는 생생한 아픔에 발버둥 치다가 무릎아래까지 내려간 엉덩이를 서툰 손길로 감아올렸다. 녹음실에는 딱히 '매' 로 쓸만한 도구가 없었다. 굳이 찾아보자면 30cm 자 나 먼지떨이개 정도였는데 굳이 그 도구들을 써서 혼내고 싶지 않았다. 좋은 재료를 찾지 못하자 결국 무릎위에 엎어두고서는 속옷을 한번에 내리고 제법 매운 손으로 엉덩이를 혼내주었다. 마른 앙상한 몸매인 000의 몸 중 유일하게 살점이 좀 있는 부위기도 하였고 내 손바닥으로 때리는거라 강도조절도 가능했기때문에 버릇고치기에는 딱이였다.
자세똑바로해. 아직 화가 안풀린듯한 어조의 낮고 차가운 음성에 빨개진 엉덩이를 달래려 온 000의 오른손은 결국 엉덩이를 만지지 못하고 다시 내려갔다. 이미 열대가 넘는 댓수를 받아낸 엉덩이는 벌겋게 부어올라와있었다. 아까전 아픔을 식히려 들었던 오른손의 역할을 대신하여 직접 어루만지는것만큼은 안되지만 서툰 손길로 엉덩이를 찬찬히 쓸어주었다.
" 끅.. 아파.. "
" 혼날짓했으니까 아파야지. 아직 멀었어. "
" 잘못.. 잘못했어.. 흐으.. "
" 알아. 너 잘못했어. 그것도 엄청많이 잘못했어. "
짜아악, 짜아악, 짜아악. 연속으로 세대를 내리치니 엉덩이를 꿈틀대며 어떻게든 아픔을 삼키려 발을 동동 굴렀다. 또한번 무릎아래로 내려간 엉덩이에 이번에는 익숙하게 팔로 휘감아 올리고 그에대한 벌로 넓적한 오른쪽 허벅지 안쪽을 꼬집어 주었다. 손길이 닿자마자 흐으, 흐느끼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000이였다. 백현아.. 흐으.. 아파.. 눈물을 머금은 눈은 더욱더 예뻤다. 내가 생각해도 아프게, 멍들정도로 세게 꼬집은 허벅지 주위 유독 하얀피부여서 핏줄들이 다 서는게 눈으로 보였다. 한번만 더 자세 흐트러져. 이걸로 안끝나.
미친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잘못했다는 대답과 함계 꼬집은 허벅지를 놔주었다. 30초도 채 안되는 시간이였지만 워낙 세게 꼬집은 탓에, 또한 워낙 여리고 잘 부어오르는 피부탓에 시뻘겋게 멍이 보기 안좋게 들었다. 생생한 아픔에 내가 무서워 만지지는 못하고 또 자세가 흐트러질까봐 발을 구르지도 못하고 입술을 깨물었다가 혼날까봐 깨물지도 못하고 애꿏은 손톱만 뜯을 뿐이였다. 허벅지살을 살살 문질러주는것도 잠시 한번더 어깨에 힘을주고 크게 엉덩이를 울렸다.
짜악, 짜악, 짜악, 짜악.
" 흐끅.. 흡.. "
" 어쭈. 자세. 허벅지 한번 더 꼬집을까? "
" 흐으.. 아니.. 잘못.. 끅.. 잘못했어.. "
" 눈물 집어넣어. 더혼나야되. "
이미 댓수는 20대가 넘어갔다. 그만끝내줄법도 한데 아직 시작도 안했다는듯이 말하는 백현이 미웠다. 허벅지를 한번더 꼬집을까? 라는 물음에는 정말 악마 같았다. 아까 얼마나 세게 꼬집었는지 몇분이 지난 지금도 얼얼하게 아려왔다. 그런 허벅지를 신경도 못쓸정도로 매섭게 울리는 엉덩이가 너무 아팠다. 한가운데 중심만 고집하여 때리는 바람에 그쪽만 부풀어 오른게 느껴질정도였다. 하도 울고 딸꾹질 하고 이제는 변백현이 미울 정도였다. 이정도면 그만해주지. 라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변백현은 들은체도 안하며 또다시 크게 손을 올렸다.
짜아악
" 흐읍.. 끅.. 흐으.. "
" 뭐하는거야. 000. 손치워. "
" 끅.. 미안해.. 미안.. 근데 백현아.. 흐으.. 내가 잘못했어. "
" 아직 멀었다고 했어. "
" 흐흡..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터질꺼같아.. 끅.. 미안해.. "
심각한 분위기속 엉덩이가 아파서 터질꺼같다는 말에 나도모르게 푸흡, 하고 웃음이 터져나왔다. 귀여웠다. 이렇게 무섭게 혼내는 내가 미울법도 한데 내가 하는 말에 꼬박꼬박 미안하다, 잘못했다 하는 말하며. 이제야 좀 순종적으로 나오는 모습하며, 눈물 서린 엉굴, 한줌에 들어올법한 허리, 발갛게 부어오른 엉덩이, 매끈하게 뻗은 다리라인까지. 안예쁜 구석을 찾아보기 힘든 아이였다. 사실 그만둘 마음은 1퍼센트도 없었지만 터질꺼같다는 귀여운 말에 결국 화가 다 풀리고 말았다. 000에 껌뻑 죽는 변백현의 유일한 약점은 000이였다.
무릎에 엎드려 있던 000을 손수 일으켜 주었다. 내눈봐 000. 눈을 마주치자 마자 부어우른 엉덩이를 살살 쓸어주다가 다시금 부어오른 살덩어리를 두손가락으로 우악스럽게 잡았다. 이미 몇차례 잔뜩 혼이난 엉덩이를 멍들정도로 세게 잡자 자세가 망가지는건 물론 손도 올라오고 난리났다.
" 어쭈. 손바로. 무릎바로. 허리펴. 자세 똑바로 안하면 엉덩이 게속 쥐고 있을꺼야. 아파도 참아. "
" 흐읍.. 백현아.. "
" 쓰읍, 끝내지 말까? 끝내기 싫어? "
말하느냐 살짝 힘이빠진 엉덩이를 잡고있던 손가락에 다시 세게 꾹 잡았다. 그러자 아까처럼 몸을 막 비틀지는 못하고 두손을 앞에다가 공손히 모으고 눈을 꼭 감으며 아픔을 참는 000이 귀여웠다.
" 이번에 많이 실망했어. 앞으로 데뷔남은 15일, 그리고 데뷔해서 한달도안 술자리 금지야. "
" 흐읍.. "
" 대답안하지. "
" 끅.. 알았어.. 술안마셔.. 미안.. 흐으.. "
꼬집은 엉덩이에서 손을 떼고서는 살살 문질러 주곤 속옷과 치마를 입혀주고 우느냐 수고했한 눈에 서린 눈물을 닦아주고 꽤나 머리아팠을법한 뒷통수를 살살 쓰다듬어 주자 그제서야 긴장이 풀린건지 눈물을 뚝뚝 흘리다가도 가벼운 입맞춤 한번으로 기분이 풀린건지 이내 헤헤 웃는 000이였다.
" 아. 배고프다. 000 혼내느냐 힘 다썼네. "
" 나도 배고파.. "
" 뭐먹고싶어? "
" 돈가쓰? "
" 그럼 오늘은 내가 혼내느냐 기운이 없으니까 오늘 돈가쓰는 너가사 "
" 야아.. 연습생이 돈이 어딨어. 너가사. "
" 아맞다. 우리 000은 변백현 선생님 보컬수업 연습일지 써야되느냐고 못가겠다. 그거 안쓰면 엄청 혼나는거 알지? 아주 무시무시하게 혼내줄꺼야. "
" 치이, 치사해. 안먹어 안먹어. "
" 으유, 뭘 안먹어 안먹긴. 얼른 가자. 문닫는다. 거기 몇시까지 하지? "
" 9시인가? 헤헥? 지금 8시 거의다되가. 빨리와 백현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