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
낯선 시간에 길을 나선다.
동그란 빛들이 줄지어 앞으로 나아간다.
빛들을 만났다 헤어지기를 몇 번 하고 나니
곧 주변이 깜깜하다.
포암산서 앞섰던 빛 몇 분을 만난다.
혼자 남겨질 적막을,
혼자 앞서갈 두려움을 피하려고
만수봉을 따라 오른다.
오르는 등로에서 빛 다섯 중 셋은 die한다.
쌩쌩한 앞 뒤 두 빛에 의존하여 오르고 내린다.
* 과유불급(過猶不及)
20km가 적은 길이의 길이 아님에
4km 가량을 더 걷는 일이 나에게는 지나침이다.
조선시대 도공이었던 우삼돌이
스스로 크게 깨우쳐 만들었다는 계영배는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정신이 오롯이 담긴
7할의 잔이다.
내려오며 소박하고 말간 물매화, 구절초를 본다.
아름다운 일출도 본다.
'늑대와 개 사이의 시간'은
언제나 숨 막히도록 강렬하고 내밀하다.
산부추도 고개들어 아침을 맞는다.
아침은 늘 고무되고 신선하다.
오른쪽으로 주흘능선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좋아하는 신선암봉 구간서 바라볼 때와는
사뭇 그 느낌이 달라 더욱 매료된다.
산부추가 열매를 맺으려 한다.
하나의 일생이 마무리되고 있다.
꼭두바위봉에 이른다.
흰 투구꽃은 귀한 데 여기서 만난다.
용담도 만난다.
처음엔 과남풀인 줄 알았으나
군락의 꽃들을 보며 꽃잎 모양으로 용담인 줄 알았다.
올 해 첫 만남이라 더 반갑다.
가을이 곁을 파고든다.
햇볕을 많이 보지 않으면 우울해질 지도 모르겠다.
이뿌다,
이뿌다.
부리기재에 닿는다.
지나온 길과 가야할 거리를 눈여겨 본 뒤 걷는다.
툭 트인 전망에,
그 곳에 달랑거리는 작은 가을에
맘을 뺏긴다.
대미산에 이른다.
뜻밖에 한길님이 계셔서 깜짝 놀랐다.
사진 남겨주시려고 약 30여분을 기다리셨단다.
고마우시다.
운달지맥 안내판이 오래되어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아쉽지 않다ㅋ
** 온고지신(溫故知新)
한길님을 뵈면 과거 지식과 경험을 근간으로
현재를 조화롭게 결합하는 지혜를 보게 된다.
통찰과 통섭은 그냥 오는 것이 결코 아님을 안다.
천남성의 독성만큼 붉은 색이 강렬하다.
이 아이가 추운 겨울을 어찌 맞으려고
이 때 꽃을 피웠는지~~
제비꽃아, 따뜻하게 지내다 가렴~😮💨
또 만났네^^
산괴불주머니도 자주 만난다.
늘 선두여서
버스칸 또는 저녁식사자리서만 보던 청보리님과
처음으로 많은 얘기를 나눈다.
*** 허심탄회(虛心坦懷)
함께 걸으며 선입견이나 편견없이
마음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낙동19기의 모습은
현대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동족임에도 ‘철저한 적대국’으로 규정되고
4년 반에 걸친 사건이 불기소로 종결되는 등의 일련의 일들은
어쩌면 소통이 먹통이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만수봉 다녀오느라 늦은 발걸음 만회하려고
정신없이 걷는데 뒤에서 부른다.
백두대간 중간지점 안 찍고 가냐고~~^^
불러 주신 덕분에 잘 보고 한참을 즐겼답니다,
무소꿈님.
고마워요 😄
**** 주마간산(走馬看山)
달리는 말 위에서 산을 보는 듯
시간에 얽매여 자세히 보지 않고 대충 보며
허둥지둥 걸었다.
무소꿈님이 부르지 않았다면
대간의 중간 표식도 보지 못할 뻔 했다.
***** 괄목상대(刮目相對)
이 분을 뵈면 눈을 크게 뜨고 보아야 한다.
걷는 일을 이렇게 빠르고 새롭게 대할 수 있을까 싶다. 성장과 변화가 두드러짐에 큰 박수를 보내드린다.
투구꽃
이제 너도 가려고 하는구나.
본디 있던 백두대간 중간 표식을
대미산서 먼저 출발하셨던 한길님과 함께 만난다.
오르내림의 길은 역시나 끝이 있다.
고맙게도~^^
황장산까지 1.8km.
심민철님이 꼬셨지만 강력NO🤗
작은차갓재서 내려와
'까브'라는 와인카페서 다음님을 뵙고
살짝 분위기 염탐하려다
주인장께 핀잔을 듣고는 되돌아 나온다.
와인 한병 사려던 마음도 함께.
문경서 나름 유명세를 가진
황장산민박의 욕실서 따뜻하게 씻고
정말 오랜만에 닭백숙도 먹는다.
(씻느라고 폰을 두고 와서 다운받은 사진이다.
실제 백숙은 까치버섯을 넣어 오골계처럼 까맣고
구수하였다.)
****** 금상첨화(錦上添花)
몸과 머릿속의 독소를 쫘악 빼내고
영양 가득한 상차림을 받고 앉아
좋은 분들과 한 잔 술을 겸하니 이보다 좋을 수가.
대간 중간지점 통과를 축하하는 잔치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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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경지수(明鏡止水)
다녀오면 복잡했던 심사가 맑고 고요해진다.
산길을 걷는다는 것은 ‘명상하듯, 수양하듯’하는
상태와 같을 것이라고 늘 생각한다.
한 주간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내적 평화를 추구할 수 있는 산행이
나에게 꼭 맞는 일이라 ‘참 좋다’.
사자성어 학습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구간서 뵙겠습니다.
첫댓글 특A조
선두분들이 짜잔
어둠속에서 달리고 달리시고
고생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이쁜꽃 하늘 바람 구름 사람을 멋지고 아름답게 꾸려 주셔요
멋지세요 우리 란선님~~~~♡
그러게요.
특A조에 낑겨서 렌턴도 꺼져버린 어둠속을
달릭고 달리고 했습니다ㅠㅋㅋ
덕분에
물매화 군락도 만나고
해돋이 붉은띠를 선명하게 보는 행운도 얻었네요.^^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쁜 꽃🌸 보이면 꼭 알려드릴게요~~
오늘도 굿데이하십시오🥰
야간산행이 익숙해지면 혼자남겨지는 적막함보다,
오롯이 혼자만의 나의 시간으로 바뀔수 있지요~~ㅎ
대간길 중간지점 통과를 축하드리며,대간길에서 만난 아름다운 야생화도 잘감상하고 갑니다!!!
점점체력이좋아 곁봉까지 다녀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ㅋ
혼자 걷는 구간이 많아지긴 하지만
여전히 어둠 속 적막함을 즐기지는 못하네요.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곧~~^^
대간 중간지점 통과라고는 하지만
저는 앞 구간을 많이 놓쳤기에
온전한 반띵이라고 하기에는 무리입니다.ㅋ
체력이 향상되어 곁봉을 간 것은 결코 아니지만
응원주셔서 힘납니다~🥰
"툭 트인 전망에,
그 곳에 달랑거리는 작은 가을에
맘을 뺏긴다."
"~ 작은 가을에 맘을 뺏긴다" 세계성이 눈앞에 있음으로 드러난다는 란선님의 감각이다
작은 가을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은 행복보다 큰 키를 가진 사람이다
'문학은 무엇인가요' 하고 질문하는 것이 아닌 '문학적 표현은 무엇인가요' 하고 질문해야 하듯이 작은 가을을 눈앞에 두고 세계를 탁 열어보는 란선님은 詩人이다.
저도 눈을 씻고 봐야겠어요 작은 가을 하나 바지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각감이 필요할 때 꺼내 보게요~ㅋ
역시 갬성 가득한 무소꿈님.ㅋㅋ
이런 정도시면 굳이 호주머니에
가을 한조각 넣어다닐 필요없을 듯 합니다^^
호탕한 웃음소리가
힘빠져 후들거리는 다리를 바짝 기운차리게
만들어 주시는 듯하여
한결 수월하였답니다.
대단한 달란트를 부러워합니다~^^
담 구간서 반갑게 뵙겠습니다 🥰
어두운 밤길 랜턴 불빛에 의존해 걸으면서
'산행은 낮에 해야 경치 구경을
제대로 할텐데 왜 밤에 할까'
'이 길을 왜 비탐방구역으로 하였을까'
이해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산행을 마치고 나면 또 한 코스를 밟았구나라는
뿌듯함이 생깁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춤출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수고많았습니다👍
낮에만 산길 걷고 싶은 1인이었습니다.
무박 완전 싫어하였는데~~~^^.ㅋ
그래도 일출 전후의 멋진 광경과
누구의 숨결도 섞이지 않은 순도높은 공기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다음 구간에서 반갑게 뵙겠습니다 🥰
사자성어와 함께 어울어진 맛깔난 후기 넘 잼있게 읽었어요~^^
산행후기 노벨상 받으셔도 되겠어요~~ㅎㅎ
이번 구간도 수고많으셨습니다~^^
주신 칭찬에 아침부터 춤추고 있습니다^^
한강님 덕분에 노벨문학상 거론도 되고~~ㅋㅋ
즐휴되시고 다음 구간서 뵙겠습니다.
다음 구간은 같이 걸어요~🥰
먼 길을 남보다 10 리쯤 더 걸은 체력과 용기 대단합니다.
바쁜 시간임에도 들꽃과 산과 하늘을 마음에 담고, 사진에 담고, 철학적 사색을 버무려 수준 높은 한 편의 문학을 빚습니다.
평소 쌓은 학문, 심신 단련, 문학 수련이 뛰어난 감성, 감수성과 어우러져 농익은 예술성 가득한 문학이 됨을 봅니다.
어떤 일에 대한 애정과 꾸준한 천착에서 오는 결실이라 여깁니다.
주워들은 이야기지만 작가 한강은 처음에 시로 등단 했다 합디다.
'슬픔'을 바탕에 두고, 심적 성숙을 거쳐 마침내 그것을 극복한 시....
란선 님 시는 '희망'과 '용기', '진취' 등을 품으면서도 고정된 틀에 얽매이지 않은 시라고 셍각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고, 산행과 연이은 많은 일 처리...
조금 여유를 갖고 좋아하는 차 한 잔 마시면서 피로를 풀기 바랍니다.
조언주신 대로
오늘은 여유롭게
동네 빵집서 좋아하는 베이글과 올리브롤 사서
향그러운 커피 한잔 내려 마십니다~^^
시장에서 무화과도 듬뿍 사들고 오며
여러 개 먹었더니
배가 아주 빵빵하니 기분좋습니다.
휴일, 잘 쉬고 계시죠~^^
담 구간서 뵙겠습니다 🥰
백두대간
이십일차
운치있는
란선님글
보라용담
천남성꽃
알게되네
다음구간
다음불참
그렇지만
올해한번
다음참석
함산예정
안전산행
대간완주
기원함다
다음구간
다음불참
많이아숩
눈물글썽
좋은날에
반가웁게
미소지며
만나기로
다음구간
멋진구간
다음불참
아니될말
웬만하면
참석해서
좋은추억
함께하세
옴마옴마
세상에나
우째이리
딱딱맞게
기본율격
맞추실꼬
다음님은
못하는기
무엇인지~^^
조선시대
유교이념
안빈낙도
자연예찬
노래하던
4음보의
가사들이
재현되어
19기카페
등장하니
온고지신
절로되네
어절씨구
좋을시고
다음님의
다음함산
빵꾸내면
큰일임다
모두모두
기다리니
통촉하여
주시어요~🥰
점점 얼굴보기 힘들어지는 란선언니~~
따라 갈 수 없어 ........
보고파도 참아 봅니다~~🤣😂😊😉🥰😍
긴 거리 수고 많으셨습니다 ~~^^
'점점'은 무슨~~~!!!!
어쩌다 지난 구간 한번이지ㅋ
다시 없을 앞섬이라 생각해줘요^^
사람의 걸음이라는 기 우습더라구요.
앞의 날쌘돌이와 있으면 그리 걸어지고
놀멍쉬멍가면 또 그리 걷게 되고.
다음 구간은 애정하는 구간이니
천천히 야곰야곰 즐기면서
함께 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