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유념을 마친 잎을 반드시 햇빛에 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햇빛에 널어야만 후발효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간혹 한국에서는 보이차가 익지 않는다,,, 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보이차를 사서 십년 넘게 두었는데도 전혀 쓴맛, 떫은 맛이 가시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원리를 생각해 본다면, 십년 넘게 두었는데도 차가 전혀 익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십년이 넘어도 쓴맛이 전혀 가시지 않기는 커녕 더욱 더 써져서 삼키기도 힘들다,,, 하는 경우라면
이렇게 햇빛에 말리지 않고 홍배기라는 기계를 이용해서 열풍으로 건조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홍배기를 이용해서 건조한 차는 오래 두어도 맛이 좋아지지 않을 뿐더러,
숙차를 만들기 위해 악퇴를 해도 발효가 잘 안된다는 것이 현장에서
직접 일을 하는 사람들의 경험입니다...
홍배기로 말린 잎만 쓰지 않고 햇빛에 널어서 말린 잎과 섞어도
발효의 결과가 별로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옛날 운남에서 보이차를 만들던 사람들은 햇빛에
말려야만 후발효가 가능한 보이차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았을까요?
그렇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 보이차란 것은 매우 원시적인 형태의 차입니다.
원료인 대엽종 차나무의 잎도 일단은 모양새가 안 나오고,
폴리페놀 함량이 높아서 쓰고 떫은 맛도 강하고,
단백질 함량이 낮아서 감칠맛도 덜합니다.
엽록소 함량도 낮아서 색깔도 선명하고 예쁜 초록색이 아니라
누른 빛이 더 많이 나는 색입니다.
원료도 원료지만, 만드는 방법도 원시적입니다.
이파리 따다가 솥에 덖고, 유념하고 말리면 끝인데,,,,
햇빛에 말렸던 것은 차를 말릴 수 있는 열원이 오직 햇빛밖에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어쨌거나 좋은 보이차가 되려면 반드시 햇빛에 널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다 보면 조금 난처한 일도 생깁니다.
유념한 차를 대나무 채반에 담아서 밖에 내놓고 차를 따러 갔는데,
갑자기 비가 온다거나 하면 낭패입니다....
영화 <된장>에서 여주인공이 된장 항아리를 집에서 멀리 떨어진
매화나무 아래 묻어두고 비가 오니까 뚜껑 덮으러 불이나게 뛰어가던 장면이 기억납니다..
그렇게 센 비를 맞으면 된장 버리는 거 아닌가요?
영화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된장이 만들어지긴 했더만요,,,
아무튼 그런 일이 자주 생기면 곤란하니까,
요새 운남 사람들은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 냈습니다.
차를 건조하는 곳에 플라스틱으로 된 지붕을 덮어주는 것입니다.
햇빛은 햇빛대로 잘 들어오고, 갑작스러운 비가 내려도 차를 망칠 일이 없습니다.
차를 널어놓고 안심하고 다른 일을 보러 나갈 수가 있습니다.
여기는 이무인데, 이 집은 작년에 이런 시설을 만들었습니다.
이무에서는 최초였습니다.
올해는 이 시설을 만든 집이 여기저기 많이 생겼습니다...
이무뿐 아니라 노만아, 사모 등지에서도 많이 보았습니다.
일종의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ㅎ
<출처 - 구름의 남쪽 솔바람>
첫댓글 홍배 : 태양 : 비
요즘에는 시설이 다 좋아지더군요~
간단한 방법으로 비를 피할 수 있으니 품질도 좋아지고요~
카페에서 흔히 사용하는 접이식 간이 지붕을 설치하면 더욱 편하겠네요~~^^ 리모컨도 있으면, 전동식~~^^
좀 심하나요~~!!?
좋은 아이디어네요 ㅎㅎㅎ
투명한 소재로 만든다면야 아주 좋겠는걸요~
ㅇㅋㅂㄹ~~!
뭐든 인위적인 처리가 가미되면 좋아지는 것 보다 나빠지는 것이 더 많군요.. 홍배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