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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랑사랑 봉우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이봉우(일향)
제 6장,
승재는 일주일째 승미를 학교 앞에까지 데려다 준다.
아직은 낯설고 아무것도 모르는 동네고 학교다.
“아빠!
이젠 저 혼자서도 갈 수 있어요.“
”정말 그럴 수 있겠니?“
”네!
이제는 동네도 많이 익숙해졌고 학교도 혼자서 올 수 있어요.
학교 끝나고 나면 저 혼자서 학교에 와 보기도 했어요.“
”그랬구나!
우리 승미가 이제는 다 컸네!
그럼 내일부터 승미가 혼자서 학교에 오는 거다.“
”네!“
승재는 그런 승미가 대견스럽다.
집안도 모두 정리가 되어 불편함이 없다.
이제는 무엇보다 돈을 벌어야 한다.
다행이 부조금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왔는지 형님이 챙겨서 통장으로 넣어주신 돈이 아직은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이들을 키울 수는 없다.
승재는 학원을 생각해 보지만 아이들을 맡겨둘 곳도 없고 늦게까지 강의를 해야 하는 날들이 많아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학원에서는 언제든지 나와 달라는 요청이 자주 온다.
낮의 한 두 강의만 가지고는 생활이 되지 않는다.
또한 아내와 함께 그림을 그리던 열정이 사라진 느낌이 든다.
승재는 많은 고심을 한다.
승리도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면 승인이를 데리고 해 나갈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보지만 마땅한 것이 떠오르지 않는다.
어머니의 말씀대로 승인이에게 대 소변을 가리는 연습을 꾸준히 시키고 있다.
시간을 보면서 승인이를 변기에 앉히고 변을 보게 하는 훈련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아직은 한 번도 성공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변기에 앉혀 놓으면 쉬야를 한다.
승재는 승인이를 위해서 자신이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우선 무엇보다 생계를 위해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승리를 어린이 집에 보내고 나서 승인이를 데리고 시장을 돌아본다.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함이다.
자유 시간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사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어떤 장사를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도 않고 있다.
장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승재로서는 어떤 느낌조차 오질 않는다.
승재는 매일 시간이 날 때마다 시장과 동네를 돌아본다.
취업을 한다는 것은 아이들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을 하면서 장사로 생각을 굳히기는 하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을 할 수가 없다.
승원이 역시 동생이 어떤 장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함께 고심을 한다.
동생이 아이들 데리고 살아가려면 무엇인가는 해야만 할 것이다.
자신의 형편이 조금만 여유가 있어도 어머니를 가계시게 하면 마음을 놓고 다시 학원 강사로 나갈 수 있지만 자신의 집에도 어머니의 손길이 필요하고 승재의 집이 비좁기에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에 한숨을 내 쉰다.
“형님!
아무거나 시작을 해 볼까 합니다.“
”아무거라 하더라도 점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차가 있어 돌아다닐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무엇을 어떻게 시작을 하겠다는 말이냐?“
”우선 조그만 용달을 구입할까 합니다.
다행히 면허가 일종이니 트럭을 운전해도 되니까 조그만 트럭을 구입해서 어떤 물건이든지 받아서 팔아볼까 하는 생각입니다.“
”승인이를 태우고 다닐 생각인 것이구나?“
”네!
아무래도 승인이를 두고 다닐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지 말고 네가 장사를 하는 동안 어머니께 맡기렴!“
“형님!
이제 제 일은 제가 하겠습니다.
어머님의 연세도 있으신데 승인이를 언제까지 돌보시게 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있는 그대로 부딪치면서 살아보겠습니다.“
승재는 2.5톤의 트럭을 할부로 구입을 한다.
그동안 도매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요령과 판매하는 모든 것을 알아본 승재다.
아이들이 잠이 들어 있는 새벽에 차를 몰고 도매시장으로 가서 채소를 받아온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승미와 승리에게 아침을 먹이고 보내고 나서 도시락을 준비한다.
매일 밥을 사 먹을 수도 없지만 승인이를 데리고 식당으로 갈 수도 없다.
며칠을 그렇게 돌아다녀보지만 남는 것이 없다.
늘 물건이 남아 있기에 이득이 없다.
채소들은 다음날이면 팔수가 없다.
남은 채소들을 형님 댁에 드리고 온다.
어머니의 손을 거쳐 반찬이 되어 상에 오르기는 하지만 수입이 별로 없다.
멀리까지 차를 끌고 나갈 수 없는 것이 이유이기도 하지만 빨리 상해버리는 야채들을 가지고 장사를 한다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
승재는 다시 며칠을 고심을 한다.
이 상태라면 차의 할부금조차 갚아나갈 수가 없다.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라 그런지 사과와 귤이 나오기 시작한다.
승재는 다시 과일로 물건을 구입한다.
제 철에 맞는 과일들을 구입하고 나서 멀리 나갈 생각을 하지 않고 동네 입구에 차를 세워놓고 장사를 한다.
승미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빠를 찾아서 나와 본다.
“아빠!”
“오늘 공부 잘 했어?”
“네!”
“시간을 보고 승리를 데리러 가는 것 잊지 말고.”
“네, 아빠!”
“승리를 데리고 깨끗하게 씻고 공부하고 있어!”
승재는 과일을 봉투에 담아서 승미의 손에 쥐어준다.
승미는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간다.
과일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에게 과일을 들려 보내도 좋은 것을 골라서 보낸다.
한 개를 먹이더라도 좋은 것을 먹이고 싶은 마음이다.
팔고 난 찌꺼기를 먹이며 사랑하는 딸들을 키우고 싶지 않다.
이득이 덜 된다고 해도 우선 내 딸들에게 제일 좋은 것을 먹이며 장사를 한다.
처음에는 별로 신통치 않던 장사는 날짜가 지나가면서 조금씩 매상이 오른다.
또한 꾸준한 훈련 덕인지 승인이는 변을 가리게 된다.
하루 종일 차안에 갇혀 있는 승인이를 위해 연필과 노트를 준다.
승인이는 그 노트를 가지고 무언가를 그리며 심심하지 않게 혼자서 놀고 있다.
가끔 차안을 들여다보면 혼자만의 시간에 열중해 있는 승인이의 모습이다.
하루 종일 보채는 법도 없다.
과일을 깎아서 주면 알아서 먹곤 한다.
승재는 오전 시간이면 승인이를 위해 장애자를 위한 교육을 받으러 간다.
차 안에 먹을 것과 함께 두고 한 시간의 교육을 받고 나온다.
이제 저녁이면 승미는 밥을 챙겨서 승리와 함께 찾아 먹곤 한다.
늦은 밤 시간이 장사가 되는 시간이라 늦게까지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미 하루 두 끼의 밥을 싸 가지고 나오기에 승인이를 먹이고 배가 고프면 아무렇게나 한 술 떠먹곤 하는 승재의 삶이다.
이제 날씨는 점점 더 추워지기 시작한다.
오히려 과일을 저장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사과와 배는 며칠은 둔다고 해도 팔 수 있고 귤 역시 제철이기에 잘 팔려나간다.
그러나 하루 종일 차 안에 있어야 하는 승인이가 걱정스럽다.
아무리 옷을 많이 입히고 담요로 둘러씌운다고 해도 차의 시동을 걸고 히터를 틀지 않으면 차안은 그대로 냉동고가 된다.
가끔씩 차의 시동을 걸고 추위를 녹여주곤 한다.
“아빠!
다음 주에는 방학을 하니까 승인이를 데리고 나가지 않으셔도 되요.“
승미의 어른스러운 말이다.
“정말 승미가 승인이를 봐 줄 수 있겠어?”
“네!
이제 승인이가 기저귀를 차지 않아도 되니까 봐 줄 수 있어요.
먹을 것도 제때에 챙겨줄게요.“
“고맙다.
아빠가 우리 승미가 없었으면 어떻게 할 뻔했을까?“
“아빠!
승미가 어서 더 컸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아빠가 매일 승인이를 데리고 다니시지 않아도 되는데요.“
“그래!
이제 조금만 크면 승인이도 혼자서 있을 수 있을 거다.
그때까지 우리 서로 노력하면서 살아가자.“
승재는 아빠를 생각하고 걱정해주는 승미가 사랑스럽고 대견하다.
아내인 유미를 그대로 닮은 모습의 승미였다.
겨울을 보내면서 승재의 모습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해간다.
곱고 매끄럽던 승재의 손마디는 거칠어지고 투박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여인은 아들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파진다.
미대를 나온 아들의 모습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가끔씩 아들의 집을 둘러보며 먹을 것을 해 놓고 집안을 말끔히 청소해주는 정도의 보살핌을 주고 있지만 승재는 그런 것까지도 마다한다.
“어머니!
이런 추운 날씨에 오시지 마십시오.
이제는 제 힘으로 충분히 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시다 넘어지시기라도 하면 정말 큰일입니다.“
”아무리 그런다고 어떻게 오지 않을 수가 있니?
내 새끼들을 어떻게 모른 척 할 수 있단 말이냐?“
”어머니!
어머니가 건강하시게 지켜봐 주셔야 저희가 힘이 납니다.
만일 어머니가 다치시거나 병이라도 드시면 무슨 힘으로 용기를 내겠습니까?
눈이 오면 길이 미끄럽습니다.
겨울 동안이라도 오지 말아주세요.“
이여인 또한 그런 아들의 마음을 알고 있다.
“오냐!
승미가 곧잘 너를 도와주고 있으니 그나마 안심이 된다.
그러나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을 하거라!“
”네!
형님하고 자주 연락을 하고 있으니 곧 바로 아실 것입니다.
저는 이제 다른 생각 없습니다.
어떻게 하든 제 자식들 남부럽지 않게 올바로 키우는 것에 제 삶을 모두 걸었습니다.
누구보다 더 반듯하고 올바른 사람으로 키울 생각입니다.“
이여인은 아들의 고생이 늘 마음이 아파온다.
장사를 그만두고 마땅한 사람과 만나 아이들을 맡기고 학원으로 돌아가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아들이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결코 재혼을 하지 않겠다며 말을 꺼내지도 못하게 하고 있으니 그저 바라보는 수밖에 없다.
이 추위에 밖에서 떨면서 고생을 하며 장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천 만 갈래 찢어지는 통증이 일어난다.
얼마나 추울까?
얼마나 고생스러울지 애가 타들어가는 이여인이다.
없는 살림이지만 막내가 되어 더욱 애지중지 곱게 키운 아들이다.
재산이라도 있다면 점포라도 마련해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럴 수 있는 재산도 없고 보니 그저 가슴만 새카맣게 타 들어간다.
그런 어머니의 마음과는 달리 승재는 장사에 요령이 조금씩 터득하고 단골손님들이 하나 둘씩 늘어가는 재미에 추위도 견디며 장사를 한다.
과일이 얼지 않도록 보온덮개를 단단히 씌우고 나서야 장사를 마무리 한다.
일기예보에 내일부터 당분간 강추위가 있을 것이라는 예보다.
그런 강추위 속에서는 과일을 내 놓을 수가 없다.
얼기만 하면 그대로 모두 버려야 하는 것이다.
밤이 깊은 시간이다.
아이들은 모두 잠이 들어 있다.
하나하나 얼굴을 보면서 이불을 다독여준다.
“유미야!
너무 춥다.
이 추위가 가실 때까지 며칠은 쉬어야겠다.
우리 딸들과 무엇을 하고 며칠을 보낼까?
만일 당신이 있었다면 무엇을 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그러나 우리 그런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었지?
늘 시간에 쫓기고 바쁘게 살아온 우리였지.
그래서 가족들끼리 어디 여행도 가본 적도 없었지?“
승재는 그렇게 바쁘게 살아왔던 지난날들을 떠올려본다.
방학이면 특강으로 더욱 바쁘게 살아왔던 지난날들이다.
남들이 휴가를 떠나 피서를 가는 계절이면 더욱 바쁘고 숨 가쁘게 살아왔던 지난날들이다.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이면 모두들 겨울 여행을 떠나지만 그런 것은 자신들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들이었다.
“우리가 참으로 바보처럼 살았었니?
우리는 최선을 다하며 성실하게 살아온다고 자부하고 있었지?
그렇게 당신이 일찍 우리 곁을 떠나는 것인 줄 알았다면 결코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 거야!
좀 더 아름답고 멋지게 살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모든 것은 후회를 한들 이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승재는 한자 한자 정성을 다해서 써 내려 간다.
아무리 피곤하고 힘이 들어도 매일 자신의 마음을 써 내려가는 승재였다.
그 시간은 오직 유미와의 단 둘만의 시간이라는 생각을 하는 승재다.
하루의 일과를 보고하고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는 순간들이다.
“여보!
정말 보고 싶다.
그리움이 내 온 몸을 떨리게 한다.
우리의 아름다웠던 지난날들이 너무나 그립다.
여보!
사랑해.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는 내 마음 알고 있지?“
승재는 때때로 그리움에 몸부림을 치지만 그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너무나 그립고 보고 싶어 몸속의 피가 마르는 것만 같다.
글: 일향 이봉우
첫댓글 오늘도 좋은 연제 소설 잘 보고 갑니다^^
비가 많이 내리는 토요일 행복하세요^^
늘 건강하시고 유익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아름다운글 오늘도 머물어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유익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사람이 살아가는 기술이란 하나의 목표를 세우면 거기에 온 힘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행복님 희망이 있어야 합니다. 희망은 영원한 기쁨입니다.살아가는데 큰 자산입니다.행복한 휴일
되시기 바람니다..
늘 건강하시고 유익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많은 비가 오고있읍니다.몸 건강하시고 줄겁고 행복한 토요일 보내시기 바람니다^^
아름다운 행복의글 쉬어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유익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좋은 작품 감사 합니다.좋은시간 되세요^^
늘 건강하시고 유익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