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난 8월 4일(토)~5일(일) 양일간 부천시 교류도시인 일본 오카야마시 '모모타로축제(복숭아 동자)'기간 중 오카야마 시청 앞 도로 오모테 상가 일대에서 열린 '우라자 퍼레이드'에 참가한 '부천시 문화교류단' 고경숙(시인)기획위원의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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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카야마시 아사히 강변에서 열린 모모타로축제 불꽃놀이 |
고경숙(시인/부천시어울림한마당 기획위원)
사람들은 불꽃놀이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다. 그 환상은 때로 죽음과 통할 정도로 강렬해, 자다가도 불구경을 나갈 정도로 불이 주는 원초적 흥분을 즐기곤 한다. 불꽃에 대한 두려움과 흥분, 양면한 극도의 감정을 가장 잘 맛볼 수 있는 불꽃놀이 현장, 아사히 강변의 그날은 그랬다. 해거름에 삼삼오오 돗자리로 자리를 잡은 시민들이 오카야마(岡山) 아사히강 양쪽에 장사진을 이뤘다. 오까야마 시민들의 절반 이상이 나왔나 싶을 정도로 둔덕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움직임 또한 지상의 불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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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꽃놀이를 구경하기 위해 유카따(ゆかた)를 입고 아사히 강변으로 쏟아져 나온 오카야마 시민들 |
유카따(ゆかた) 나풀거리는 사이를 지나며 코를 자극하는 꼬치구이의 뜨거운 열기와 연기가 석양을 가른다. 이미 오전부터 축제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팔월 염천에 기진해 누군가 벌써 들것에 실려 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강 가운데서 한 시간 동안 쏘아올린 폭죽의 양만큼 어두운 하늘에선 어마어마한 환상쇼가 펼쳐졌다. 사람들은 환호하고··· 한 순간에 이토록 많은 사람이 한 곳을 올려다 볼 수 있다는 것, 집중하고 즐기는 축제의 하이라이트 '불꽃놀이!' 아니겠는가?
상업적 축제를 제외하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시민참여형 축제란 어쩌면 환상일지 모른다는 내 생각이 저들을 보고 여지없이 무너졌다.140여개팀 6,500여명의 참가자들이 운집할 변변한 공간하나 없는 거리, 나무그늘 하나 없는 아스팔트 거리에는 낭만이 자리할 여유는 없어보였기에··· 얼굴에 귀신 분장을 하고 140여팀이 마치 입이라도 맞춘 것처럼, 각각 독특한 복장으로 거리에 나선 저들의 눈빛은, 차라리 고양이처럼 매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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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섭(가운데) 연극협회 회장이 우라자퍼레이드에 참가한 오카야마 시민들과 함께... |
'부천문화교류단' 25명의 공연단 중 전문가는 몇 없고 모두가 나처럼 허탕맹탕(?)인 몸치들, 두 달여 공들인 연습이래야 없는 시간 쪼개 모여 한 짧은 시간들이기에,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보고 "잘 할 수 있을까?","잘 할 수 있을거야"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외국인 최초의 참가팀'이라는 타이틀, '한국사람'이라는 타이틀, '부천문화교류단'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무게감은 실로 대단했다. 뜨거운 호응과 환호,음악에 몸을 맡겼다. 몸으로 빚어내는 언어, 춤은 미학의 가장 모태가 되는 장르 중 하나로, 현대는 몸詩로서의 범주를 벗어나 모든 예술장르와 연계되는 종합예술일 것이다. 축제에 있어 거리퍼레이드나 잠깐의 공연은 행위자의 단합이나 예술성에서 나아가 관객과의 교감을 동반하기에 훨씬 우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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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라자퍼레이드에서 우린 전통춤사위를 펴는 부천문화교류단 |
축제에 참가하며 계속 머릿속에는 우리 부천시의 '시민어울림한마당 축제'가 떠올랐다. 19회째 되는 모모따로 축제와 이제 7회째인 우리 축제를 단순 비교하기는 모순이 있지만, 분명히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보이는 듯 했다. 시상금도 없는 상의 가치를 인정하는 저들은 적지 않은 참가비(7만엔)를 내고 축제에 나오고 있다. 주최 측은 빠진, 아니 다만 최선을 다한 지원 뿐, 나머지는 오롯이 참가자의 몫이 되는 축제, 쉽지는 않겠지만 언젠가 우리도 가야 할 길이다.
에도(江戶)시대의 정원 오카야마(岡山)의 고라쿠엔(後樂園)을 돌아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황금빛 노을에 드리워지는 도시의 실루엣을 본다. 넋 놓고 앞을 보다 역방향으로 달리는 착각에 깜짝 놀라곤 하는 나, 경직된 사고의 전환은 항상 상대를 통해서라는 사실을 실감하며, 이번 부천시 문화교류단의 오까야마 방문도 그 연장선상에 있을 것이라 생각해본다. 사람의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이면 무엇이든 '정돈'과 '상품'으로 창출시킬 줄 아는 민족, 예의와 배려로 똘똘 뭉친 그들에게 풍기는 인간미는 최고의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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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 기간중 거리에서 만난 오카야마 시민들 | 그런데 나는 왜 자꾸 지형 그대로를 살려 정자를 짓고 나무를 살려 물길을 내는 우리나라의 '소쇄원'이 떠오르는 걸까? 쉿! 떠들지 말라 주의를 받으면서도 큰 목소리로 일행을 챙기는 저 막걸리 냄새나는 사람들이 벌써 그리워지는 걸까? 정돈과 질서 우위에 있는 '情'! 그 뜨거움 때문은 아닐까?
고경숙(高慶淑) 프로필 2001년 계간 시현실로 등단/ 1999년 제 4회 하나.네띠앙 인터넷 문학상 대상/ 2000년 수주문학상 우수상/ 2008년 두레문학상 /시집 '모텔 캘리포니아'(2004), '달의 뒤편'(2008) /수주문학상 운영위원/블로그http://blog.naver.com/bez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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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로부터 고경숙-이미희-조우옥-이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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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시문화교류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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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시문화교류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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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꽃놀이를 즐기기 위해 아사히 강변으로 몰려드는 시민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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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라자 퍼레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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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시문화교류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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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모타로(桃太郎)' 축제 전야제 불꽃놀이에 참석한 서강진 부천시의원과 오은령 무용협회부천지부장이 오카야마 시민과 함게 기념촬영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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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모타로(桃太郎)' 축제에 참가한 부천시어울림한마당 교류단이 김만수 시장과 김관수 시의회 의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
첫댓글 잊지 못할 행사였어라이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