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토요일 오후 마찬가지로 오늘도 아내와 함께 마트에서 쇼핑을 한 이후에 집 근처 밤일마을의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를 하는 중이었다. 구창모의 노래모음을 유투브를 연결한 차내 스피커로 들으며 하안동 사거리 근처를 지나가는 중에 음악이 끊기면서 둘째 아들의 휴대폰 목소리가 자동차내 스피커를 통해 들렸다. “아빠, 엄마, 지금 어디세요?” “하안동 사거리 근처인데 집으로 들어가는 중이야.” “그러시면, 오늘 저녁에 저하고 ‘탑건2” 안 보실래요? 탑건1이 1987년도에 나왔으나까, 아빠, 엄마하고 탑건2를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 아내에게 같이 보러가자고 내가 제안하니, 고 나만 같이 보고 오라고 하였다. “그래, 나랑 같이 보자.” “그러시면, 철산극장에 8시20분 타임으로 예매할 테니, 8시 10분까지 철산극장으로 오세요.”
나는 탑건2가 한국에서 상영이 되고,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많을 뿐 더러 톰크루즈가 영화 선전을 위해서 한국에 왔다는 것을 인터넷 신문 기사를 통해서 알았지만, 일부러 영화관에 가서 볼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런데, 둘째의 초청을 받고는 함께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아들의 초청을 막상 받고 보니, 갑자기 탑건2가 매우 보고 싶어졌다.
집에 아내와 들어간 후, 짐 정리를 조금하고 거실에서 책을 읽다가 잠깐 졸았다. 아내가 안방에서 나오며 잠시 외출한다고 같이 가지 않겠냐고 나를 깨웠다. 시간을 보니까, 7시 50분이었다. 둘째하고 영화 보기로 했으니까, 같이 집에서 나가기는 하되, 아들과 영화 보러 하야 하니까 극장 앞에서 헤어지되, 나중에 따로 집에 들어가는 것으로 하였다.
철산극장은 3개층으로 되었고, 각 층에는 2개의 영화관이 있는 데, 한 영화관의 좌석이 70석 정도로 보이고, 에어컨 바람이 너무 약해서, 에어컨 바람이 추울까봐 가져온 바람막이가 필요가 없게 되었다. 토요일 저녁인 데, 관객이 우리를 포함해서 10명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연인이 한 커플이 보이고 대부분은 20대 쳥년들이 친구들과 함께 왔다. 아버자와 아들로 보이는 관객은 우리 뿐이었다.
나는 따뜻한 아케리카노, 아들은 시원한 사이다를 극장 매점에서 주문하였는 데, 아들 카드로 계산하였다. 나는 아들에게 용돈도 별로 주지 않는 데, 아들은 아르바이트를 하여 아버지와 같이 먹은 음료수와 영화 관람비는 본인 돈으로 계산한다. 내가 계산할 틈을 주지 않았다. 영화 시작하기 5분 전에 자리를 잡았다. 그 시간에 아들은 핸드폰에 저장된 여자친구 사진을 보여주었다. 여자친구에 대해 짧게 이야기를 해 주었다.
애국가와 광고 없이 영화가 시작되었다. 탑건1 을 비디오로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났다. 특히, 탑건 주제가는 나와 아내가 좋아했었다. 나는 톰크루즈를 탑건2 에서 볼 수 있고, 그가 여전히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것이 흥분되었다. 그가 고맙기까지 하였다. 탑건2의 탄탄한 구성과 그 구성을 실현시키는 첨단 전투기와 전투의 웅장한 화면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단순한, 첨단 기계적인 화면 뿐만 아니라 비행사들의 희생 정신과 유대감은 깊은 감동을 주었다. 탑건2가 탑건1 보다 훨씬 낫다고 여겨졌다. 2시간 가량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영화가 끝난 후, 극장 안이 환해 졌을 때, 아들이 말했다. “아빠, 혹시 조신 건 아니죠? 영화 볼 때, 옆자리의 아빠가 너무 조용해서요.” “아냐, 한번도 졸지 않고 잘 보았어. 너무 재미있더라. 고마워. 좋은 영화 보게 해주어서.” “아빠가 이 영화를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 하하하” . 아들과 함께 극장 밖에 나가나 무표정한 행인들이 발걸음들을 옯겼다. “아빠,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서 친구 만나러 가 볼께요.” “그래, 잘 만나거라.” 웃으면서,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았다.
집에 들어오니, 아내는 안방에서 무엇인가를 부지런히 하였다. 나도 아까 읽다 말았던 책 “독일은 왜 잘하는가, 성숙하고 부강한 나라의 비밀” 을 다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