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담기 단상
갑진년 새해 경칩(驚蟄)이 사흘째 날 된장을 담았다. 해마다 정월에 말날 담던 된장을 올해는 조금 늦게 담았다. 청두(靑豆) 콩으로 메주를 쑤다 보니 한 달 정도 늦게 담게 되었다. 청두(靑豆)는 수확이 적게 나기 때문에 농가에서 심지를 아니해서 재료 자체가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경동시장 잡곡 파는 곳에, 1년 전부터 부탁을 해서 한 말을 구해서 메주를 만들어서 완전히 건조해서 푸른 곰팡이가 파랗게 돋아나서 청국장도 5K를 띄워서 함께 섞고 고추 파는 곳에 가서 가루를 내고, 보리쌀 10Kg을 깨끗하게 씻고 소쿠리에 물기를 빼고 방앗간에 가서 가루를 내서 시루 솥에 김으로 쪄서 소주 큰 병 2병과 소백산 백련 암자에 고로쇠 물 15병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서 메주가루와 찐 보리쌀을 함께 잘 섞어서 작년에 된장 옹기에 반 정도 남은 곳에 붓고 고루고루 섞어서 1년 정도 숙성을 시키면 정말 맛있는 된장이 된다. 된장 담는 날이라 옥상 장독이 유난히도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서 한 서너 시간 중노동을 하였다. 나이가 들다 보니, 이젠 조금만 힘든 일을 하면 피곤이 쌓인다. 된장 다 담고 오늘은 몸이 나른해서 낮잠을 잤다. 된장 담는 일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야 맛있는 된장이 되기 때문에, 해마다 손수 담아 먹습니다. 얼 벗! 페친님들! 이젠 옥상 텃밭에도 방풍 새싹에 많이도 컸네요. 경칩이 지났는데도 영하 날씨가, 아직도 계속, 되는데도 봄은 소리 없이 오고 있습니다. 여여법당 된장 담기 단상이었습니다. 건강들 하십시오.
화옹 합장,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