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탐방은 그 지역의 식문화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비슷한 듯 다른, 시장 두 곳을 살펴봤다.
다양한 생선 요리, 밥도둑 반찬 <니시키 이치바> 니시키 이치바(錦市場 : 니시키 시장)는 교토 시조역과 카와라마치역 사이 니시키코지에 있는 약 4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재래시장으로 ‘교토의 부엌’이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폭 3~4m, 약 400m 길이의 골목 안에는 수산물, 야채, 건조 식품, 조림을 파는 400여 개의 상점이 자리잡고 있다. 김이 모락모락 일어나는 카마보코(어묵) 등 군것질거리 또한 다양해 입이 심심하지 않다. 한국의 시장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절임 음식을 무료로 시식할 수 있는데, 특히 교사이(京野菜 ; 교토의 채소)로 만든 다양한 절임 음식들은 한 번쯤 맛보고 싶은 충동이 들게 한다. 또 하나의 강점은 신선한 제철 수산물을 두루 맛볼 수 있다는 것. 교토하면 제일 처음 떠오르는 생선인 청어, 이를 활용해 만든 다양한 반찬들을 접할 수 있다. 반찬 이외에 생선 요리도 접할 수 있는데, 일본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생선인 갯장어 꼬치구이를 양념구이로 내놓고 있어 향긋한 냄새가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축하 행사에 많이 사용되는 도미도 소금구이 형태로 맛볼 수 있는데다, 알 밴 코이(鯉 ; 잉어) 조림도 있다. 한편으로는 가리비구이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산물로 카르파쵸 꼬치(이탈리아식 전채 요리)를 먹을 수 있기까지 하다. 니시키코지의 상점들은 오전 7시경부터 문을 열고 오후 6시경에는 대부분 문을 닫는다. 가장 붐비는 시간은 점심 전과 저녁 무렵. 식재료를 사려는 일반인과 외식업 관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주소 京都府京都市中京区錦小路通 전화 075-211-3882 영업시간 일반적으로 09:00~17:00, 수요일과 일요일 휴무 점포 많음
수산물, 길거리 음식의 조화 <쿠로몬 이치바> 쿠로몬 이치바(黒門市場 ; 구로몬 시장)는 오사카 닛폰바시에 있는 시장 겸 상점가로서, 쿠로몬 이치바가 정식 시장으로 인정받은 것은 메이지 35년(1902년)의 일이다. 초기에는 근처에 있던 큰 절인 ‘엔묘지’때문에 ‘엔묘지 이치바’라고 불리웠다. 그 이후 엔묘지 입구의 검은 문(黒門)때문에 ‘쿠로몬 이치바’로 불리기 시작했다. 현재 엔묘지와 쿠로몬은 모두 1912년 대화재로 소실된 상태다. 정식 시장으로 인정받은 것은 1902년이지만, 그 유래는 생선 상인들이 모여서 자그마한 시장을 형성하던 182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공식적인 역사는 약 110년, 비공식 역사는 약 190년이 되는 오래된 오사카의 시장이다.
시장 내부는 큰 아케이드 형태로, 천장에 있는 마구로 모형이 인상적이다. 생선 상인들이 만들었다는 유래 때문인지 현재 쿠로몬 이치바 내 가게 중 30~40%는 수산물을 판매하는 곳이다. 일본 현지인들을 위해 식재료나 반찬 형태로 판매하기도 하지만, 외국인 여행자들을 위해 현장에서 직접 구워서 제공해주기도 한다. 특히 가리비 구이나 마구로 스시는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요즘은 고베규를 직접 스테이크로 제공하는 곳들이 외국인,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다. 시장이긴 하지만 쿠로몬 이치바 내에는 스시나 우동 전문점 등 다양한 음식점도 있기 때문에 시장 구경을 하다가 출출해지면 마음에 드는 곳에 들어가 요깃거리를 찾아도 좋다. 한편으로는 청과물과 종합 상품을 판매하는 대형 매장도 쿠로몬 이치바 내에 있다. 주소 大阪府大阪市中央区日本橋2丁目4番1号 전화 06-6631-0007 영업시간 09:00~18:00, 점포마다 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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