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2]
어떤 쓸쓸함에 대하여
공선옥
토요일 오후, 춘천 시외버스 터미널 앞에 우두커니 서 있다.
시외버스 터미널 근처에 가면 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이 인다.
역 앞에 가도 마찬가지다. 고등학생일 때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그 마음을 터미널이나 역 대합실 안 의자에 한나절을 앉아 달래곤 했다.
지금도 그 버릇이 남아 있어 터미널 근방에 가면 꼭 누군가가 나를 찾아 먼길을 와서 지금 저기 정차하고 있는 버스에서 내려 나를 향하여 달려올 것만 같다.
그래서 누가 온다는 약속도 안했는데
나는 괜스레 터미널 안을 기웃거리는 것이다.
혹은 내가 지금 저 시외버스를 타고 가서 만 나야 할 사람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터미널 매표소 앞을 어슬렁거리는 것이다. 아, 나진 정선 임계로나 갈까. 태백, 추전 , 사북엘 갈까.
춘천 시외버스 터미널 앞에 서서 따가운 가을 햇 살을 받고 서 있는
내 그림자를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 간다. 그럴 때는
나보다 내 그림자가 더 쓸쓸하다.
출처: 시인의 방 [蒜艾齋 산애재] 원문보기 글쓴이: 松葉
첫댓글 그림자와 동행하는 사람은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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