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의 재발견> |
'변', '응가', '큰 것', '배설물' 따위로 돌려 말하면 당신은 갑갑한 세대 |
로 구세대에 속한다. 요즘 '젊은 것들'에게는 똥이 유행이다. |
여학생들이 주로 찾는 팬시 상품점에 가보면 거긴 똥 천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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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통이며 재떨이, 열쇠 고리, 휴대전화 고리 등 거의 모든 상품이 똥 |
모양을 하고 있다. 어떤 건 꽉 누르면 뿌지직 소리와 함께 똥 모양이 쭉 |
나오기도 한다. 어여쁜 여학생들이 까르르 웃으며 좋아한다. |
"좀 그렇지 않니?" 하고 물어보면 바로 '노땅' 취급 당한다. |
"똥이면 어때요? 재미있잖아요!" |
이들의 재미에 부응하기 위해 급기야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했다. |
'똥치미'와 '똥팔이'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얘들은 늘 머리에 똥을 |
쓰고 있다. 생긴 것도 코 찔찔이에 완전 영구다. 이 캐릭터는 탄생 직후 |
부터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뒤를 이어 똥 휴지, 변기통, 똥 |
누는 궁둥이, 똥 먹는 구더기, 똥 싼 '빤스'와 같은 적나라한 제품들이 나 |
오고 있다. 뒷짐 지고 이 상품들을 감상하는 어르신네들을 상상해 보라. |
왜 하필 똥이 유행일까? 이제 N세대들은 똥을 똥이라 부른다. |
이렇듯 똥이 유행 전선의 최 전방에서 고지를 선점하고 나자, 후속 부대 |
들이 속속 등장했다. 서울랜드에서는 묘한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
이름하여 '똥의 재발견전'이다. 관객들은 400평 가까운 전시장을 돌아 |
다니며 똥을 보고, 찰흙으로 만들어 보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 |
다고 한다. 1개월 만에 무려 15만 명이 다녀갔다. |
똥나라 사형 제도는 똥침이고, 똥나라 최고의 기사는 똥키호테이며, 똥 |
나라 수호신은 방귀라는 이른바 똥나라 시리즈도 줄을 잇고 있다. |
기나긴 세월 동안 변비에 걸린 듯 꽉 막혀 있던 고정 관념이 마침내 뻥 |
뚫린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