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팝송을 들으며 추억하는 아날로그 쌈밥, 유수정 쌈밥
불국사로 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유수정은 꽤 오래 경주의 대표메뉴인 쌈밥을 이어가는 곳이다. 흙과 나무로 투박하게 지은 실내로 들어서면 오래된 레코드판이 빼곡하게 꽂혀있는 작은 마당이 보인다. 토속적인 소품들을 아무렇게나 놓은 듯 자연스러운 풍경 속에 커피 한 잔을 즐기고 싶은 낭만이 돋는다.
마당의 나무 테이블에서 금방 구운 해물파전을 놓고 막걸리 한잔 해도 제격이다. 테이블 주변으로 7080 분위기로 꾸며놓은 작은 방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적한 시간에 찾아갔다면, 마음에 드는 방을 골라 자리 잡고 앉아도 좋다.
마늘과 양념을 듬뿍 넣어 칼칼하게 무친 돼지 불고기는 연탄불에 구워 불향이 제대로다. 소쿠리에 푸짐하게 담긴 상추, 근대, 치커리, 케일, 깻잎, 배추, 적겨자 잎, 양배추, 다시마 등 쌈 채소는 경주 지역에서 키우는 로컬 푸드라 더할 나위 없이 싱싱하다. 초록빛이 신선한 상추쌈에 집 된장으로 무친 고추 한 조각, 매콤한 불고기 한 점을 놓고 야무지게 싸서 한 입 크게 넣으면 아삭아삭, 신선한 밥상 위로 미각의 향연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