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마을기자단 정지숙
중랑마을人이란,
중랑구에서 다년간 활동해 온 마을활동가 분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마을활동기를 기록하는 마을기록활동입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소개될 다양한 활동들을 기대해주세요 :)
가을이 익어가는 길목에서 푸르름을 쉽게 놓아주기 아쉬운 듯, 여전히 청량한 색감이 시선을 사로잡는 곳에서, 유난히 푸르른 분들을 만났다. 한 손엔 집게를 들고 다른 한 손엔 쓰레기봉투를 든 발길들이 공원으로 모여지고 있었다.
2023 중랑구 마을공동체 주민제안사업으로 '우리 마을에서 살맛나는 공동체 만들기' 사업이 진행 중이다. 그중 필자의 거주 지역이자 주생활 반경인 묵동에서 활동하고 계신 '묵동이 알고 싶다'모임이 궁금했다.
'묵동이 알고 싶다' 모임은 우리 동네 구석구석을 제대로 알아보고, 돈독한 친밀관계로 소통하고자 하는 육아맘들의 모임이다. 모임 활동을 주도하고 계신 권나영 선생님은 '거주 지역인 묵동에 대한 정보를 함께하시는 분들이 더 많이 알아가고 묵동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임이 시작되었다고 말을 이었다.
특히나 권나영선생님은 환경교육 강사로도 활동 중인데, 전공을 살려 '환경문제'인식을 공감하고 '환경보호'실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모임의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모임의 시작에서는 <묵동의 역사알기>를 통해 자주 방문하는 장소, 평소 좋아하는 묵동의 숨은 장소들을 서로 소개하고 '지도 만들기'를 진행하여 묵동에 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자가 각자가 개인적으로 묵동의 골목들에서 숨겨진 보물같은 장소(맛집, 놀이터, 병원, 약국, 유휴공간 등)을 서로 소개한 후 지도에 표시를 하며 골목길 지도 만들기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매일 마주하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장소와 공간들을 공유하며 묵동을 더욱 친밀하게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고 전한다.
두 번째 모임에서는 <묵동의 이웃알기>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집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서로 ‘바꿔 쓰고, 나눠 쓰며’ 자원순환 활동에 기여하고 묵동의 이웃을 만나 인심도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여, 가정과 환경에 서로 보탬이 되는 시간을 만들어가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세 번째 모임인 <묵동의 역사 알기>를 통해서는, 마을해설사의 해설과 함께 우리 동네 선조들의 옛 발자취를 걸으며 마을의 역사와 유래에 대해 알아보았다고 한다. 중랑천 내력비, 충랑포, 수림대공원, 재건대자리, 크라운제과 자리, 호랑이분식, 소망공원, 먹골 유래비, 박재상사인 집 자리를 함께 걷고 돌아보며, 묵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깊이있게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묵동의 자연환경 알기>을 통해 묵동 골목 구석구석 버려진 쓰레기들을 주워 담는 활동을 통해 환경정화에 보탬이 되었다. 10여 명 정도로 구성된 '묵동이 알고 싶다' 멤버분들은, 무심하게 버려진 작은 쓰레기 하나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허리를 숙였고, 그녀들이 지나간 자리들은 어느새 말끔해졌다. 한 시간가량 흩어져 수집한 쓰레기들이 금세 한곳에 수북하게 쌓였다.
"좋은 '의도'가 있는 모임이잖아요. 아무리 그 뜻이 좋아도 물꼬를 트기는 쉽지 않은데, 누군가가 먼저 나서서 '함께 하자'라고 손 내밀어 준다면, 함께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요~"
"비록 일시적인 모임이 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인연들이 계속 이어져나가고 다른 모임으로까지 확장되고, 공동체를 위해 노력하는 부모들을 보며 자녀들까지 닮아갈 수 있었으면 해요. 비록 시작은 미비할지 모르나, 공공의 이익을 위해 서로 같은 마음들이 더 크게 연결되었으면 해요."
내가 살고 있는 묵동을 제대로 알아보고, 묵동과 환경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작은 걸음들을 실천해 나가는 그녀들의 작은 땀방울들이 묵동을 더 살기 좋은, 사람 냄새나는 공간으로 채워나갈 것이라 의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