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9일에 북한강 자전거길
종주를 끝내지 못하고 가평역 근처
에덴휴게소에서 그만 발길을 돌렸다.
혼자 깜깜한 어둠 속이라 겁이 나고
갑자기 알지 모를 두려움이 엄습하여
아쉬운 채로 접고야 만 것이다.
내내 미련이 남아 벼르다가
21일 토요일 오전 일을 보고 나서
전철이 용이하기에 중계역, 상봉역,
경춘선 상천역에서 내리니 오후 1시반!
가평에서 춘천을 다시 이어보리라!
운길산역 밝은 광장에서부터 시작해
춘천 신매대교까지가 80Km 북한강길!
지난 번에 운길산역에서 상천역까지
헤매기도 하며 40km 다녀왔으니....
이번엔 상천역 자전거길에서부터 시작!
북한강 종주 전체 80km의 절반거리인
가평에서 춘천역까지 약40Km다 !
와우! 춘천 신매대교와 팔당 운길산역
딱 중간 지점인 각각 32km지점에 섰다.
오후 햇살에 심호흡으로 8km 정도 지나니
경강교 북한강 자전거길 인증센타가 보인다.
서로 서로 인증샷을 찍어주고 찍힌다.
가평 재즈 페스티벌의 낭만이 있는
나비 이화원, 자라섬으로 들어갔다.
오토 캠핑장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가족 단위의 캠프가 한창들이었다.
2시 반이 넘어 시장한 지라
이화원의 정자 이화정에 앉아서
준비해온 빵과 과일을 먹었다.
가평 자라섬의 전설이 쓰여 있는
여러나라 글씨의 안내판이 이채로웠다.
노훈장이라는 착하고 인심 좋은 선비가
딸이 자식을 낳지 못한 안타까움을
매일 같이 정한수로 정성을 드릴 때에
마침 지쳐 쓰러진 자라 한마리에게 정성을
물속에 넣고 음식될 만한 것을 주었더니
생기 얻고 다시 살아난 자라를
물 속에 방생해 주었다고 한다.
그 후로 자라는 매일같이
붕어 잉어 등을 물고 왔다고 한다.
딸에게 고아서 먹였더니 아들을 낳고
이어 다섯 명의 자식을 더 낳았단다.
사람들은 이 자라를 귀히 여겨서
지형이 자라를 닮은 이 곳을
자라섬이라 부르며 신성시한단다.
자라섬엔 곳곳에 저수지와 호수들이
저 멀리 보이는 춘천가는 녹색의 다리까지
그림처럼 햇살받아 반영이 환상이었다.
이것만 봐도 난 살아있음이 행복한데.......
한 시간 정도 자라섬에서 여유로이
먹고 쉬고 자전거 타면서 돌아본 후
춘천으로 들어가는 긴 경강교를 건넜다.
강촌 전의 백양리역사 하얀 둥근 건물이
앞의 소나무 한그루와 참 다정하다.
저렇게 늘 마주하니 외롭지 않으리라!
엘시시앙 골프 팬션 홍보판이 즐비하다.
아, 지난 번에 갔었던 춘성대교가 보인다.
그리고 대학 시절 젊음의 MT 강촌역이
아직도 그리움의 카페로 반짝이고 있다.
대교 아래엔 젊은이들이 4륜 바이크로
마냥 소리지르며 행진 행진 돌고 돈다.
삼악산 표지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그 터널!!
의암호수에 비치는 터널은 언제나 추억이다.
햇살이 다 넘어간 뒤에도 아직도 찬란하다.
오후 5시가 넘으니 어스름이 깔리고
찬기운이 얼굴에 바람으로 스민다.
의암호수엔 아련한 낚시터 풍경이
은은한 작품으로 편한함을 안겨준다.
혼자서 다니는 고즈넉한 여유로움은
행복감과 함께 자긍심을 심어준다.
다소 피곤기와 허전함이 밀려올 때
강변 BONG COFFEE집의 카페라떼를
깊은 생각에 잠기며 한잔 그윽히 마셨다.
멋진 자전거 한대가 포토존에 놓였다.
예쁜 주인여자가 인증샷도 찍어주었다.
폰 초기화면엔 5시 반 밖에 안되었는데도
마치 겨울인양 밤이 무르익은 듯 깜깜했다.
서둘러 페달을 힘차게 밟았다.
북두칠성인양 내자전거 라이트를 켰다.
하얀 반쪽달님도 나를 따라와주었다.
신매대교 인증센타는 벌써 굳게 잠겼다.
지난 춘천 라이딩때 찍어서 참 다행이다.
그리고 종결지 춘천이다!!!
조명불빛 화려한 소양교를 건넜다.
소양강처녀는 지금도 그렇게 혼자 서 있다.
현란한 불빛받으며 누굴 기다리고 있을까?
어쩌면 저 생각에 잠긴 여인이 나 일지도....
춘천 라이딩의 마무리는 저녁 6시 반
춘천역 그 닭갈비집에서 맥주 한잔으로
홀가분하게 혼자 마시며 여운을 남겼다.
좋은 사람 친구라도 함께면 좋았겠지만
이젠 혼자라도 겁내고 두렵지 않다.
사색과 희열과 성취감을 동시에 느끼면서
여유있는 촬영까지 참으로 감사하다.
첫댓글 올 일년은 자전거매니아로
열심히 달린것 같다.
처음 시작은 동네 가까운
중랑천 군자교 등지였지만,
뚝섬유원지 지나 구리쪽으로,
한강대교들 지나 세빛둥둥섬으로,
드디어 행주산성으로 넓혀갔다.
상봉역에서는 전철을 이용해
양수리로, 팔당으로, 양평으로,
가평으로, 춘천으로 여러 번
남한강 북한강 길을 달렸다.
한강 종주점인 충주까지도
나의 애마 첼로로 달렸으니,
이제 인천 아라뱃길만 다녀오면
4대강 자전거종주길 중
한강종주길은 완주하게 된다.
올 일년 자전거, 꿈만 같다.
한번에 삼박사일 정도로
쭈욱 4대강 자전거 종주하는
젊은이들을 라이딩길에서
종종 만난다.
일년에 걸쳐 한강을 달린 나는
그들의 젊은 패기와 투지,
인내심 강한 도전정신에 한없는
갈채와 박수를 보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