莊子 內篇 2 齊物論(제물론) 12-1 萬物盡然(만물진연)

[esse]

莊子 內篇 2 齊物論(제물론) 12-1 萬物盡然(만물진연)

瞿鵲子問乎長梧子曰：

「吾聞諸夫子，聖人不從事於務，不就利，不違害，不喜求，不緣道，

無謂有謂，有謂無謂，而遊乎塵埃之外。

夫子以為孟浪之言，而我以為妙道之行也。吾子以為奚若？

     長梧子曰：「是黃帝之所聽熒也，而丘也何足以知之？

且女亦大早計，見卵而求時夜，見彈而求鴞炙。

    予嘗為女妄言之，女以妄聽之。

奚旁日月，挾宇宙？為其吻合，置其滑涽，以隸相尊。

眾人役役，聖人愚芚，參萬歲而一成純，萬物盡然，而以是相蘊。

瞿鵲子 問乎長梧子 曰(구작자 문호장오자 왈)

- 구작자가 정오자에게 묻기를,

吾聞諸夫子(오문제부자)

- 스승(夫子)에게서 듣건대

聖人 不從事於務(성인 부종사어무)

- 어떤 사람이 '성인은 세속적인 일을 쫓지 아니하여

不就利(불취리) 不違害(불위해) 不喜求(불희구) 不緣道(불연도)

- 이익을 추구치 않고 해로움을 피하지 않고 구하는 것에 기뻐하지 않고 도에 연연해 하지도 않는다

无謂有謂(무위유위) 有謂无謂(유위무위) 而遊乎塵垢之外(이유호진구지외)

- 말이 없으면서도 말이 있고 말이 있으면서도 말이 없으며 세속 밖에서 노닌다'고 하는데

夫子(부자) 以爲孟浪之言(이위맹랑지언) 而我以爲妙道之行(이아이위묘도지행야)

- 스승은 이를 맹랑한(허튼) 말이라고 했으나 나는 이야말로 영묘한 도를 실천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吾子(오자) 以爲奚若(이위해약)

- 선생께서는 이런 얘기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長梧子曰(장오자왈)

- 장오자 이르기를,

是皇帝之所聽熒也 而丘也(시황제지소청형야 이구야) 何足以知之(하족이지지)

- 그런 건 황제가 들어도 어리둥절할 터인데 하물며 그대의 스승인 공자가 어찌 알 수 있겠는가

且汝亦太早計(차여적태조계) 見卵而求時夜(견란이구시야) 見彈而求鴞炙(견탄이구효자)

- 그대 역시 대단히 속단하고 있는 것이야  달걀을 보고 밤을 담당하는 닭 울음을 찾고 탄환을 보고 새 구이를 찾는 격이야

予嘗爲女妄言之(여상위여망언지) 汝以妄聽之奚(여이망청지해)

- 농 삼아 그대에게 가볍게 얘기할 터이니 그대도 가볍게 들어보기 바라네 어떠신가

旁日月(방일월) 挾宇宙(협우주) 爲其脗合(위기문합)

- (성인은) 해와 달을 옆에 두고서 우주를 허리에 차고서는 만물과 하나가 합치되는 존재일지니  

置其滑涽(치기골혼) 以隸相尊(이예상존)

- 흐리고 탁한 혼돈(혹은 티끌) 속에 몸을 두어 노비조차 도와주고 귀하게 여기지

衆人役役(중인역역) 聖人愚芚(성인우둔)

- 뭇 사람들이야 열심히 사느냐 수고롭지만 성인은  (그런 일에는) 어리석고 무지할 것이나

參萬歲而一成純(참만세이일성순) 萬物盡然(만물진연) 而以是相蘊(이이시상온)

- 만년 세월에 걸쳐 하나됨을 순일케하여 만물을 진정 있는 그대로 그리고 그로써(是) 서로 감싸게 하는 일을 하는 것이야

瞿놀랄 구,창 구  1. 놀라다 2. (가슴이)두근거리다 3. 두려워하다(=懼) 4. 놀라서 보는 모양 5. (사방으로 통하는)거리 6. 창(槍: 무기의 하나), 병기(兵器)의 이름
鵲까치 작  1. 까치(까마귓과의 새) 2. 땅의 이름 3. 산(山)의 이름
梧오동나무 오,악기 이름 어  1. 오동나무(梧桐--: 현삼과의 낙엽 활엽 교목) 2. 책상(冊床), 서안(書案) 3. 기둥, 버팀목 4. 거문고(우리나라 현악기의 하나) 5. 날다람쥐(다람쥣과의 동물) 6. 버티다, 지탱하다(支撐--) 7. 크다
諸모두 제,김치 저,어조사 저  1. 모두 2. 모든 3. 무릇 4. 여러 5. 딴, 기타의 6. 만약(萬若) ~한다면 7. 이, 저(대명사) 8. 지차(之次: 맏이 이외의 자식들) 9. 말을 잘하다 a. 김치(소금에 절인 배추나 무 따위를 양념에 버무린 뒤
務힘쓸 무,업신여길 모 1. 힘쓰다 2. 권면하다(勸勉--) 3. 구하다(求--), 찾아 얻다 4. 현혹되다(眩惑--) 5. 일, 업무(業務) 6. 공무(公務), 정사(政事) 7. 직무(職務) 8. 직업(職業), 직분(職分) 9. 반드시, 모름지기(사리를
就나아갈 취,관대할 여  1. 나아가다 2. 이루다 3. 좇다, 따르다 4. 마치다, 끝내다 5. (길을)떠나다 6. (한바퀴)돌다 7. 좋다, 아름답다 8. 곧, 이에 9. 만일(萬一), 가령(假令) 10. 잘, 능(能)히, 능(能)하게 a. 관대하다(寬大--)...
違어긋날 위  1. 어긋나다 2. 어기다(지키지 아니하고 거스르다) 3. 다르다 4. 떨어지다 5. 피하다(避--) 6. 달아나다 7. 멀리하다 8. 원망하다(怨望--) 9. 간사하다(奸邪--: 마음이 바르지 않다) 10. 허물
緣인연 연,부인 옷 이름 단  1. 인연(因緣), 연줄 2. 연분(緣分) 3. 가장자리, 가선(-縇: 의복의 가장자리를 딴 헝겊으로 가늘게 싸서 돌린 선) 4. 까닭, 이유(理由) 5. 가설(架設) 6. 장식(裝飾) 7. 겉(물체의 바깥 부분) 8. 연유
孟맏 맹  1. 맏, 첫, 처음 2. 맏이, 여러 형제나 자매 중에서 제일 손위 3. 맹자(孟子)의 약칭(略稱) 4. 우두머리 5. 동(사물의 조리(條理))이 닿지 않는 엉터리 6. 그물 7. 성(姓)의 하나 8. 힘쓰다, 애쓰다
浪물결 랑,물결 낭  1. 물결 2. 파도(波濤) 3. 함부로 4. 마구 5. 물결이 일다 6. 표랑하다(漂浪--) 7. 유랑하다 8. 눈물 흐르다 9. 방자하다(放恣--) 10. 방종하다(放縱--) 11. 터무니없다 12. 허망하다(虛妄--)
吾나 오,친하지 않을 어,땅 이름 아 1. 나 2. 그대 3. 우리 4. 글 읽는 소리 5. 짐승의 이름 6. 막다, 멈추게 하다 a. 친하지 않다 (어) b. 친하려고 하지 않다 (어) c. 소원(疏遠)한 모양 (어) d. 땅의 이름 (아)
奚어찌 해 1. 어찌, 왜 2. 무슨, 어떤 3. 어디, 어디에서 4. 무엇 5. 어느 곳 6. 종, 하인(下人) 7. 종족(種族)의 이름
若같을 약,반야 야  1. 같다 2. 어리다 3. 이와같다 4. 좇다 5. 너 6. 만약(萬若) 7. 및 8. 이에(及) 9. 바닷귀신(--鬼神) 10. 어조사(語助辭) 11. 성(姓)의 하나 a. 반야(般若: 만물의 참다운 실상을 깨닫고 불법을 꿰뚫는...
熒등불 형  1. 등불 2. 개똥벌레(반딧불이) 3. 강(江)의 이름 4. 빛나다 5. 번쩍이다 6. 비치다 7. 현혹하다(眩惑--) 8. 어지럽히다 9. 아찔하다
丘언덕 구  1. 언덕 2. 구릉 3. 무덤 4. 분묘(墳墓) 5. 마을, 촌락(村落) 6. 맏이 7. 메(산(山)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 뫼 8. 종(從), 하인(下人) 9. 폐허(廢墟) 10. 지적(地籍) 단위(單位) 11. 비다, 없다
鴞부엉이 효 1. 부엉이(올빼밋과의 새) 2. 수리부엉이(올빼밋과의 새) 3. 솔개(수릿과의 새) 4. 올빼미(올빼밋과의 새) 5. 물고기의 이름 6. 망상어(망상엇과의 바닷물고기)
炙구울 자,구울 적  1. 굽다 2. 가까이하다 3. 고기 구이 a. 굽다 (적) b. 가까이하다 (적) c. 고기 구이 (적)
予나 여,줄 여,미리 예  1. 나(=余) 2. 주다(=與) 3. 하사하다(下賜--) 4. 승인하다(承認--) 5. 허락하다(許諾--), 용서하다(容恕--) 6. 인정하다(認定--) 7. 팔다 8. 매각하다(賣却--) 9. 함께하다 10. 함께 a. 미리 (예)
嘗맛볼 상 1. 맛보다 2. 음식을 맛보다 3. 경험하다(經驗--) 4. 시험하다(試驗--) 5. 체험하다(體驗--) 6. 겪다 7. 가을의 제사(祭祀) 8. 일찍이 9. 과거에(過去-) 10. 이전에 11. 시험삼아
妄망령될 망  1. 망령되다(妄靈--), 어그러지다 2. 허망하다(虛妄--), 헛되다 3. 속이다 4. 잊다, 잊어버리다 5. 거짓 6. 제멋대로, 함부로 7. 대개(大槪: 대부분), 모두, 널리
旁곁 방,달릴 팽  1. 곁, 옆 2. 널리, 두루 3. 도움, 보좌(補佐ㆍ輔佐) 4. 방(한자의 오른쪽) 5. 튼튼하고 힘이 센 모양 6. 기대다, 의지하다(依支--) 7. 왕래하다(往來--) 8. 뒤섞이다, 혼합되다(混合--) 9. 치우다
挾낄 협  1. 끼다 2. 끼우다 3. 끼어 넣다 4. 두루 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浹) 5. 두루 통하다(通--) 6. 돌다 7. 만나다 8. 모이다 9. 몸에 지니다 10. 믿고 의지하다(依支--)
脗꼭 맞을 문,입술 문,물결 가없는 모양 민  1. 꼭 맞다 2. 합하다(合--) 3. 입술 a. 물결 가없는 모양 (민)
置둘 치  1. 두다, 배치하다(配置--) 2. 내버려 두다 3. 버리다, 폐기하다(廢棄--) 4. 사면하다(赦免--), 석방하다(釋放--) 5. 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차려 놓다 6. 세우다
滑미끄러울 활,익살스러울 골  1. 미끄럽다 2. 미끄럽게 하다 3. 반드럽다 4. 부드럽게 하다 5. 교활하다(狡猾--) a. 익살스럽다 (골) b. 어지럽다 (골) c. 다스리다 (골) d. 물이 흐르다 (골) e. 흐리(게하)다 (골)
涽흐릴 혼  1. 흐리다 2. 어둡다, 희미하다(稀微--) 3. 어리석다 4. 생각이 어지러운 모양 5. 정하여지지 아니하는 모양 6. 흐린 물
隸종 례,종 예,미칠 이,미칠 대  1. 종(남의 집에 딸려 천한 일을 하던 사람) 2. 죄인(罪人) 3. 서체(書體)의 이름 4. 붙다, 종속하다 5. 좇다 6. 부리다 7. 살피다 8. 조사하다(調査--) 9. 익히다 10. 성(姓)의 하나 a. 미치다(공간적
相서로 상,빌 양 1. 서로 2. 바탕 3. 도움, 보조자(補助者) 4. 시중드는 사람, 접대원(接待員) 5. 담당자(擔當者) 6. 정승(政丞) 7. 모양, 형상(形象ㆍ形像) 8. 방아타령 9. 악기(樂器)의 이름 10. 자세히 보다 11. 돕다
芚싹 나올 둔,어리석을 춘  1. 싹이 나오다 2. 나무의 싹 3. 채소(菜蔬)의 이름 a. 어리석다 (춘) b. 어리석은 모양 (춘)
參참여할 참,석 삼  1. 참여하다(參與--) 2. 간여하다(干與--), 관계하다(關係--) 3. 나란하다(여럿이 줄지어 늘어선 모양이 가지런하다), 가지런하다, 나란히 서다 4. 섞이다, 뒤섞다 5. 헤아리다, 비교하다(比較--), 살피다
純순수할 순,가선 준,묶을 돈,온전할 전,검은 비단 치1. 순수하다(純粹--) 2. 순박하다(淳朴ㆍ淳樸ㆍ醇朴--) 3. 진실하다(眞實--) 4. 돈독하다(敦篤--), 도탑다(서로의 관계에 사랑이나 인정이 많고 깊다) 5. 전일하다(專一--: 오직 한 곳에만 전념하다
盡다할 진  1. 다하다 2. 완수하다(完遂--) 3. 극치(極致)에 달하다(達--) 4. 최고에 달하다(達--) 5. 다 없어지다 6. 사망하다(死亡--) 7. 죽다 8. 모든 9. 전부의(全部-) 10. ~만 11. 다만 ~뿐
蘊쌓을 온  단1. 쌓다 2. 저축하다(貯蓄--) 3. 간직하다, 감추다 4. 너그럽다, 포용하다(包容--) 5. 맺히다, 우울해지다(憂鬱---) 6. 모이다 7. (초목이)우거지다 8. 덥다, 따뜻하다 9. 속내(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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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가치의 차별 없이 있는 그대로 본다.<萬物齊同>

 
瞿鵲子問乎長梧子曰(구작자문호장오자왈)：
「吾聞諸夫子(오문제부자)，聖人不從事於務(성인부종사어무)，
不就利(불취리)，不違害(불위해)，
不喜求(불희구)，不緣道(불연도)，
无謂有謂(무위유위)，有謂无謂(유위무위)，
而遊乎塵垢之外(이유호진구지외)。
夫子以為孟浪之言(부자이위맹랑지언)，
而我以為妙道之行也(이아이위묘도지행야)。
吾子以為奚若(오자이위해약)？」
 

구작자(瞿鵲子)가 장오자(長梧子)에게 이렇게 물었다.

“나는 우리 선생님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성인은 세속적인 일에 종사하지 아니하며,

이익을 추구하지 아니하며, 해로움을 피하지 아니하며,

구하는 것을 기뻐하지 아니하며, 道를 〈억지로〉 따르지 않으니,

말이 없지만 말이 있고 말이 있지만 말함이 없어서 세속 밖에 노닌다.’고 말하는데,

선생님은 이를 맹랑한 말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 말이야말로 영묘(靈妙)한 도를 실천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께서는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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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瞿鵲子(구작자) : 인명. 까치처럼 경망하고 깜짝깜짝 놀라고 뛰어다니는 사람을 우화(寓化)‧창작(創作)한 가공의 인물. 兪樾은 필경 공자의 제자였던 칠십자(七十子)의 후인(後人)일 것이라 했다.

○ 長梧子(장오자) : 인명. 큰 오동나무처럼 道를 깨달은 인물을 우화‧창작한 가공의 인물. 李頤는 커다란 오동나무 아래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것을 호칭으로 삼았다고 했다. 崔譔은 장오자(長梧子)의 이름이 구(丘)라 했고, 簡文帝는 국경 관문지기[封人]라 했다. 兪樾은 뒤의 ‘丘也與汝 皆夢也 予謂汝夢 亦夢也’에서 구(丘)와 여(予:長梧子 자신)를 각각 달리 말한 것으로 보아 장오자의 이름을 丘라 한 崔譔의 주장이 틀린 것이며 丘는 공구(孔丘), 곧 공자(孔子)를 빗댄 것이라 했다.

○ 吾聞諸夫子(오문제부자) : 내가 선생님에게서 그것을 들음. 여기의 부자(夫子)는 《釋文》에서 向秀가 ‘구작(瞿鵲)의 스승[瞿鵲之師]’이라 했는데, 공자를 빗댄 것이라는 兪樾의 주장이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朴世堂은 “상하의 부자(夫子)는 한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위의 부자는 자기 스승을 말하고 아래의 부자는 공자를 말한 것이다[上下夫子疑非一人 上夫子謂其師 下夫子謂孔子].”라고 하여, 여기의 부자(夫子)와 아래의 夫子以爲孟浪之言의 夫子를 다른 사람으로 보고 여기의 부자는 구작의 스승이고 아래의 부자는 공자라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는 양쪽의 夫子를 모두 구작자(瞿鵲子)의 스승 孔子로 보았다. 따라서 ‘聖人不從事於務’ 이하의 말은 공자가 어떤 사람의 말을 끌어댄 말.

○ 不從事於務(부종사어무) : 일에 종사하지 아니함. 곧 성인(聖人)은 세속적인 일에 종사하지 않는다는 뜻. 곧 무위(無爲)를 말하는 것임.

○ 不就利(불취리) 不違害(불위해) : 이익을 추구하지 아니하며, 해로움을 피하지 아니함. 위의 ‘不從事於務’와 마찬가지로 역시 세속적인 이해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

○ 不喜求(불희구) : 구하는 것을 기뻐하지 아니함. 곧 함부로 도를 추구(追求)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뜻. 구(求)는 망구(妄求)(方勇‧陸永品).

○ 不緣道(불연도) : 道를 따르지 않음. 道를 얻기 위해 억지로 붙잡고 매달리지 않는다는 뜻. 蔣錫昌은 “道는 마땅히 무심(無心)으로 터득해야지 억지로 매달려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道者 當以無心合之 非攀援可得].”라고 하였다.

○ 無謂有謂(무위유위) 有謂無謂(유위무위) : 말이 없지만 말이 있고 말이 있지만 말함이 없음. 말 한 마디 없이 침묵을 지키지만, 그러면서도 그 속에 무엇인가 말[不言之敎]이 있으며 말을 해도 언어에 얽매이는 일이 없음. 곧 말을 하지 않아도 말의 목적(의미의 전달)이 이루어지고 말을 해도 언어에 얽매여 道를 잃어버리는 일이 없다는 뜻. 林希逸은 “‘無謂有謂는 말하지 않는 말이고 ‘有謂無謂’는 말을 하지만 말하지 않는 것이다[無謂有謂 不言之言也 有謂無謂 言而不言也].”라고 풀이했고, 屈復은 이 구절을 ‘無言而有言’으로 보고 “비록 말이 있지만 말이 없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雖有言而不異無言也]이며, 外篇(〈寓言〉편)에서 ‘言無言 終身言 未嘗言 終身不言 未嘗不言’이라 한 것도 바로 이 뜻이다.”고 했다.

○ 遊乎塵垢之外(유호진구지외) : 세속 밖의 세계에서 노닒. 진구지외(塵垢之外)는 위의 ‘사해지외(四海之外)’와 마찬가지로 세속적 이해를 초월하여 절대의 세계에 노닒을 비유.

○ 夫子以爲孟浪之言(부자이위맹랑지언) : 선생님은 이를 맹랑(孟浪)한 말이라고 함. 여기의 부자(夫子)는 구작(瞿鵲)의 스승, 곧 공자(孔子)를 지칭한다. 맹랑(孟浪)은 진실과 거리가 멀다는 뜻이며(朱得之), 맹랑지언(孟浪之言)은 황당무계(荒唐無稽)한 말을 뜻한다(釋德淸). 허튼 소리.

○ 我以爲妙道之行也(아이위묘도지행야) : 나는 이 말을 묘도(妙道(를 실천한 것이라고 생각함. 묘도(妙道)는 신묘(神妙)한 도(道).

 
長梧子曰(장오자왈)：
「是黃帝之所聽熒也(시황제지소청형야)，而丘也何足以知之(이구야하족이지지)！
且女亦大早計(차여역태조계)，
見卵而求時夜(견란이구시야)，見彈而求鴞炙(견탄이구효자)。
予嘗為女妄言之(여상위여망언지)，女以妄聽之(여이망청지)，奚(해)？
旁日月(방일월)，挾宇宙(협우주)，為其脗合(위기문합)，
置其滑涽(치기골혼)，以隸相尊(이예상존)。
衆人役役(중인역역)，聖人愚芚(성인우둔)，
參萬歲而一成純(참만세이일성순)。
萬物盡然(만물진연)，而以是相蘊(이이시상온)。
 

장오자(長梧子)가 이렇게 말했다.

“이런 경지는 황제(黃帝)도 듣고 어리둥절할 말인데 공구(孔丘) 같은 사람이 어찌 알 수 있겠는가!

또 그대는 너무 지나치게 속단하고 있다.

달걀을 보고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를 요구하며, 탄환(彈丸)을 보고 새 구이를 요구하는 격이다.

내가 시험 삼아 그대를 위하여 마음대로 말해 보겠으니 그대도 마음대로 듣기 바란다. 어떠한가?

〈성인은〉 해와 달을 나란히 곁에 놓아두며 우주를 허리에 끼고서 만물과 일체가 되기를 추구하고, 혼돈한 道에 머물러 노예와 같은 천한 사람도 〈귀인과 똑같이〉 존중한다.

보통사람들은 부지런히 힘쓰는데 성인은 어리석고 둔해서

만년의 세월을 합쳐서 하나로 하고 순수한 세계를 이룩한다. <萬物齊同>

모든 사물이 그렇지 않음이 없으니 이로써 서로 감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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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皇(黃)帝之所聽熒也(황제지소청형야) : 황제(黃帝)도 듣고 어리둥절함. 곧 황제도 듣고 의심스러워한다는 뜻. 황(皇)은 황(黃)이어야 한다. 釋德淸은 “황제도 들으면 의심하여 이해하지 못한다[黃帝聽之 亦熒惑而不悟].”고 풀이했다. 형(熒)은 의혹(疑惑)과 같은 뜻이다. 司馬彪와 向秀는 모두 청형(聽熒)을 의혹(疑惑)으로 풀이했다.

○ 丘也何足以知之(구야하족이지지) : 공구(孔丘) 같은 사람이 어찌 알 수 있겠는가. 곧 황제(黃帝) 같은 사람조차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보다 수준이 낮은 공자(孔子) 같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뜻. 여기의 구(丘)를 장오자(長梧子)의 이름이라 한 주석(崔譔, 成玄英 등)도 있지만 취하지 않았다.

○ 太早計(태조계) : 너무 일찍 판단한다는 뜻. 곧 구작자(瞿鵲子)가 공자를 통해 들은 어떤 사람의 말을 듣고 곧바로 ‘묘도지행(妙道之行)’이라고 단정하는 것을 두고 속단이라고 질책하는 표현이다. 道는 쉽게 설명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뜻. 太는 大로 된 판본도 있으나 大의 경우에도 역시 음은 ‘태’.

○ 見卵而求時夜(견란이구시야) : 달걀을 보고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를 요구함. 시야(時夜)는 사야(司夜)로 밤을 담당한다는 뜻으로 닭[司夜之雞]을 지칭한다(崔譔).

○ 見彈而求鴞炙(견탄이구효자) : 탄환을 보고 새구이를 요구함. 효자(鴞炙)는 효조(鴞鳥)의 고기를 구운 것. 위의 ‘見卵而求時夜’와 함께 구작자(瞿鵲子)의 속단을 비유함.

○ 嘗爲女妄言之(상위여망언지) : 시험 삼아 그대를 위하여 마음대로 말해 봄. 道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말해 보겠다고 표현한 것이다.

○ 女以妄聽之(여이망청지) : 그대도 마음대로 듣기 바란다. 말하는 사람이 道를 완전하게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듣는 사람도 완전한 설명을 기대하지 말라는 뜻.

○ 奚(해) : 어떠한가. 본문 번역에서는 따르지 않았지만 王敔는 하불(何不)로 보았다. 이 주장을 따르면 이 문장 전체를 ‘어찌하여 해와 달을 곁에 두고~서로 존중하지 않는가’로 번역해야 한다.

○ 旁日月(방일월) : 해와 달을 곁에 둠. 司馬彪는 방(旁)을 의(依)로 보아서 해와 달에 의지하여 움직인다는 뜻으로 보았지만 여기서의 방(旁)은 바로 뒤의 협(挾)과 비슷한 의미로 쓰였기 때문에 따르지 않았다.

○ 挾宇宙(협우주) : 우주를 옆에 낌. 林希逸은 “우주를 자신의 품 속에 둔다[宇宙在其懷內也].”는 뜻으로 풀이했다.

○ 爲其脗合(위기문합) : 일체가 되기를 추구함. 곧 만물과 일체가 됨을 뜻한다. 문합(脗合)은 ‘윗입술과 아랫입술이 꼭 맞는 것[兩脣之相合]’을 형용한 표현이다(向秀). 成玄英은 ‘분별이 없는 모양[無分別之貌]’이라 했다.

○ 置其滑涽(치기골혼) : 혼돈한 道에 머묾. 곧 분명하게 알 수 없는 혼돈의 道에 자신을 머물게 한다는 뜻. 여기서 滑涽(골혼)은 앞의 ‘滑疑之耀’와 같이 분명하게 알기 어려운 도의 모습을 형용한 것이다. 이와는 달리 골혼(滑涽)을 앞의 ‘번연효란(樊然殽亂)’과 같은 뜻으로 보고 세속의 어지러운 일은 그대로 내버려두고 돌아보지 않는다고 풀이한 주석도 있다(郭象, 成玄英 등).

○ 以隸相尊(이예상존) : 노예같이 천한 사람도 존중한다. 成玄英은 “귀천(貴賤)을 동일시한다[以隸相尊 一於貴賤也].”는 뜻으로 풀이했다.

○ 衆人役役(중인역역) : 보통사람들은 부지런히 힘씀. 세속적인 가치를 얻기 위하여 쉬지 않고 수고롭게 일한다는 뜻. 成玄英은 ‘역역(役役)은 빨리 움직이는 모양[役役 馳動之容也]’이라고 했다.

○ 聖人愚芚(성인우둔) : 성인은 우둔함. 둔(芚)은 어리석은 모양. 鈍과 같은 뜻이다. 郭象은 우둔(愚芚)을 ‘무지(無知)하여 정직하게 나아가는 모양[無知而直往之貌]’이라 했고 成玄英은 ‘무지한 모양[無知之貌]’이라 했다.

○ 參萬歲而一成純(참만세이일성순) : 만년의 세월을 합쳐서 하나로 하고 순수한 세계를 이룩함. 參은 참유(參糅)로 뒤섞는다는 뜻. 곧 만년에 이르는 수많은 변화와 차별을 통일하여 순수부잡(純粹不雜)의 세계, 만물제동(萬物齊同)의 세계를 이룩한다는 뜻이다. 異說이 있으나 여기서는 우선 위와 같이 번역하였다.

○ 萬物盡然(만물진연) : 만물이 다 그러함. 곽상은 “모든 사물이 그렇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無物不然].”라고 했다.

○ 以是相蘊(이시상온) : 이로써 서로 감쌈. 곧 만물제동(萬物齊同)의 세계에서는 시비나 이해를 따져 서로 자기가 옳고 상대가 그르다고 공격하지 않는다는 뜻. 朴世堂은 “이 몇 가지로 자기 본성을 가린다[以此數者 蘊蔽其本性也].”고 풀이했다.

본 자료의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인용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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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中國哲學書電子化計劃

道家 -> 莊子 -> 內篇 -> 齊物論

22.가치의 차별 없이 있는 그대로 본다.

12-1

瞿鵲子問乎長梧子曰：「吾聞諸夫子，聖人不從事於務，不就利，不違害，不喜求，不緣道，无謂有謂，有謂无謂，而遊乎塵垢之外。夫子以為孟浪之言，而我以為妙道之行也。吾子以為奚若？」長梧子曰：「是黃帝之所聽熒也，而丘也何足以知之！且女亦大早計，見卵而求時夜，見彈而求鴞炙。予嘗為女妄言之，女以妄聽之，奚？旁日月，挾宇宙，為其脗合，置其滑涽，以隸相尊。眾人役役，聖人愚芚，參萬歲而一成純。萬物盡然，而以是相蘊。

구작자(瞿鵲子)가 장오자(長梧子)에게 이렇게 물었다.

“나는 우리 선생님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성인은 세속적인 일에 종사하지 아니하며, 이익을 추구하지 아니하며, 해로움을 피하지 아니하며, 구하는 것을 기뻐하지 아니하며, 道를 〈억지로〉 따르지 않으니, 말이 없지만 말이 있고 말이 있지만 말함이 없어서 세속 밖에 노닌다.’고 말하는데, 선생님은 이를 맹랑한 말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 말이야말로 영묘(靈妙)한 도를 실천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께서는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장오자(長梧子)가 이렇게 말했다.

“이런 경지는 황제(黃帝)도 듣고 어리둥절할 말인데 공구(孔丘) 같은 사람이 어찌 알 수 있겠는가! 또 그대는 너무 지나치게 속단하고 있다. 달걀을 보고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를 요구하며, 탄환(彈丸)을 보고 새 구이를 요구하는 격이다. 내가 시험 삼아 그대를 위하여 마음대로 말해 보겠으니 그대도 마음대로 듣기 바란다. 어떠한가? 〈성인은〉 해와 달을 나란히 곁에 놓아두며 우주를 허리에 끼고서 만물과 일체가 되기를 추구하고, 혼돈한 道에 머물러 노예와 같은 천한 사람도 〈귀인과 똑같이〉 존중한다. 보통사람들은 부지런히 힘쓰는데 성인은 어리석고 둔해서 만년의 세월을 합쳐서 하나로 하고 순수한 세계를 이룩한다. <萬物齊同>

모든 사물이 그렇지 않음이 없으니 이로써 서로 감싸는 것이다.

[출처] [장자(내편)] 第2篇 齊物論(제물론) : 22.가치의 차별 없이 있는 그대로 본다.|작성자 swings81

장자가 얘기꾼이라는 것은 다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특히 장자에 나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창작된 인명을 갖고 있습니다.

구작자(瞿鵲子)라는 제자의 이름을 보십시오. 구(瞿)는 놀라서 살핀다는 뜻이고 작(鵲)은 까치이니 놀라서 이리 저리 뛰어 다니는 까치 같은 이름의 제자를 만들었습니다.

구작자의 스승 장오자(長梧子)도 그렇습니다. 큰 오동나무와 같은 스승이란 뜻이니 도를 깨달은 사람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겠지요. 더구나 장오자의 이름을 구(丘)라 했으니 당연히 공자를 빗대어 지은 이름일 것입니다.어쨌든 황당한 얘기가 계속되는데 성인이 되면 우주가 좁아 세상일은 거들떠보지 않고, 해와 달을 옆에 끼고 우주의 혼돈 속에서 산다고 하네요.

진주조개는 여러 해 고생을 한 끝에 영롱한 진주 하나를 만들어 냅니다. 장황스러운 얘기이고 황당한 얘기이지만 우리가 여기서 엉터리 같은 얘기에 빠질 것이 아니라 진주 같은 진실을 하나 얻기 위함이란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장자의 명언 하나 잊지 않으렵니다.

“달걀 속에서 새벽닭 울음을 바라지 말고,

화살 끝에서 구워 먹을 새를 찾지 말라.”

<본문 읽기>

구작자가 장오자에게 물었다.

“제가 선생님으로부터 이렇게 들었습니다.

성인은 속된 일에 매달리지 않으며,

이익만 좇지도 않고, 손해가 된다고 피하지 않는다.

구하는 것만 즐기지도 않고, 세상의 도를 좇지도 않는다.

말 없어도 말을 한 것 같고,

말을 해도 말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티끌 같은 세속 밖에서 노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 또한 허무맹랑한 말이라고 하셨지만

제 생각에는 영원한 도가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장오자가 대답했다.

“그 말은 황제가 들어도 혼란스러울 것이다.

하물며 내가 어찌 그것을 알 수 있겠는가.

또한 그대도 좀 성급한 것 같다.

이는 마치 달걀을 보고 새벽닭 울음을 바라고,

화살을 보고 새를 구워먹자고 입맛을 다시는 격이다.

내가 이제 말도 안 되는 허튼 소리를 할 테,

그대도 그리 알고 들어 주게.

성인은 해와 달을 친구 삼고,

우주를 옆에 낀 채,

만물과 하나가 되어,

혼돈 속에 머물면서,

노비조차 서로 존중한다.

뭇사람들이 쉬지 않고 일을 하지만

성인은 그런 세상 일에 우둔하다.

그는 세월의 흐름에 몸을 맡기며

늘 순수한 도(道)을 지니고 있다.

만물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따뜻한 마음으로 이를 감싸는 것이다.

[출처] 장자 제물론(齊物論) 22 - 달걀 속의 새벽닭|작성자 사봉 조진형

♣ 장자(내편) 제물론 19 - 가치의 차별 없이 있는 그대로 본다

구작자가 장오자에게 물었다.

“나는 공자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성인은 세상일을 하지 않으며, 이로움도 쫓지 않고 해로움도 피하지 않는다. 무엇을 추구하지도 않고 도를 따르지도 않는다. 말하지 않아도 말한 것처럼 표현되며, 말을 해도 말하지 않은 것과 같다. 먼지 묻은 세상의 밖에서 노니는 것이다'

공자는 이 말이 터무니없는 말이라 하였지만, 내게는 묘한 도를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당신은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장오자가 말했다.

“그것은 황제(黃帝)가 들었다 해도 당황할 말입니다. 그러니 내가 어찌 그것을 알 수 있겠습니까? 또한 그대는 너무 서두르는 것 같습니다. 달걀을 보고서 닭 우는 것을 바라고, 탄환을 보고서 새 구이를 바라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내가 그대를 위해 얘기를 하려하니 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

성인은 해와 달을 의지하여 행동하고 우주를 옆에 끼고 있듯이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행동은 자연에 합치되고 몸은 혼돈 속에 두며, 모든 사람들을 존중합니다. 보통사람들은 고생스럽게 몸과 마음을 쓰지만 성인은 아무 생각 없이 지냅니다. 억만년에 걸친 변화 가운데 몸을 맡기면서도 다만 한결같이 순수한 도를 지켜나갑니다. 만물을 모두 있는 그대로 두고, 따듯이 시인하는 마음으로 이것을 감싸는 것입니다.” 

[출처] 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