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요 1817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열여덟 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오페라들을 무대에 올린 천재 로시니가 스물다섯 살에 작곡한 오페라입니다. [세비야의 이발사](1816), [오텔로](1816), [신데렐라](1817) 같은 로시니 주요 걸작들의 바로 뒤에 오는 작품이다. 음악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것은 당연합니다. 로시니의 대표적 오페라 세리아인 [이집트의 모세](1818)가 바로 이 작품의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프랑스 작가 보두앵 도비니와 루이 샤를 케니즈가 쓴 원작 [도둑까치](1815)는 '프랑스 판 심청전'이라고 할 만한 효녀 이야기로, 당시 생 마르탱 극장에서 공연했을 때 엄청난 인기를 모았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효성 덕분에 사형선고를 받은 하녀의 운명에 눈물을 흘리려고 온 파리 시민이 극장에 몰려들었다고 한다. 로시니의 대본작가 조반니 게라르디니는 이 작품을 토대로 이탈리아 관객의 입맛에 맞춘 오페라 대본을 썼습니다. 원작의 긴 도입부를 다 빼버리고 곧장 갈등상황으로 돌입해 재미를 높였죠. 원작에서는 프랑스가 배경이었지만, 로시니 오페라에서는 19세기 초 이탈리아 북부의 어느 마을이 이야기의 배경입니다.
오페라 [도둑까치]는 세계적으로 그리 자주 공연되는 작품이 아니지만 서곡만은 무척 유명해 음악회에서 자주 연주된다. 타악기가 힘찬 약동을 느끼게 하는 화려하고 파격적인 서곡이 오페라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관객들의 기대를 한껏 고조시킵니다. ■ 줄거리 딸이 아버지 구하는 '프랑스 판 심청전'
◆ 제1막 부유한 지주 파브리치오(베이스)의 집
이곳에서 하녀로 일하는 니네타(소프라노)는 이 집 도련님 자네토(테너)와 은밀히 사랑하는 사이입니다. 전쟁터에 나갔던 자네토가 집으로 돌아오자 온 집안은 축제 분위기가 됩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은수저나 포크 같은 집기들이 부엌에서 하나둘씩 슬그머니 사라지면서, 안주인인 루치아(메조소프라노)는 니네타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한편 이 집에 살고 있는 말하는 까치는 누가 자네토의 신부가 되겠느냐고 사람들이 얘기를 나누는 걸 듣고는 ‘니네타’라고 대꾸하더니, 대체 누가 물건들을 훔쳐 가는 거냐고 사람들이 쑥덕거리자 역시 이번에도 ‘니네타’라고 외쳐 사람들을 웃게 만듭니다. 까치가 어떻게 오페라에 출연하느냐고요? 물론 진짜 까치는 아니고, 연기자가 까치처럼 검고 긴 꼬리를 달고 나타나서 무대 위를 돌아다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군인인 니네타의 아버지 페르난도(베이스)는 자신이 속한 연대가 이 마을에 주둔하는 동안 딸을 잠시 만나보려다가, 상관과 싸움을 해 사형선고를 받게 됩니다. 니네타의 아버지는 친구의 도움으로 간신히 도망치지만 쫓기는 신세가 되죠. 그는 가지고 있던 수저와 포크를 니네타에게 주며 이 물건들을 팔아서 도피자금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런데 그때 마침 동일한 물건들이 사라지자 니네타는 도둑 누명을 씁니다. 니네타는 추궁을 당하지만, 아버지가 체포될까 봐 사실을 털어놓지 않습니다. 그런데 니네타에게 추근대던 시장 고타르도(베이스)는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니네타를 체포해 재판에 회부합니다.
◆ 제2막 감옥에 갇힌 니네타에게 마음 좋은 간수가 잠시 햇볕을 쬐게 해 줍니다. 자네토가 찾아와 니네타와 슬픔을 나눕니다. 니네타는 마음씨 착한 10대 소작농 피포(메조소프라노)를 불러달라고 간수에게 부탁하죠. 피포가 찾아오자 니네타는 그에게 작별을 고하며 아버지를 위한 도피자금을 부탁합니다. 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니네타는 형장으로 끌려갑니다. 여기서 바로 유명한 [장송행진곡]이 울려 퍼집니다. 로시니 시대에는 귀족만 이런 장송행진곡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로시니는 평민인 니네타가 형장으로 갈 때 용감한 효녀인 그녀를 위해 장중한 장송행진곡을 사용한 것입니다.
딸을 구하려 재판정에 나타난 니네타의 아버지마저 체포되어 감옥으로 끌려갑니다. 그런데 니네타를 도울 수 없어 절망하던 피포는 그 도둑질이 바로 까치의 짓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까치가 은수저나 포크를 하나씩 물어다가 자기 둥지에 숨겨놓았던 것이지요. 피포는 급히 교회 종을 울려 사형을 막게 합니다. 결국 니네타와 자네토는 결혼 승낙을 얻고, 니네타의 아버지는 사면됩니다. 모두가 기뻐하는 가운데 막이 내립니다.
<출처 : 클래식 명곡 명연주>
■ 감상
◆ 서곡 (9:38) 상단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