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와 날씨] 낙뢰
작년 낙뢰 75% 여름에 발생… 집중호우 땐 야외 활동 삼가야
낙뢰
유희동 기상청장 입력 2024.06.27. 00:35 조선일보
대전광역시에서 관측된 낙뢰. /기상청 2024년 기상사진전 입선(이인형)
북유럽 신화에는 토르(Thor)라는 천둥·번개의 신이 있어요. 토르는 목요일(Thursday)의 어원이기도 하지요. 인도 신화에서도 신들의 왕이라 불리는 인드라(Indra)가 천둥과 번개를 다루는 신으로 나와요. 고대 그리스 시대에 쓰인 장편 서사시 ‘오디세이’에선 신들의 왕 제우스의 무기가 바로 번개입니다. 이처럼 번개는 예로부터 범접할 수 없는 강력한 존재로 여겨지곤 했어요. 그만큼 우리 인간에게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했죠.
18세기 벤저민 프랭클린에 의해 번개가 전기 현상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막연한 두려움은 사라졌어요. 하지만 번개가 땅으로 떨어지는 ‘낙뢰’는 여전히 위험한 자연재해입니다. 작년 우리나라에서 관측된 낙뢰는 7만3000여 회였어요. 특히 여름철(6~8월)에 전체의 75%가 집중됐죠. 낙뢰는 왜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는 걸까요? 이를 알기 위해선 먼저 낙뢰가 무엇인지부터 설명이 필요해요.
대기의 하층과 상층 사이에 기온 차이가 커지면 키가 큰 구름인 적란운이 잘 발생하는데요. 이때 구름 속에서 발생하는 상승-하강 기류 때문에 구름 위쪽에는 양(+)전하를 띤 얼음알갱이가, 아래쪽에는 음(-)전하를 띤 물방울이 모이게 돼요. 그리고 양전하는 양전하끼리, 음전하는 음전하끼리 계속해서 모이면서 전기적인 불균형이 커지다가 순간적으로 이들 사이에 전기가 흐르게 됩니다. 이 현상을 바로 번개라고 해요.
번개에는 구름 속에서 전기가 흐르는 ‘구름 속 방전’, 구름과 구름 사이에 전기가 흐르는 ‘구름방전’, 구름과 해당 구름 아래의 땅 사이에 전기가 흐르는 ‘대지방전’이 있어요. 이 중 대지방전이 우리가 낙뢰 또는 벼락이라고 부르는 현상입니다.
여름철에는 날씨가 더워서 지표면이 뜨겁게 달궈지고, 대기 상층과 하층의 기온 차가 커져서 적란운이 자주 발생해요. 이렇게 낙뢰가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자주 형성되기 때문에 유독 여름에 낙뢰가 많이 나타나는 것이랍니다.
2014년부터 작년까지 10년간 우리나라에서만 낙뢰로 인해 7명이 목숨을 잃고 24명이 다쳤다고 해요. 재산 피해는 72억원에 달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작년에 강원도 양양군에 떨어진 낙뢰 때문에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어요. 이 사고는 2009년 이래 가장 큰 인명 피해를 입힌 낙뢰로 기록됐습니다.
통상 번개가 번쩍 치고 조금 있다가 천둥 소리가 들려요. 번개는 강력한 전류로 주변 공기 온도를 급격히 올리는데, 이때 갑자기 가열된 온도가 압력파를 만들고 압력파가 공기를 통과하면서 소리를 내는 게 천둥이에요. 번개가 먼저 보이고 천둥이 치는 이유는 빛이 소리보다 더 빠르기 때문이지요.
천둥·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나 소나기가 예보된 날에는 야외 활동은 최대한 하지 말아야 해요. 만약 바깥에서 번개를 본 뒤 30초 안에 천둥소리도 들린다면 내 주변에서 낙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니, 건물이나 자동차 안으로 몸을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천둥소리를 들은 후 30분 정도 기다린 뒤에 이동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평지나 탁 트인 곳에 있다면 우산처럼 길쭉한 물건이 머리 위로 올라오게 해선 안 돼요. 이것이 피뢰침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길쭉한 물건은 버리고, 최대한 몸을 낮춰 대피해야 합니다. 실내에 있더라도 안심해선 안 되는데요. 전기 제품의 플러그를 뽑고, 1m 이상 간격을 두고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 것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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