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두아르트 스퀘이라 서울은 오는 23일부터 3월 14일까지 영국 작가 Patrick H. Jones의 한국 첫 개인전 ‘크라우디드 이모션(Crowded Emotions)’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일상적 경험과 의도적인 관찰을 바탕으로 감정이 과잉된 동시대 사회에서 개인과 집단의 경계, 그리고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불확실성을 조명한다.
존스는 현대 사회의 소통 방식이 지닌 모순에 주목해 왔다. 그는 온라인 공간에서 나타나는 과도한 자신감과 공격성을, 자동차라는 보호된 공간 안에서 분출되는 ‘로드 레이지(road rage)’ 현상에 비유한다. 유리창이나 디지털 화면이라는 장벽 뒤에 있을 때 사람들은 대면 상황에서는 억제되던 언행을 쉽게 드러내며, 이러한 조건이 감정의 왜곡과 증폭을 만들어낸다는 시각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소형 회화 속 인물들은 유리, 창, 장벽 등에 의해 분리된 채 등장한다. 이는 보호받고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거리감과 그로 인해 흐려진 판단력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다. 작가는 ‘과잉된 감정’ 속에서 감정의 주체가 개인인지 집단인지 모호해지는 순간을 포착하며, 관람자에게 자신의 감정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되묻는다.
1987년 런던에서 태어난 존스는 터프스 바나나 아트 스쿨을 졸업하고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그의 작업은 일상에서 포착한 드로잉과 이미지 파편을 반복적으로 절단하고 재배열하는 콜라주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원래의 맥락을 벗어난 이미지들은 익숙함과 혼란, 풍자와 날카로운 통찰 사이를 오가며 고정되지 않은 새로운 서사를 형성한다. 작품의 제목 또한 해석을 규정하기보다 단서를 제공하는 역할에 머물며, 특정한 도덕적 판단 대신 관객 각자의 경험이 투영될 수 있도록 열린 여지를 남긴다.
전시를 기획한 갤러리 두아르트 스퀘이라는 30년 역사를 지닌 갤러리로, 1세대 마리오 스퀘이라가 알렉스 카츠와 안토니 곰리 등과 협업하며 국제적 위상을 구축했다. 현재는 두아르트 스퀘이라가 젊고 실험적인 작가들을 발굴하며 갤러리의 정체성을 확장하고 있다. 2023년 한남동에 개관한 서울 공간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주요 전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