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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화) 말은 가자 울고 (7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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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가자 울고
말은 가자 울고 님은 잡고 아니놓네 석양은 재를 넘고 갈 길은 천리로다 저 님아 가는 나를 잡지 말고 지는 해를 잡아라
오늘 중국과 미국이 대한민국을 가운데 놓고 으르렁 대고 있는 것을 보면 작자 미상의 이 시조 한 수가 생각난다. 어쩌면 오늘 대한민국의 신세를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 같다. 중국은 북조선을 살리기 위해 중공군을 무제한 풀어 남침 전선에 투입하였고 미국을 위시한 16개국은 김일성의 남침으로 존망의 위기에 처했던 한국을 살리고자 유엔의 깃발 아래 모여들었다. 인민군의 남침을 물리치고 드디어 백두산의 정상에 태극기와 유엔기를 함께 꽂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6.25 사변은 2년 이상 더 끌다가 53년 7월에야 휴전이 성립되었다. 만일 미군이 그들의 혈맹인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떠나지 않고 있었다면 스탈린도 모택동도 남침은 상상도 못하였을 것이고 중국이 북의 인민공화국을 ‘혈맹’이라 부르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 이후 67년의 긴 세월이 흘렀다. 전 세계 경제 강국 2위를 차지하게 된 중국은 한반도를 미국에 내어줄 수 없다는 결단을 하여 미국과 단짝이던 대한민국을 중국의 세력 하에 두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제 한국은 어떻게 해야 살 수 있는가. 오늘의 한국의 정권은 중국으로 기울어진 듯 보이지만 우리의 태도를 정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닌 듯하다. 이러다가 우리는 예기치 못한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 것 아닐까. 김동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