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생(攝生)'이란 병이 생긴 뒤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병이 찾아오지 않도록 몸과 마음을 바르게 돌보며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의 지혜를 말합니다. 다시 말해, 오래 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섭생의 핵심입니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2,400여 년 전부터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걷기는 인간에게 가장 좋은 약이다."라는 말도 전해집니다. 그는 병이 생긴 뒤 약에만 의존하기보다, 음식과 운동,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몸이 스스로 회복하는 자연 치유력을 키우는 것을 의술의 근본으로 여겼습니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먼 항구까지 청어를 살아서 운반해야 했던 어부들은 수조에 메기 한 마리를 함께 넣었다고 합니다. 메기를 피해 청어들이 끊임없이 헤엄치는 동안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생명은 적당한 긴장과 움직임 속에서 더욱 활력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이야기도 있습니다. 예전 농촌에서는 대추나무 곁에 염소를 매어 두면 나무가 더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믿었습니다. 염소가 잎을 뜯고 나뭇가지를 건드리는 자극이 오히려 나무를 더욱 튼튼하게 만든다는 뜻입니다. 과학적 사실과는 별개로, 이 또한 적당한 자극이 생명력을 키운다는 삶의 지혜를 담은 비유라 할 수 있습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중요한 진리를 보여 줍니다. 강철도 불 속에서 단련되어야 단단해지고, 진주는 조개 속 작은 모래알의 자극 때문에 만들어집니다. 아무런 마찰도, 자극도 없다면 진주도, 명검도 탄생하지 못합니다. 생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몸도 지나친 편안함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래 앉아 있으면 다리 근육은 약해지고, 엘리베이터만 이용하면 심폐 기능은 떨어집니다. 배가 부를 때까지 먹는 습관은 소화기관을 쉬지 못하게 하고, 몸은 조금씩 활력을 잃어갑니다. 편안함은 달콤하지만, 지나치면 서서히 몸을 녹슬게 하는 녹과도 같습니다.
반대로 조금 덜 먹고, 조금 더 걷고, 한 번 더 몸을 펴고 굽히며, 규칙적으로 스트레칭하는 작은 불편함은 우리 몸을 젊게 유지하는 가장 좋은 약이 됩니다. 오늘의 작은 수고가 내일의 건강을 지켜 주는 셈입니다.
동양의 고전인 황제내경에는 "성인은 이미 생긴 병을 치료하지 않고, 병이 생기기 전에 다스린다(聖人不治已病 治未病)."라는 말이 있습니다. 병이 난 뒤 명의를 찾아다니는 것보다 병이 생기지 않도록 생활을 다스리는 것이 더 큰 지혜라는 뜻입니다.
돌이켜보면 노년의 건강은 특별한 비법이나 명약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 반복하는 작은 습관이 쌓여 이루어지는 선물입니다. 건강은 하루아침에 잃지도, 하루아침에 얻지도 않습니다.
섭생이란 결국 몸을 지나치게 편안하게 두지 않는 지혜입니다.
조금 배고플 때 숟가락을 내려놓고, 가까운 길은 걸어가며, 하루에 몇 번씩 몸을 펴고 움직이는 것. 그 작고 기분 좋은 불편함이 우리를 병원보다 먼저 건강으로 이끌어 줍니다.
결국 건강은 명약이 아니라 생활이 만드는 작품입니다. 오늘 내 몸을 위해 선택한 작은 절제가 내일의 웃음을 만들고, 오늘의 한 걸음이 먼 훗날 스스로 걷는 자유를 지켜 줍니다. 섭생은 거창한 비법이 아닙니다. 내 몸을 사랑하는 가장 평범한 습관이며, 가장 확실한 노후 대비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