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광인론"은 옥한흠 목사님이 CAL 세미나에서 강의하신 내용입니다. 사모님의 양해를 얻어서 올리는 것임을 첨언합니다.)
처음에 강의 제목을 "광인론"이라고 정할 때는 사람들이 이해를 하겠나? 너무 과격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많이 주저했습니다. 그러나 광인론이라고 별나게 제목을 정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제 정신이 아니기 때문에 정할 수 있었습니다. 미친 사람이 미친 짓을 하는 것이지 정상인 사람이 미친 짓을 못하지 않습니까? 제가 지금 돌이켜봐도 특강이나 세미나 제목에 광인론이라는 것은 천하에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제가 이런 제목을 과감하게 정해놓고 지금까지 12년 동안 미친 소리를 했다는 것은 제가 아직도 미쳐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도 미칠 수 있겠나 하는 것을 여러분 자신이 진단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왜 미쳐야 하느냐 하는데 대한 확실한 도전을 받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70년대만 해도 제자훈련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다. 제가 78년도에 교회를 시작했는데, 그때만 해도 제자나 제자훈련이라는 말을 교회 안에서 사용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색했었습니다. 그리고 대학생 선교회 같은 데서나 통하는 말로 인식을 했었는데 80년대 중반쯤 들어와서부터 점점 시각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80년대 중반에 제가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책을 썼고, 86년도부터 세미나를 열기 시작했는데 이유가 어디에 있었든지 간에 제자훈련에 대한 관심들이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저를 아는 사람들 가운데 주변에서 하는 이야기 중의 하나는 제자훈련도 한 10년 가면 수명을 다할 것이고 새로운 운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제자훈련도 한 때 지나가는 붐이 아니겠느냐 라고 했지요. 제가 생각해도 그런 말이 일리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왜냐하면 겉으로 볼 때는 잠간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끌었던 목회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 마음 속에는 제자훈련을 잘못 알아서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이지 제자 만드는 것이 무엇이지 바로 알면 그런 말을 절대 하지 못할 것이라고 제 속으로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90년대에 들어와서 제자훈련에 대한 관심도가 과거 어느 때와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폭발적으로 높아졌습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가 몇 가지 있었습니다. 첫째 21세기를 전망하는 교회성장학자들의 공통적인 견해가 무엇인가하면, 21세기에는 평신도를 발굴해서 사역의 동역자로 삼지 않으면 목회가 존재하기 힘들 것이며, 교회의 존재자체가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여러 가지 책들을 읽은 결과는 그 근저에는 똑같이 얼마만큼 평신도를 동역자로 세우는가가 21세기 목회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전문가들의 견해가 있으니까 제자훈련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또 하나는 우리 한국교회와 교포교회에서 제자훈련에 대한 열기가 더 뜨거워지는 이유 중의 하나가 모델교회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과거 약 10년 전까지만 해도 사랑의교회가 제자훈련의 유일한 모델인 것처럼 인식을 했지만, 지난 10년간 상황이 많이 변했습니다. 아마 여러분 가운데서도 주변에 있는 모델 교회의 영향을 받아서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이 아마 80%정도는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사랑의교회에 한번 가보자 하는 것이 하나의 동기였지만, 이제는 옆에 있는 어느 교회가 제자훈련 하더니 교회가 많이 달라지더라는 말이 생겨나기 때문에 거기에 도전 받아서 많이 오고 있습니다. 모델 교회들이 자꾸 생겨나니까 제자훈련에 대한 파급효과를 배가시켰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목회자들이 목회를 보는 안목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목회의 본질과 비본질을 구별할 수 있는 눈이 많이 열렸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 목회의 본질적인 것은 끝까지 고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다행히 제자훈련을 목회의 본질로 보는 것이지요. 이것은 다음에 교회론에서 이야기 하겠지만 제자훈련을 목회의 본질을 보게 된 것입니다. 이런 이유들로 제자훈련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제자훈련에 대한 열기와 관심이 높아진 것은 좋지만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제자훈련 제대로 하려면 미쳐야 된다는 것입니다. 미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저의 경험을 가지고서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또 제자훈련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 알수록 여러분 자신이 인식하고 공감하게 될 것입니다.
미쳐야 된다. 미쳐도 완전히 미쳐야 한다. 미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제자훈련이다. 이 CAL 세미나를 마치고 가신 약 4500명되는 목회자들이 세미나 마치고 돌아가면 처음에 70~80%가 제자훈련을 시작합니다. 호랑이라도 잡을 것 같은 기세로 제자훈련을 시작한다. 하지만 3년 정도 지나면 그 중에서 절반은 손을 들어버린다. 그리고 5년쯤 지나면 15% 정도만 남는다. 이 10~15%되는 이분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것이 하나있는데 꽤 미쳤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다가 그만둔 사람은 공통분모가 무엇입니까? 이분들의 공통분모는 덜 미쳤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내가 잘못 들어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제자훈련에서 손을 빼는 것이다.
지금까지 제가 30년 제자훈련을 하면서 변하지 않는 소신 하나는 미치지 않고는 못하는 일이 제자훈련이라는 것이다. 미친다는 말에 대해 감은 잡고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예수님도 미쳤다는 말 들으셨고 사도 바울도 미쳤다는 말을 들은 사람입니다. 무엇이든지 제대로 하는 사람치고 안 미친 사람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