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도 섭섭잖게 해 드리고 책갈피공부방 아이들 물놀이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만들어 주고 싶어 머리를 짠다.
야외 나가면 밥은 김밥 종류가 대부분이니까 이럴 때 뭔가 특별한 게 있으면 사람들은 좋아한다.
멸치 땡초장 만들어 호박 잎 데친 거 쌈 싸 먹으면 좋아한다.
팔뚝에 물을 줄줄 흘리면서 한 입 가득 밥을 넣고 삼키면 음~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밖에서는 조금 촌스러워도 무조건 개운한 반찬이 최고다.
이틀 전에 김치는 종류별로 다 담아 삭혀 두어서 맛이 들었다.
사포닌이 가득한 삼채김치는 쌉쌀한 맛이 좋다.
야들야들한 열무는 입에 착착 감긴다.
이제 첫 물 올라 온 파김치는 눈만 흘겨도 숨이 죽을 정도로 여리다.
지리멸치 아몬드 볶음은 영양보충으로 딱이다.
젓국냄새가 센 깻잎김치는 깻잎 향기만으로도 침이 고이고.
깡통시장에서 거금 주고 산 야외용 일제 보온밥통은 성능이 끝내준다.
찹쌀 넣고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이 따끈따끈 쌀알이 그대로 살아 있다.
야외용 필수 아이템 스텐쟁반은 또 어떻고.
부페식으로 음식을 들어 먹기에 그저 그만이다.
언제 가도 좋은 창촌보에 이미 성주사님이 대형 천막을 쳐 두셨다.
처남 동창회 천막은 아예 내 행사용 천막으로 되어 버린지 오래다.
초복이라고 일가친척 다 불러 옻닭을 삶아 동네 잔치를 벌인 성주사 각시 원옥이도 합류 했다.
성질은 갈갈거려도 인정 많은 그녀는 우리 아이들이 먹을 아이스크림을 한 보따리나 사 왔다.
나는 진주 10년 살면서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게 가장 큰 재산이다.
그 사람들은 한결 같다.
남의 일도 내 일 처럼 한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그건 아니다.
사람아, 나의 사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