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23.
자녀의 부정 행위에 대해 부모로서 미안함을 갖기는 커녕 수능 감독관 교사에게 인생을 망가뜨리겠다며 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며 씁쓸함을 넘어 화가 치민다. 더구나 그는 직업이 변호사라고 스스로 밝혔다고 한다. 변호사가 정녕 법을 몰라서 이런 몰상식하고 파렴치한 행동을 하는 것일까?
문득 작년에 방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변호사는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직업이 아니냐는 우영우의 질문에 선배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변호사가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직업이라고 누가 그럽니까?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판사가 하는 것이지 변호사가 판단할 일이 아닙니다. 변호사는 의뢰인을 변호하면 됩니다."
가치 판단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변호사는 언제든 정의롭지 못한 일을 서슴치 않고 할 수 있다. 불순한 의도로 죄를 짓고 전혀 뉘우치지 않는 범죄자도 죄가 없다고 변론하는 것이 변호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변호사들이 많은 세상이 과연 정의롭고 좋은 세상일까? 지금 우리 사회에는 어떤 변호사들이 많은 것일까?
비단 변호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판사/검사/경찰, 의사/약사/간호사, 교수/교사, 여타 전문직종 모두에 해당되는 문제이다. 전문 지식만 달달 외우고 있는 전문가 대신 가치 판단을 고민하고 성찰하는 전문가가 우리 사회를 한층 좋아지게 만들 것은 자명하다. 비판적 사고로 가치를 고민하고 마음껏 논의할 수 있는 사회와 학교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