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성소의 봉사
지상 성소의 봉사에는 두 가지가 있다. 제사장들은 매일 성소에서 봉사하였고, 대제사장은 매년 한 번씩 성소의 정결을 위하여 지성소에서 특별한 속죄의 봉사를 행하였다. 죄를 뉘우치는 죄인은 날마다 그의 제물을 성막의 문으로 가지고 와서 희생 제물의 머리 위에 자기의 손을 얹고, 그의 죄를 고백함으로 그 죄는 상징적으로 자기 자신에게서 흠없는 희생제물에게로 옮겨졌다. 그런 다음에 그 짐승은 죽임을 당하였다. 사도 바울은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고 말한다.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레 17:11). 하나님의 율법은 범죄자의 생명을 요구하였다. 죄인의 빼앗긴 생명을 나타내는 피, 곧 죄인의 생명을 대신하는 그 희생 제물의 피는 제사장으로 말미암아 성소로 옮겨져서 그 휘장 앞에 뿌려졌는데, 그 휘장 너머에는 그 죄인이 범한 율법을 넣어둔 법궤가 있었다. 이러한 의식을 통하여 죄는 피를 통하여 상징적으로 성소에 옮겨졌다. 또 어떤 경우에는 피를 성소로 가져가지 않았다. 그러나 모세가 아론의 아들들에게 “이는 너희로 회중의 죄를 담당하여 그들을 위하여 여호와 앞에 속하게 하려고 너희에게 주신 것이니라”(레 10:17)고 한 지시대로 제사장이 그 고기만 먹었다. 그 의식들은 다 같이 죄가 회개한 자에게서 성소로 옮겨지는 것을 상징하였다.
그와 같은 일은 일 년 내내 매일 진행된 사업이었다. 이스라엘의 죄는 성소로 옮겨졌는데, 그 죄를 도말하기 위하여 특별한 봉사가 필요하였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성소와 지성소를 위하여 속죄하라고 명령하셨다. “이스라엘 자손의 부정과 그 범한 모든 죄를 인하여 지성소를 위하여 속죄하고 또 그들의 부정한 중에 있는 회막을 위하여 그같이 할 것이요.” 또한 단을 위하여도 속죄가 이루어져야 했으므로 “이스라엘 자손의 부정에서 단을 성결케 할 것이요”라고 하였다(레 16:16, 19).
대제사장은 일 년에 한 번 대속죄일에 성소를 정결케 하기 위하여 지성소로 들어갔다. 이 봉사로 말미암아 일 년간 매일 행한 봉사가 완결되는 것이었다. 이 속죄일에 두 마리의 염소 새끼를 성막 문으로 끌고 와서 그 둘을 제비 뽑아 “한 제비는 여호와를 위하고 한 제비는 아사셀을 위하”(레 16:8)게 하였다. 그리하여 여호와를 위하여 뽑힌 염소는 백성을 위한 속죄물로 죽임을 당해야 하였다. 그리고 대제사장은 그 피를 휘장 안으로 가져가서 속죄소 앞과 그 위에 뿌렸다. 또한 그 피는 휘장 앞에 있는 분향단 위에도 뿌려져야 하였다.
“아론은 두 손으로 산 염소의 머리에 안수하여 이스라엘 자손의 모든 불의와 그 범한 모든 죄를 고하고 그 죄를 염소의 머리에 두어 미리 정한 사람에게 맡겨 광야로 보낼지니 염소가 그들의 모든 불의를 지고 무인지경에 이르거든 그는 그 염소를 광야에 놓을지니라”(레 16:21, 22). 아사셀은 다시 이스라엘 진중에 돌아오지 못하였고, 그것을 끌고 간 사람은 그 의복을 빨고 목욕한 후에야 장막으로 돌아왔다.
모형과 실체
그 모든 의식은 이스라엘 자손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주님께서 죄를 가증히 여기심을 깊이 깨닫게 해줄 뿐 아니라 또한 죄와 접촉하면 반드시 부정하게 된다는 것을 나타내 보이기 위한 것이었다. 이 속죄의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에 각 사람은 통회하고 마음을 괴롭게 하여야 하였다. 그날에 모든 사람은 일을 전폐하고, 이스라엘의 온 회중이 엄숙하게 하나님 앞에 자신을 겸비하게 하고, 기도하고, 금식하고, 마음을 깊이 살피는 가운데 지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속죄에 관한 중요한 진리가 이 모형적 의식을 통하여 알려졌다. 죄인의 대속물이 죄인을 대신하여 열납되었으나 죄는 그 희생 제물의 피로 없어지지 않았다. 다만 어떤 수단에 의하여 죄가 성소로 옮겨졌을 뿐이었다. 죄인은 피를 드림으로써 그가 율법의 권위를 시인하고 자기가 범한 죄를 고백하고 장차 오실 구속주를 믿는 믿음을 통하여 용서를 바라고 있다는 자신의 소원을 표시하였다. 그러나 그것으로 그가 율법의 선고에서 완전히 해방된 것은 아니었다. 대속죄일에 대제사장은 회중에게서 받은 제물을 취하여 그 제물의 피를 가지고 지성소에 들어가 바로 율법을 넣어둔 법궤의 뚜껑에 해당되는 속죄소 위에 그 피를 뿌려 그 율법의 요구를 충족시켰다. 그리고 대제사장은 중보자의 자격으로 모든 죄를 자기가 지고 성소에서 그 죄를 옮겼다. 그는 그의 손을 염소의 머리 위에 얹어 그 모든 죄를 고백함으로 상징적인 의미에서 그 죄를 자기 자신에게서 염소에게로 옮겼다. 그 후에 그 염소는 쫓겨나게 되었는데, 그것으로써 죄가 영원히 백성에게서 분리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이상은 “하늘에 있는 것의 모형”으로 행한 의식이었다. 그런데 지상 성소에서 모형으로 행한 일은 하늘 성소의 봉사에서 실제적으로 행해진다. 우리 주님께서는 승천하신 후 우리의 대제사장으로 당신의 사업을 시작하셨다. 바울은 “그리스도께서는 참 것의 그림자인 손으로 만든 성소에 들어가지 아니하시고 오직 참 하늘에 들어가사 이제 우리를 위하여 하나님 앞에 나타나시고”(히 9:24)라 말한다.
성소와 성막 뜰을 갈라놓고 문의 역할을 했던 “휘장 안”, 곧 성소의 첫째 칸에서 일 년 내내 행한 제사장의 봉사는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셔서 행하신 봉사 사업을 나타낸다. 하나님 앞에 속죄 제물의 피를 드리고 이스라엘 자손들의 기도와 함께 올라간 향을 피우는 것은 매일의 봉사에서 제사장이 하는 일이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께서는 죄인을 위하여 당신의 피를 가지시고 아버지께 탄원하며, 회개한 신자들의 기도를 당신의 귀중한 의의 향기와 함께 그분 앞에 드리신다. 그와 같은 것이 하늘 성소의 첫째 칸에서 행하는 봉사 사업이었다.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실 때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믿음으로 그분을 따라갔다. 그들은 그들의 소망을 거기 집중시켰다. 그 소망에 대하여 바울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우리가 이 소망이 있는 것은 영혼의 닻 같아서 튼튼하고 견고하여 휘장 안에 들어가나니 그리로 앞서 가신 예수께서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아 영원히 대제사장이 되어 우리를 위하여 들어가셨느니라”, “염소와 송아지의 피로 아니하고 오직 자기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사 단번에 성소에 들어가셨느니라”(히 6:19, 20, 9:12).
속죄 사업의 종결과 우리
약 1800년 동안 성소의 첫째 칸에서 이 봉사 사업이 계속되었다. 회개한 죄인들은 그들을 위하여 애소하시는 그리스도의 피로 말미암아 죄의 용서를 얻고 아버지께 가납되었으나 그들의 죄는 여전히 기록 책에 남아 있었다. 모형적 봉사에서 일 년의 마지막에 속죄 사업이 있었던 것처럼, 인류의 구속을 위한 그리스도의 사업이 마치기 전에 성소에서 죄를 도말하기 위한 속죄 사업이 있게 된다. 그것은 2300주야가 끝났을 때 시작된 사업이다. 선지자 다니엘이 예언한 바와 같이 그때에 우리의 대제사장께서는 지성소에 들어가셔서 가장 엄숙한 부분인 최후의 봉사, 곧 성소를 정결케 하는 일을 수행하고 계신다.
구약 시대에 백성들의 죄가 믿음으로 말미암아 속죄 제물에게로 옮겨지고 그 제물의 피를 통하여 죄는 상징적으로 다시 성소로 옮겨졌던 것처럼 새 언약에는 회개한 자의 죄가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에게로 옮겨지고, 그리스도께서는 그것을 실제적인 하늘 성소로 옮기셨다. 그런데 마치 모형적 지상 성소의 정결이 그것을 더럽혀 왔던 죄를 도말함으로 되었던 것처럼 하늘 성소의 실제적인 정결도 거기에 기록된 죄를 도말하거나 제거해 버림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 일이 이루어지려면 누가 죄를 회개하고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속죄의 혜택들을 받을 자격이 있느냐 하는 것을 결정하기 위하여 기록책을 조사하는 일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성소의 정결에는 조사하는 일, 곧 심판하는 일이 포함되어 있다. 이 일은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백성을 구원하기 위하여 재림하시기 전에 이루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오실 때에는 각 사람의 행위대로 갚아 주실 상급을 가져오실 것이기 때문이다(계 22:12 참조).
예언의 말씀의 빛을 따른 사람들이 깨달은 바와 같이 2300주야가 마치는 1844년에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시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재림의 준비로 속죄 사업을 마치기 위하여 하늘 성소의 지성소에 들어가셨다.
동시에 속죄 제물은 희생 제물이 되시는 그리스도를 가리켰고, 대제사장은 중보자 되시는 그리스도를 대표하였고, 아사셀은 참으로 회개한 자들의 죄를 마침내 지게 될 죄의 창시자, 사단을 나타냈다. 대제사장이 속죄 제물의 피의 공로를 통하여 성소에서 죄를 도말했을 때, 그는 그것을 아사셀에게 씌워 주었다.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봉사를 마치실 때에 당신의 보혈의 공로로 하나님의 백성의 죄를 하늘 성소에서 도말해 버리실 때 그분께서는 그 죄를 최후의 형벌을 마땅히 받아야 할 사단 위에 두실 것이다. 또한 아사셀에 해당되는 염소가 무인지경으로 쫓겨나서 다시 이스라엘 회중으로 돌아오지 못한 것처럼 사단도 하나님과 그분의 백성 앞에서 영원히 쫓겨나고 죄와 죄인들이 최후에 멸망할 때 그 존재가 사라질 것이다.